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란 3 - 개정판, 완결 기란 3
비연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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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맥의 함정에 빠져 삼제합탕을 먹고 불임이 되어 버린 기란. 믿었던 친구의 배신과 신뢰할 수 없는 정인과의 삶. 그 어느 것도 냉궁에 유폐되기전 기란과 같을 수 없게 만들고 말았다. 그새 황후가 입궁해 흥진전을 차지하고 그 인덕이 만천하에 칭송을 받고 있으니 기란이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그저 떠나는 수 밖에.

 

소식을 알 수 없던 소소가 돌아오고 소소와 함께 떠나려던 기란을 잡은 것은 바로 그녀의 남자, 황제 윤이었다. 사랑하는 이조차 냉궁에 가둬 놓은 채 복수를 위해 칼날을 갈아오고 준비를 해 오던 끈질긴 남자의 마음 역시 지옥이었다. 기란을 지키기 위해 사람을 죽이고, 진실을 밝혀내고, 혈육의 정을 끊어내고, 원치 않는 여자를 아내로 맞아들여야했다. 그런 그에게 기란은 떠나겠다고 말했던 것이다.

 

불허. 황제인 그는 그녀를 보내고 살아갈 자신이 없었다. 황제로 살아갈 수 밖에 없으면서 사랑을 포기할 수도 없는 그가 선택한 방법은 궁안에서 그녀를 잡아두는 일. 두 늙은 태후의 힘을 봉하고 황후를 내쫓는 대신 양아버지와 사이에서 아이를 낳은 죄를 물어 독으로 다스리고 정적들의 표적이 될 황후에 올리는 대신 가장 사랑하는 유일한 후궁으로 두어 후사를 잇게 만드는 일. 황제가 선택한 방법은 그것이었다.

 

한 여자의 남자가 절대 되어서도 안되고 될수도 없으나 진황제인 윤은 이루어냈다. 결과, 황태자인 신을 낳고 행복하게 살면서 태평성대를 이루어냈고 그의 사람들 또한 해피엔딩의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선처했다.

 

로맨스 소설 속이지만 사랑의 힘은 위대했다. 황궁에서 살아남는 법도 몰라 버거워했던 서촉의 기란은 황제를 사랑하면서 자신의 사랑을 선택했고 황제 윤은 그 사랑을 지키기 위해 더 강인한 남자로 거듭났다. 황제를 사랑하지 말라던 영춘궁 효열태후의 충고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그들은 그들의 사랑을 지켜나갔던 것이다. 그들만의 방식으로-.

 

드라마화 되어도 재미있겠다 싶어지는 이 이야기는 [기란]이라는 기이한 이름을 가진 한 말괄량이 아가씨가 궁으로 들어가 황제의 여인으로 살아가는 이야기다. 황제 윤뿐만 아니라 왕제 이친 같은 꽃미남도 등장하고 황족간의 권력다툼, 근친상간, 여인들의 궁중암투가 골고루 섞여 있어 더할나위 없는 재미를 선사한다. 게다가 19금이라고 해도 좋을만큼 농염하게 묘사된 베드씬이 3권 속에 군데군데 분포되어 있었다.

 

사랑에 빠지는 순간보다는 사랑을 지켜나가는 과정이 더 재미나고 캐릭터보다는 대사가 맛깔나게 읊어지던 소설이라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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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란 2 - 개정판 기란 2
비연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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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궁에서 살아남는 법을 가르쳐 줄까?

 

달콤한 유혹은 계속되었지만 황제를 남자로 만들었던 기란은 화무십일홍이 되어 냉궁에 유폐되었다. 여인들을 마구잡이로 품에 품었던 전군주들과 달리 성실했던 윤이 유일하게 사랑했던 여인 기란. 그 기란이 자불태후 앞에 끌려가 만신창이가 되었다. 친정은 박살났고, 배신의 아이콘으로 돌아온 옛친구 야멕은 조시경의 양녀가 되어 입궁했다.

 

세상 밖의 인심도, 궁 안의 사람들도 모두 기란에게는 등을 돌려버린 상황 속에서 전국민의 왕따로 등극한 서촉의 기란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자불태후 앞에 끌려가 모함에 빠지고 냉궁에 유폐되는 수순을 밟는 동안 그녀를 구해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이후에도 황제조차 쉽사리 그녀를 구해낼 수 없었다.

 

- 누구나 충신이 되고 싶어하지만 간신으로 사는 것이 인생.

완벽한 충신이 없듯이 완벽한 간신 또한 없다. 누구나 간신인 동시에 충신인 것을.

