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렁커 - 제2회 중앙장편문학상 수상작
고은규 지음 / 뿔(웅진)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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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트렁커녀의 유쾌한 일상과 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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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조절구역
츠츠이 야스타카 지음, 장점숙 옮김 / 북스토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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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노인이 된다. 젊어죽지 않은 이상엔.

[전설의 고향],[나라야마 부시코]속의 고려장도 아니면서 노인 배틀이라니...[인구조절구역]은 그 각박해뵈는 제목만큼이나 당황스러운 내용으로 우리를 맞이하고 있다.

 

[배틀로얄]에서는 학생들의 서바이벌이 행해지고 [헝거게임]에서도 10대의 서바이벌을 생중계하며 즐기는 이른바 생존게임이 벌어지는 가운데 이젠 노인들의 배틀이라니....목숨이 이토록 가벼이 여겨져도 좋은 것일까.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작가가 쓰고 [8일째 매미]의 번역가가 번역하여 좋은 마음으로 선택했던 책은 의외의 내용을 담고 앞으로 정말 이런 미래가 도래하지 않을까 라는 불안감을 갖게 만든다.

 

평균수명이 점점 길어지고 출산율은 낮으며 의학과 과학의 발전으로 점점 더 살기가 편리해진 것과 비례되어 각박해지고 있는 세상. 상상했던 것들이 현실화되어가는 가운데 우리의 미래는 정말 로보트에 의해 지배되거나 노인들이 배틀을 해야하는 지경에 빠져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암울해지게 만든다.

 

미야와키초 5초메의 "노인상호처형제도"대상 지구 선정은 70세 이상의 노인들을 게임속으로 밀어넣고 있었다. "노인인 것 자체가 죄"가 되는 세상이라니...늙는 것도 서러운데 죄라고까지 칭하다니...

 

실버배틀은 그렇게 친구를 살해하게 만들고 금슬좋은 부부가 서로의 심장에 칼을 꽂게 만든다. 상황이 이지경인데도 불구하고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일이 노인에게만큼은 "살인"으로 규명되지 않는다는 것도 이상한 일이다. 이것이 아비규환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친구를 죽이고 돌아서는데 그 자식으로부터 "수고하셨어요"라는 말을 듣게 되는 우타니 구이치로. 그는 끝까지 살아남아 자신과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을 모아 정부를 향한 규탄집회를 열지만 결국 "이번에도 죽을 기회를 놓치고 말았어"라며 집으로 돌아온다. 배틀제도에 대한 재검토 촉구만을 남겨놓은채.

 

cjck라 불리는 중앙인구조절기구의 비인간적인 처사도, 이상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법적 효력을 갖는 제도도 다들 미친 세상에서의 아우성처럼 느껴진다.

 

애초에 생존서바이벌은 "내가 살려면 모두를 죽여야 한다"로 시작되는데 70세 이상의 힘없는 노인들에게 사회는 너무나 냉담했다.

 

그 법안을 통과시킨 사람도, 그 법안을 행하는 이도 언젠가는 노인이 된다는 사실을 잊고만 것일까.

 

언제나 젊게 살수만은 없는 우리들에게도 소설은 암울한 미래상이 되어 다가와 있다. 비단 이처럼 배틀이 벌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더라도 우리는 이미 노인들에 대한 무관심과 냉대로 그들을 사회에서 한발자국씩 밀어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오늘, 소설은 곰곰히 나도 모르게 사회의 일원으로 한 실수는 없는지 생각해 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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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엔드에 안녕을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17
우타노 쇼고 지음, 현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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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 해피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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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조절구역
츠츠이 야스타카 지음, 장점숙 옮김 / 북스토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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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나이드는게 무서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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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엔드에 안녕을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17
우타노 쇼고 지음, 현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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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부터 2007년 사이 연재되었던 단편들을 모아놓은 [해피엔드에 안녕을]은 그 제목처럼 해피엔드로 끝나는 이야기들이 없지만 짧으면서도 전체를 되돌아보게 만든다. 누군가의 인생에서 놀라운 한 때를 조각 케잌처럼 덜어놓은 듯한 느낌이랄까.

