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모짱의 도키도키 도쿄 2
모미영 지음, 누똥바 그림 / 이투스북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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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씨네 셋째딸의 일본정착기는 용감무쌍하게 느껴졌다.
처음에는 만화책 표지 같은 책 속에 무슨 내용들이 담겨져 있을까 궁금하기만 했고, 첫장을 펼쳐들면서는 "아, 또~" 라는 말이 나도 모르게 새어나왔다. 워낙 비슷비슷한 여행서적을 많이 보다보니 사실 도쿄는 구성만 다를 뿐 같은 장소의 중복이 많아 어느새 식상하게 느껴지고 있던 차였다. 

그런데 모모짱의 도키도키는 좀 달랐다. 먼저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지지 않았다. 처음에는 워킹을 위해 일본에 상륙했던 모모짱이 우연히 함께 일하던 언니의 권유로 유학을 결심하면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워킹 홀리데이를 생각하고 있는 학생들이나 유학을 고려하는 학생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책이 바로 이 책인 듯 싶다. 

모모빵의 유학도전기는 쉽지만은 않았다. 먼저 일본 현지에서 혼자 고군분투해야했고 다음에는 일을 하면서 자투리 시간을 내어가며 공부에 매진해야 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나고 자란 이가 아니면서 일본의 수험규정에 대해 찾아보아야했을 그녀의 노력 덕분에 우리는 편안하게 그 내용을 구경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고마울 따름이다. 

유학원을 통하지 않고 홀로 여기저기 발품팔아 알아보며 다닌 그녀. 결국 EJU라는 일본판 유학생용 수능을 보기에 이르렀는데 6월과 11월에 두차례 실시해 잘 나온 점수를 사용해도 좋다는 이 시험을 그녀는 일본 현지에서 보았다. 물론 한국에서도 미리 보고 유학갈 수 있다는데 서울과 부산에서 각각 시험을 치를 수 있다고 했다. YES24를 통해 온라인 주문으로 수험관련서나 원서를 살 수 있다니 참고가 되는 내용이기도 했다. 

일본어,종합과목, 수학 등등 한 과목이 아니라 여러 과목을 준비해야 하지만 국립동경외국어대학은 학비도 저렴하거니와 일본어만 반영된다니 참고할 일이다. 홀로 시험을 치르고, 홀로 이사하고, 집을 구하고 문화에 섞여 살면서 그녀는 완벽하지 않았다. 

때로는 어렵게 구한 집을 한 달 만에 바꾸어야 했고 그 과정에서 약간의 금전적 손실도 입었다. 또한 언어에 능하다고는 하지만 현지인이 아니었기에 그녀는 수 없이 많은 시행착오를 겪는다. 하지만 그녀의 실수를 거울삼아 우리는 동일 실수는 하지 않을 수 있게 되었고 그녀가 경험한 것들을 거름 삼아 누군가는 쉽게 그 뒤를 따를 수 있게 되었으니 이 또한 살신성인이 아닐까 싶어졌다. 

해외에 살면 모두 애국자라고 했던가. 마음 속에 애국심이 솟아나는 순간에만 애국인 것이 아니라 다른이에게 도움을 주는 행동들 역시 애국이 아닐까 싶어지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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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이야, 고양이랑 같이 사는 건!
모리타 모리나 지음, 김영주 옮김 / 그린홈(Green Home)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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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보니 고양이는 정말 각양각색이었다. 
일률적인 모습이 없다. 책을 보고 공부를 하고 이전에 고양이를 키워봤다고 하더라도 새로 키우는 고양이는 이전과는 또 다르다. 그래서 놀랍기도 하고 새로운 기분으로 키울 수 있는 애완동물이기도 했다.  하지만 고양이는 키워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단다. 절대로.
그저 동거인의 기분으로, 함께 살아가는 반려인으로 사람을 바라본다. 그래서 의지하지 않으면서도 서로 길들여지며 조금씩 양보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게 된다.

