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거스미스 세라 워터스 빅토리아 시대 3부작
세라 워터스 지음, 최용준 옮김 / 열린책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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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고향"은 어린 시절의 향수에 젖게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훅훅! 튀어나오는 귀신, 귀를 찌르던 음향.....무서워서 이불 속에 온 몸을 숨기고도 또 호기심이라는 녀석의 꼬임에 휘둘려 이불 깃 사이로 두 눈을 쏘옥 빼내고 보던 그 프로그램이 요즘 케이블에서 재방송 되고 있다. 유치한 에피소드도 있고 눈물이 주르륵 흐르며 볼만큼 슬픈 이야기도 있었지만 이제는 이불의 보호(?)를 받으며 보지 않아도 될만큼 자라버렸다. 그 옛날의 그 꼬맹이는......

 

도서관에서 발견한 낡은 책 한 권.
그 제목이 <핑거스미스>라고 쓰여진 이 책 또한 내겐 '전설의 고향'같은 느낌의 책이었다.
낡은 표지, 너덜너덜한 페이지만 보아도 알 수 있듯 많은 이들이 이 책을 거쳐갔다. 해가지면 함께 그 빛을 거둬들여 어둠 속에서 밤을 지새온 시간이 얼마나 되었을까...나는 알지 못한다. 하지만 책은 첫 페이지를 넘김과 동시에 나를 단숨에 19세기로 데려다 놓았다. 올리버 트위스가 등장할 법한 음울하고 어두운 어린 소매치기들이 버글버글한 골목의 뒤켠으로.....영화 <아저씨>에 등장하던 그 무서운 목소리의 할머니가 말라 비틀어진 손목을 어둠 속에서 쓰윽 뻗어올 것만 같은 그런 분위기 속에.....

'수'라고 불리는 소녀가 있다. 어둠의 대모 그레이스 석비스 부인의 아이 중 하나로 '수전 트린더'라는 이름 대신 '수'라 불리는 이 아이에게 어느날 젠틀먼 찾아오고 그들의 공모는 그렇게 시작되어지는 듯 했다. 곧 거대한 유산을 받는 대저택의 아가씨를 곁에서 모실 하녀가 되어 입성한 다음, 젠틀먼과 아가씨 사이에 스캔들을 일으켜 그가 재산을 차지하게 만들어줄 일종의 사기사건의 공모자로 발탁된 수.

하지만 아가씨와 가까워지면 질수록 저택에 갇혀 자란 그녀에 대한 연민과 사랑(동성애적)이 동시에 싹트고 말아...실패하려나? 했더니....순차대로 진행된 결혼식이후 첫번째 반전이 찾아왔다!!!

 

반전은 대저택의 아가씨인 '모드'가 화자가 되어 다른 시선에서 시작된다.
어린 시절 어머니를 기억하는 모드. 정신병원에서 그 생을 마감했고 자신도 그곳에서 자라다가 어느날 런던 서편, 지나말로라는 마을 근처의 '브라이어' 저택으로 오게 된 모드는 외삼촌과 하인들에 둘러싸여 자라게 되었다. 하지만 반겨주는 이는 없었다. 자신만의 세상에 갇힌듯한 외삼촌은 모드에게 글을 읽고 쓰는 법을 강조하며 손님들이 찾아올 때면 모드로 하여금 금서를 읽혔다.

 

 "한남자의 입에서 나온 두 버전의 사기전말...."

 

저택에서 모드는 사랑받는다는 느낌보다는 외롭고 쓸쓸해서 탈출하고 싶은 마음이 강해졌고 탈출하기 위해 젠틀먼의 도움을 받게 된다. 여기에서 밝혀지는 반전은 젠틀먼과 모드가 사랑에 빠진 척을 해서 하녀인 '수'를 속이고 결혼식 이후에는 마치 아가씨가 미친것처럼 꾸며 그녀 대신 수를 정신병원에 집어넣는다는 스토리였다. 사기꾼인 한 남자의 입에서 두 버전의 사기계획이 내뱉어졌다. 어느 쪽에 한 말이 진실인것일까

 

p11 어머니를 본 적은 한번도 없으며 어머니는 내게 아무런 존재도 아니었다
        나는 석비스 부인의 아이였다...

