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킴 스토리 - 구두로 할리우드를 사로잡은 여자
김효진(지니킴)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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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통 튄다~는 표현은 그녀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어느 철없는 상속녀의 모습을 보는 듯한 느낌이지만 그녀는 자수성가한 여성이었다. 홈쇼핑에서 자주 이름을 듣게 된다는 그녀 지니킴. 재미나게 봤던 드라마 [아이두아이두]에서 나왔던 구두가 다 그녀의 작품이었다니......나는 눈 뜨고도 못본 장님격이었던 것이 아닐까. 한달 월급을 통 털어넣어도 마놀로 블라닉이나 지미 추의 구두를 살 수 없는 박봉의 여성들이 있다. 그래서인지 그녀가 만드는 격이 다른 구두를 감히 꿈이나 꿔 볼 수 있을까 싶었더랬다. 그랬는데 홈쇼핑에서 그녀의 이름이 자주 거론되면서 나는 구두를 눈여겨 보기 시작했다. 이전과 다르게.

 

로맨틱이라는 이름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러블리한 그녀의 구두들.  국내 연예인들뿐만 아니라 할리우드 스타들까지 매혹시켰다는 그녀의 저력이 눈으로 확인되는 순간이었다.그런 그녀도 처음부터 구두 디자이너가 되려고 맘 먹었던 것은 아니라고 했다. 의상을 전공하고 패션잡지에서 일하고 유학가서도 다른 공부를 하다가 우연히 친구가 만든 구두를 보고 구두에 혹 빠져 구두만들기에 정신을 쏟게 되었다는 지니킴.

 

글로벌한 브랜드의 시작은 그렇게 "사랑하는 일"을 찾은 어느 20대 여성의 일상에서부터 이루어져나갔던 것이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밥벌이를 할 수 있는 행운이 그녀에게도 주어졋다. 그래서 28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400만원으로 "지니킴"을 론칭했으며 물건 떼이고 돈을 떼이는 순간들을 겪으면서도 자신의 구두 공장을 세우고 매장을 오픈하는 등의 쾌거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이다.

 

그녀의 성공 비결은

 

1. 일단 저질러라.

 

였다. 그녀는 주저함이 없었다. 시시해진 판(?)을 뒤엎고 유학길에 올랐으며 해온 공부를 뒤로 하고 구두라는 또 다른 시작점에 서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그 이전에는 또 어떠했는가. 무작정 연락을 넣어 패션잡지 기자에게 자신을 채용해 달라고 거침없이 요구했다. 그런 그녀였기에 그 추진력이 오늘날의 "지니킴"을 탄생시켰던 것이 아닐까.

 

2. 열정적으로 임하라.

 

무모해보일만큼 그녀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다. 학창시절에는 [논노]와 [보그]를 열정적으로 구독했고, 구두를 제대로 만들기 위해 구두 공장에서 일하는 것도 불사했으며, "어떤 경험을 하든 꿈은 이루어진다"라고 믿으며 꿈꾸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결국 구두 디자이너가 되었으며 홈쇼핑에서 구두를 론칭했고 인정받기 전 상처받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3. 목표에 스스로를 가두지 않았다.

 

그녀에게 한계점은 없어 보였다. 미란다 커를 모델로 기용해 저렴한 구두 라인을 만들었으며 슈퍼 마켓에서 만날 수 있는 라인도 올리브 영 매장에 진열되었다. 구두 디자이너가 되려고 한 순간부터 그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자신을 발전시키고 브랜드를 키워나가고 있는 셈이었다. 그녀에게 목표는 단순히 구두 디자이너가 되는 것이 아니라 그녀의 구두를 우리 모두의 발에 신기는 것. 그것이 아니었을까.

 

 

지니킴. 김효진. 그녀가 사로잡은 것은 비단 헐리우드 만이 아니었다. 우리 모두 였으며 이 시간에도 그녀의 구두가 우리에게로 배달되어지고 있는 것이다. 책을 구경하다 눈에 들어온 잊혀지지 않는 구두가 여전히 시판되고 있는지 얼른 알아 보아야겠다. 올해엔 시즌별로 그녀의 구두를 한 켤레씩 구매하는 것. 언제나 열심히 무언가를 달성해내면 내 스스로에게 상을 주곤 했는데 이번에는 그녀의 구두를 내 스스로에게 걸어두고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집중해야겟다 싶어졌다. 예쁜 구두를 신기 위해서라도 오늘을 조금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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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 - 서울 숲에서 거문도까지 길고양이와 함께한 10년
고경원 글.사진 / 앨리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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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들의 삶은 언제나 고달프다. 집고양이라면 때에 맞춰 사료랑 간식을 딱딱 맞춰서 먹을 수 있고 넉넉한 물로 목도 축이며 추위와 비바람에 떠는 일 없을 텐데....그들의 운명은 길에서 태어나 길에서 죽는 것으로 끝나는지라 2~3년 안에 무지개 다리를 건너는 일이 허다하다. 슬프게도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길고양이들의 존재는 언제나 반갑다. 늦은 밤 좁은 골목 길을 걸을 때도 뒤에 발자국 소리가 따라오지 않을까? 겁나 있을 때 담 벼락 위에서 함께 같은 방향으로 걷고 있는 고양이 한 마리와 마주칠 때면 얼마나 든든하고 안심이 되는지. 물론 그들은 무슨 일이 생기면 제 살길을 위해 얼른 도망가 버릴테지만.......!

