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해로 읽는 고양이 생활백과 - 아파트 빌라에서 제대로 키우기
타마키 미케 지음, 이윤혜 옮김 / 보누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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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4마리가 되어 있었다. 키우던 한 마리가 출산을 하게 되어 네 마리가 되었다. 외출냥이도 아닌데 제 잘못도, 내 잘못도 아닌 누군가의 잘못으로 이루게 된 가족이되었지만 4마리 모두 식구임을 아는지 다정하고 알뜰살뜰 살피며 때로는 집사까지 챙겨가며 살아가고 있는 울 나옹이들. 엄마냥이를 제외하고는 밖이라면 동물병원에 다녀올때 나가본 일이 전부인 우리 꼬맹이 고양이들은 다행히 집 안에서의 생활에 만족하며 살아가고 있다.

 

고양이를 키우면서 좀 더 잘 케어할 수 있도록 여러 권의 책들을 읽어보곤 했는데, 중복되는 부분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책이 나오면 또 구해서 읽게 된다. 고양인 이에 관한 것이라면 아주 사소한 것도 지나치질 못하고 있으니....이미 난 길들여진 집사인 모양이다. 타마키 미케가 지은 [도해로 읽는 고양이 생활백과] 속엔 아주 깜찍한 나옹이들의 삽화들이 가득하다. 디자이너라는 미케는 어릴 때부터 수많은 고양이와 함께 생활해 왔다는데, 그래서인지 그의 가장 친밀한 가족이 되어 버린 고양이에 대해 아주 자세한 것들까지 챙겨 담은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자신만의 영역을 중시여기는 고양이를 집 안에서 키워야 하는 이유와 맞이할 때의 준비물, 그리고 그들의 스트레스 관리까지...초보 집사들이 알아야 할 것들은 당연히 수록되어져 있고 고양이의 한 달 생활비에 대한 대략적인 계산과 반드시 챙겨야 할 예방 법종 건강검진, 미리 알아두어야 할 병증과 대처법까지...중급 집사가 되어도 잊어버릴 법한 중요한 체크 포인트들이 가득하다.

 

그가 알려주는 고양이 양육 지침서에는 한국에서는 볼 수 없었던 신기한 물건들에 대한 소개도 첨부되어 있는데 가령 미닫이 문에 설치 가능한 창문용 방법 장치나 유아용 안전 열쇠 등은 본 적이 없는 것이라 삽화로 보면서도 신기했고 유별난 아이는 세탁망에 넣어 이동장으로 이동해야한다는 충고도 유용했다. 또한 넓디 넓은 지역에서 분포하는 줄 알았던 길냥이들의 생활 범위가 의외로 좁아 놀라웠는데, 자신의 영역이 반경 50미터 정도밖에 되지 않으며 생활 공간과 사냥공간으로 나뉘지만 사냥 공간이 다른 고양이와 겹치는 것과 달리 생활공간은 아무도 침범하지 못하도록 매일 구역 정찰을 한다니....그들의 길생활이 놀랍기만 했다.

 

슬프게도 일본과 달리 한국에서는 동물 사체를 쓰레기로 분류한다니...!!집사로서는 당연히 화가나는 법조항이 아닐 수 없겠고 매장하거나 화장또한 불법이라는데 그저 막막해질 따름이었다. 반려동물의 수가 얼마인데 이 땅에서의 법은 아직도 고조선시대의 법타령이나 하고 있다니....! 빨리 법조항이 개정되었으면 하는 바램과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은 현대 아파트 사태에 대해서도 조만간 좋은 타협점을 찾았으면...하는 바램이다. 이웅종 소장님과 동물농장 팀이 촬영을 마쳤다고 하니...곧 방송될 날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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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나의 아이디어 - 창의성을 깨우는 열두 잔의 대화
김하나 지음 / 씨네21북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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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같은 만남이 이루어졌다. 광고회사에 다닌다는 "그녀"와 우연히 말을 섞게 된 "나"는 창의성에 불을 붙이는 몇몇 대화로 인생을 좀 더 쓸모있게 바라보는 방법을 터득했으므로. 특히 이 책이 <미생>의 윤태호, <책은 도끼다>의 박웅현처럼 창의적인 작업을 해온 이들의 적극 추천작이기 때문에 나의 즐거운 아이디어 타임을 위해 필독서로 두고 읽기 시작했다.

