과학으로 여는 세계 불가사의 1 - 신과 미지의 수수께끼에 도전한 인간들의 이야기
이종호 지음 / 문화유람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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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대 100을 즐겨보다보면 일반적 상식이란 과거로부터 꾸준히 굳혀져 왔던 지식 더하기 급변하고 있는 시사적 내용까지를 포괄적으로 포함하는 일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곤했다. 학교다닐때는 줄줄 외웠던 역사와 지리, 수수께끼들이 왜 어른이 되고나면 머릿속에서 새카맣게 탄 재가 되어 쓸려버리는지 아쉬울 따름이지만 그래도 다시 불씨를 되살려주면 활활 타올라주는 지식들에게 일말의 고마움을 느끼면서 [세계 불가사의] 첫권을 읽어냈다. 

과학으로 여는 세계불가사의라는 제목이 붙여졌지만 과학적 실험이 주가 되거나 딱딱한 과학용어가 난무하는 책이 아니다. 할머니가 손자를 무릎에 앉혀놓고 도란도란 옛이야기 들려주듯 진행되는 이야기 속엔 신과 미지의 수수께끼에 도전한 인간들의 이야기가 들려져 나온다. 

예전부터 주목하고 있었던 스톤헨지와 이스터 섬의 비밀은 서프라이즈식의 놀라움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세운 사람들과 세우게 된 과정, 그들 외의 주변 설치물들과의 관계까지 조명해놓아 논리적으로 유적을 바라보게 만들었으며, 황금의 나라 엘도라도와 나스카 문양을 구경할 때엔 외계인보다는 어릴적 보았던 애니메이션 [태양의 소년 에스테반]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그저 재미있게 보았던 애니메이션이 철저한 고증에 의거해 만들어졌구나를 깨닫게 되니 새삼 감탄스러웠고 그들의 용어 등장인물의 이름 하나하나에도 역사적 사실들이 숨겨져 있는 듯 해 퍼즐을 꿰어맞추듯 즐거운 마음으로 책을 읽어나갈 수 있었다. 또 한편의 애니메이션 [쿠스코쿠스코]도 함께 떠올려지며 쿠스코가 뜻하는 바를 책 속에서 찾아낼 수 있었다. 

안타깝게도 발견자가 동시에 약탈자가 되어 문화를 훼손하는 존재가 되어버린다는 것도 알게 되었는데 가장 악랄한 약탈자는 무식이 줄줄 흐르는 피사로였고 그는 그의 문맹적 무식뿐만 아니라 사람에 대한 공명감도 없어 한때 사람이 살던 지역을 쑥대밭으로 만든 악마적 재능을 타고난 사람처럼 여겨졌다. 그의 발견이 역사적, 인류학적으로 얼마나 위대한 가치를 지니든 간에 그 후 그의 만행은 유적을 보호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은 것만은 확실해보였다. 

뿐만 아니라 익숙한 이집트의 이야기나 사라진 대륙 아틀란티스를 둘러싼 미스터리, 소돔과 고모라의 기후학적, 과학적 증명 등등은 아주 흥미로운 것들이었고 그 중 피라미드가 가진 이상한 힘은 보통의 우리들은 모르고 살았던 일이라 더 신기하게 느껴졌다. 그 장소가 무엇이간데 피라미드의 특정장소에서는 결정구조를 초기상태로 되돌려 놓는단 말인가. 사람도 일정시간 머무른다면 회춘할 수 있게 되면 참 좋겠다는 생각까지 들게 만들었다. 진시황이 이 사실을 알았다면 중국에도 피라미드를 세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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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그림 - 그림 속 코드를 해독하라!
라인하르트 하베크 지음, 박미화 옮김 / 예문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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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사고를 가지게 되면 이 그림들의 진실을 바로 볼 수 있게 될까?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고 과학과 기적이 혼재하는 그림 속 세상은 무엇이 진실인지를 떠나 믿고 싶게 만드는 그 무엇을 내포하고 있었다. 그림 속 코드를 해독하는 일은 단순히 일요일 아침시간을 기다려 보고 있는 "서프라이즈"에 나올법한 소재로 하락시키는 일은 하고 싶지 않았다. 물론 놀라운 일이긴 했다. 

