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양품은 왜 싸지도 않은데 잘 팔리는가 - 1,000억의 가치를 지닌 콘셉트의 힘
에가미 다카오 지음, 신상목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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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고 집 꾸미는 라이프 서적을 이리저리 펼쳐보았다면 '무인양품'은 그리 낯선 브랜드가 아닌다. 유행을 타지 않지만 결코 답답하지도 촌스럽지도 않은 스테디셀러 같은 심플함이 깃든 브랜드 무인양품. 하지만 가격을 보면 결코 이케아처럼 착한 가격대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인양품을 고르게 된다. 왜일까?

 

P27  무언가를 할 때 모든 시발점이 되는 것이 바로 콘셉트이다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는 사진필름제조의 기술은 세계에서 총 4개사가 보유하고 있었따는데 그 중 코닥과 후지필름만 살아남았다고 한다. 하지만 후지는 현존했고 코닥은 곧 도산했다. 변화에 잘 적응했는가? 에 대한 답이 이 두 기업 속에 있다. 생필품을 눈여겨 보던 무인양품은 생각보다 다양한 품목들을 보유하고 있었다. 7000여 품목 이상이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실패하지 않았다. 추구하는 바가 달랐기 때문이라는데 바로 다양한 품목을 팔고 있어도 단 하나로 말할 수 있는 바로 그것. 그들이 팔고 있는 것은 '추구하는 생활'이었기 때문에.

 

나는 책을 읽으며 이 페이지의 부분이 가장 맘에 들었다. 이것이 좋다 가 아닌 이것으로도 좋다 라는 그들의 마인드. 그 만족감. 그 넉넉한 마음 씀씀이가 참 좋았다. 어쩌면 현대인에게 필요한 그것은 이런 마음가짐이 아니었을까. 흔히 싼 물건을 구매해놓고도 얼마 못가 역시 싼게 비지떡이라고 푸념하던 순간이 누구에게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무인양품은 필요한 만큼의 품질과 적절한 가격으로 구성되어져 있어 소비자의 신뢰를 산다. 사실 무인양품의 제품들에 대해 좀 더 구경하고 싶었던 내게 책이 따져묻는 질문들은 다소 딱딱하게 느껴졌다. 왜 잘 팔리는지, 어떤 물건들이 핫한 아이템들인지 분석이 되어 있으려냐 했던 기대는 산산이 부서졌다. 하지만 1000억 가치를 지닌 콘셉트의 힘은 산업화 속에서 도리어 가장 인간적인 삶을 바라게 되어버린 우리들에게 기꺼이 돈을 지불하게 만드는 그 가치를 역설적으로 새겨묻게 만든다.

 

좋아하니까. 그저 그 대답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제. 우리는! 그래서 좋아하는 것에 대해 이유를 찾고 분석해서 나아가 나를 조금 더 알고자 하면서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있다는 것을 나는 이 책 한 권을 읽으며 깨달았다. 무인양품의 콘셉트가 어떤지 저떤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내가 왜 이 책을 읽게 되었는지, 관심을 두게 되었는지 그 결과 무엇을 얻으려했는지가 중요했다. 그래서 읽는 내내 나는 스승에게서 화두를 건내받은 것처럼 설레고 또 설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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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들이 전수하는 밤일 비법
김지나 지음 / 케미북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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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앱을 쓰는 사람도 있구나 했는데, 건강 및 피트니스 유료앱 차트 랭킹 1위를 22일간이나 차지했던 앱은 놀랍게도 19금 표식이 붙여져 있었다. 고전 시트콤인 [세친구]를 즐겨보고, 추성훈이 이상형이라는 여자. 코스모폴리탄 보다 더 돌직구스타일로 19금 스토리를 풀어내는 성 리얼리티북. 지하철에서 보기는 약간 민망하지만 방에서 몰래 신나게 펼쳐볼 수 있는 책.

 

카마수트라가 아니다. 체위나 오르가슴을 위한 책이 아니라 성 자아존중감을 갖기 위한 올바른 앎에 대한 지식으로 가득찬 책이 바로 [그녀들이 전수하는 밤일비법]이다. 드러내는 것에 익숙한 남자들과 달리 '성'에 대해서만큼은 여자들은 어린시절부터 숨기고 감추고 쉬쉬하며 자라왔다. 이제 세상이 많이 변했다고는 하지만 여성의 성과 남성의 성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남성에 비해서는 여전히 닫혀져 있다. 왜일까.