 

 

대화를 나누는 형식으로 집필된 이 책 속에서는 열 두잔이 오가는 동안 나눈 짧은 대화로 앞으로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 시도해봐도 좋을 반짝이는 작은 자극점들을 찾아낼 수 있었따. 시도. 그 두근거리는 단어만으로도 인생은 충분히 어제와 다른 오늘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 희망을 발견할 수 있었기에 내게도 이 책은 아이디어 스트레칭 북이 될 수 있었다.

 

"당신이 내가 아니라서 참 좋습니다. 우린 대화를 나눌 수 있으니까요"  10 페이지

 

실제로 나는 읽는 것으로 그쳤으나 두 사람의 대화를 앞에서 구경하는 것처럼 편안하면서도 흥미롭게 내용들을 습득해 나갈 수 있었고 에르빈 롬멜과 처칠의 일화나 정기용 건축가의 공공건축 일화 등등 그동안 다른 책에서는 보지 못했던 색다른 에피소드들이 신선하게 펼쳐져 오랜만에 많은 에피소드들을 메모할 수 있었다. 어느 순간에 누군가에게 말이든 글이든 효과적으로 전하기 위해 혹은 지나간 메모들을 훑어보며 나 스스로를 다독거리기 위해 끊임없이 메모하고 컬렉팅하는 내게 책은 아주 좋은 에피소드 소스북이었다.

 

특히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나의 눈에 쏘옥 들어온 페이지는 7잔째인 126페이지 즈음이었는데 개성있는 사진들이 즐비하게 전시된 사진전의 사진가가 고양이 쿠퍼이며 쿠퍼가 자신의 사진전 앞에서 카메라를 목에 건 채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는 모습은 소리치며 열광했던 내용이기도 했다. 생동감 있게 찍힌 사진들은 자동으로 2분마다 셔터가 눌러지는 카메라를 쿠퍼의 목에 달고 다니면서 쿠퍼의 일상을 인간이 함께 감상 할 수 있도록 고안된 아이디어에서부터 출발한 것이었다. 사진전도 하고 작품 판매도 하면서 수익의 일부를 동물보호센터에 기부하고 있다니.....쿠퍼를 통해 현실화된 아이디어는 새로움 그 이상이었다.

 

세상에 천재들은 뒤져보면 수없이 많이 등장한다. 하지만 우리가 잊고 있었던 것은 번개처럼 번쩍이며 그들이 자신의 천재성을 드러내는 것 이면에 그들 역시 고뇌하고 노력하고 아이디어를 현실화 하기 위해 시행착오를 거친다는 것이다. 우리가 그러한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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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 세대 그들의 역습이 시작됐다 - 결혼과 출산을 포기한 30대는 어떻게 한국을 바꾸는가
전영수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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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 잘 사는 것"이라는 탈무드의 문장은 명랑하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을 살아내고 있는 30대는 우울하다. 취업-연애-결혼-출산-양육의 통과의례가 조선시대에는 10대에 경험한 것에 비해 현대사회에서는 20대에 경험했던 과거와 달리 100세 시대를 사는 대한민국은 20대~40대에 걸쳐져 있기 때문이다. 스웨덴 가구 브랜드인 이케아는 디자인이 멋지지만 내구성이 약하다. 안목은 높지만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30대가 선택하기에 최적의 선택 중 하나가 이케아 가구다. 나 역시 이 가구를 선호한다.