집의 고양이와도 그런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데, 일본이라고 해서 다르지는 않은가 보다.

일본의 인기 블로그 [고양이를 기르기 시작했습니다]의 주인공인 싱글녀와 새끼 고양이 미케를 만났다. 물론 책을 통해서다. 얇은 두께와 예쁜 미케의 사진들. 그리고 상황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등장한 애니메이션화 된 그림들...하나같이 맘에 들지 않는 구석이 없었다. 

알록달록하게 다채롭고 사탕처럼 달콤한 그들의 동거기.
우리집과 다르지 않았다. 그래서 웃음이 멈추지 않았다. 
새끼 고양이 미케의 귀여움에 쏘옥 빠져들면서 모리나의 마음과 동화되어 어느새 고양이를 같은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때로는 즐겁게, 때로는 속상하고 짜증부리면서 삶을 함께 하고 있는 그들은 함께여서 행복해 보였다. 

서로에 대해 익숙해져 가면서 싫어하는 것들은 줄여가고 좋아하는 행동들을 해주는 고양이와 주인.

프리랜서 웹디자이너인 모리나의 작업을 종종 방해한다는 귀여운 방해쟁이 미케. 미켈란젤로에서 따온 이름의 고양이는 흰 색에 노란 반점들이 가득한 깔끔한 고양이였는데, 중간 에피소드를 보면 다른 곳은 다 말랐는데 배가 볼록 하다는 표현이 웃겨 한참을 웃었다. 

그리고 기생충이 뱃속에 있다는 말에 슬그머니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의 눈치를 본다. 설마 저 녀석도 미케처럼? 이라고 슬쩍 의심의 눈치를 보내기도 했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고양이와 함께 하는 삶은 즐겁다. 위로도 받고 즐거움도 나눈다. 그래서 누군가 고양이와 함께 하고 있다고 말하면 신나서 같이 떠들게 된다. 어쩔 수 없는 반가움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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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설턴트 - 2010년 제6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회사 3부작
임성순 지음 / 은행나무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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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읽다보면, 반드시 복잡하게 얽혀야지만 재미를 탄다 라고 말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때로는 독특한 소재, 특이한 캐릭터 한 명이 소설의 전반을 이끌고 갈 때가 있으니까. [절망의 구]도 그런 작품이었다. 어느 순간 구멍이 나타나 사람들을 삼키기 시작한다는 다소 sf적인 독특한 발상 아래, 담배를 사러 나왔다가 구에 쫓기는 주인공이 영웅이 되는 이야기도 아니고, 사람들이 세계평화와 공존을 외치며 힘을 합치는 v식의 협동 스토리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이야기는 특별한 이야기 없이 구에 쫓기면서 두꺼운 책 한 권 분량의 스토리를 뽑아냈다. 편안하게 읽으면서도 그것이 참 신기했을 따름이었다. 

제 6회 세계문학상 수상작인 컨설턴트도 그랬다. 완전범죄 살인을 위해 어느 조직에 속해 있으면서 킬링 시나리오를 써 주는 남자. 그가 써 주는 대로 사람들은 자연사 혹은 사고사로 위장되어 완벽하게 죽는다.  자신의 시나리오 속 주인공들이 누구인지는 매체를 통해 확인하곤하는데 그 삶이 계속 이어지다보니 그는 자신의 일에 대한 도덕성도 잠식된 모양이었다. 어쨌건 스스로 손에 피를 묻혀 죽인 것은 아니니 그 양심의 가책은 생기지 않는 것이 당연하게 느껴지던 나날들이 계속되고 있을 즈음이었다....

