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마지막 장미 - 조세핀과 나폴레옹의 사랑 이야기
발트라우트 레빈 지음, 두행숙 옮김 / 아일랜드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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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동일 제목으로 일본 작가 온다 리쿠가 소설을 출간했다. 제목이 같기는 하지만 발트라우트 레빈의 [여름의 마지막 장미]는 황후 조세핀과 나폴레옹의 사랑이야기다.

 

잘 알려진 이야기. 하지만 언제나 상반되는 평가를 받는 여성의 이야기.

 

훗날 조세핀이라 불리는 이 여성은 1763년 프랑스 식민지 마르티니크 섬에서 태어났다. 코르시카 출신의 나폴레옹처럼 그녀도 식민지 섬 출신이었다. 열여섯에 백작부인이었던 그녀는 남편과의 사이에 두 아이를 출산하고는 곧바로 이혼했는데 그 후 여러명의 애인을 거느리며 화려하게 살았다. 왕조가 무너지고 공화정이 들어서는 혼란기. 사랑이 아니라 형편과 사치를 위해 남자를 갈아타다 나폴레옹과 마주친 때는 혁명 정부의 총재 바라스의 애인인 상태였다. 하지만 그녀의 사치스러운 생활을 감당하기 힘들었던 바라스는 정부를 부하에게 인계했는데 그가 바로 나폴레옹이었다.

 

우월한 군사 전략을 냉혹하게 사용했던 황제 나폴레옹. 그도 그당시에는 아직 때를 못만난 가난한 군인으로 키작고 초라한 남자에 불과했다. 부유한 여성과의 결혼을 부르짖던 그는 데지레라는 여성과 약혼상태였으나 조세핀을 만나 그녀와 결혼하고 만다. 스물 다섯의 나폴레옹을 단숨에 사로잡은 서른 셋의 이혼녀 조세핀.

 

그녀의 매력은 대체 어느 정도였길래 나이불문하고 남자들을 사로잡아 버리는 것일까. 후일 그녀는 나폴레옹과의 이혼 전후로 해서도 10살 넘게 차이나는 애인들을 거느리며 살게 된다. 누군가의 예언처럼 그녀는 정말 "당신은 불행한 결혼을 하게 될 것입니다. 과부가 되었다가 훗날 어느 황제의 아내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불행해질 것입니다."의 삶을 답습하며 살게 된다.

 

나폴레옹이 전쟁터에 나가 있던 당시에도 끊임없이 뿌려진 염문설의 주인공이었던 조세핀은 시댁과의 사이도 좋지않아 언제나 축출대상 1호로 찍혀 있던 상황이었지만 언제나 그랬듯 나폴레옹과의 불화를 잠식시키며 황후의 자리에 오른다. 많은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삶을 유리하게 틀어쥐어왔던 그녀에게도 위기가 왔으니 바로 나폴레옹과의 사이에 아이를 낳지 못했던 것. 결국 그 점으로 인해 이혼당하지만 나폴레옹이 죽는 순간까지 입버릇처럼 말해온 여자는 조세핀 하나였다고 했다. 지독히 사랑하고 끊임없이 미워하면서도 결국엔 진정 헤어지지 못했던 나폴레옹과 조세핀 커플.

 

그들이 정말 서로를 사랑했는지 사치와 권력욕을 사랑했는지는 둘만 아는 비밀이겠지만 떨어질 수 없는 찰떡 궁합이었던 것은 맞는 것 같다.

 

소설은 조세핀의 딸 오르탕스의 시선에서 시작되는데 그렇기에 소설은 조세핀을 경박한 여인이 아닌 매력적인 여인의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있었다.

 

여름의 마지막 장미는 결국 황후 조세핀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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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로 고래잡는 글쓰기 - 글 못 쓰는 겁쟁이들을 위한 즐거운 창작 교실
다카하시 겐이치로 지음, 양윤옥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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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작법서가 있다. [연필로 고래잡는 글쓰기]는 작법서 이면서 멋지게 완성하는 기술의 비밀을 알려주고 있다. 아주 쉬운 말투로. 글 못 쓰는 겁쟁이들을 위한 즐거운 창작 교실이라고 말하면서도 창작에 앞서 흉내내기부터 시작하라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흉내내기가 베껴쓰기와는 다르다는 것은 책을 읽어보면 알게 되는 사실이다. 