 

 

자신의 남자가 황제가 되어 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일은 너무나 잔인한 경험이었다. 효열태후는 사랑하는 남자 민을 황제로 만들기 위해 민의 형들을 차례로 유혹했으며 가족들도 모두 버렸고 남편의 묵인 하에 여러 남자들과 많은 밤을 보내야만 했다. 하지만 배신 당했다. 황제가 된 민은 열 두 후궁전을 다 채우는 것으로도 모자라 치마만 둘렀다 하면 다 취했으니 결국 효열은 언제나 봄이라는 이름을 단 궁에서 늙어가는 미친 여자일 뿐. 그런 그녀가 정치적으로 움직이면서 자신과 같은 삶을 살게 될 것이 뻔했던 양귀인을 사지로 몰아갔다. 죽음 가까이 밀었다가 죽음의 순간에 생의 무대로 당겼다가 하면서. 자신만의 재미를 위해 사람들을 정치판의 말처럼 이용하면서.

 

그래서 기란은 이제 황제를 믿지 않게 되었다. 처음 먹은 마음 그대로 그저 주어진 동안만 그를 받아들이기로 하면서. 어차피 그녀는 이제 아이를 가질 수도 없으니 그의 사랑이 끝나면 외롭고 쓸쓸하게 늙어갈 것이 자명했다. 궁안에서 흉하게 늙어가는 효열과 자불처럼.

 

양귀인 기란, 서촉의 기란. 특이한 이름의 그녀 앞에 닥친 운명이 과연 이것으로 끝나고 마는 것일까. 황제의 사랑은 이토록 가벼운 것이었을까. 3권을 읽기 전 나는 간절히 해피엔딩을 바래본다. 눈물보다는 미소 가득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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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란 1 - 개정판 기란 1
비연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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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밤 황제에게 목이 부러질 것 같으니 봉관을 내리면 안되겠냐고 감히 물어본 여자가 서촉의 기란 이었다. 오빠의 정혼자인 소소를 대신해서 황제의 후궁으로 바쳐진 여인. 하지만 그녀는 궁 안의 그 어느 여자와도 같을 수 없었다. 입궁하진 않았지만 이미 황후감이 내정되어 있고 두 명의 후궁이 죽은 후 다음에 입궁해 있던 원귀인만이 궁 안에 살고 있지만 기란은 많은 여인들과 경쟁해야만 했다.

 

보이는 적과 보이지 않는 적. 어리석은 입을 다물지 못하고 쫑알거리는 원귀인 같은 보이는 적과의 싸움은 차라리 쉬웠다. "어디를 맞아야 제정신을 차릴래?"라고 말해주고 싶은 마음만 참으면 되었지만 황제를 사랑하게 되면서부터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든 후덕하다는 소문의 황후감. 영춘궁에서 나오지 않지만 드넓은 대륙을 쥐락펴락하는 효열태후, 현황제를 보위에 올리기 위해 아들과 손주를 차례로 제거한 무서운 여인 자불태후, 자불태후를 뒤에 업고 오만방자하게 구는 성초까지!!!!! 

 

바람처럼 자유롭게 살아온 기란에게 궁궐은 감옥이고 지옥이었다. 그나마 사랑하는 황제가 없었다면 당장이라고 탈출하고 싶을 장소였건만 그의 사랑에 기대어 살기엔 인생은 길고 권력자의 사랑은 한철이니....그녀는 자신 앞에 주어진 삶을 받아들일 것인지 거부할 것인지 선택해야만 했다.

 

정혼자가 있는 황제. 기란에게 주어진 시간은 기껏해야 4년. 황후가 입궁하기 전까지만 그를 독점할 수 있겠지만 그마저도 길다 생각하는 사람들의 방해공작도 만만치 않았다. 게다가 가장 가까운 벗의 소리없는 배신은 그녀의 목숨줄마저 내어놓게 만드는데.....!!

 

<궁중잔혹사> 같은 여인들의 암투 정도로 생각하고 읽기 시작한 [기란]은 어느 로맨스보다도 달달하고, 애절하면서도 수위가 높은 역사 로맨스 소설이었다. 적당히 넘어가는 구석이 없는 이야기이다보니 어느 페이지에서는 오글거릴만큼 달콤했지만 또 어느 페이지에서는 그만큼 야했고, 또 다른 페이지에서는 버려진 여인들이 갈아온 세월의 칼날이 섬뜩하게 느껴졌다.

 

정말 후궁에겐 미래는 없는 것일까.

 

기란과 윤의 사랑은 허락되지 않는 것일까.

 

함정에 빠져 냉궁에 갇히게 된 기란을 모른 척하는 윤의 마음은 대체 어떤 것일까. 2권 속에서는 그들의 사랑이 잔파도를 타고 흘러 가기를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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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나 - 잔혹한 여신의 속임수
마이클 에니스 지음, 심연희 옮김 / 북폴리오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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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르네상스시대.

문화적 부흥기면서 기사가 있고 왕정이 있고 교황의 권위가 하늘을 찌르는 시대.

이 시대의 왕정은 얼마나 재미난 스캔들로 가득했을지 살아보지 않아도 책 몇권으로 알 수 있다.

 

철학, 역사, 정치가 어우러져 이탈리아를 살찌우던 그 시점에 토막 살해된 여자의 시신이 발견되고

그 범인을 추적하던 중 교황 알렉산더 6세의 살해당한 아들이 생전에 지디던 부적이 시체에서 나오자

이는 단순한 살인사건이 아닌 정치적인 음모로까지 확대되어 수사가 펼쳐졌다.