 

그 옛날, 석비스 부인이 자신의 아이를 낳던 날....유부남의 아이를 밴 상태로 석비스 부인을 찾아왔던 저택의 아가씨도 이곳에서 출산을 했다. 그녀를 추적해 온 아버지와 아비를 미처 피하지 못해 끌려가면서 자신의 아이를 이 곳에 두고 다른 아이를 데려갔다. 데려간 아이는 '모드'(석비스 부인이 낳은), 두고간 아이가 바로 '수'였던 것. 출생의 비밀이 반전의 두 번째였기에 이 두꺼운 이야기가 할 말은 여기에서 마무리 되고마나?했었지만....

 

밝혀질 진실은 그것만이 아니었다. 청렴하면서고 고매한 정신의 소유자인 것처럼 그려졌던....하지만 뭔가 석연치 못한 느낌을 주던 외삼촌의 서가에서 그의 비밀이 또 한 차례 밝혀졌던 것.

 

놀라울 정도로 정교하게 쓰여진 <핑거스미스>는 이미 영구에서 드라마화 되어 좋은 평을 받았던 작품이다. 또한 6월이 되면 박찬욱 감독에 의해 <아가씨>라는 영화로 각색되어진 작품을 볼 수 있다고 한다. 그 예고편만 보아도 미장센에 흠뻑 취하게 만든 영화에 대한 기대를 나 역시 가득 품고 기다리고 있다.

 

'모드'와 '수전'
뒤바뀐 인생이었지만 그들은 행복하지 못했다. 하지만 운명 앞에 좌절하거나 보상받고자 하지 않았다.그녀들을 둘러싼 사람들이 욕심쟁이에 사기꾼들이었을 뿐 정작 두 소녀(혹은 여인)는 담담했다. 그 사실이 더 가슴아파 그들이 감정선을 따라 읽게 만든 <핑거스미스>는 방대한 양에도 불구하고 흡인력이 대단한 소설이었다.

 

'도둑'이라는 은어의 핑거스미스라는 제목을 달고 세상에 나온 소설은 사실 어느 나라 어느 시대로 각색해도 어울릴 소재로 쓰여졌다. 범죄와 음모, 진실과 반전, 악한과 상류층 은 어느 나라에나 존재하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결국 모두가 서로에겐 '핑거스미스'였던 소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악하게 끝맺음되지 않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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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온천여행 - 힐링과 치유의 대명사 일본온천여행 완벽 가이드!
인페인터글로벌 지음 / 꿈의지도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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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든지 쉽게 떠날 수 있는 것이 '여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딘가에 발목 잡힌 것도 아니면서 몇 년째 여권에 거미줄이 걸려 있다. 5월, 대마도는 한 번 건너갔다올 수 있겠지!! 했는데 티케팅까지 해 놓고 막상 2~3일을 두고 떠나지 못하게 되어 버렸다. 아쉽게도-.

 

그래도 올해는 넘기지 않고 꼭 일본 온천 여행 한번 다녀오리라 맘 먹고 있어서 어디가 좋을까? 살펴보고 있었는데,  마침 <일본온천여행>이라는 책을 발견하곤 이 책을 바탕으로 여행가볼만한 료칸, 온천 지역을 한 두 군데 찜해놓자 싶어 펼쳐들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볼거리가 많고 책이 알차게 구성되어져 있어 도저히 한 두군데만 찜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

 

내용이 방대해서 대체 저자가 몇 명이야? 감탄하며 책 읽기 전에 페이지를 뒤적뒤적해 보았더니 세 명의 이름이 보인다. '박성희','이윤정', '이정선'  작가가 소개하는 프라이빗한 료칸들은 산속 깊숙이 위치한 곳도 있었고 천 년의 역사가 스민 지역도 있었으며, 최고의 서비스로 고객 감동을 전하는 곳은 물론 치유를 원하는 이들을 위한 곳들도 있어 목적에 따라 골라 갈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매력적이었다.

