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혼자 읽는 주역인문학 - 세상에서 가장 쉬운 주역 공부 새벽에 혼자 읽는 주역인문학
김승호 지음 / 다산북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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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적으로 '주역'에 통달하고자 한 것도 아니고 거창하게 '세상의 변화를 움직이는 법칙'을 알고자 했던 것도 아니다. 그저 앞서 읽은 <돈보다 운을 벌어라> 를 의미있게 읽었기에 한국 최고의 주역학자인 초운 김승호 작가의 다른 책들이 궁금해졌을 따름이다. '주역과학'이라는 다소 생소한 분야를 강의하고 있는 그가 말하는 '이치'란 어떤 것일까. 아울러 '주역'을 알고 나면 그 이전과 이후의 삶이 얼마나 많이 변화하게 될 것인가? 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 첫장을 펼쳤다.

 

원리란 단순해야만 그 구실을 제대로 한다
복잡한 것은 원리가 없거나 그 원리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세상에는 항상 원리가 있다
그것을 찾는 것이 바로 학문이다
p18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차를 두고 동양은 '개념중심',서양은 '물질중심'이라고 언급하고 있는 저자는 "주역"을 '철학'이 아닌 '과학'으로 분류하고 있었다. 이 관점부터 새로웠는데 '세상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이 목표라는 말에 또 한번 놀라고 말았다. 과연 그런 이론이 존재할까.

5000년도 더 된 '주역'이라는 학문에 심취한 '닐스 보어','아인슈타인','라이프니츠','칼 융' 등은 과학자 혹은 정신분석학자였다. 컴퓨터를 탄생시킨 2진법 역시 주역을 통해 알아낸 사실이라니.....결코 만만하게 볼 학문이 아닌 것이다.

중국문화권과 역사적으로 가까웠던 우리에게나 익숙한 '주역'인 줄 알았는데 동서를 막론하고 널리 퍼져 있다는 사실도 놀랍거니와 아주 오랫동안 심취하고도 그 뜻을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을 만나기 힘들다니...이 무슨 미스테리한 일인가 싶다. 너무 어려워서일까. 너무나 심오해서일까.

복희씨가 하늘에서 가져왔다는 '팔괘'는 선 혹은 줄로 나열되어 있다. 무슨 암호처럼 삼선이었다가 여섯 개로 나뉘어지기도 하고 가운데만 나뉘어진 선과 위 아래가 다 뚫린 선의 의미가 각각 달라 팔괘를 지그시 바라보면서 매직아이인가? 싶기도 했다. 처음에는 암호처럼 보이기만 했던 팔괘의 층마다 담긴 의미를 살펴보면서 속속들이 이해하려고 노력하지는 않았다. 어렵다 싶은 부분은 살짝 건너뛰기도 했고 재미있는 대목은 집중하면서 읽었기 때문에 책의 내용을 통달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흥미를 가지게 된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한 번 읽고 다 이해할 수 있는 학문이 아니었으므로 주역이 세상의 변화와 맞닿아 있다는 점만 알게 된 정도로 만족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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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보다 운을 벌어라 - 주역의 원리로 운을 경영하는 법 좋은 운을 부르는 천지인 天地人 시리즈
김승호 지음 / 쌤앤파커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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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을 철학과 가깝다고 생각했지 과학과 가깝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하지만 <돈보다 운을 벌어라>를 읽으면서 왜 과학과 가깝다고 말했는지 고개가 끄덕여졌다. 인간은 죽음이 무서워 종교를 만들었고, 삶이 무서워 사회를 만들었다(P211)는 철학자 하이데거의 말처럼 인생은 온통 정해지지 않은 것 투성이다. 그 속에서 스믈스믈 뻗어나오는 불안의 기운을 잠재울 한 방이 '실력'이라고 생각하며 열심히 살아왔는데, 운이 끊어진 벼랑끝에선 그 역시 위안이 되지 못했다. 곰곰히 생각해봤다. '운이 좋은 사람'이라는 믿음이 언제부터 멈추어 버렸는지. 그 답을 책 속에서 찾아내면서 앞으로 무엇을 시도해야하고 무엇을 멈추어야할지 계획이 생겼다.

'운을 아는 사람만이 흐름을 바꾸고 판을 뒤집는다'는 글귀가 눈에 박혀서 읽게 된 책은 '일확천금'이나 '한 방'이 아닌 논리로 무장한 책이었고 꼭 주역 64괘를 다 이해하지 못해도 그 속뜻을 이해할 수 있게끔 쉽게 쓰여졌다. 결국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운의 원리'나 지금의 내게 필요한 대목을 찾아내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그만큼 쉽게 쓰여졌고 흥미로운 내용들이 가득했다.  그래서 읽는 내내 메모할 부분들이 참 많은 책이었다.