 

고학력에, "샤넬을 꿈꾸면서도 다이소를 소비하는 세대"라는 슬픈 안내가 덧붙은 이케아 세대는

 

저렴한 가격(낮은 몸값)

빼어난 디자인(뛰어난 능력)

가격 대비 내구성(스펙 대비 단기 고용)

미완성 제품(삶이 중간단계)

단기적 만족감(미래를 계획할 수 없는 삶)

 

 

이라는 5대 특징으로 정의 내려지고 있다. 곰곰히 살펴보면 슬프게도 5가지 다 내게 해당되는 이야기였다. 나도 모르는 사이 이케아 세대로 살아가고 있던 내가 한국 경제를 뒤바꾸고 있는 주체였다니.....!뒤통수도 이런 뒤통수가 없다. 결혼, 출산, 양육, 내집마련을 뒤로 한 채 1인분의 싱글라이프를 즐기고 있는 나의 오늘이 대한민국을 걱정에 휩싸이게 만들고 있다니...이케아 세대로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미래는 어떠할까. 독거노인을 증가시키고 청년층을 증발시키고, 저출산 국가로 나아가게 만드는 것일까. 책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케아 세대가 야기한 걱정거리에 대해서 동감하면서도 그 이면에는 평생고용에 발목잡히지 않고 적게 벌고 스트레스 적게 받으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것들을 이루어나가며 만족하는 긍정적인 면이 빠져 있다는 점은 씁쓸해졌다. 나쁜 점만 있는 것은 아닌데. 기성세대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것과 달리 자신의 만족을 타인의 시선보다 우위에 둔 우리의 용기에 대해서는 언급이 되고 있지 않은 점이 서운하다는 거다. 물론 전체의 흐름을 보자면  인구학자인 데이비드 콜먼의 말처럼,

"한국은 저출산으로 지구상에서 사라질 첫 번째 국가가 될 것이다"라는 전망에 겁내야 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포기한 것이 아니라 잠시 미룬 것이고 독신 인생을 사회 모범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은 아닌만큼 이케아 세대를 그냥 편안한 마음으로 지켜봐줄 수는 없는 것일까.

 

이케아 세대는 고용이 불안정하고 삶이 넉넉하지 못하게 된 대한민국에서 30대가 선택할 수 있는 최상의 선택 중 하나일 뿐이다. "왼손잡이"처럼 떠오른 이케아 세대가 앞으로 또 다른 긍정적 생산물을 사회를 위해 내어놓을 수도 있다. 반발도 저항도 아닌 복수에 가깝다는 삶의 패턴이 기성세대와 다른 것이지 틀린 것은 아님을 증명하며 공존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말이다.

 

확실히 이케아 세대는 사회의 허리층을 감당하기엔 내구성이 약하다. 하지만 연봉보다 기업마인드를 좇고 적당한 시기와 괜찮아보이는 사람이 아닌 나와 라이프 스타일이 맞는 사람을 골라 결혼하려는 30대에 대해 용기에 대해 등을 충고와 등두드림을 동시에 해주는 어른들의 존재가 절실해졌다.

 

사실 뜨끔했다. 나도 모르는 사이 "이케아 세대"로 살아가고 있는 내 자신에 대해 누군가 코 바로 앞에 거울을 놓고 보여주고 있는 듯 해서. 하지만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블링블링하지 못하고 약간은 초라하다고 해서 스스로에 대한 사랑과 비전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보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좀 더 멋진 결과물을 내어놓을 수 있는  한 명의 이케아 세대로 거듭나고 싶어졌다. 비슷한 삶을 살고 있는 나와 내 친구들, 그리고 30대의 사람들이 좀 더 많이 이 책을 읽고 공감하고 통감했으면 좋겠다. 사회의 걱정거리가 아닌 퍼플피플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저력을 내보여주기를 희망하게 된다. 읽고나니 좌절감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용기와 오기가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부디 같은 책을 읽은 사람들에게서도 그런 오로라가 비춰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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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홍 나무 아래 긴다이치 고스케 시리즈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정명원 옮김 / 시공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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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2년 생 한 일본 작가의 추리소설은 2014년을 앞두고 있는 우리에게 여전한 재미를 전하고 있다. 그의 작품은 익히 영화,드라마를 통해 수없이 리메이크 되었으며 애니메이션으로도 만들어져 나이불문하고 여전히 사랑받고 있는 작품들이기도 하다. 그의 이름은 요코미조 세이시. 2차 세계대전 참전군인이었던 그는 종전 이후 글을 쓰면서 삶의 재미를 되찾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작품 곳곳에서 전쟁은 그 배경이 되고 있고 때로는 인물의 상황설명이 되기도 하면서 종종 등장한다.