어떤 일은 재앙이었고 어떤 일은 기적이었으며 또 어떤 일은 황당한 일이기까지 했지만 그 모든 에피소드들을 제외해 놓더라도 매일매일 반복되는 일상을 살고 있는 평범한 우리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주고 있는 것만은 사실인 것이다.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라는 이름의 전시회를 2001년부터 열고 있는 저자 라인하르트 하베크가 결국 말하고자 하던 것은 "우리가 아는 세계는 존재 가능한 세계중 하나일 뿐이라는 "사실이었다. 

인간이 가진 기능 중, 사고하고 이해하는 기능은 하나일 뿐인데 가끔 우리는 이해의 범위가 전세계적이고 전우주적인양 잘난척을 해댈때가 있다. 오만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잠재기능이기에 나 역시 피해갈 수가 없어 책을 읽다가 황당한 부분이 등장하면 "믿을 수 없어"라는 닫힌 생각들을 늘어놓곤 했다. 그리곤 바로 후회하게 되었지만. 

열린 사고를 가진다는 것은 이토록 어려운 일이었다. 가령 선사시대 동굴벽화 중 너무나 귀엽게 그려진 곰그림은 프랑스 쇼베 동굴벽화그림이었는데, 요즘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그림들과 별차별이 없어보여 깜짝 놀랐다. 마치 월트 디즈니가 타임머신을 타고 선사시대를 다녀온 것은 아닐까 착각이 들 정도였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소설로 영화로 끊임없이 그 기적의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는 에데사의 만딜리온,토리노 수의 의 신비로운 이야기는 이 책 역시 수록하고 있었는데, 다른 책들과 다른 점이라면 수의의 주인공이 ab형이라는 점이었다. 그렇다면 예수님은 ab형이었단 말인가? a형이나 o형에 비해 희귀한 혈액형인 ab형이었을 수도 있는 예수님의 형상이 새겨진 토리노 수의는 작년에 이미 몇몇 소설을 통해 그 역사적 사실을 지식화한 일이 있다. 

그밖에 엑스칼리버의 전설이나 여전히 의문투성이인 아서왕의 무덤, 십자가 모양의 잔디밭, 피눈물 흘리는 성모상은 알고 있는 미스터리들이었지만 명화 속의 UFO그림은 색다른 것이어서 언젠가 이 비밀에 대해서는 이번주부터 방영시간을 화요일 밤으로 옮긴 [명작스캔들]에서 그 작품들과 함께 논쟁 대상으로 붙여졌으면 싶어졌다. 좀 더 다양한 의견들을 들어볼 수 있도록.

P. 135  언젠가 우리가 실제라고 믿는 것은 꿈의 세계보다 더 큰 환상이었음을 인정하게 될 것이다.

책을 읽고 가장 이 책을 잘 나타낼 수 있는 문장을 골라내게 되었는데 바로 135페이지의 단 한 줄이었다. 딱 이 문장이 작가가 하고픈 말이며 읽고난 우리들에게 남겨진 선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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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밤, 기린의 말 - 「문학의문학」 대표 작가 작품집
김연수.박완서 외 지음 / 문학의문학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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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깊은 밤 , 기린의 말 은 너무나 예쁜 제목이었다. [세계의 끝 여자친구]의 작가 김연수는 이렇듯 예쁜 제목을 세상에 내어놓았다. "아빠와 엄마는 우리를 동물원에 버리려고 한 적이 있었다"라는 끌리는 첫문장을 던져주면서. 자폐아 동생이 있는 쌍둥이의 시선으로 바라본 가족구성원들은 아프고 상처입었다기보다는 평범해보인다. 인간적인 고뇌와 누구나 생각으로는 한번쯤 해 봤을법한 일들을 풀어놓으며 우리에게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든다. 글의 끝부분에 기린이라 이름붙여진 개를 되찾으러 가는 아이들의 순수한 모습을 덧붙여놓고.

 그와 비슷하게 경성사범 출신의 똑똑한 시어머니와 이혼하고도 당당한 신세대 며느리 사이에 어중간하게 끼여있는 여인의 넋두리는 얼마전 타계한 박완서 작가의작품이다. 갱년기의 기나긴 하루 라는 제목으로, 작가의 기존 스타일에서 크게 벗어남 없이 평탄하게 읽어나가면 되는 그런 작품이었다. 다만 앞으로는 그녀만의 글을 읽을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 슬프다면 슬픈 일이랄까. 

