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내지 않는 43가지 습관 - 분노, 욕심 그리고 망설임을 다스리는 효과적인 방법
마스노 슌묘 지음 / 담앤북스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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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3년생 일본 겐코지의 주지인 마스노 슌묘는 "선"을 주제로 한 정원 창작 활동으로 높은 글로벌 평가를 받고 있다. 스스로를 선승이라고 칭하는 그에게 간혹 사람들은 묻는다고 한다. "한결같이 차분함을 유지하는 비결은 뭔가요?"라고. 선승이라고는 하나 그도 사람일진대 일상에서 전혀 화를 내지 않고 산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일 것이다. 다만 수행을 하며 규칙적으로 생활하는 것으로 스스로를 단련해 온 결과,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터득해온 것이리라. 그런 그가 말 한마디, 문장 한 마디로 평상심을 유지할 수 있도록 좋은 말씀들을 전해왔다.

 

[화내지 않는 43가지 습관]은 습관에 관한 책이었다. 스트레스를 잘 받는 체질이며 울컥하기를 하루 수십번씩 하는 감정이 요동치는 인간형인 나는 반면에 겉으로는 별로 표시를 내지 않고 속으로 끙끙 앓아 속병이 들어왔다. 그러다 최근 몇년간 그 화를 표출해보기도 했고 참다참다 병이 나기도 하면서 그 어떤 것도 속이 시원해지는 방법은 없음을 깨달았다. 내 경우엔 불안보다는 분노가 큰 이유가 되었다. 하지만 마스노 슌묘는 나의 이러한 상태를 한 마디로 정의내려 놓았다. "생각"이 분노를 만들어낸다 라고. 그랬다. 남보다 앞선 생각. 남보다 많은 생각. 여러 각도에서의 생각이 업무를 처리하는데는 도움이 되었고 희노애락이 격한 성격이 나의 일을 하는데는 적합했는지 몰라도 일상의 내겐 불편함을 초래해왔던 것이다. 그래서 생각이 복잡해지고 마음이 무거워지면 나는 걷기 시작했다. 책상에 오래 앉아 있다보니 척추도 안좋아졌고 자세도 굳어지는듯 해서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상쾌했던 것이다. 걷는 습관은 신체적 건강과 정신적 건강을 동시에 챙길 수 있는 좋은 운동이었다.

 

걷는 동안 아무 생각도 하지 않을 것. 그리고 차분해진 마음으로 좋은 문장을 다시 대할 것. 나는 그렇게 나를 다스려나가고 있다. 조건반사처럼 느껴지던 "화"라는 성질은 "상태"였던 것이다. 메타볼릭 증후군을 겪는 사람을 최근 곁에서 본 적이 있는데, 마음에 이를 앓고 있으면 인간관계에서 부정적인 감정이 앞서 도움을 주려하는 손길도 거부하고 오히려 그 손길을 내민 사람을 공격하는 성향을 띠기까지 했다. 적어도 그 상태까지 스스로를 몰고 가지 않기 위해서 '마음가짐','몸가짐','생활습관'에 올바름을 정착시키려고 노력 중이다.

 

언제나 그렇듯 나 자신이 정답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완벽을 추구하지도 않으며 감사하는 마음을 기도에 담아 적어도 하루에 한번은 감사기도를 하려고 노력 중이다. 불교에서는 언급된 탐,진,치 라는 세 가지 독이 모든 사람의 마음 속에 도사리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그 사람이 나쁘기 보다는 상황이 그를 나쁜 사람으로 만들어 버리는 경우가 생긴다. 하지만 되집어보면 그 선택 또한 바뀔 수 있었던 일이었다. 쉬운 선택보다는 행복한 삶을 위한 선택을 한다면 그 길목에서 우리는 대부분 옳은 선택을 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이 책을 읽으며 생기기 시작했다. 힐링타임을 위해 읽기 좋은 [화내지 않는 43가지 습관]은 반드시 이래야 한다는 명제가 달려있지 않아 편하게 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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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없이 잘 사는 여자, 못 사는 여자 - 사랑 앞에 길 잃은 여자를 위한 자아 찾기 여행
페넬로프 러시아노프 지음, 한주연 옮김 / 책비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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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동갑내기라고 해서 다 같은 나이를 먹고 자란 것은 아닌가 보다. 무엇을 겪고 살았는가가 그 사람에게 성장의 밑거름이 되어주기도 하지만 인생이 겪게 하는 통과의례들을 겪으면서도 여전히 어른이 되지 못한 채 나이만 먹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이 겪은 것이 적어서가 아니다. 실패 안에서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저 실패로 남겨두고 여전히 엄마나 가족 혹은 남자에게 의존하며 사는 쪽을 택했기 때문에 자신의 인생에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것이다.

