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생에 한번은 고수를 만나라 - 경지에 오른 사람들, 그들이 사는 법
한근태 지음 / 미래의창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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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길에는 여러 갈래가 있다. '정독' 도 있고 '다독'도 있겠지만 어느 쪽이든 자신에게 맞는 길을 택하면 되는 일이다. 비슷한 시기에 읽은 책 두 권의 저자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길을 걸어왔다. 자신만의 분야가 있으면서도 그만두고 글을 쓰면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나는 도서관에서 기적을 만났다]의 저자는 삼성전자에서 11년을 근무하다 돌연 퇴사하고 3년간 도서관에서 줄기차게 책을 읽다가 1년 6개월 동안 수많은 책을 집필했다. '다독다작'형 인간이다. 반면에 [일생에 한번은 고수를 만나라]의 저자는 8년간 교수로 재직했다가 그만두고 십수년간 20여 권의 저서를 집필했다. '정독평작'형인간이다.

 

'같은 세상에 살아도 같은 세상이 아니다'라고 했던가. 자기분야에서 탁월성을 뽐내는 사람은 비단 두 고수뿐만이 아닐 것이다. 이들은 그 누구와 붙어도 밀리지 않는 내공을 가졌다. 그 내공으로 책을 쓰고 강연을 하고 세상에 자신의 생각을 내놓는다. 직업적으로 매여 있을때보다 더 치열하게 '하고 싶은 것을 망므대로 하고 하기 싫은 것들은 하지 않는다'. 이만큼 부러운 삶을 영위하기까지 그들은 죽도록 노력했고 결과물을 창조해냈다. 저자는 말한다. 고수를 만나면 인생길이 달라진다라고. 3천번의 기업강의를 통해 그는 성공한 대표 700명과 만나왔다. 그 소중한 만남에서 얻어진 깨달음을 이 책 한 권 속에 녹여냈다.

 

p16  지금하지 않으면 나중도 없고 나중은 오지 않는다

p17 중요한 것은 미루지 말아야 한다

 

두 페이지를 읽으면서 나는 이 책을 읽고나서 무언가를 하기를 도모하다가 흐지부지 만드는 것이 아니라 책을 읽어나가는 순간순간 떠올려지는 것들을 메모해서 내것화하려 애썼다. 그냥 읽고 책장에 꽂아두는 것이 아니라 행동지침서를 만들어서 좋은 습관을 들이려는 마음가짐으로 읽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소개된 고수들의 가장 부러운 삶의 패턴은 경제적으로 시간적으로 직업적으로 자유롭다는 거였다.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얼마나 투자해야 하는 것일까. 조직의 힘을 빌지 않고 혼자 힘으로 밥벌이를 할 수 있을만큼 되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을 지나쳐야 하는 것일까.

 

소프라노 신영옥은 최상의 컨디션을 위해 자신의 삶에 안전선을 그어놓았고, 건국대 송명근 교수는 수술전에는 수전증을 염려해 커피도 마시지 않는다고 했다. 고수의 삶을 유지하는 길은 고수가 되는 일보다 더 어려운 것만 같았다.

 

고수는 늘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며 채워지기 전에 먼저 비워두어야 하고, 시간 약속을 칼같이 지키며, "미리미리" 챙기고 행동한다. 이런 사람들이 고수다.

 

p97 둔한 사람은 절대 고수가 될 수 없다. 예민하고, 까다롭고, 집착 증세가 있는 사람이 성공에 유리하다

 

이 문장에서 나는 문득 한 사람이 떠올려졌다. 지금은 고인이 되어 있지만 곧 개봉될 영화를 통해 다시 만나게 될 '잡스'다. 그는 까다롭고, 예민하고 이중적이었으며 집착증세가 강했다. 그런 단점들이 그를 몰입하게 만들었고 성공시킨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삶을 단순화 시키기 위해서 나는 몇년전부터 불필요한 직함을 버렸고 사람을 정리했다. 버릴 줄 모르는 습관을 고쳐 물건들도 정리했으며 단순화된 삶을 사는데 집중하고 있다. 다만 침묵의 시간이 줄어 이 시간을 복원하는데 힘쓰고 있긴하다. 고수는 도전하고 하수는 안주한다고 했던가. 안정감을 갖고 사는 것에 만족하는 사람을 욕할 필요는 없다. 그들 모두가 하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인생에서의 선택이 다를 뿐이다. 나는 도전하는 인간으로 살고 싶다. 언제나 그랬으면 좋겠다 "꽃보다 할배"들의 할배들이 택한 삶처럼 나이 70,80에도 겁내지 않고 홀로 자유 해외여행을 다녀오고 싶고 호기심으로 무장한채 진격(?)하며 살고 싶다.