몇 마디 나누나보면 신기하게도 누구나 다 한번쯤은 글을 써보고자 하는 열망을 가지고 있는 듯 했다. 전업 작가로서의 길을 택하는 것이 아니라 멋진 책의 저자가 되어 보고싶은 꿈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장르도 파괴되고 너나 할 것 없이 자신의 분야 책을 예전에 비해 쉽게 출판하고 있는 요즘. 그래도 끝까지 쓰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이 책은 좋은 안내서가 되어주고 있다. 

시작하고 싶지만 시작이 어려운 이들, 시작했지만 막상 어디로 가야할지 방향을 잃은 이들이 글쓰기를 잠시 멈추어 둔 채 보아도 좋을 그런 책이었다. 무엇보다 이렇게 이렇게 써야 한다는 식의 틀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하면 안되는 이렇게 해 보라는 식의 충고가 대부분이라 읽는 내내 편한 마음이 들었다. 누군가에게 지시 받는 것을 싫어하는 내게 딱 맞는 작법서였다고나 할까. 

이야기의 세계에 좀 더 깊이 들어가기 위해서는 연습이 필요하다. 즐거운 마음으로 소설을 가지고 놀려는 마음가짐도 필요하고, 충분히 실컷 즐기면서 글을 써내려가는 요령도 필요하다. 타 서적에서 작법에만 치중해 같은 이야기의 반복습득을 하게 만드는 것과 이 책의 다른 점은 바로 그 곳에 있었다. 

책은 이야기 하고 있다. 

이야기는 쓰는 것이 아니라 붙잡는 것이라고....나는 왜 진작에 그렇게 생각하지 못했던 것일까.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면 정말 소설은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장난감 상자같이 느껴진다. 

이야기꾼이 되기 위해서 이 책의 작법으로만은 부족함을 느끼는 이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그 시작에 앞서 올바른 마음가짐을 잡아주는데는 전혀 부족함이 없는 작법서였다. 즐겁게 구경하고 즐겁게 행하다보면 어느샌가 그가 말했던 순간이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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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해지지 마 약해지지 마
시바타 도요 지음, 채숙향 옮김 / 지식여행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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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세의 노인이 시를 쓰고 있다. 그녀의 이름은 시바타 도요. 
100세를 눈앞에둔 99세의 나이가 되면 어떤 느낌일까.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나 매일매일 하루를 시작하는 느낌이 남다르지 않을까. 싶어진다. 아무래도 주어질 날이 지나온 날들보다는 짧을 것이기에 하루하루의 소중함이 더할 것이다. 이쯤되면 후회보다는 감사의 나날들이 이어질 듯 싶었다. 

99세의 시인 시바타 도요의 시어가 깔끔하고 청초한 까닭은 그때문이지 싶다. 90세를 넘긴 자신의 살아갈 힘을 사람들에게서 찾고 있는 따뜻한 한 할머니 시인의 시는 짧고 쉽지만 그래서 감동을 전달해내고 있었다. 

읽다보면 어떤 구절은 시가 되고 또 어떤 구절은 명언이 되어 마음으로 다가오는데 아름다운 자연의 사진과 더불어 바쁜 도시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쉼터가 되어준다. 


못한다고 해서 
주눅 들어 있으면 안 돼 
나도 96년 동안
못했던 일이 
산더미야


라는 구절을 되뇌이면서 혹시 나는 오늘 못하겠다고 미루어버리거나 포기해버린 일은 없는지 되돌아 보게 되고, 그녀의 충고를 받아들여 후회를 남기지 않도록 오늘 일을 오늘 해내고야 말겠다는 의지를 불사르고 있다. 96년 동안 못했던 일이 산더미라니....어떤 책에서도 이런 구절을 발견하지 못했는데, 삶의 연륜이 묻어나고 진솔함이 묻어나는 시어 속에서 나는 또 다른 꾸짖음을 전해 듣는다. 시인이 주는 꾸짖음이 아니라 내면의 내가 나에게 보내는 꾸짖음을.

추억이 있고, 희망이 있고, 내일이 주어지는 오늘이 있음을 깨닫께 만드는 99세의 시인의 시는 "힘내"라는 메시지와 함께 옆자리로 다가와 앉아 있다. 나의 허락도 구하지 않은 채. 

90세가 넘어서 쓰기 시작한 시를 통해 깨달은 것이 많다는 그녀는 당시에는 아주 늦었을 나이인 33세에 남편을 만나 제 2의 인생을 살게 될때까지 아주 힘겨운 삶의 주인공이었지만 지나고 보니 인생에는 괴롭고 슬픈 일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했다. 