 

사실 어릴적 '온천'이라고 하면 할머니들이나 가는 곳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면 성인이 되어 마주한 '온천여행'은 관광지 내지는 힐링투어적 의미가 강해져 있었다. 하지만 목욕문화가 낯선 서양과 달리 동양에서는 목욕/온천이 빠지지 않는다고 해도 아주 똑같지는 않았다. '씻는다'는 개념의 우리와 달리 '담근다'는 의미로 온천을 찾는 일본의 경우는 입욕 전 가볍게 비누칠을 하고 탕에서는 10분 내외만 머물다가 다시 탕에 들어가는 담금질(?)을 한다는 것이 이색적이게 느껴졌다.

사실 온천여행을 처음 계획할 때는 홀로 떠나려고 했었다. 당시 혼자 영화를 보고, 혼자 브런치를 먹고 홀로 카페에서 책 한 권과 시간을 보내고 홀로 해외 자유여행을 즐기고 있던 시절이라 료칸여행도 혼자 훌쩍 다녀올까? 했다가. 마침 한국에 들어와 있던 동창과 함께 유후인을 다녀오려 했으나 개인적인 사정으로 친구만 떠나고 나는 한국에 남게 되어 '저주 받았다'라고 웃으며 말하곤 했는데, 정말 저주가 내렸는지 료칸여행을 계획할 때마다 일이 생겨 발이 묶이고 말았다.

 

그래서 홀로 떠날지 누군가와 함께 떠날지부터 염두에 두고 골라야할 것 같은 온천 여행은 살펴보면 좋아하는 온천의 종류나 온도, 선호하는 분위기도 다 달라서 취향에 따라 골라야하는 까다로움이 있었다. 단순하게 경비, 시설만 보고 고를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던 것. 쉽게 생각했다가 큰 코 다칠뻔 했다. 하마터면-. <일본온천여행>으로 꼼꼼하게 고르고 여행을 구체화 하면서 가고 싶은 곳을 다 고르기보다는 처음 갈 곳, 두 번째 방문으로 갈 곳, 세 번째 방문에 가 보고 싶은 곳....등의 순서로 세분화 했더니 욕심이 좀 걷히는 느낌이들었다.

 

일단 일본 온천 안내도를 펼쳐놓고 지역을 확인하면서 하코네 온천은 간토지역이고 도고 온천은 시고쿠지역, 유후인과 벳푸는 규슈지역이라 절대 묶어서 여행할 수 없음에 한탄하기도 했고 누워서 입욕할 수 있는 '네유'/  암반욕을 뜻하는 '간반요쿠' / 온천수에 손을 담글 수 있는 '데유' 등의 온천 용어를 익히면서는 매니아가 된 느낌이 들기도 했다.



료칸에 대해 전혀 몰라도 이 책 한 권이면 역사와 사용법, 그 순서, 유카타 입는 법까지 상세하게 익힐 수 있어서 안심이 될 듯 하다. 단순히 풍광이 좋은 료칸에 매료되었다가 그 역사를 읽어보고나니 그들이 일본의 비탕을 지키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에 감탄하게 되었고  그 곳을 지키고자 하는 사람들의 마음에 감동을 받기도 했다.  옛것은 낡은 것 그래서 허물어버려야하는 것이라는 인식을 지켜야하는 것, 전통으로 계승시켜야 하는 것으로 인식전환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부러워지기도 했고.

