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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느냐면, 제주도에 - 일주일의 절반, 느린 엄마 허수경의 황홀한 이중생활
허수경 지음 / 중앙M&B / 2013년 8월
평점 :
품절
제주도가 핫플레이스로 뜨고 있다. 따뜻한 날씨, 왠지 여유로워 보이는 땅, 섬이라는 입지, 관광지가 주는 자유로운 혜택, 빡빡하게 살지 않아도 좋아 보이는 넉넉함까지....두루 갖추고 있어 보이는 섬인 제주도. 관광특구인 그 곳에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몇년전부터. 펜션산업은 이미 포화상태이고 비행기나 배가 아니면 뭍으로 나가기도 어려우며 산간지방과 마찬가지로 배송특비가 붙는 곳인데도 불구하고 제주는 여전히 인기가 좋다. 왜? 그 이유가 궁금해졌다.
내게 제주는 평생 살고 싶은 지역이기 보다는 한 1년쯤 살아보다 괜찮으면 몇년 정도 머무르고 싶은 곳이다. 파다가 있고 따뜻함이 있고 무엇보다 여유롭게 글을 쓰며 사람들과 차단된 곳을 찾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참 전이었을 시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 적게 벌고 그만큼 시간적 여유를 얻어 하루하루를 하고 싶은 일을 하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예쁜 부부가 담겨 있었다. 빡빡한 서울에서 직장생활하던 남자가 돌연히 헤어지자고 말했다. 프리랜서도 일할 계획이라 넉넉치 못한 경제 사정으로 인해 여자친구와 헤어질 결심을 한 것인데, 그래도 좋으니 함께 하자고 약속하며 제주로 내려온 그들은 그렇게 부부가 되었다. 홈쇼핑 택배가 맨날 배달되는 것도 아니고 명품을 구매하는 일도 없다. 그들의 일상은 그저 소소하기 짝이 없었다. 바느질하는 아내가 드르륵 박아준 헐렁한 바지를 입고 좋아하는 남편이 있고, 하루종일 일해서 돈 많이 벌어오라는 아내 대신 낮시간 동안 혼자 앞바다에 가서 수영을 하고 와도 등두들겨줄 아내와 함께하는 남편이 있었다. 그들은 그렇게 닮아 있었다. 많이 벌진 않았지만 너무나 행복해 보였던 그들. 그들을 바라보며 제주땅을 꿈꿔봤더랬다.
그리고 여러 펜션들이 성행하기 시작하면서 제주방문을 꿈꿔 보기도 했다. 그러다가 한 프로그램에 소개된 MC 허수경의 제주삶을 보곤 무릎을 탁 쳤다. "와~ 진짜 부럽다"를 연발해대면서. 8년차 제주도민으로 살고 있는 허수경은 천연무공해 딸과 함께 예쁜 집에서 산다. 엄마의 고향인 그곳에서 일주일에 반을 살면서 그녀는 완전히 다른 삶을 살고 있다고 했다.
"제주 그곳에서 나는 천국을 만났다"
라고 말하는 그녀. 태풍이 불어 유리창이 깨지고 지붕이 날아가는 무서움이 있어도 떠나고 싶지 않은 제주. 바람이 많고 습하지만 살고 싶은 땅인 제주. 그 제주에서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허수경은 많이 여유로워졌다. 예전 그녀 모습에서는 프로페셔널함이 보였다면 현재 그녀의 모습에서는 행복지수 100%가 채워진 사람의 미소가 엿보인다. 귤농사를 하고, 아이와 함께 바다구경에 나서고 자연의 먹거리를 그대로 섭취하면서 생활터전으로써의 제주와 함께 살아나가고 있는 그녀의 삶. 부럽기 짝이 없다.
그저 한번씩 방문하는 방문객으로서의 시선으로는 즐길 수 없었던 제주 생활의 모든 것이 담겨져 있는 책이 바로 [왜 사느냐면, 제주도에]였다. 물론 제주정착에 성공한 이들의 사례북은 서점에 널려있다. 당근케이크를 굽는 노부부도 있고 펜션사업을 하는 젊은 부부들도 있다. 카페를 운영하는 야심찬 20대도 보이고 귀농을 신청해 내려온 이도 있었다. 이들과 저자의 다른 점은 아이와 함께 하는 제주 삶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는 거다. 국제학교가 세워지면서 교육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는 제주 VS 자연과 함께 벗하며 키울 수 있는 환경의 제주의 잇점을 다루면서 결혼을 앞둔 20,30대는 물론 아이를 키우고 있는 30,40대의 관심까지 쏠리게 만들고 있다.
몇년 안에 제주에 내려갈 수 있으면 좋겠다. 딱 일년 만이라도 살아보았으면 좋겠다 싶다. 소망한다. 이들처럼 예쁘게 살아볼 수 있는 하루하루가 내게도 선물처럼 주어지기를-. 꿈이 생기고 소망을 말하게 만드는 책이 바로 허수경의 제주생활 가이드 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