혼자 산지 20년. 저는 잘 살고 있습니다. 로 마무리 되는 99세 할머니 시인의 시 속에서 나는 나의 노년을 상상해보고 있다. 그녀처럼 의연하게 잘 마무리하고 있을까.....

얼마전 모두의 관심을 받았던 [천국에서 온 편지]에서처럼 말년의 내가 지금의 나를 알게 된다면 무슨 말을 해줄까. 하고. 역시 시인의 표현처럼 "힘내, 약해지지마"가 아닐까. 생각해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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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와일드 살인사건 - 탐미적 살인마를 쫓는 코난 도일과 오스카 와일드의 두뇌 게임
가일스 브렌드레스 지음, 권도희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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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미적 살인마를 쫓는 코난 도일과 오스카 와일드 콤비. 
이 멋진 문장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소설이 바로 [오스카 와일드 살인사건]이다. 

오스카 와일드와 코난 도일의 대결이라...
세기의 대결 같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그들은 한 팀이었다. 루팡과 홈즈, 남도일과 괴도키드 같은 정적이 아니어서 약간 김이 샌 감은 있지만 놀라운 점은 또 한번의 기대를 뒤업는다는데 있다. 반전도 아닌 것이 뒤집어 지는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바로 오스카 와일드가 히든 카드였다. 홈즈의 아버지 코난 도일에 초점을 맞추어 그를 매력적인 인물로 그리지 않았을까 했던 상상과 달리 저자는 오스카 와일드를 홈즈처럼 만들어 가고 있었는데, 이 둘을 바라보는 화자격 시선도 제 3자인 로버트라는 점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객관적으로 바라보면서 독자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 인물, 로버트.
그의 눈으로 바라본 오스카는 뛰어나면서도 어디로 튈지 모르는 천재적인 남자였다. 물론 매너까지 갖추고 있는 신사임에는 틀림이 없었지만. 오스카는 1884년 부유한 콘스탄스와 결혼 했다. 아름답고 부유했을 뿐만 아니라 지혜로운 여성인 콘스탄스의 남편인 오스카는 사건이 일어날 당시 유명한 시인이자 극작가로 이름을 날리고 있었다. 1889년. 소년 남창 빌리 우드의 난도질된 시신을 발견한 그는 로버트와 코난 도일과 함께 빌리우드 살인범을 잡기로 결심하게 되는데 순간순간 그의 모습과 홈즈의 모습이 오버랩되곤 했다. 

오스카 와일드와 아서 코난 도일 그리고 로버트 셰라드. 당대 유명인이었던 이 세명의 조합만으로도 두근거리게 만들기 충분한데 소설은 거기에다가 살인사건의 추리라는 양념까지 덧붙여 우리를 흥분하게 만들고 있다. 결국 밝혀지게 되는 사건의 전말보다 이들이 합쳐서 풀어내는 과정이 더 재미있어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들고 홈즈나 왓슨 같은 소설 속 허구의 인물 없이도 충분히 재미를 우려내고 있었다. 

오스카 와일드. 당대 천재 글쟁이로만 기억하고 있던 그의 캐릭터가 소설을 통해 유쾌한 천재의 모습으로 재탄생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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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번째 방
김미월 지음 / 민음사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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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갔다. 이사 왔다. 이사했다...
 
이사는 참 재미난 말이다. 어떤 말이든 옮겨 다닌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으니.
이렇게 일상적이면서 평범한 단어가 소설의 소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 본 일이 없는데, 별다른 에피소드도 두 중심인물의 만남도 없이 철저하게 재미난 스토리를 완성해나갔다.
 
여덟 번째 방.
 
제목만으로는 그 어떤 것이라도 상상할 수 있는 흥미로움이 묻어 있지만 정작 그 방의 중요성은 영화 [시월애]에서처럼 같은 공간에, 다른 시간대를 살아가는 남녀를 품었던 곳이라는 정도일뿐 방안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 따위는 없었다. 애초에 잠만 자는 방. 이라는 말에 혹해 월10만원의 방을 구경 왔던 영대가 문만 닫으면 시커먼 것이 딱 관이라고 해도 좋을 코딱지만한 지하 방을 덜컥 계약한 이유는 옆방에 사는 아름다운 여학생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여학생과는 늘 마주치지 못한 채 정작 영대가 마주하게 된 것은 먼젓번 살던 이가 남겨두고 간 노트 몇 권이었다. 남의 것에 손댄다는 것은 너무 착해 자신의 잘못이 아닌데도 아르바이트를 그만 두곤 했던 영대의 성격에 맞지 않는 일이었으나 웬일인지 읽고 싶어져 넘겨 본 노트는 누군가의 일기이자 소설이었다.
 