<문학의 문학>대표작가 작품집이라는 타이틀 아래 10명의 작가들이 뭉쳐 낸 책 속에는 고전적인 느낌을 주는 글도 실려 있다. 가장 좋아하는 한국소설인 [당신들의 천국]을 집필한 이청준 작가의 이상한 선물인데,선바우골에서 심지연이라는 신통방통한 벼루를 얻게되나했더니 속임수였더라 라는 식의 마치 고전소설에서의 일장춘몽같은 신기루이야기가 짧게 실려 있었다. 무언가 미스테리한 구석을 기대했었는데 기대는 빗나갔지만 대가의 작품이라 짧은 단편도 쉬이 지나칠 수 없어 꼼꼼히 읽어내려간 소설이었다. 

그에 반해 권지예 작가와 이승우 작가, 조경란 작가의 작품은 눈에 확 띄는 재미를 보여주고 있었고 세 작가의 작품은 각각의 스타일로 반짝반짝 빛나고 있어 그들만의 단편집을 읽는 것같은 착각마저 들었던 작품이었다. 좀 더 길었으면...이라는 생각마저도 잘라내게 만들 딱 알맞은 길이감과 쉼없이 읽어나가게 만드는 속도감이 마음에 들었던 단편들이었다. 

먼저 권작가의 소설은 사라진 여자의이야기로 시작된다. 100피스~1000피스에 이르기까지 퍼즐홀릭인 여자는 금치산자다. 미쳐서가 아니라 미친 사람으로 몰려가는 여인의 인생을 바라보며 그녀가 빈집 길고양이들과 다를바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전처소생의 딸도, 아들만 필요해서 매번 11주된 뱃속 아이를 중절시키게 만든 시어머니의 5대독자 아들도 그녀의 진정한 가족이 아니었다. 그래서 그녀는 숨바꼭질을 통해 스스로 사라졌다. 퍼즐은 제목과 달리 맞춰가는 인생이 아닌 어딘가 흘려져버린 조각같은 인생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서글픈 일이다. 

아프리카계 남자가 보러간 사람은 역사적으로 가장 유명한 인물 중 하나인 나사렛 예수였다. 그는 선지자를 만나러 갔다가 시간을 잘못택해 베드로가 스승을 세번 모른척 하는 현장도 목격했고, 심지어는 그 대신 십자가를 짊어지고 언덕을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만났고 그로 인해 자신의 인생이 이전과는 달라졌음을 깨닫게 되는데서 한 구레네 사람의 수기는 끝이난다. 정말 그날, 그 현장에서 누군가는 이랬을법한 드라마틱한 요소가 가득했던 소설인채로.

최근 [복어]라는 소설로 주목하고 있던 조경란 작가는 역시 스토리텔러였다. 가족 안에서 잔잔하면서도 큰 파도의 깊이를 느끼게 만드는 작가만의 매력을 잔뜩 부풀려놓아 읽는 즐거움을 저절로 느끼게 만든다.  자동차사고로 남편과 아이를 동시에 읽은 언니는 대학행정실에서 학생들에게 등록금 독촉전화를 하는 삶을 살고 있다. 별로 탈출구가 없어보이던 삶에 동생의 사고는 전환점이 되어 주었다. 도쿄에 사는 동생의 살림을 잠시 맡기위해 떠나는 그녀의 보따리를 붙들고 늘어진 사람은 나이든 아버지였는데, 이전에 그가 어떤 가장이었는지는 모르나 함께 떠나 도쿄를 누비고 다니는 모습 속에는 권위적이거나 카리스마있는 가장의 모습은 쏘옥 빠져있었다. 늙은 아버지에 대한 애틋함과 가족으로서의 자신을 다시금 되짚어보게 만드는 힘을 전달해주는 강인한 느낌이 있는 단편이었다. 역시 조경란 작가는 계속 주목해볼 작가 중 하나로 꼽아두게 만들만큼 마음에 드는 이야기였다. 파종은.