 

역사, 문화, 기후, 유명한 먹거리, 1박2일코스/2박 3일 코스의 추천 자유여행 코스, 온천별 매력요소, 주변 관광지, 그 외 꿀팁들을 단 한 권의 책으로 내것화 할 수 있다는 점 또한 큰 매력으로 다가오게 만든 <일본 온천 여행>은 단순히 일본의 대표 로망 온천 35곳이 소개되는 것을 너머 문화에 관심을 갖게 만들고 알지 못했던 지역에 대해서도 호기심을 갖게 만드는 깨알 정보들이 가득 담겨 있었다.

 

홋카이도/도호쿠/간토와 신에쓰/주부/간사이/주고쿠와 시코쿠/규슈 의 온천 중에서 가장 궁금했던 곳은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모티브가 되었던 '도고 온천' 으로, 무려 1894년에 지어졌다는 이 곳은 3층 규모의 화려함을 자랑하는 동시에 일본 최초의 국가 중요 문화재(온천 시설 중)로 지정된 유수의 온천이었다.

 

읽으면 읽을수록 '아, 떠나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해지는 료칸여행!!
2016년에는 떠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하면서 이 책, 떠나기 전까지 손때 묻혀가며 조금 더 꼼꼼히 살펴야겠다. 꼭 휴식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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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우니스테 디자인 - 새로운 북유럽 패턴을 만든 핀란드 젊은 브랜드
하라다 히로유키 지음, 정영희 옮김 / 미디어샘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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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스타일","북유럽 패턴","북유럽 디자인"...이제는 마치 고유명사처럼 들리는 북유럽의 인기는 여전히 식을 줄 모른다. 무엇이 이토록 열광하게 만든 것일까. 한참을 보고 있어도 질리지 않으며 자연적이면서도 심플한 디자인이 주는 정갈함? 그것도 아니라면 불같이 열정적인 색감과 반대되는 시원하면서도 서늘하게 느껴지는 차가운 기운 때문에?

가구, 소설, 교육에 이르기까지 관심집중되고 있는 북유럽 스타일은 문화보다 앞서 디자인을 먼저 접하게 되었다는 점이 이례적으로 느껴져 뒤늦게나마 그 인기의 비결을 파헤쳐보고자(?) <카우니스테 디자인>을 펼쳐들었다.

 

새로운 북유럽 패턴을 만든 핀란드 젊은 브랜드 라고 일컫어지고 있는 카우니스테는  핀란드어로 '카우니스(아름답다)' + 코리스테(장식)' 를 합쳐 만든 브랜드명으로 핀란드스럽고 자연친화적인 이미지를 담고 있다고 대표인 하라다 히로유키는 전했다. 1978년생인 그는 미국에서 공부하고 헬싱키로 건너와 핀란드인 밀라 코우쿠넨과 함께 텍스타일 브랜드를 런칭했는데 아주 작은 스튜디오로 시작했던 그들이었지만 2012년 첫 매장을 시작을 기점으로 프레드리크 거리로 매장을 확장이전하면서 '핀란드 디자인'을 세계적으로 널리 알리고 있다고 했다.

이전에는 핀란드라는 나라의 날씨나 문화, 기후에 대해 알지 못했다. 기껏해야 무민 캐릭터, 미수다의 따루가 떠올려지던 나라였던 핀란드는 사실 겨울이 길고 혹독한 나라라고 했다. 한정된 재료와 자원, 노동력을 구사하여 부지런히 생활을 꾸려나가는 핀란드인들은 실내 공간에서만큼은 포근하고 밝게 지내고 싶어서 디자인 분야가 발전할 수 있었다고 히로유키는 덧붙이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핀란드와 일본에서 주목받기 시작하던 카우니스테는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해나가고 있다고 한다. 그들의 텍스타일을 보면 급하게 찍어낸 조짐은 전혀 보이질 않았다. 곰, 나비, 안개비, 침엽수림, 설탕, 일요일 등을 모티프로 디자이너 7인은 작업을 진행해왔고 크리에이티브하면서도 유연한 발상을 위해 하라다와 밀라는 디자이너들의 예술적 영감을 방해하지 않도록 신경쓰고 있는 듯 했다. 각양각색의 그들 개성을 믿고 기다림으로써 서로 신뢰를 구축하고 최상의 결과물을 얻어내고 있었다. 무엇이든 빨리빨리, 먼저먼저 를 외치는 대한민국에 살고 있어 참 부러워지는 대목이기도 했다.