 

도전이 만들어주는 기회를 놓치며 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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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도서관에서 기적을 만났다
김병완 지음 / 아템포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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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저자처럼 될 수는 없다. 

책을 읽고난 솔직한 소감은 그러했다. 하지만 노력해 볼 수는 있다. 저자는 대학 4학년 졸업전에 이미 취직이 결정된 행운아였다. 요즘처럼 취직이 어려운 시기에 보면 무한 부러움이 느껴질 정도다. 그것도  휴대폰 연구원으로 시작해 11년을 삼성전자와 함께 했다. 

지금이야 삼성 휴대폰이 글로벌 메이커지만 그가 근무를 시작할 무렵에는 저렴한 휴대폰이라는 이름으로 세계인의 외면을 받아야했다니 삼성전자의 성장과 더불어 바쁜 직장생활을 이어왔음은 보지 않아도 뻔한 일이었다. 그렇게 키워온 커리어를 뒤로하고 그는 전업을 했다. 그것도 작가로.

 

그를 작가로 성장시킨 힘은 '도서관'이었다. 회사를 그만두고 3년간 "천국같은 도서관"에서 미친듯이 책읽기를 시작해 수천권의 책을 읽고 1년 6개월간 33권의 책을 출판해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책들이 대부분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놀라울 따름이다. 모두가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글을 쓸 수도 없지만 또 쓴 책 대부분이 베스트셀러화가 되는 일도 이례적인 일이라 그가 이룩한 성과는 놀라운 결과물인 것이다.

 

애초에 그는 열심히 달리기만 했을 뿐 계획부재, 미래에 대한 준비 부족, 멀리내다보는 안목이 부족한 자신의 삶을 반성하고 삶을 바로 살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고 서울을 떠나 부산으로 향했다. 오직 책과 도서관뿐인 시간 속에서 도서관은 그에게 기적의 시간을 선사했다. 그는 말한다. 도서관은 누구에게나 기적의 공간이라고. 내게도 도서관은 '놀이터'다. 어린시절부터 책과 함께 뒹굴며 놀았고 도서관과 서점은 여전히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장소다. 도서관에서 책읽기가 일상이 되었지만 평생을 책을 읽어오면서도 저자처럼 단기간내에 미친듯이 글을 써 볼 생각은 해 본일이 없다. "하다"와 "하지 않았다"는 이렇게 다른 결과를 초래한다.

 

p.40 '극적인 변화'를 추구하는 사람에게만 '극적인 인생 역전'이 가능하다

 

책을 읽는 다는 것은 지식의 확장만이 아니라 자신의 사고의 틀을 깨부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책을 통해 인생을 바꾼 사람들은 모두 세상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게 할 길을 책 속에서 발견했다고 한다. 책은 제대로만 읽는다면 자신의 인생 스토리와 엄청난 콘텐츠를 만드는 일이 가능하다고도 했다. 아울러 "하버드 졸업장보다 소중한 것이 독서하는 습관"이다라고 빌 게이츠도 말했다고 하지 않았던가.

 

도서관에서 보낸 1000일이 자신의 인생 최고의 선물이었다라고 회고하는 저자에게 도서관은 특별한 공간이다. 새로운 삶을 시작한 시작의 공간이자 자신의 삶을 되찾게 만든 발견의 공간이기도 했으니.....! '메이드 인 라이브러리'형 인간인 그는 말콤 글래드웰이 [아웃라이어]에서 칭한 '1만 시간의 법칙'에 딱 들어맞는 사람이었다. 누구에게나 열린 도서관이라는 공간이 더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공간이 되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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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뿌리는 자 스토리콜렉터 8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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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면....