마지막으로 제삿날은 가장 요즘 읽은 몇몇 소설에서도 언급되었던 신고려장 같은 내음이 물씬 풍겨나왔는데, 의외의 반전이 있어 재미를 톡톡히 살리고 있다. 도리라는 것이 통상적으로 어디까지를 뜻하는지 범위를 가늠할 수 없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였을 것이다. 두 늙은 과부가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했다. 두 아들과 며느리들은 어머니를 간병하는 것은 물론 오랜세월 함께 살아온 할머니이 간병도 탐탁치 않게 여기고 있었다. 떠넘길 수만 있다면 두 노인네를 어딘가에 떠넘기고 싶은 것이 진심이었을 것이다. 그런 가운데 일치감치 할머니를 아내를 얻으면서 내다버렸던 할머니의 아들 또한 어떻게하면 그들에게 자신의 어머니를 지금껏처럼 마지막까지 짐지워 내버릴 수 있는지 고민중이다. 자식들의 뇌구조 속 가장 큰 자리를 차지하는 생각들이 이 사회가 떠안고 있는 병폐처럼 느껴져 마음한구석이 급 우울해졌고 제 부모를 떠넘기는 그들의 파렴치함에 치를 떨어야만했다. 반려동물과 단 1년을 살아도 가족이라는 마음의 울타리가 쳐지는 마당에 오랜시간 보호자였던 부모를 짐짝처럼 여기는 자식들의 이야기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질탄받을만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겠다. 

하지만 이야기는 복선을 가지고 있었다. 그 재미는 제목에서부터 찾아낼 수 있다. 제삿날. 대체 두 할머니는 누구의 제삿날을 챙기기 위해 나갔다가 사고를 당했던 것일까. 비밀처럼 독자에게만 알려주는 이야기 속에는 안그래도 자식들을 버리려는 아들들에겐 절대 알려져서는 안될 과거사가 숨겨져 있었다. 두 어머니 다 제 자식들에겐 친어머니가 아니었다는 사실! 그래서 그들 몰래 매년 그들 생모들의 제사를 할머니들이 챙겨왔다는 것! 또한 처음 어머니들이 만난 인연이 한 곳에 몰래 묻힌 두 여인 때문이었다는 것! 끝까지 독자만 알아야할 비밀이 밝혀지는 순간 반전의 재미는 유주얼서스펙트급이 되어 소설이 단편이라는 사실마저 잊게 만든다. 

김연수, 박완서, 이청준, 이나미, 권지예,이승우, 윤후명, 조경란, 이명랑, 최일남 총 10명의 작가가 털어놓는 짧은 이야기들은 하나의 주제가 아니라 제각각인 이야기지만 그 속의 재미만큼은 공통분모처럼 여겨진다. 유머러스하거나 해학적이 아니어도 이야기는 충분한 재미와 감동을 전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대가들의 필체에서 찾아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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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기의 추억
박희섭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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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하던 사람들이 투신하는 일이 파도처럼 일어나고 있었다. 이에 작가를 꿈꿔왔던 형사가 투입되는데 그는 중년의 우형근 경위다. 현재 홀홀단신은 그는 가끔 만나 즐기는 상대인 전유미를 제외하곤 경찰계에 투신한 상태다. 올인. 그의 인생은 개인적 삶은 없고 자신의 일이 주된 삶이 되어버린 남자 중 하나다. 그래서 스스로도 꽤 나이차이가 난다고 생각되는 서른 하나의 유미와의 미래를 꿈꿔본 일이 없다. 그저 떠나가면 떠나가는대로 붙잡을 수도, 생각도 없는 관계일 뿐이다. 

그런 그에게 가족이라면 오래전 자신과 형을 버리고 떠나간 바람둥이 아버지가 아니라 강계장, 마경장 등일텐데 2계소속인 그들은 요즘 툭하면 사고다. 그래서 우경위는 그들의 뒤치닥거리로 바쁜 와중에 투신사건과 마주하게 된다. 


유영철. 만 20세. 아파트에서 투신한 청년은 충동적 투신으로 수사가 마무리 되었지만 우경위는 이 사건이 찜찜하다. 유영철의 사건을 필두로 투신자살이 이어지자 전날 그들이 했던 게임이 수상쩍게 느껴져 강계장이 투입되어 게임을 진행해나가지만 그도 곧 위장임을 잊고 아파트에서 투신해버렸다.  "지옥의 여신"이라는 게임 속에 무엇이 들어 있기에 최면에 빠진듯 고층에서 뛰어내리게 만드는 것일까. 