 
소설에 등장하는 또 한 명의 인물 지영
 
그녀는 시골 해변 마을의 서점 집 딸이었고 친하게 지냈던 남학생 관은 무당의 아들이었다. 그러다 갑자기 관의 식구들이 고향을 소리소문 없이 떠났고 시간이 흘러 서울로 진학을 한 지영은 다시 관을 만나게 되지만 이전과는 또다른 이질감으로 인해 그와 다시 헤어지게 된다. 동화 속 시골 쥐가 서울에 와서 모든 것에 혼란을 느끼듯 지영의 혼란은 환경과 시국 둘 다에서 온 것이었다. 반면에,
 
되고 싶은 것도 없고 되는 일도 없는 스물 다섯 청년, 영대는 지영의 방으로 들어온 첫 사흘 동안 잠을 잘 수가 없었노라고 고백했다. 왜였을까? 하지만 곧 정신 없이 잠에 빠져버린 영대. 그리고 "이제는 당신을 용서하려 합니다."라고 잘못 전달된 7814로부터의 문자 한 통. 그 문자의 주인공은 끝내 밝혀지지 않은 채 영대가 지영의 노트를 다 읽는 순간까지 이어진다. 누가 보낸 것인지는 모르지만 묘하게 노트를 읽는 영대의 속도와 잘 맞게 도착하는 문자들. 마치 추리물처럼 시선을 사로잡는 양념 같은 문장에 이끌려 소설 읽기는 계속 진행 된다.
 
우리에겐 소설 속 인물이지만 안에선 노트의 독자인 영대의 경우, 되고 싶은 것도, 잘하는 것도 없는 평범한 녀석일 뿐이지만 바로 그런 면에서 영대와 지영은 닮아 있었다. 정상적인 범주에서 살아가는 주변인들과는 다르게 욕망도 희망도 없어 보이는 자신의 모습을 가장 잘 알고 있으면서도 다른 대안 점을 찾지 않는 그들의 모습. 어쩌면 남자로 태어나면 영대, 여자로 태어나면 지영으로 살고 있을 이 땅의 모두에게 그 모습을 비춰주는 거울로 쓰려고 작가는 소설을 활용하게 된 것일지도 모르겠다라는 생각이 불현듯 들기 시작했다.
 
이제 노트로 인해 타인의 삶을 알고자 하는 욕망이 생긴 영대와 고백적 글쓰기를 통해 소통을 시작한 지영. 그들이 잠시 머문 작은 방은 그들로 인해 소통의 장소로 승화되어 여덟 번째 방은 그들에게 더 이상 잠만 자는 방이 아니게 되었다.
 
드라마와 영화화 되기보다는 독자의 머릿속에서 연극처럼 상상의 영상을 돌리게 만드는 [여덟 번째 방]을 처음 읽었을 때 나는 지영이 죽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마지막으로 삶을 정리해둔 자신의 노트를 두고. 그리고 두 번째 읽었을 때엔 영대와 지영이 만나는 순간을 꿈꿔보았고, 세 번째 읽기를 끝낼 때 즈음해서 잠만 자는 여덟 번째 방의 비밀에 대해 눈치 채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크게 부각대지도 않는 작은 방에서 모든 것이 시작되고 이루어지고 끝맺어졌다. 오늘날 우리가 머물고 있는 방들 역시 그런 역사와 사연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청춘이라는 시간이 20대 젊은이들 저마다의 사연을 전당포 물건마냥 맡아두고 있는 것처럼...
 
같은 세대를 살아온 작가의 작품이기에 낯선 감 없이 익숙하게 여겨졌고 또 누군가에게 소설의 내용을 들려주게 되더라도 나의 이야기처럼 쉽게 풀어 알릴 수 있는 재미로 남아 그들의 사연은 오늘도 나를 책상 앞으로 당겨 앉혀 놓는다.
 
이사 갔다. 이사 왔다. 이사했다.
모두가 정답인 이 문장 속에서 나는 묘한 울림을 발견해낸다. 소설을 읽고 난 다음의 일이었다. 시제도 제각기인 이 짧은 문장 속에 우리의 인생이 담겨 있었다. 가득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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