이제 그는 특수기관의 비밀첩보원처럼 야메명함도 있고, 직함도 있으며,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출근도하는 등 꽤 구색이 맞추어진 삶을 살고 있었다. 한 6개월 가량은 작업을 하고 나머지 6개월 가량은 다음 작업을 준비하면서....게다가 잡히지 않기 위해 각종 전문자료를 받아보는 등 치밀함도 갖추어 가던 나날들의 연속 속에서 그를 사랑하게 된 한 여인은 죽었다. 그리고 그 사건을 계기로 자신이 사랑하던 여자도 잃었다. 결국엔 그의 비밀을 공유할 수 있는 여인인 매니저와 결혼하여 이 삶이 계속된다는 것으로 이야기는 종결되지만 소설은 끊임없이 우리에게 묻고 있다.  이래도 좋은가? 라고.

또한 삶에 어떤 목표가 있다고 해서 이뤄질 세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는 주인공의 대사처럼 꿈이 없는 것에도 우린 어느 순간부터는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어질 정도로 소설에 타당성 있게 설득당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야기의 흡인력속으로 쑤욱 빨려 들어가게 된다면 말이다. 작가도 다르고 주제도 다르지만 나는 [컨설턴트]를 통해 절망의 구 속으로 쏘옥 빨려들어가 버린 형상이 되고 말았다. 

평소에는 반대로 생각되던 것들이 동화되어 이렇게 생각되어 지는 것을 보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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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하게 결혼하라 똑똑하게 시리즈 2
팻 코너 지음, 나선숙 옮김 / 시공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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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세일","한정판매 막판","매진임박","수량조기매진조짐"등등...마지막이 다가오고 있다는 말은 언제나 사람의 마음을 다급하게 만들어 버린다. 혹시 좋은 기회인데 놓치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으로 인해 이성이 마비되고 급기야 사고보자는 심리가 조장되기 때문이다. 

[똑똑하게 사랑하라]의 충고가 적절했기에 [똑똑하게 결혼하라] 역시 당연히 읽어야 할 도서목록으로 꼽아두고 있었는데, 책은 도착되자 마자 "희망 없는 남자를 가려낼 마지막 기회"라는 말로 다급한 마음이 들게 만들었다.  읽으려고 두었던 다른 책들을 다 제치고 당장 읽게 만들만큼...

똑똑한 여자들이 바보 같은 선택을 할 때가 있다. 왜 그들의 바보 같은 선택은 눈에 그토록 잘 띄는 것일까. 팝 칼럼니스트 김태훈의 말처럼 결혼은 낭만적인 여행일진데, 우리는 그 여행을 위한 안전지침서가 필요하다. 언제나....그래서 팻 코너의 조언은 적절한 타이밍이었으며 바보같은 선택을 하는 또 한 명의 여성이 되지 않기 위해 두 눈을 크게 뜨게 만든다. 

당신이 결혼해야 할 남자는 따로 있다...!!!!

얼마나 안심이 되는 충고인지~!!!!

지금 옆에 있는 남자가 몇 점짜리인지, 심리테스트의 점수를 확인하듯 살짝 확인해보는 여우같은 행동도 필요하다. 물론 결혼하고 나서도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야겠지만 결혼하기 전에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것을 탓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누군가의 삶이 아닌 바로 나의 삶이기에 좀 더 올바른 선택을 하고자하는 사람을 두고 뭐라 할 이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프로포즈를 받아들이기 전에 여자들은 생각이 많아진다. 결혼의 문턱에 도달했더라도 잠시 걸음을 멈추고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볼 필요성이 생긴다. 이 남자 인내심은 어디까지인지..
어려움이 닥쳐도 나와 함께 할 남자인지...생활 속에서 얼마만큼의 배려심을 발휘할 것인지...등등 결혼을 앞두고 체크해야 할 목록들은 꽤 많았다. 사랑할수록 현실을 직시하라는 말처럼 가정을 꾸리는 것과 정착하는 것이 같은 것이 아니기에 책을 통해 체크해야할 최소 목록들을 살펴보며 공감하게 되었다. 