 

교황 알렉산더 6세.

로드리고 보르자라고 불리던 이 남자는 체사레 보르자와 루크레시아의 아버지이면서 성직자이고 각종 부정부패에 연류된 남자였다. 절대권력을 휘두르며 자신의 가족들을 살찌우고 여성편력에, "면죄부"까지 만들어 판매했던 교황. 이런 교황이 또 있을까 싶지만 역사적으로 부정부패한 성직자들은 찾아보면 줄줄이 사탕처럼 나타나곤 해서 씁쓸할 따름이다.

 

알렉산더의 많은 자식들 중 하나이자 가장 아끼던 이의 죽음은 그를 슬프게 만들었는데 그 아들이 다른 사람도 아니고 고급 매춘부인 다미아타를 만나러 갔다가 변을 당했다는 사실은 그의 분노를 샀고 화살은 아들의 연인인 다미아타에게로 쏘아졌다. 아들의 아들을 낳은 여인이지만 그에게는 며느리가 아니라 고급 매춘부일 뿐인 다미아타. 그녀에게서 손자를 빼앗고 자신의 아들 살해범을 뒤쫓게 만들면서 다미아타는 피렌체 서기관인 마키아벨리를 만나고 다빈치의 이몰라지도를 구경하게 된다.

 

단서는 바람의 모서리들.

이 단어는 다빈치의 이몰라 지도에 적힌 문구로 사람의 시체를 배치한 것과 동일한 도안을 보며 마키아벨리와 다미아타는 범인에게 근접해나간다. 소설은 미스터리하면서도 허구와 사실을 적절하게 섞어 우리 앞에 내어놓았다.

 

"네가 찾고 있는 진실을 조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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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혼 - 하 - 무애가
이지환 지음 / 신영미디어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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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워하는 마음의 끝보다 사모하는 마음의 끝을 더 기대하게 되는 것은 누구나 같은 마음이 아닐까 싶다. 세결과 은리의 사랑에 곁가지처럼 엮여 헤어져야했던 정영과 무렴의 사랑의 결말이 [국혼(하)]에 담겨 있다. 가문을 몰살시킨 범인을 찾아내고 그 복수를 위해 나라를 움직인 은리와 무렴. 혈첩단에 의해 목숨이 위태로웠던 그들이었으나 황궁을 뒤집고도 연인들은 살아남았다.

 

물론 위기의 순간은 있었다. 황제가 궁을 비우는 틈을 타 어둠의 무리들은 은리에게서 아들을 빼앗고 정영의 욕심을 부추겼다. 이 모든 일이 무렴이 십년이나 기다렸던 복수의 칼날을 휘두르는 순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만삭의 임산부였던 형수의 배를 갈라 태어나지도 못한 조카의 목까지 쳐냈던 원수를 담부를 대표해서 응징해냈다. 참을 수 없는 순간조차 참아내며 기다리고 또 기다려서 맞이한 복수의 순간이었다.

 

제홍 역시 그러했다. 황제의 자리를 탐내 어미를 죽이고 형제인 자신을 밀어내며 그 자리를 차지한 누이 영소. 천제 영소는 죄 앞에서도 사죄하는 바 없이 오히려 걸림돌이 되는 것들을 치워오며 오른 자리에 대한 자부심과 욕심을 한껏 드러내며 목숨의 그 끝도 스스로 선택했다. 파멸의 순간을 선택했던 그녀의 욕심. 담담하게 불속으로 뛰어든 그녀의 말로는 통쾌하기 보다는 힘빠지고 허망함을 느끼게 만든다.

 

그 전쟁을 끝내고 돌아온 남자들에게 전해진 소식은 은리가 아들을 빼앗긴 채 가월궁에 유폐당했다는 전갈이었다. 황후의 아비 설거와 광친왕의 모의, 그리고 혈첩단의 단주 여윤악. 은밀하게 진행되었던 사악한 무리들의 야욕이 와르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권선징악. 어쩌면 너무 시시한 이 결말이 로맨스 소설 속에서는 바람직한 결말이 되어 흐뭇하게 바라볼 수 있게 만드는 대목이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연인들이 다시 만나 평생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바라보고자 하는 마음. 독자들의 그 마음을 담아 내었기에 그 달달함이 독이 되지 않고 약이 되는 것을 [국혼]을 통해 다시금 깨닫는다.

 

세결과 은리가 행복한 해후를 맞이했고 무렴의 변을 전해들은 정영은 자결을 택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읽어내야 이들의 비밀을 알 수 있다. 정영의 갑작스러운 죽음이 어떤 비밀을 간직했는지. 그리고 완전히 어둠 속으로 묻힌 이야기 속에 어떤 진실이 숨겨져 있는지.....![국혼]은 마지막 반전까지 읽어야 완벽하게 읽었다 말할 수 있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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