우리는 누구를 믿어야 할까. 보덴슈타인과 피아가 사는 지역엔 범죄가 끊이질 않는다. '타우누스 시리즈'의 다섯 번째 작품인 [사람을 뿌리는 자] 에서도 별반 다르질 않았다. "풍차 없는 타우누스"의 회원들은 풍력발전소 설립 계획에 반대하고 나섰고 그 와중에 프라우케의 아버지는 살해된다. 살해된 프라우케의 아버지 히르트라이터는 보덴슈타인의 아버지와 친구사이이며 사후 발표된 유언에 의해 그의 재산을 보덴슈타인의 아버지가 상속받게 되었다. 살인범이 죽음의 도끼를 휘두르고 다니는 이 시점에.

 

사람들을 선동하고 있는 재니스 테오도라키스는 사실 개인적인 복수를 하기 위해 전 회사에서 사활을 걸고 있는 일에 반대표를 던지며 나섰고 여자친구의 집에서 기거하면서도 함께 살고 있는 그녀의 친구와 동침하는 사이다. 게다가 니카의 본명을 알게 되면서 그녀를 이용해 자신의 복수를 관철시키려 애쓰는 뱀같은 남자다. 하지만 머리는 그닥 좋지 못했던 탓에 니카의 본명을 언급하면서 역으로 아이젠후트 박사에게 추적당하는 꼴이 된다.

 

아버지가 죽었는데도 슬퍼하기 보다는 유언장을 뒤적이던 프라우케와 그 형제들. 친구를 배신하면서 친구의 남자와 동침하고 보덴슈타인마저 잠자리로 끌어당긴 니카의 본심. 그녀를 쫓는 아이젠후트 박사와 살인의혹을 받고 있는 타이센. 아버지와 대치중인 그룹에서 봉사하고 있는 타이센의 아들에 이르기까지. 누구를 믿어야 하면 모두가 거짓말을 해대고 있는 가운데 진실을 발견해야하는 어려움을 소설은 독자를 향해 던져 놓았다.

 

두 구의 시체, 사라진 용의자 한 명,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바람의 뿌리는 자]는 그 어느 시리즈보다 많은 의문점을 남기면서 사건 속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거짓말과 배신. 상처와 음모 속에서 상처받은 사람들을 어루만지기보다는 그 상처를 드러내면서 진실에 가깝게 만드는 미스터리. 글을 쓰는 내내 외로움과 싸우면서 완성해냈다는 작가의 후기가 그래서 더 공감이 가는 것이 아닐까.

 

사람에 대한 실망은 소설이기 때문에 더 큰 것인지도 모르겠다. 모두가 거짓말을 해대는 오늘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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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천사들의 행복 수업 - 최 약사의 동물테마파크, 유기동물 힐링 프로젝트
최복자 지음 / 책읽는귀족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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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더 테레사의 봉사는 사람을 향해 있었다. 저자의 봉사는 생명을 향해 있다. 그 숭고함의 무게는 어느쪽이 더 무겁다라고 잴 수 없을만큼 둘 다 값진 행동임에 분명했다. 봉사를 위해 삶의 일부분을 허락하며 산 것도 아닌데 어느 순간 한 생명으로 인해 봉사의 길로 들어섰고 자신의 업을 병행하면서 동물보호소를 운영한다는 일도 쉬운 일은 아닐 것이라 짐작된다. 책을 읽으며 가장 감명 깊었던 순간은 자신이 약사여서 일반인에 비해 많은 의료혜택을 전할 수 있다고 고백하는 부분이었다. 마치 이 모든 일을 위해 신이 준비해 놓은 것처럼 그녀는 자신의 재능을 생명을 위해 쏟아붓고 있었다.

 

물론 책을 보면 화가나는 순간도 있고 울컥하는 순간도 있으며 눈물나는 순간도 있다. 잡아먹기 위해 개를 입양한 어느 할아버지의 이야기는 같은 인간으로서 소름돋게 만드는 부분이었고 어린 고양이들을 잡아놓았으니 데려가라 신고해서 도착해보니 열 다섯마리를 포대자루에 담아 질식시켜 죽여놓은 대목에서는 그만 눈물이 왈칵 쏟아지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길강아지가 낳은 새끼 강아지를 어미와 떼서 음식물 통에 넣어버린 사람은 cctv라도 돌려보아 꼭 잡아내고 싶었다. [살인의 추억]을 보며 "꼭 잡고 싶다"라는 느낌이 들었을때와 마찬가지로 이런 행동을 한 나쁜 사람도 잡아내고 싶었다. 김치국물이 가득 묻혀져 구사일생으로 구조된 그 아이의 이름은 그래서 "김칫국".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그 이름 앞에서 나는 사람이라는 것이 너무나 부끄러웠다.