애초에 지옥의 여신은 어른들이 만들어낸 죽음의 게임이었다. 집안에만 틀어박혀 외로움과 고독을 사이버 세상에서 잊으며 그들은 위안을 얻지만 곧 그 위안이 그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투신으로 이어진 것이다.  끝끝내 살인범은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실마리만 주어진채 소설은 끝이나버리지만 작가는 처음부터 소설을 추리형식으로 이끌어가지 않았기에 범인보다는 왜? 에 집중하게 된다. 살짝 아쉬운 점이 있다면 차라리 이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요코미조 세이시나 제프리 디버의 추리소설처럼 범인을 뒤쫒는 이야기로 전개되었다면 더 재미를 부여할 수 있었지 않았을까 싶어진 점이다. 

백악기의 추억은 제목만으도 깔끔하게 딱 떨어지는 느낌이 좋아 읽기를 선택한 작품이었다. 또한 읽는 내내 유치하게 느껴지는 구석이 없어 끝까지 기대치를 낮추지 않고 읽어도 좋을만큼의 작품이기도 했다. 다만 엔딩에 대한 아쉬움과 전체적인 방향이 살짝만 각색된다면 더 요즘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멋진 읽을거리로 부상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두 가지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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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은 예쁘다 - 무엇이든 새로 시작할 수 있는 나이
김신회 지음 / 미호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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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을 맞이한 여자들은 터닝 포인트를 꿈꾼다고 한다. 연애든, 결혼이든, 일이든.
나는 열 아홉에서 스물로 넘어가던 그 해를 제외하곤 아홉수의 저주에 걸려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적어도 아홉이라는 나이가 성장통을 겪게 하진 않았다. 그래서 스물아홉과 서른의 차이는 별반 없는 것으로 생각된다. 

서른 전 후해서 연애를 쉬고 있는 싱글의 유형은 

1. 조카증후군 / 2. 애묘앓이 / 3. 종교에 귀의 / 4. 등산이나 자전거등의 외부활동

으로 나뉜다고 했다. 그 중 나는 고양이를 키우고 있고 애정을 담뿍 쏟고 있으니 2번의 유형인가. 그러고보면 속칭 "건어물녀"와 별반 다를 바 없이 살고 있긴 하다. 그러나 나는 그 호칭은 거부하고 싶다. 그저 나는 나일뿐이고~ 내 삶은 내 삶일 뿐이니까. 서른 전후해서 무엇 때문에 세상은 여자들을 여러 잣대로 나누려고만 할까. "노처녀","꽃처녀","골드미스"라는 명칭을 주어가며. 

그저 살아가는 나이테의 한 순간일 뿐인데, 무엇 때문에 늦었다는 식의 시간의 잣대를 두어 모두를 불편하게 하고야 마는지 모를 일이다. 누구와 비교해서 빠르고 늦음을 말하는 것인지 어리석게 들린다. 개인차라는 말은 잊어버린 것일까. 

[서른은 예쁘다]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의 모든 시선을 뒤로하고 예쁘게 살아가는 작가 자신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훌쩍 바뀌어버린 앞자리 숫자에 짓눌리기도 하고 떨쳐버리기도 하면서 때론 용감하게 때론 외롭게 살아가는 프리랜서 작가인 그녀의 삶이...

실린 글 중 서른이 넘어 필요한 건 "친구"가 아닌 "취미"라는 말에 점점 공감이 가면서 서른에게 연애는 낭만이 아닌 생활이며 꿈이 아닌 노후라는 말이 가장 슬프게 남아버린 가운데, 언제나 행복하게 살기를 꿈꾸는 작가가 오늘은 세상 어느 귀퉁이에서 글을 쓰고 있을지 문득 궁금해졌다. 

전작인 [도쿄 싱글 식탁],[가장 보통의 날들] 을 읽고 세번째 책을 집어 들었지만 무엇이든 새로 시작할 수 있는 나이를 용감히 살고 있는 그녀의 하루 일상이 왜 더 궁금해지는 것인지 모를 일이다. 그러고보면 이 책은 모를 일 투성이였다. 

금방 떠날 사람처럼 일상을 살고, 
마치 여행하듯 하루하루를 즐기길 꿈꾸는 그녀의 서른. 

서른맞이가 이토록 까탈스럽다면 세상 모든 여성들이 서른을 거부할까봐 약간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일단 겪어보고 후퇴든 전진이든 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해진다. 서른. 그닥 나쁘지 않은 시기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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