 

페이지들을 뒤적이다가 카우니스테의 디자인 중 하나인 '일요일'이라는 패턴에 눈길이 멈추고 말았는데, 음식을 담아내는 트레이 속에 '새'가 있었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았더니 둥근 둥지가 보였고 검은 잎새도 보인다. 그런데 분명 검은색인데도 불구하고 그 검은 잎사귀하나가 초록빛의 잎보다 더 푸르르게 느껴졌다. 착시현상일까? 두 눈을 비벼대면서 보아도 그랬다. 눈으로 보고 있지만 마음으로 들어오는 빛의 색감은 분명 초록빛이었다. 푸르름이 느껴지던 쟁반은 또 다르게 보면 새와 둥지가 그려진 숲의 형상인데도 불구하고 바다를 품은듯 보이기도 했다. 바다냄새가 코끝을 스치게 만드는 패턴이라.....

이는 아침부터 '삶'과 마주한듯한 느낌을 물씬 받을 수 있어 상쾌해지기까지 했다. 카우니스테의 아름다움은 이처럼 상상하는 즐거움과 공감각적인 효과를 동시에 불러일으키는 묘한 마법의 브랜드였다.

 

또 하나 <카우니스테 디자인> 이라는 서적에 박수를 쳐주고 싶었던 이유는 디렉터 인터뷰와 디자이너 소개에 앞서 '헬싱키'라는 도시를 먼저 소개하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짧은 페이지로 그 문화를 다 소개할 수는 없었겠지만 몇 컷의 사진만으로도 헬싱키를 미리 접해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이곳에 사는 사람들, 이곳에서 탄생된 브랜드, 그들이 주는 이미지를 어떻게 소개해나갈지에 대한 고민의 답이 첫 페이지에 실려 있는듯한 느낌을 받아서였다.

 

이제 북유럽 패턴, 디자인이라고 하면 막연히 떠올려지던 심플함 대신 '카우니스테' 디자인들이 떠올려질 것 같다.  죽기전에 한번쯤은 가보고 싶은 대륙, 북유럽. 그 일순위에 한치의 고민없이 '핀란드'를 올려놓고 있다. 이 책을 읽은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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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인테리어 집
권은순 지음 / 시공사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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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잡지 에디터들이 낸 책을 자주 읽고 있는데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아마 그녀들의 감각이 내 무언가를 자극하고 있는 계절인가보다 라고 피식 웃음 짓고 있다.

 

<이야기가 있는 인테리어 집> 역시 남다른 감각의 소유자가 출판한 책이다. 저자 권은순 스타일리스트는 20대를 '제일모직'에서 패션 디자이너로 일했고 30대에는 '전망좋은방'을 론칭했으며  '소호 앤 노호','까사스쿨'을 차례로 성공시키면서 현재는 라이프 스타일리스트로 살아가고 있는 인물이었다. 그녀의 이름은 낯설지만 그녀가 함께 한 브랜드들은 귀에 익숙한 네이밍들이라 놀랍기만 하다.  한 사람이 다 이뤄낸 성과라고 생각하니 부러움은 두 배가 될 수 밖에 없다.

 

요리가 중심이 되고 '쿡방'이 인기를 끌더니 그 여새를 몰아 인테리어로 옮겨진 관심은 '셀프 인테리어 방송'을 양상해 냈다. 덩달아 셀프 인테리어북들도 주목받고 있다. 세상에 고수들이 이렇게 많았던가. 딱히 튀는 취향은 아니지만 내 취향이다라고 고수할만큼의 전문적인 지식이나 감각을 길러오지 않았던 것이 후회가 되는 순간이었다.