 

책을 읽고서도 이정도인데 실제로 현장에서 보거나 겪게 되었다면 그 마음의 일렁임이야 두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길천사들의 행복수업]은 반려동물과 함께하고 있는 내겐 그래서 슬픔이자 기쁨이었다. 너무나 속상하면서도 너무나 아름다웠던 이야기. 사람이라서 부끄러우면서도 또한 사람이기에 행복했던 이야기였다. 누군가 괴롭히는 사람이 있으면 세상에는 그에 반하는 사람도 있어 생명의 귀중함을 나누는 이들도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 같이 다가왔기 때문이다.

 

소명의 길을 걷고 있는 저자가 그래서 더 힘을 내어 주었으면 좋겠다. 여유가 되면 후원도 하고 싶은데 마음만 앞설뿐 아직은 힘을 더 길러야 할 때라 이 마음을 곱게 접어 저금해 둔다. 이 마음의 저금을 복리식으로 저축해 두었다가 언젠가 그녀처럼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고 생명이 함께 어우러져 사는 곳을 만드는데 쓰고 말리라.

 

아름다움을 위한 길은 멀리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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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우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46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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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 이후 미나토 가나에의 작품들을 꾸준히 읽고 있지만 역시 고백이 최고였음을 깨닫고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책장을 덮곤했다. 어느 글을 읽어도 고백을 처음 접했을때만큼의 쇼크는 머리를 스쳐가지 않았다. 아쉽게도 그랬다.

각각의 보육시설에서 자랐지만 어느 순간 보육시설 자원봉사를 통해 알게 된 두 여인. 서로 살아온 방식도 살아갈 방식도 다를 두 여인들은 정치인의 아내인 "요코"와 신문기자 "하루미"다. 출생의 비밀을 간직한 채 자라온  서로를 이해하는 최고의 친구이자 라이벌인 그녀들은 삶의 격차에도 불구하고 가장 친한 친구다.

 

요코의 동화책 [파란 하늘 리본]이 베스트셀러에 오를 즈음해서 아이가 유괴되는 사건이 벌어졌고 유타의 행방을 알 수 없는 가운데 범인은 "살인사건에 대한 진실"을 요구하고. 보육원에 맡겨진 상황은 같았지만 입양되어 자란 쪽과 보육원에서 자란 쪽의 달라진 경우의 삶이 그녀들의 인생을 어떻게 다르게 발전시켜온 것일까. 또한 하루미의 이야기를 요코가 세상에 내어놓음으로 인해 달라진 경우의 수는 어떤 것들일까.

 

또 다시 "속죄" 키워드를 들고 나온 작가 미나토 가나에에게 "죄"와 "벌"은 어떤 의미일까. 진실은 반드시 밝혀져야만 하는 것일까. 그녀를 인터뷰간다면 질문하고 싶은 리스트가 산더미다. 독자에게 재미를 주는 작가도 좋은 작가지만 끊임없이 질문하게 만드는 작가 역시 좋은 작가가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미나토 가나에는 좋은 작가다. 다만 [고백] 이후 그 이상의 작품은 더이상 읽을 수 없게 된 것일까. 싶어져서 슬플뿐이고~

 

같은 교실에서 함께 공부했지만 각자 다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여고생들처럼 보육원에서 자란 과정은 같지만 들어오게 된 사연도 다르고 결혼을 한 것도 안한것도 호불호가 갈리는데다가 삶을 살아가는 방식도 전혀 달라 그 두 여인이 과연 친한 사이가 맞나? 싶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예상했을지라도 평이하게 끝난 결말이 작의적인 다른 이야기들보다 더 편안하게 바라볼 수 있는 끝임을 이야기하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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