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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 통찰력 - 사람과 세상의 이치를 꿰뚫는
백사선 지음 / 루이앤휴잇 / 2012년 12월
평점 :
[사기]는 사마천이 완성한 역사서다. 한무제때 사람인 그는 책의 완성을 위해 "궁형"을 자처했다는 이야기를 역사서에서 읽은 바 있다. 그때는 "그냥 깔끔하게 죽어버리지, 궁형이라니..."라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완성을 위해 고통을 감내할만큼 그에게 이 책은 큰 의미가 있었구나 싶어졌다. 읽고나서야 그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한 때의 책으로 사라진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올만큼 [사기]가 현대인에게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어떤 면일까. 당대에도 "난서"라 불릴만큼 어렵고 난해한 책이라 나는 원전을 읽은 적은 없고 그 해석본이나 처세서로 포장된 누군가의 사기이해본을 읽었을 뿐이지만 좋은 책들이 의례 그렇듯이 사기에도 좋은 문장들이 많이 등장한다.
중국은 그 땅의 너비만큼이나 많은 나라가 세워지고 사라진 땅이다. 그 나라와 나라 안에서 수많은 인재들이 태어나고 죽어갔다.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3분 통찰력]은 오늘을 살아가는 지혜를 획득하라고 충고한다. 인생경영, 처세 필독서는 따로 있는 것이 아니었다. 먼저 살다간 이들의 인생이 바로 삶이자 교훈이었던 것이다.
p.62 기다려라. 기회는 반드시 온다.
p.64 어느 인생이든 기회조차 없이 끝나지는 않는다
고 했던가. 준비가 되어 있을 때 운명의 신은 그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도망가지 않는다는 충고가 가슴 깊이 남은 까닭은 나 역시 몇번의 기회를 놓친 바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알고도 놓친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모르고 놓쳐서 더 아까웠는데 세월이 흐르고 보니 또 준비하면 자주는 아니더라도 다른 기회가 나를 찾아오기에 너무 조급해할 필요는 없었다. 다만 "리더"로 살 것인지, "참모"로 살 것인지는 결정해야할텐데 나는 이제껏 참모형 인간이면서도 리더를 키우는 책들을 읽어왔었다. 내 스스로가 내 인생의 주인이 되고자했던 까닭도 있지만 어떤 리더와 일해야하는지 20대엔 참으로 선택하기 어려워서였다. 나를 위하는 리더도, 자신만을 위하는 리더도 정답은 아니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딱 맞는 관계란 없었다. 그래서 나 스스로 훌륭한 인재가 되어 누군가와 함께 일하더라도 어느 일터에서나 환영받는 인재상으로 거듭나고 싶은 욕심을 가지게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나 혼자서만 노력한다고 조직생활이 편해지는 것은 아니다. 불의와 타협하는 사람이 곁에 있거나 말만 앞세우는 사람과 일하다보면 맘 상할 일들이 많이 발생한다. 또한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과 함께 하다보면 그 덤탱이는 독박 쓸 때가 있어 그 또한 불편한 일이 되고 말았다. 팀웍이 중요한 이유도 팀원을 잘 만나야하는 이유도 그에 있다.
얼마전 읽은 [리슨]에서는 사람을 얻고 싶다면 잘 들으라고 했고, 전직 마피아가 쓴 [마피아 경영서]에서는 옥살이를 하는 동안 책을 통해 자신이 하고자하는 바를 결정하고 새 인생을 살게 된 마피아가 세상을 바라보는 지혜를 알려준 바가 있다. 어떤 경험이든 누군가의 경험이든 지혜로운 것이라면 습득해야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인생지사 새옹지마라고 했다. 중학교때 한문 시간에 스치고 지나간 이 문장이 가장 기억에 오래남는 이유는 바로 깨달음이 남달라서일 것이다. 살아보니 그랬다. 그렇게 좋은 일도 그렇게 나쁜 일도 없었다. 좋은 일 뒤엔 조심해야할 일이 뒤따르고 나쁜 일 뒤엔 반드시 좋은 일이 있으니 그저 열심히 오늘을 잘 살아내기만 하면 되었다.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그만한 정답은 없었다.
인생이라는 긴 레이스를 뛰면서 나는 무엇보다 "지구력"뿐만 아니라 "순발력"도 얼마나 중요한지 배워나가고 있다. 둘 다를 겸비하면 좋겠지만 평소에는 묵묵히 내 일을 하면서 위기 상황에서만큼이라도 순발력이 발휘되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책을 읽은 자양분이 내 몸 속에 흘러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