 

길에서 마주치는 고양이들은 언제나 반가운 존재다. 고양이를 키우면서부터 가방 속엔 언제나 길고양이들을 위한 사료 주머니가 들어 있었고 생명이 얼마나 귀중한 존재인지 고양이들과 함께 하면서 배우게 되었다. 사람으로 태어나 나누고 살아야할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깨닫게 된 순간이었다. 너의 소중함은 물론 나의 소중함까지 일깨워주었으니 내게 고양이들이 얼마나 고마운 생명들인지 더 덧붙여 말할 필요가 또 있을까.

 

[길고양이 통신]에서 만난 고양이들은 잛지만 행복한 삶을 누릴 줄 아는 고양이들이었다. 먹을 것을 챙겨주는 이웃들이 있고 함께 나눠 먹는 길고양이 친구들이 있고 자유로운 삶이 있어 더할나위 없이 행복한 그들. 우리의 잣대로 재면 그 짧은 생이 한없이 안타깝지만 그들은 그들 나름의 즐거움으로 삶을 영위해 나가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알면 알수록 고양이가 더 좋아진다.

 

특히 눈에 밟히던 화단의 고양이들. 세대교체가 이루어졌겠지만 그 곳에가면 그들을 만날 수 있을까?나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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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미안 1 - 운명을 훔친 여자 아르미안 1
이유진 엮음, 신일숙 원작 / 2B(투비)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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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다는 원작읽기를 더 선호하는 편이었다. 왜냐하면 전체적인 영상이 보여지는 것보다 인물의 세세한 인물묘사나 심리묘사를 읽는 쪽이 그들을 이해하기 더 편했기 때문이다. 그 어떤 악인도 사람이기 때문에 이해받을 수 있겠고, 또 선하게만 보이는 사람의 분노 역시 사람이기 때문에 이해되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처한 상황과 마음만 알게 된다면.

 

그런데 만화를 소설로 옮겨놓은 이 이야기는 정반대의 결과를 가져왔다. 학창시절. 언니들의 어깨너머로 보던 그 만화. 10년이라는 세월을 기다려 완결을 봐왔던 그 만화의 소설본을 대하고보니 감회는 새로웠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왜 ?  원작만화가 더 그리워지는 걸까. 당장이라도 달려가 1권부터 완결까지 한꺼번에 다 빌려 보고 싶은 욕구가 치밀어 올랐다. 소설만으로는 만화가 주는 그 매력의 전달이 부족한 듯 싶었다. 역시 아르미안은 만화로 봐야제맛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운명을 훔친 여자. 레 마누아는 그랬다. 장녀상속이 원칙은 아니지만 여왕의 운명을 타고 났기에 이름조차 레 마누아인 그녀는 열살 밖에 되지 않은 동생 샤리를 추방하면서 여왕의 자리에 올랐다. 자신보다 더 뛰어날지 모를 그 아이를 경계하면서, 어머니의 유언조차 저버리고 자매들의 원망을 들어가면서 쫓아냈다. 하지만 이것조차 그녀의 운명이었으니-.

 

모든 행보가 정치적이었던 그녀는 사랑조차 이용할 줄 아는 영악함을 가지고 태어났고 자신의 운명의 상대인 리할을 그 정치적인 영향력 때문에 잃어야했다. 하지만 그녀는 레마누였다. 그래서 꿋꿋히 나라를 지키며 교육받아온대로 최고의 레마누가 되기 위해 버티고 섰다. 한편 언니에게 자신의 사랑을 빼앗긴 아름다운 여인 스와르다의 비극적인 죽음을 2권에서 다루어질 예정이라고 했고 현명한 아스파샤의 운명도 점차 언급되곘지만 1권은 여왕 vs 여왕 의 이야기로 시작되는지라 운명을 훔친 레 마누와 자신의 운명대로 내쳐진 샤리가 파멸의 신 에일레스를 잠깐 마주친 이야기로 마무리 되어 진다.

 

이 이야기는 거대한 하나의 서사시다. 반지의 제왕처럼 헐리우드에서 영화화 된다면 수많은 아름다운 배우들이 그 이야기를 장식하고도 남을-. 그래서 묵혀두기 안타까운 이야기였다. 반가우면서도 약간은 아쉬움이 남은 1권을 뒤로하고 뒷권들은 이야기의 힘이 더 실리기를 기대해본다.아끼는 독자의 마음으로.팬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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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의 아이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욱 옮김 / 북스피어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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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방범]을 읽고나서의 그 섬뜩함은 공포소설이 주는 그것과 사뭇 달랐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보다 눈에 보이는 것들이 더 무섭다는 것을 세상을 통해 알게 되었던 것이니까. 그 어떤 영적인 존재보다 사람이 경계의 대상임을 알려준 작가 미야베 미유키는 이미 "사회파 작가"로 분류되어 있었다.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이 날카롭고 남달랐으며 문제의식을 고취시키는 점 역시 타 작가들과는 차별화 되어 있었다. 이후, [화차]를 비롯해서 [이유],[낙원],[이름 없는 독],[대답은 필요없더],[고구레 사진관],[스나크사냥],[쓸쓸한 사냥꾼] 등등 그녀의 작품을 닥치는대로 소화해가며 읽었지만 역시 그녀가 쓴 현대물이 시대물보다 더 좋았던 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일 것이다.