 

[백일홍 나무 아래]는 장편이 아니다. 추리 소설의 거장이 써온 네 편의 단편소설들이 수록되어져 있다. "살인귀"," 흑난초 아가씨"."향수 동반자살"," 백일홍 나무 아래"가 바로 그 작품들이다. 이 네편은 묘하게 분위기가 비슷해서 마치 한 마을에서 일어난 사건 혹은 한 소설 속에 나란히 등장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느껴진다.

 

귀신들이 난무하고 음양사들이 속출해 음울하게 상상되어지던 헤이안 시대와 마찬가지로 종전 후 일본은 스산하게 느껴진다. 삶과 인격이 파괴된 전쟁 속에서 영향을 받은 사람들이 저지르는 사건이 긴다이치 코스케가 등장하는 소설 속 배경인 셈이다. 서른 살 즈음의 긴다이치 코스케가 밝혀내는 4건의 사건들은 짦으면서도 아주 강렬했다.

 

1947년이 배경인 <흑난초 아가씨>는 에비스야 백화점의 딸의 도벽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사건이다. 3층 신입 주임 게이키치가 베일을 쓴 여자에게 살해당한지 얼마 되지 않아 전 주임이었던 미야타케 긴지의 시신이 백화점 내에서 발견된다. 이는 모두 열등감에 사로잡힌 한 여인이 흑난초 아가씨로 변장해서 발생한 사건으로 종결지어졌다.

 

제일 먼저 등장하는 [살인귀]의 경우엔 서로의 배우자를 배신하고 부부로 살고 있는 뱃속이 시커먼 가가와와 가나코. 자신들을 찾아온 배우자들을 모의하여 살해한 뒤 가가와 역시 죽인 가나코는 결국 법망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천하의 악인들이 세상에 미치는 영향은 얼마나 어마어마한 것인지 그로 인해 연관된 사람들의 삶도 파도 앞의 공기처럼 얼마나 쉽게 부서질 수 있는 것인지 새삼 깨닫게 만드는 씁쓸한 이야기였다.

 

세번째 이야기인 [향수동반자살]은 익숙한 구조의 이야기이긴 했다. [이누가미 일족]이나 [ 삼수탑],[ 병원 고개의 목매달아 죽은 이의 집]처럼 한 집안에 얽힌 이야기로 할머니 수장이 있는 부호가문에서 일족 중 누군가가 살해되는 사건이 먼저 발생한다. 긴다이치를 통해 사건을 의뢰했던 마쓰요 앞에 밝혀진 진실은 잔인했다. 믿었던 손자의 배신과 그간 억울했을 손자에 대한 애잔함, 방탕한 남자의 행실로 인해 상처받았을 여인들의 마음, 그리고 순애보적인 사랑을 편지로 남기며 여인을 따라 자결한 또 다른 남자. 사랑이 무엇이길래 사람을 이렇게 좌지우지 하는 것인지......!

 

가장 기대했던 [백일홍 나무 아래]는 마지막에 등장하는데, 여인들 앞에 서면 굳어지는 자신의 결혼을 위해 9살 고아소녀를 일부러 데려다 자신에게 맞는 여인으로 키워온 약간 이상한 남자 사에키. 15살의 나이차이보다 15세 소녀가 첫 월경을 시작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자신의 욕망을 채운 남자에 대해서는 그 어떤 동정심도 일지 않았다. 자신의 입맛에 맞도록 키운 아내를 탐하던 네 남자에게 그녀를 맡기고 전쟁에 참여했던 그가 귀환한지 일주일만에 자살한 유미. 아내를 살해한 남자를 독살하기 위해 1년째 기일에 네 남자를 모아 복수를 감행한 남자의 비밀 뒤에 또 다른 남자의 비밀과 복수극이 존재했으니....세월이 흐르고 흘러 밝혀져봤자 이는 아무 소용 없어라.