 

역시 글로 보는 것 보다 눈으로 보는 것이 훨씬 자극적이다. 글로만 본다면 18년의 결혼기간 동안 2년은 남편과 단둘이 신혼생활을, 8년은 시댁에서 3대가 함께, 그 후 세식구로 독립해 살다가 이젠 처음처럼 남편과 단둘이 생활하고 있다는(아이는 유학) 그녀의 지난 삶은 특별해 보이지 않았다. 아궁이나 동치미에 종종 등장하는 대한민국 여자로서의 삶 속에 속해 있는 것 같은 이야기였다. 그러나 사진은 달랐다. 가족 모두가 공유하는 거실부터 두 눈이 돌아가게 만드는 공간이었다. 그 어떤 인테리어 잡지나 갤러리에서도 나는 이런 거실을 본 적이 없었다. 의자 하나도 독특했으며 바닥에 깔린 카펫, 커튼의 배치, 벽면의 색상..어느 것 하나 독립적이면서도 하모니적이지 않은 소품이 없었다. 단순히 클래식하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한 멋진 공간이었다.

 

인테리어를 잘하는 사람들은 조명에 주목한다. 얼마전 한 프로그램에서 근사한 조명을 해외 출장갈 때마다 사 모았다던 스타일리스트의 집을 구경한 적이 있는데, 신경쓴 인테리어 홈은 조명부터 남달랐다. 늘 그랬다. <이야기가 있는 인테리어 집> 역시 그러했다. 샹들리에부터 헤드 브래킷까지...

 

조명, 파티션, 식기, 암체어, 플라워 데코, 수납에 이르기까지 주거 공간을 안락하면서도 멋지게 꾸미는 팁은 끝이 없었다. 전문가적인 충고는 이에 그치지 않았다. 세계 각국의 여러 호텔, 잡지와 방송 사이트들을 알려주며 안목높이기를 추천하고 있었다. 단순히 잠을 자는 공간, 먹고 쉬는 공간이 아닌 멋져서 소개하고 싶고 함께 하고 싶은 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해 좀 더 노력해야겠다 싶어진다. 누군가의 말처럼 얼른 덮고 내 집을 아름답게 꾸미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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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가벼워지는 삶 - 고단한 삶에서 벗어나
기시미 이치로 지음, 장은주 옮김, 하지현 감수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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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러 심리학'에 관한 책들이 주목받기 시작하더니 관련 서적들이 서점가에 즐비하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작년 한 해는 친한 친구마저 '아들러 심리학' 서적에 심취하더니 만나면 그에 관한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대화 소재로 꺼내는 것을 보고 인기가 있긴 있구나! 했더랬다. 하지만 딱히 아들러 심리학에 끌리지 않아 책 한 두 권을 본 것이 전부라 심오한 그 내용까지는 알지 못했다. 그런데 한 일본인이 쓴 <오늘부터 가벼워지는 삶>을 펼쳤더니 다시 아들러 심리학이 언급되고 있었다. 저자는 <미움받을 용기>로 일본과 한국에 '아들러 열풍'을 불러 일으킨 장본인이었던 것!!! 그는 왜 그 많은 심리학자의 이론 가운데 아들러에 주목했던 것일까.

 

 

 

뒤늦게, 그것도 가까운 일본의 학자가 쓴 책을 보면서 아들러 심리학의 매력이 궁금해졌다.