 

  장편소설인줄 알았던 [눈의 아이]는 뜻밖에 아주 짧은 단편들로 채워져 있었다. 친구를 죽였음을 맘 속으로 고백한 한 과거 모범생의 이야기인 [눈의 아이] 나 밤바다 죽은 완구점 할아버지의 영혼이 보이는 소녀와 아빠의 이야기가 담긴 [장난감],무언가를 소중히 여겼던 기억을 되새기게 만드는 토끼탈을 다시 찾은 [지요코], 사람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본다라는 작가의 심정이 담긴 [돌베개],온라인 상에서 악플을 다는 이들의 이야기가 담긴 [성흔]. 다섯 단편들을 모아 현대물을 출판한 미야베 미유키. 오랜만에 시대극이 아닌 현대소설을 읽게 된 것은 기쁜 일이지만 그녀의 날카로운 비판이 담긴 사회고발적 장편을 기대했던 나로서는 약간 실망스럽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다섯편의 단편들은 다들 훌륭하다. 작은 조각천들을 모아 하나의 퀼트 보를 만들어내듯이 이번 이야기집 역시 읽을만했다. 그.러.나. 기대했던 바가 크면 실망의 구멍도 커지는 법이다. 그래서 그 크기가 메워지지 않으면 읽고나서도 허해지는 것이다. 간만의 현대물이었지만 슬펐던 이유는 바로 그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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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하야오論
키리도시 리사쿠 지음, 남도현 옮김, 송락현 감수 / 열음사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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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이라는 단어로 그를 설명하기엔 부족하다. 이미 그는 장인의 그것을 뛰어넘어 "거장"의 반열에 올랐던 것이다. 나는 그의 만화를 보고 자란 세대다. 그 의미도 모르면서 "미래소년 코난","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천공의 성 라퓨타","모노노케 히메" 등등을 애니메이션에 푹 빠져 지냈고 그 만화에 동화 되면서 세뇌당하며 살아온 세대다. 그래서 그의 그림체는 디즈니의 그것보다 익숙하며 그 어느 애니메니션보다 우선 순위에 놓고 보게 된다. 영향력이란 이런 것이다.

 

헐리우드가 영화 산업으로 세계 문화를 잠식해 왔다면 일본은 단연 애니메이션과 만화 산업으로 세계 어린 싹들의 머릿속을 채워왔다. 그들의 만화를 보고 자란 세대가 영화를 만들고 만화를 만들고 문화 산업을 육성해나간다. 어찌보면 거대하고 어찌보면 무서운 이 현상을 두고 우리의 문화세대를 이끌어가는 주자들은 섬찟하지 않을 수 있었을까. 어떻게-.

 

문제는 그의 이야기가 이미 끝난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여전히 계속되고 잇는 그의 작품들을 우리 다음 세대 아이들 역시 보고 자란다는 것이다. 1950~60년대의 일본 시골을 보고 친근하게 여긴 아이들, 현실을 부정하는 돼지 남자의 모습을 보고 자라날 아이들에게 우리 문화속 어느 것도 보여줄 수 없음이 개탄스러워지는 순간이다.

 

하지만 단순히 보자면 애니메이션은 애니메이션 보기로 끝내야할지도 모른다. 복잡한 머릿속과 단순한 마음 속 가운데서 나는 여전히 시소를 타며 일본 애니메이션 보기에서 손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복잡한 마음이지만 한편으로는 설레는 마음으로 구경하게 되는 그들의 이야기들에서-.

 

[이야자기 하야온 론]을 통해 그 작품 속 배경을 공부하고 캐릭터가 가진 상징성을 알아가게 되면서 머릿속은 점차 더 복잡해져갔다. 알고나니 한층 더 무거워진 것이다. 전쟁을 일으킨 종전국의 사과와 후회 따위는 없이 여전히 뻔뻔하게 신사참배를 하고 아시아를 향해 참회의 고개숙임없이 그들의 지난 만행들을 자랑스러워하는 그들이 전하는 이 애니메이션 한 편을 가히 그냥 순수하게만 접해도 되는 것일까. 라는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가운데, 비판보다는 비평의 눈길로 바라보기 위해 나는 책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읽고나니 더 혼돈스러워진 것도 사실이다.

 

미야자키 하야오. 그는 거장임에 틀림이 없다. 그가 시대를 통해 우리 앞과 뒤 세대에 무엇을 남기고 있는지는 역사가 기술하겠지만 그 속에 세계를 향한 동심외에 그 무엇도 혼탁하게 섞여있지 않기를 하는 바램을 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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