가령 뭔가 뜻을 세우고 계획을 실현하기에 앞서 꼭 하루 이틀 전엔 몸살을 앓거나 크게 아프곤 했는데, 긴장이 풀어져서 그런가보다 내지는 '왜 꼭 큰 일을 앞두고 자기관리에 소홀해진 것일까?' 스스로를 탓하곤 했었다. 하지만 책에서는 이를 '3효 자리'라고 명명하고 있다. 이유를 알았으니 앞으로는 '원래 그런거야'라며 가볍게 툭 털고 말 수 있을 듯 하다.

가장 좋았던 대목은 "강함은 불운을 물리치는 면역력"이라는 표현이었다. 불운을 물리치려면 강한 면력력이 있어야 한다(p103)는 말은 바로 포스트 잇에 써서 책상 앞에 붙여놓았을 만큼 의지가 되는 문장이었다. 건강 뿐만 아니라 운의 자리에서도 면역력은 필요한 거였는데, 그 면역력이 약해서 그간 마음이 나약해져 있었나보다.....

다시금 생각을 다잡으면서 앞으로 마음이 약해질 때마다 이 문장을 그 날의 출사표로 삼아야겠다 마음먹었다.

좋은 글은 건강한 식재료처럼 사람을 건강하게 만든다. 그래서 숨쉬듯 책을 읽으면서 좋은 문장과 만나려고 노력중이다. 줄줄이 이어지던 좋은 인연들이 잠시 그 맥을 멈추었다면 책 속에서 바른 길을 찾아 걸음을 옮기면서 한 템포 쉬어가는 것 또한 약이되리라 믿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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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산장의 재판 - 대한민국 스토리공모대전 우수상 수상작 케이스릴러
박은우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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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3세의 청계산장에서 마약과 섹스파티가 열린 10월. 람보르기니, 마세라티, 벤츠....주차된 차만 봐도 어떤 사람들이 초대받았는지 미루어 짐작이 가능한 파티에서 총성이 울린다. 애초에 누가누구인지 알 수 없는 가면파티에서 과연 경찰은 무사히 인질들을 구출해낼 수 있을까. 범인들이 인질들 속으로 숨어들어가도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인데........!

대한민국 스토리공모대전 우수상 수상작인 [청계산장의 재판]은 케이블 tv속 범죄드라마들처럼 장면장면이 머릿 속에 잘 그려진 소설이다. 범죄는 복수를 목적으로 철저하게 계획된 만큼 수면 위로 떠오른 과거의 사건이 산장의 인질극과 함께 경찰 앞에 던져졌다.

여고 2학년을 납치해서 집단 강간하고 살해한 5명은 아무런 형벌을 받지 않았다. 법망을 피해간 것이 아니라 권력층이었던 그들의 부모는 가짜 범인들을 돈으로 매수해서 자식들의 죄를 덮었다. 뿐만 아니라 딸의 억울한 죽음을 파헤치던 가장과 그 가족까지 몰살된 사건은 억울하게도 파묻혀 버렸다. 드라마 [리턴]의 악벤져스들이 떠올려졌고 복수를 위해 신분을 숨긴 채 자신의 삶을 포기한 가족들의 희생이 겹쳐졌다.

복수의 끝은 달콤하지 않았다. 아무도 돌아오지 않을 그 길을 갈 수 밖에 없었던 그들의 삶 역시 철저하게 망가져 버렸기 때문이다. 만약 영화화 된다면 숨막히게 빠른 속도로 몰아가는 한 편, 그 끝이 허망함이 아니라 애잔함이 남겨졌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져본다. 최근에 읽은 오타 아이의 [범죄자]의 결말에서 보여준 것처럼.

 

 

사람은 누구나 마음속에 지옥을 가지고 있다
p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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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속마음 - 냥이가 집사에게 전하고 싶은 130가지
야마모토 소우신 지음, 네코마키 그림, 최진선 옮김 / 고양이책방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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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다가도 모를 고양이 마음. 하긴 사람맘도 모르는데 고양이마음까지 알기를 바라다니.......! 동글동글한 고양이 그림이 가득한 책 [냥이가 집사에게 전하고 싶은 130가지 / 고양이의 속마음]은 고양이를 '화자'로 해서 그려진 책이다. 페이지 한 장당 질문이 하나씩 헤드라인으로 떠 있고 고양이 박사의 답변이 이어진다. 그리고 하단에 작은 글씨로 집사들이 유심히 읽어야 하는 주석이 달려 있다.