 

삶은 당신이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어야 아름다운 선물도 가져다 준다

 

는 표현이 얼마나 적절한 것인가를 아는 삶을 살아온 내게, 동갑이라도 성장하지 못한채 '기생인생'을 살고 있는 그들의 삶은 답답하게 보일 뿐이다. 부모의 의미처럼 남자의 의미도 똑같았다. 아직 시작되지도 않은 관계속에서 이미 그 사람에게 기댈 준비부터 하고 있다면 남자도 그 여자의 마음을 안다. 그리고 멀리멀리 도망가 버린다.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향의 사람에게 인생이란 대체 어떤 의미란 말인가.

 

p125  당신을 긍정적인 모습으로 만드는 것은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당신 자신이다

 

남자가 있는 편이 훨씬 즐겁다. 하지만 결혼한다고 해서 외로움이 다 채워지지는 않는다. 결혼 7년차 클레어는 의사인 남편이 있고 자신은 사회복지사로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지만 외적인 모습일 뿐 온통 관심은 자신의 남편에게 맞추어져 있다. 남편의 취미생활을 함께 즐기고 남편과 여가시간을 보내고 다른 것들은 알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은근 슬쩍 남편이 없으면? 혹은 바람이 나면? 어떻하지?라는 불안감에 휩싸여 살게 되는 것이다.

 

혼자 시간을 보내도 외롭게 느끼지 않을만큼의 강한 정신력으로 무장하고 가끔 시시콜콜한 수다로 정신적인 윤택함을 채우고 이성친구와의 우정타임에도 시간을 쏟으면서 '일'에서 행복감을 채워나간다면 인생에 있어 외로움에 대해 토로할 시간적 여유는 그리 많지 않게 될 것이다. 여기에 멋진 남자와의 데이트까지 포함된다면 그야말로 인생에 있어 불평불만만하고 퍼질러 앉아 있을 시간 따위는 있을 수가 없다.

 

책이 권하는 것처럼 진정한 독립을 선포했다면 '섹스'때문에 남자를 찾아다니지도, 만나는 남자를 알맞은 남편감으로 보면서 닥달하지도 말아야 한다. 남자 없이도 잘 살 수 있어야 하고, 남자가 있어도 행복하게 잘 살 수 있어야 한다. 그 모든 일이 남자에 달린 것이 아니라 '나'에게서 결정되는 일임을 깨달아야 한다는 거다. 그렇지 못하면 트레이시처럼 잦은 구타에 시달리면서도 그가 원하는 것은 오직 자신뿐이라는 만족감에 계속 구타를 허락하고 고통을 받아들이는 삶을 살게 될지도 모른다. 하나의 예시일 뿐이었지만 트레이시의 경우는 너무나 끔찍한 예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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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군의 태양 1
황하영 지음, 홍정은.홍미란 극본 / 소네트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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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가 인기가 있으면 소설로 집필되어 나온다. 언제부턴가 공식처럼 그래오고 있다. 과거 원작이 있어 드라마 방영후 원작이 불티나게 팔리던 것과 그 수순은 다르지만 드라마의 인기는 책을 판매하는데 중요한 포인트가 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소지섭,공효진이 주연한 [주군의 태양]은 그 이전에 방영되던 [너의 목소리가 들려] 후반부에 티저가 나오면서부터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던 화제의 드라마다.

 

귀신을 보는 여자와 다소 이기적이고 딱딱해 보이는 남자. 그리고 홍자매의 대본. 이슈화 되기 충분했다. 과거 공효진과 연기한 바 있는 차승원의 이미지와 겹쳐져 소지섭은 전반부에 약간의 어려움을 겪긴 했지만 뚝심있게 자신만의 주중원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주군!! 그리고 태양! 멋진 제목은 두 사람의 호칭에서 비롯되었음을 알고 얼마나 감탄을 했는지. 귀신이 붙은 남자와 귀신을 보는 여자의 궁합은 한 떡집에서 맞춘 것처럼 찰떡일수 밖에 없었따. 그 특별한 로맨스를 책으로 읽으면서 나는 사실 드라마가 더 재미있었구나 싶어 약간은 실망했다. 드라마에서처럼 영상이 그려지지 않아서. 하지만 드라마를 보지 않고 소설을 읽었다면 소설은 분명 재미나게 읽혔을 듯 싶다. 캐릭터가 특별하니까.