 물론 상대방이 가장 중요하다. 그 어떤 조건보다 그에 대한 내 마음과 나에 대한 그의 마음이 가장 중요하지만 이 사람과 평생을 함께 할 수 있을지를 선택하기에 앞서 따져볼 것은 따져봐야 할 일이다. 결혼은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했다간 평생 후회할 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평생 함께 라는 약속은 누구나 두렵다. "사랑"과 "행복"을 위해 마음을 맞출 수 있는 최소한의 맞는 구석과 포기할 구석을 알고 시작하는 결혼은 제갈공명의 지혜를 가지고 전쟁에 나서는 것과 같은 이치일 것이다. 

달콤한 프로포즈에 속기 보다는 똑똑하게 결혼하는 쪽을 택하고 싶은 나에게 맞는 멋진 책을 팻 코너에게 선물 받은 것만 같다. 그녀의 조언은 남자든 여자든 어느 쪽이든 아주 유용한 충고가 될 것이다. 

[똑똑하게 사랑하라],[똑똑하게 결혼하라]외의 똑똑하게 시리즈가 계속되길....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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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리타 필 지음, 유정애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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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 중독적이며 섹시하다는 독자평을 달고 만난 롤리타 필의 [헬].

지옥에서의 삶을 노래하는 것일까 싶었는데 놀랍게도 헬은 주인공이 스스로를 지칭하는 이름이었다. 그녀는 즐겁고 여유롭게 사는 듯 하지만 만족스러워하지 않는 지옥에서의 삶을 살고 있는 소녀이기도 했다. 프랑스 문단의 "악동" 롤리타 필.프랑수아즈 사강이 떠올려지는 그녀의 모든 것을 뒤로하고 나는 책 속으로 빠져들었다. 프랑스 사회에 큰 방향을 일으키며 베스트 셀러가 되었다는 이 책에 대한 궁금증을 안고...

 

 

나피족이며 몽황적인 얼굴을 가진 아름다운 작가 롤리타 필.

그녀는 소설의 첫 시작을 "나는 창녀다"라고 풀어내고 있다. 파울로 코엘료의 [11분]이라는 작품과 매치되는 듯 했지만 그 작품은 창녀의 직업을 가졌던 시골 소녀의 짧은 동화같은 성장기이자 이상한면으로서의 성공기로 보여진 반면 필의 [헬] 속의 주인공 헬은 퇴폐적이고 향락적인 삶 속에 던져진 부르주로 보여진다. 아무 꿈도 이상도 없이 반항조차 섞이지 않은 향락의 삶.

 

아무런 욕구가 없고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느끼는 공허한 삶을 살아가는 헬의 주변엔 늘 바쁜 부모님과 헬과 다름없는 환경을 가진 친구 뿐이었다.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었지만 그 부유함이 정신적인 안정을 가져다 주진 못했고 결코 행복하지도 않았다. 그래서 자신을 엘이 아닌 헬로 고쳐부르면서 살고 있었다. 형편없이 비겁하다고 스스로를 질타하면서....

 

 

결국 결론은 인류는 고통스럽다는 것. 그래서 헬 역시 인류와 더불어 고통스럽다는 점. 을 기록하면서 소설은 끝나고 있었따. 하지만 역시 그렇으론 충분하지 않았다. 전 생애 삶이 허무의 연속일 헬의 우울함을 평상적인 삶으로의 일탈로 매울 수는 없었던 것일까.

 

열 일곱이라는 나이에 이토록 허무할 수가 또 있을까.

 

롤리타 필이 왜 프랑수아즈 사강과 비슷하게 느껴졌는지 소설을 읽고 나니 명백해졌다. 파리 상류층이 소설과 같다면 루이왕조시대에서 조금도 진화하지 않았다는 것인지....부자도 고통을 피해갈 수 없음을 알게 된 지금 정작 허무해져야하는 것은 읽는 독자들이 아닐까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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