 

아줌마들 사이에 끼여서나 들을 수 있을 법한 성 지식들이 선물상자처럼 펼쳐져 있어 사실, 읽기 전부터 상당히 궁금했더랬다. 이 책의 내용-. 가령 섹스를 앞두고 여자가 침대 밖에서 생각하는 것들과 남자의 그것은 참 많이 달랐고, 좋은 음식처럼 좋은 섹스도 우리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참 좋다는데, 우리는 음식만큼 다양한 섹스 레시피를 가지고 있지 못한 것이 현실이니까.

 

읽다 보면 정확한 표현, 전문 용어들이 가득하긴 하지만 어렵게 읽히지는 않았다. 오히려 흥미로운 부분들이 많아서 20살이 넘은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성교육지침서로 활용하면 좋겠다 싶어질 정도였다. 콘돔이 영국 왕 찰스 2세의 방탕함 때문에 만들어졌으며 어린 양의 맹장을 이용한 피임 기구였다는 사실은 이 책이 아니였다면 세상 어디에서도 발견하지 못했을 상식이었다. 지금이야 라텍스 소재, 폴리이소프렌 등을 소재로 사용한다고 하지만 그 옛날 양의 맹장을 사용했다가 자칫 실수라도 있었다면, 으....생각하기도 끔찍하다. 끔찍해.

 

콘돔이 성인 남성들의 친한 친구라면 여성들의 친구로는 생리대를 꼽을 수 있을텐데, 37년간 500번의 생리를 하고 1만 개가 넘는 생리대를 쓴다는 통계는 그 자체만으로도 놀랍지만, 광고에서 그토록 강조하던 흡수 능력에는  별로 연연하지 않아도 된다고하니 이건 또 무슨 이유에서일까. 결론적으로 도리어 너무 강한 흡수율은 질 내 건조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니 어떤 일이건 적당히가 중요하겠다 싶어진다.

 

p404 섹스에도 교양이 필요하다

 

뜬금없는 말이긴 해도 정말 중요한 문장이었다. 그 어떤 순간보다 존중받고 싶어지는 순간일테니까. 좋은 성적 태도, 균형 잡힌 성 지식을 가진 파트너와의 섹스가  커플의 관계를 얼마나 돈독하게 만드는지 깨알같이 건강하게 전하고 있는 책이기에 이 대목에 이르러서는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지기도 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는 언제나 중요하다. 특히나 절대 가볍게 다루어져서는 안되는 '성'에 대한 지식이라면 더더욱 그러할 것이다. 감추고 숨기고 쉬쉬할 것이 아니라 구성애 강사의 그 옛날 그 어딘가에서의 강의말처럼 겉으로 드러내어 당당하고 건강하게 만들어나가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만드는 내용의 책이었다. 이 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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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 산장 살인 사건 히가시노 게이고 산장 3부작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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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장에 모인 사람은 총 여덟.

다카유미는 이 상황이 당황스럽지만 어쩔 수 없다. 결혼 일주일 전 사고로 죽어버린 도모미의 가족, 지인들과 함께하는 자리에 그는 꼭 올 수 밖에 없었다. 정상 수순이었으면 장인이 되었을 도모미의 아버지에게서 사업적인 도움을 받고 있었고 도모미의 사촌에겐 한껏 반해 있기 때문이다. 우연이었을까? 정말 죽었을까? 그녀 도모미.

 

약간 어색한 관계의 사람들이 한 집에 모인 그 날. 운명은 희안하게도 은행강도를 보내 이들을 인질로 만들어 버렸고. 8명의 안에 강도들을 돕는 배신자가 있다는 의심을 하는 가운데 살인사건이 일어났다. 순찰을 돌고 있는 경찰에게도 도움을 요청할 수 없는 총체적 난국의 상황속에서 나머지 사람들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내게 이 이야기는 세상에 없는 낯선 이야기는 아니었다. 어디선가 들어봄직한 이야기였고, 좋아하는 추리소설 어디서에선가 읽어봤던 이야기 같았다. 데자뷰? 인가? 하고 있던 순간, 노련한 작가인 히가시노 게이고는 단 한방에 틀어버렸다. 반전. 그리고 풀어지는 진실. 그녀는 비밀을 안은 채 죽었고 그는 살아남아 진실을 인정해야만 했다.