 

이처럼 당황스러웠던 적이 또 있었던가. 떠올려보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명탐정이 태어났다]는 다소 싱겁게 읽은 감이 있었던 지라 단편 모음에 그다지 기대를 걸지 않았으나 뜻밖에 나는 복병을 만나버렸다. 수필처럼 평범해 보이던 이야기들은 예측불허의 상태로 진행되어 버리고 운명의 짓궂음과 인간의 어리석음이 잘 조화되어 도달하는 배드엔딩에선 눈물보다는 조소가 어리게 만든다.

 

무엇하나 잘 해내지 못하는 언니에겐 호의를, 여고 2학년인 자신에겐 지나치게 엄격한 부모가 친부모가 아닐 것이다 라고 상상하며 내과의사인 이모에게 상담을 요청한 리나. 그녀의 비밀과 이모의 비밀이 독백처럼 독자에게 쏟아지는 순간 아찔함이 느껴진다. 인생의 교통사고처럼 느껴지는 리나의 존속살해 이면에는 오해가 덮여져 있다.백혈병을 치료하기 위해 동생을 도너로 삼은 사람은 언니 유리가 아니라 자신인 리나라는 사실을 그녀는 모르고 사건을 저질러 버린 것이다. 죽어버린 여동생 나루미의 몫까지 열심히 살아주길 기대했던 부모의 마음을 한 소녀의 질투가 예측불허의 사건으로 몰아가 버렸다. 배드엔드. [언니]

 

 

어머니의 친정 가타바미. 매년 여름방학때마다 방문한 이 곳에서 처음 가면을 발견한 것은 초등학교 5학년때였다. 어른들이 들어가면 안된다고 말한 금기의 방안에 몰래 들어가 발견한 것이 살아있는 듯 놓여진 가면이었다. 아름답지만 일그러진 얼굴의 데드마스크는 사실 외할아버지의 막내딸인 사치코의 것이었는데 어느날 도둑의 습격을 받고 살해당했다고 한다. 그 마스크를 썼다가 습격당한 것이 중학교 2학년 무렵. 사촌 마사오가 "나"를 발견했고 결국 사치코를 죽인 범인이 외삼촌 도키오임이 밝혀진다. 유흥비가 필요했던 그는 재떨이로 동생을 때려죽였던 것이다. 그리고 "나" 역시 가면을 쓴 천벌을 받고 사치코의 옆에 누워있다. 죽은 채로. 배드엔드. [죽은 자의 얼굴]

 

 

다마가와에서 하이지마까지 시체처럼 떠가는 모습을 생중계한 고등학생들. R고 2학년 3반 녀석들의 내기는 엽기적이었다. 하지만 촬영담당 시게노와 사와이가 살해되면서 사건은 미궁속으로 빠져버린다. 강을 떠다니는 시체 역의 야키야마,시게노와 앙숙이었던 쓰루미. 용의자는 있지만 물증이 없는 가운데 시게노의 부모의 마지막 추리는 안쓰럽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배드엔드. [강 위를 흐르는 것]

 

 

외에도 [벚꽃지다],[지워진 15번],[살인휴가],[방역] 을 포함해 총11개의 읽을 거리를 제공한 해피엔드에 안녕을은 때로는 깜짝 놀랄만큼 짧은 길이로, 혹은 상상하지 못했던 결말로 배드엔드의 세계로 이끈다. 뉴스에서 들어봤을 법한 이야기들이 소설화되어 현실인지 허구인지 헷갈리게 만들고 계속되는 검은 결말은 우리에게 강심장이 되라고 말하는 것 같다.

 

안티 해피엔드. 작가들이 좀처럼 시도하지 않을 색다름 외에도 반전까지 가미되어 이색적인 미스터리 작품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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