 

희망이 사라진 시대. 긴다이치 코스케는 그런 인물들을 눈으로 찍어내는 사진사같았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모든 이들은 원한과 복수심으로 가슴을 붉게 물들이고 있었고 배신과 오해가 난무하던 끝에 그 진상을 밝혀낸 더먹머리 탐정의 마음엔 무엇이 남았던 것일까. 담담하게 사건을 풀어내기만 하는 그 탐정의 심리상태가 참으로 궁금해지는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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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 생각확장의 힘 - 위대한 혁신은 평범한 생각들의 연장이다
왕쥔즈 지음, 최인애 옮김 / 왕의서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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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멘토를 떠올리면서 그의 삶의 방식이나 성공을 답습하려하는데 스티브 잡스는 특이하게도 생각을 본받고 싶은 사람이다. 전세계적으로 잡스만큼이나 창의적이면서 독특한 사람이 또 있을까. 그의 죽음이 아직도 믿겨지지 않는 가운데, 남다른 창의력으로 세상을 사로잡았던 잡스에 대해 조금 더 알아가고자 한다.

 

비교의 대상이자 라이벌이었던 빌 게이츠에 비해 잡스는 굴곡의 삶을 살았던 인물이다. 그에 대해 쓴 몇몇 책을 보면 혼외자식으로 태어나 입양되었으며 학교를 중퇴했고 회사에서 쫒겨난 것으로도 모자라 급한 성질로 인해 적들도 많았던 사람이다. 게다가 늙어죽은 것이 아니라 병을 앓다  100세 시대 무병장수를 누리지 못하고 죽었으니....어찌보면 참 안되었고 안타까운 삶의 주인공인 셈이다. 마치 가느다란 촛대 속에서 굵고 짧게 활활 타다가 사라져버린 초처럼 그는 어느날 홀연히 세상에서 사라졌다.

 

하지만 그의 생각, 창의력, 삶의 방식은 젊은 세대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젊은이라면 누구나 스티브 잡스라는 이름은 알고 있을 정도로. 괴짜, 천재, 양면성, 위대한 멘토... 그가 소개된 수많은 책들 속에서 그는 어중간한 면이 없는 양끝을 달리는 사람이었다. 평판하나만 봐도 그러했다.

 

하지만 그를 위대하게 만든건 그가 도덕적인 삶을 살아서가 아니라 역경이 닥친 그 순간, 언제나 정면승부를 걸어왔다는 점이다. 지난 주 케이블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는 남자들의 정면승부가 얼마나 멋진 행동인지....에피소드들을 통해 보여주기도 했다. 어렵다. 둘러가거나 굽히거나 혹은 기다리는 쪽이 편하다. 꼬장꼬장하게 그 앞에서서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으며 자신만의 방법으로 세상의 파도를 넘어가는 일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어리석은 결과만을 초래한다. 하지만  잡스는 달랐다.

 

그를 다르게 만든 것이 '혁신'이고 '창의적인 생각'이었다. 생각확장의 힘이라는 책 제목은 그 점에서 가장 잡스다운 모습에 포커스를 맞춘 책이라는 느낌이 든다. 한계를 정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인생을 살다간 한 남자에 대해 세상이 보내는 찬사는 그때문이 아닐까.

 

잠재력이 폭발하는 시점을 기다리다   /   68 페이지

 

나는 책 속 목차 중에서 이 제목이 가장 마음에 든다. 심플하면서도 과감하게 행동했던 그는 제품에서도 그 면을 강조해왔다. 사용하기 쉬우면서도 디자인은 과감할 것! 애플의 디자인은 사랑받을 수 밖에 없었다. 그가 성공만을 향해 달린 인물이었었다면 이토록 존경받기 어려웠을 것이다. 책 속에서 다시 만난 잡스는 꿈을 향해 달린 사람이었고 스스로의 비전을 향해 끊임없이 나아간 인물이었기에 그의 사후에도 이토록 그를 그리워하며 여전히 그에 대한 목마름으로 사람들을 매료시키고 있는 것이다.

 

크리스마스의 유령처럼 세 명의 유령이 어느날 밤에 내 꿈으로 찾아온다면 나는 그들 중 하나는 꼭 잡스였으면 좋겠다. 그에게 묻고 싶은 말들이 정말 무궁무진하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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