'나만 힘들다','왜 내게만 불운이 닥쳐오나'라고 절망에 빠진 사람은 불행하게도 이 책을 읽을 만한 여력이 없다. 다른 사람에게 신세한탄할 시간은 있어도 책을 읽고 스스로 극복할 의지를 상실했기 때문이다. 극복의 의지가 있는 이는 남에게 '징징(?)'댈 시간에 스스로 그 해답을 찾기 위해 바쁘게 움직인다. 그리고 곧 다시 긍정적인 마인드로 삶을 회복한다. 겪어본 바에 의하면 스스로 불운의 상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중 적어도 50%는 정말 그렇게 생각하기 보다는 누군가 자신의 상황을 반전시켜주길 기대하면서 그 기분을 들어줄 감정적 노예를 필요로 하는 것이다. 옳은 방법은 아니지만 쉬운 방법을 택한 그들의 공통점은 주변에 진정한 친구가 없다는 것. 그런 사람들을 작년에 몸소 겪으면서 얻어낸 결론이었다.

 

 

 

p32 이런 행동을 거듭하면 주위에 정말 아무도 남지 않는다

      하지만 괴로움을 호소하는 당사자는 정작 자신의 괴로움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며 불평한다

 

 

 

딱 이러했다. 책에서 말하는대로. 아들러 심리학이 좀 더 과학적인 시도에 가깝다고 느꼈던 것은 '원인'이 아닌 '목적'을 찾는다는 점이며 과거의 체험과 상관없이 앞으로의 삶은 인간의 자유의지를 통해 결정되어진다는 것이었다. 플라톤이 <메논>을 통해 언급한 소크라테스의 말처럼 "어느 누구도 악을 원하는 사람은 없다",'모든 사람은 행복해지기를 바란다"는 명제는 진실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신의 이익을 쫓다가 이 두 명제를 상실한 사람에게도 '모.든.사.람.은..."이라는 명제를 대비할 수는 없을 것이다. 1부 왜 작은 것 하나도 쉽게 지나치지 못하는가를 읽으면서 찬찬히 생각해본다. 1부의 내용들은 '나'에게 적용하기 보다 '내가 만나본 타인'에게 적용시켜보기 좋은 내용들이었으므로 앞으로 어떤 사람들과 이웃하며 살아야 서로 행복한 삶을 교류할 수 있을지에 대한 기준을 세우게 만들어주는 글이었으므로.

 

반면 2부 내 안에서 나를 괴롭히는 것들은 '현재의 나'보다는 '과거의 나'에 해당하는 이론들이었는데 '남들은 나에게 그렇게 관심 없다','껍데기에 너무 집착하지 않는다','그럼에도, 혼자서 살아갈 순 없다','죽음을 외면하지 않는다'는 20대 한참 일에 몰두하며 사람과 사람 사이에 서서 일할 때 내 머릿속을 차지하고 있던 고민들이어서 놀라웠다. 주목받고자하는 신경증적인 라이프 스타일로 살아온 적은 없으나(그 반대였다. 나서는 것보다는 서포트하는 쪽이 훨씬 맘 편했는데도 불구하고 종종 리더가 되어 일해야하는 순간도 있었으나 그 당시에도 주목받는 것은 참으로 불편했다. 성격상) 타인의 시선을 예민하게 받아들여 불편했던 시기도 있었고, 남을 깔고 앉아야만 행복해지는 사람과 함께 일하면서 그 팀의 팀원들을 위해 해 줄 일이 없을까 라는 오지랖을 펼치며 일을 더 만들어하던 시기도 있었다. 서로 좋은 영향을 미치며 사는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하고 순진하게 타인을 '적'보다는 '친구'로만 해석했던 시절도 있었다. 이로인해 결과적으로  20대의 인간관계는 좌충우돌 시기일 수 밖에 없었다. 그때는 이해하기 힘들었던 일들이 아들러 심리학을 통해 모두 설명되어지는 것을 보고 왜 진작 이 책을 읽지 않았나 후회가 될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3부 오늘부터 가벼워지는 삶은 내일부터 내가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그 답이라고 생각하며 읽었다. 내가 선택한 삶이라면 타인의 기대를 채우기 보다 내 삶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 어차피 모든 사람과 사이가 좋을 수도 없고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하는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인정하고 받아들이고나니 오늘이 한결 가벼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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