 

하지만 세상은 잔인하지 않았다. 오히려 공평하게 느껴져서 좋았다. 긴장감도 적당히 타면서 코난이난 김전일처럼 "니가 범인이구나"찍어내는 일도 재미있었지만 무엇보다 처음부터 느껴진 어딘지 석연치 않았던 기분이 진실 속에서 풀어지니 속이 편해진 느낌으로 마지막 책장을 닫을 수 있었다.

 

사랑이었을까. 알면서도 상대의 의도대로 움직여준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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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나이법 - 어려 보일수록 오래 산다
박민수 지음 / 퍼플카우콘텐츠그룹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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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초반까지는 "참 어려보인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어느새 내 나이로 보이는 얼굴이 원망스럽기도 했다. 건강을 크게 읽고나니 건강도 염려가 되었고 노안이 되어 버린 얼굴도 속상해지기 시작했는데 그런 의미에서 [거꾸로 나이법]은 그 어떤 건강서적보다도 챙겨보게 만들었다. 왜? 시술이나 수술이 아닌 건강 습관을 길러줄 팁들이 가득하기 때문에-.

 

애초부터 8주만에 동안으로 거듭나리라...는 욕심따윈 없었다. 다만 늙어 보이는 얼굴이 건강상태가 좋지 않다는 의미라면 앞으로의 삶을 위해서도 동안 습관을 길러두어야겠다 싶어졌던 것 뿐이었다. 하지만 책을 읽는 동안 관심은 욕심으로 바뀌기 시작했는데, 가령 주름살의 깊이와 유무에 따라 남성의 경우 약 1.4년, 여성의 경우 약 2년 이상 기대 수명이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조사 결과가 귀에 쏙쏙 들어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흔히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하지만 실제 나이가 아닌 생체 나이에 주목하라는 이 말의 참 뜻을 알고 사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노화시계를 멈추어 볼까? 내 몸의 건강과 몸매에 대해 무관심한 결과가 지금이다. 체온 조절, 면역학적 작용, 감각 작용 등을 위해 혈관과 신경이 아주 미세하게 결합되어 있는 기관인 피부. 나는 그동안 피부미인(?)이라는 부러움을 받고 살다보니 관리하지 않아도 타고난 물광피부는 평생 나와 함께 할 것이라는 착각에 빠져 살았다. 나도 모르는 사이, 퍼석퍼석해져버린 피부. 게다가 "어디 아파요?"라는 소리는 몇년째 들어도 아팠기 때문이리라 생각했는데 어느날 문득 거울 건너에 낯선 여자가 서 있었다.

 

간이나 장에 이상이 생기면 노란색을, 신장 기능이 약해지면 푸석푸석해지고 부으며 창백해지고, 거미 모양의 반점은 간경변을 주름이 제대로 잡히지 않는다면 뇌질환을 의심해야 한단다. 파란색 입술은 폐렴을, 검푸른 색은 심장병을 나타내므로 얼른 병원에 가야하는 중증이다. 이렇듯 신체는 우리에게 끊임없이 신호를 보내왔는데 무심한 우리는 제 몸의 신호등조차 제대로 보지 못하고 산다. 무엇이 그리 바빠서.

