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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그 어디에도 없는 강아지와 고양이를 위한 인테리어
X-Knowledge 편집부 지음 / 푸르름 / 2013년 10월
평점 :
간혹 카페에 동물학대 사연글이 올려지면 그걸 보고는 밤새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예전부터 심장은 충격완화기능이 없이 태어난 것인지 슬픈
소설을 읽거나 힘없는 여성이나 아이들이 폭력 앞에 무방비 상태인 사태를 뉴스로 접할 때면 그 충격으로 오랜 기간 휴식이 필요한 상태였다. 요즘엔
하나가 더 추가된 상태다!! 반려동물.
초등학생들이 손으로 고양이를 목졸라 죽이고 본인이 원하는 품종처럼 보이게 하려고 고양이의 귀를 댕강 잘라내는 여자가 이 땅에 같이 숨쉬고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 끔찍하지만 무엇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사람을 믿고 사랑하려는 그 불쌍한 생명들의 모습에 눈물이 멈춰지지 않을 때가
한 두번이 아니었다. 버려지고 학대당하면서도 믿어주는 그 마음은 대체 어디에서부터 비롯된 것일까.
하지만 감사하게도 세상에는 깊은 사연이 드러나는 동물들만 살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 어느 아이들보다 때로는 인간들보다 더 안락한 공간을
제공받으며 살고 있는 강아지나 고양이들도 있다. 파리, 밀라노, 런던, 암스테르담, 시드니,뉴욕,도쿄에서 안락하고 행복하게 삶을 영위해 나가고
있는 그들을 만나 보았다.
남미여행을 다녀와 가족이 된 탓에 이름이 "쿠스코'인 검은 고양이는 파리에 살고 있다. 아이들과 장난감을 함께 공유하며 살고 있는 쿠스코는
이 가정 내에서는 큰 딸 취급을 받으며 산다. 파리의 높은 지붕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자유롭게 살 수 있도록 전용 외출 공간도 있는 코스코는
10살 이지만 어린 고양이들마냥 애교스러운 모습이 엿보였다.
밀라노에서 사는 아카타는 전용 다락방까지 있는 부유한 고양이. 넓직하고 깔끔한 공간을 디자이너인 집사와 함께 사용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자신만의 방이 있다니...부러울 따름이다.
왕실 가족도 이웃으로 살고 있는 바세나으의 필로는 3층 집에 층마다 자신의 공간을 두고 사는 행복한 고양이. 동물구제 피난소에서 구해져
가족이 되었지만 지난 날의 아픈 기억 따위는 이미 잊은지 오래된 듯 하다. 밥그릇조차 디자인별로 색깔별로 크기별로 갖추어져 있어 기분에 따라
꺼내 쓴다고.
시드니에 사는 삼색 고양이 키츠는 펠트 작가와 함께 산다. 열린 문을 통해 해안을 바라보면서 경치를 구경하고 주인의 뽀송뽀송한 침대를 먼저
차지하기도 하고 집사의 친구가 사다준 고양이 패션 잡지를 구독하면서 여유로운 삶을 즐기며 산다.
한편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부부와 함께 사는 죠지와 길버트는 가구,주택을 주로 설계하는 집사가 설계해준 작품 같은 집에서 거주중이다. 공중에
떠 있는 예술적 감각이 충만한 계단에서부터 감각적이고 획기적인 디자인 가구들이 모두 두 녀석의 재산이라고. 코에 묻혀진 짜장같은 무늬조차
사랑스럽게 관리 되어져 있었다.
묘생 복불복인 것인가. 같은 길냥이로 태어났지만 어떤 집사를 만나느냐에 따라 학대당하다 버려지는 삶을 살기도 하고, 전용 방에 가구,
장난감까지 부족함 없이 갖추고 살면서 듬뿍 사랑받으며 사는 고양이가 있기도 하는 것 보면. 고양이에게 인심이 후한 프랑스에서는 개/고양이 전용
"이성을 유혹하고 싶은 향수"도 개발되어져 있다니....놀라울 따름이고,매년 300마리의 고양이들을 구하는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고양이
하우스보트인 '데 프센보트'는 여행 중 꼭 한 번 방문해 보고 싶은 장소이기도 하다.
대한민국에도 하우스보트 같은 장소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따뜻한 집사에게 분양되기까지 춥고 배고픈 길냥이들에게 안락한 임시 보금자리를
제공하면서 관광객들이 방문해 사랑을 담뿍 쏟아주는 특별한 관광지가 되어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