거의 모든 페이지에 그림이 수록되어 있어서 금새 읽겠구나 싶었지만 오판이었다. 이미 초보집사는 벗어났다고 생각하며 사는 집사 8년차이지만 깨알같은 팁들은 참으로 유용했고 읽을거리들이 풍성해서 단 하루만에 읽기는 보기좋게 실패하고 말았다.

여섯 마리의 고양이들과 살면서 '고양이들도 성격이 천차만별'이라는 걸 알았고 의례 '고양이는 이렇다'는 지식이 '편견이었구나' 싶은 순간들도 있었다. 책을 보면서 다시금 깨달았다. 반대로 알고 있던 사실을 더 정확하게 확인한 페이지도 있었고. 가령 여섯 마리 중 가장 수다스러운 녀석은 샴 고양이인 꽁꽁이였는데 책에 의하면 샴은 크고 높은 소리로 자주 운다고 적혀 있었다. 벵갈의 경우는 높낮이가 다양한 소리로 자주 울며 러시안블루는 원래 목소리가 작은 고양이로 어른이 되면 울지 않기도 한다고 했다. 물론 같은 품종이라도 고양이의 성격에 따라 또 다를 수 있겠지만.(p37페이지 참조)

 

나와 고양이의 관계를 진단해본 결과 흐뭇하게도 '서로 죽고 못사는 타입'으로 나왔고, 뚠뚠냥이 테스트는 약간 의심스럽게 나왔지만 심리테스트하듯 짧고 가볍게 해 본 테스트는 재미를 더했다.

슬프게도 좋아하는 에센셜 오일인 '오렌지/만다린/베르가모트'등의 아로마 향과는 이별을 고해야겠지만(고양이에게 위험군), 38세까지 살아서 기네스북에 올랐다는 미국 고양이 '크림 퍼프'처럼 내 고양이들도 장수하기를 소망하게 되었다. 냥이가 집사에게 전하고 싶은 130가지 모두 새로웠던 내용은 아니었지만 집사여서 즐거운 마음으로 펼쳐보게 되었고 대부분의 내용은 아주 유익했다. 귀여운 그림까지 더해져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책 속 고양이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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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다섯 번의 낮
신유진 지음 / 1984Books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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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진 작가의 [열다섯 번의 낮]을 펼치며 한 이웃을 떠올렸다. 꼭 닮은 글이 올라오는 이웃이 있어서......감성이 이어지다 못해 글발자국이 닮은 그녀들의 하루엔 수분이 가득한 듯 했다. 메말라보이는 글 사이사이에도 어딘가 물방울이 숨겨져 있다. 그래서 깔끔하게 읽힌 [열다섯 번의 낮]이 마음에 남겨놓은 흔적들은 진했다.



성공담도 아니고 하루의 일상도 아닌 마음의 일상이 담긴 그녀의 책 속에서 마주한 건 '나의 추억들'이었다. 내게도 비슷한 일들이 있었거나 반대로 전혀 없었기 때문에 한 발 물러서서 타인의 시선으로 읽으며 그 신선함을 만끽했다. 서른 다섯, 프랑스에서 15년째 살고 있다는 그녀의 마음을 모두 이해하긴 어렵다. 그 누구도 그 사람이 되어 보지 않은 이상, 완벽하게 이해했다고 말할 수는 없으므로. 다만 섬세한 문장 사이에서 느껴지는 감성이 쓸쓸함과 맞닿아 버리는 순간, 산문집의 제목이 '낮'이었다는 사실을 잊게 만들기도 했다. [열다섯 번의 밤]은 반대의 온도일까. 아니면 더 차가운 온도로 독자를 사로잡을까.

 

 

숨기지 않는다. 반듯하게 직설적인 것이 아니라 툭툭 내뱉듯이 단어들이 전진한다. 질척대지 않으면서 많은 추억들을 품고 살아가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삶을 마주하는 용기가 강해야만 가능한 일이다. 그래서일까. 성숙한 어른의 시선이 담긴 그녀의 글 속에는 핑계도 어리광도 없었다. 서른 다섯. 누군가에게는 많아보일지도 모를 나이지만 막상 지나고나면 그 나이 역시 후회의 순간들이 많은 어린 나이였는데......나의 서른 다섯과 자꾸만 비교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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