 

책은 따끔하게 훈계하지 않는다. 하지만 도와주려는 친절함이 더 사무치게 맺히게 되는 까닭은 그 대상이 바로 나의 건강이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약간 아쉬웠던 점은 내용 중간중간에 첨부된 운동법의 경우 글로만 표현하지 말고 그림이든 모델이든 활용하여 그 운동법을 알려주었다면 더 따라하기 쉽지 않았을까. 는 생각이 들게 만든 점이다. 생각에 브레이크를 걸고 스트레스를 줄이고 잠을 잘 자고 무리 없이 30분 정도씩 운동을 하며 적정체중을 유지한다면 건강에 적신호가 올 리가 없다. 말만 들어도 건강해지는 느낌이 든다. 5살~10살...무리하게 젊게 보이지 않아도 좋다. 그저 매일 아침 건강하게 눈을 뜨고 매일 저녁 편안하게 잠자리에 들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특히 마지막 페이지에 덧붙여진 4050 여성/뚱뚱한 사람/ 만성 피로에 시달리는 자를 위한 식습관 및 생활지침서는 이 책을 볼 때 제일 먼저 펼쳐들어도 충분하겠다 싶을 정도로 구체적이며 축압적이었다.

 

p32  건강에 대한 '자기 결정권' / 평소 선택과 행동이 가져온 결과 = 현재 자신의 건강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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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동정원
최영미 지음 / 은행나무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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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잔치는 끝났다>는 엄마가 좋아하는 시집이었다. 서른은 이미 끝난지 오랜 시간이었을텐데, 엄마에게 서른은 어떤 나이였길래...혹은 서른의 의미를 나이 그대로의 30살이 아닌 서른 이후의 삶까지 포괄적인 의미로 다가온 것인지....모르겠지만 중년의 여성에게 그녀의 시집은 자작자작 젖어드는 가을비마냥 구슬프면서도 가슴에 박히는 그 무엇이되었나보다.

 

이렇게 시인으로만 알고 있던 최영미 시인이 [청동정원]이라는 소설을 낸 것만으로도 놀라운데 그 내용이 사뭇 가볍지 않아 두번 놀라고 말았다. 많은 작법서에서 '첫문장에서부터 사로잡아라'라고 하고 있지만 실상 그 첫문장이 평범하기 짝이 없는 소설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하지만 [청동정원]의 그 시작은 시어도 아니면서 시각적 공감각화를 완성해내면서 독자를 사로잡는다.

 

p7   4월에 이미 우리는 5월의 냄새를 맡았다

 

라니. 계절의 변화는 눈으로 제일 먼저 확인된다. 그런데 냄새를 맡았다니...5월의 냄새는 대체 어떤 향이라는 것일까. 카페보다 다방, 찻집의 간판이 더 흔했다는 1980년대를 나는 알지 못한다. 군사정권과 자본가들 그리고 체제에 저항하는 대학생들이 살았던 시대를 함께 하지 않아 100%공감하긴 어렵다. 하지만 518  1주기를 맞이해 격렬한 시위가 벌어지고 도서관에서 사람이 떨어졌다는 페이지를 눈으로 읽는 순간 그 모습들이 영화필름처럼 눈 앞에 그려지기 시작했다. 누군가에겐 현실이었을 그 시절이 내겐 책 속의 한 장면이 되어 펼쳐졌다. 시간이 그리 많이 흐른 것 같지 않은데, 시대는 이처럼 많이 변해 버렸다.

 

시대가 암울해서였을까. 동혁의 학대를 참아내며 청첩장 돌렸으니까 결혼해야한다는 아버지의 대답에 반기를 들지 못해 애린은 결혼해야만했고 이혼했다. 지금 시대의 여성들이 들으면 코웃음치겠지만 소설 속 애린은 '집안의 치욕'으로 불리며 '데모했고 감방 갔다왔고 거지같은 놈과 결혼했다가 실컷 두드려맞고 이혼당한 여자'가 되어야했다. 가족 속에서조차.

 

p258 무엇이 지금 끝난 것인가?

 

정말 무엇이 끝난 것일까. 시대가? 사상이? 결혼이? 여성의 핍박받는 삶이? 타인의 시선이? 정말 무엇이 끝나기는 한 것일까. [청동정원]은 그냥 읽고마는 소설이 아니었다. 시인이 던진 화두는 가슴에 깊이 패여 생채기를 냈고 그 생채기 속에 삶이라는 빗물을 채워넣고 있었다. 하지만 결코 채워지지 않았다. 왠인일지 그랬다. 그래서 나는 [청동정원]을 쉽게 손에서 놓질 못했다. 마지막 장에서 또 첫장으로 되돌아가는 되돌이표가 표시되어 있는 것도 아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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