 

세상에 싫어하는 두 가지. 돈에 손대는 것과 몸에 손대는 것. 중원에게 어느날 나타난 미친 것 같은 여자는 자신이 딱 싫어할 타입이었다. "귀신이 보여요~"라면서 몸에 손을 대질 않나. 스타의 결혼식을 망쳐 수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질 않나. 둘 다에 피해를 입힌 여자인데 이 여자 언제부턴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밝고 맑기만 했던 여자 태공실. 고등학교때까진 괜찮았는데, 공실에게 어느날부터 귀신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들이 그녀의 삶에 피해를 주면서 사람들을 피해 어둠 속으로 숨었던 태양은 몸에 손을 대는 것만으로도 그들을 물리쳐주는 멋진 왕자님, 주군에게 찰싹 붙어 살기로 마음 먹었더랬다. 하지만 중원의 과거 속 여자가 중원에게 붙어 있다. 죽은 여자의 이야기를 들어줘야하는 걸까. 그녀를 내 남자에게서 떼내야 하는 걸까. 착한 공실의 선택은 이미 드라마를 통해 알려져 있어 더 궁금한 부분은 아니지만 공실의 마음이 드라마 보다는 더 문장으로 읽기 쉽게 풀어져 있어 그 마음을 한층 더 느껴 보게 만든다. 느낌 아니까~

 

1권의 말미에서 드디어 희주의 존재를 받아들이고 그녀의 말에 귀를 기울일 준비가 된 중원이 외쳤다. "기다려"라고.

 

그들의 로맨스 다시 봐도 재미있다. 그래서 드라마 다시보기를 통해 또 다시 보게 만든다. 이 커플. 정말 특별하다. 헐리우드에서 판권 안사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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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와 나 때때로 남편 - 서른살 워홀러 부부의 호주 일주 여행기
안정숙 지음 / 책구름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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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짬짬이 세계여행"이나 "민희의 치즈여행기"를 보면서 나는 언제 한번 저런 테마를 가지고 여행을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솔로여도 부러울 여행을 커플로 다녀온 이들이 있었다. [호주와 나 때때로 남편]은 성격이 급하고 계획적인 여자와 무계획이 인생의 모토요~ 고집이 센 남자가 함께 호주를 여행 다녀온 그들의 여행기다. 도무지 여행친구로는 조합이 맞지 않을 이들은 2008년 5월, 결혼식이후 호주로 떠났다고 한다. 불편했을텐데......제일 먼저 든 생각은 그 생각이었다.

 

결혼이냐? 세계 일주냐를 놓고 둘 다를 감행한 이들은 결혼이라는 큰 여행을 정말 둘이 함께 떠나는 호주여행으로 시작했던 것이다. 느리고 촌스러웠다는 호주, 문화도 낯설고 언어도 낯설었던 그 땅에서 자칫 이별여행이 될뻔 했던 그들의 신혼여행은 우리에게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만든다.

 

아웃백 스테이크로 들어 낯익은 아웃백은 호주 노턴테리토리와 서호주 북부의 내륙 사막초원지역을 일컫는 말이라고 한다. 단순히 스테이크 브랜드 이름이 아니었던 것이다. 즐겨 마시던 블루마운틴 역시 지명이었다니....!슬쩍 웃으면서 지식의 한계를 책을 통해 경험하며(?) 나는 좌충우돌 커플의 호주 여행기를 재미나게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호주는 큰 땅이었다. 하지만 척박했다. 생명체가 살아가기 힘든 자연환경 탓으로 자신의 한계를 시험해 보고자 하는 이들을 끌어들이는 땅. 마음에 안들면 아무렇지도 않게 길거리에서 사람을 죽인다는 원주민들이 살던 지역에서 느낀 공포, 인구가 열두 명 밖에 안되던 작은 마을 윌리엄 크리크에서 겪은 일들, 수억년 동안 한 자리에서 버티고 서서 세상을 바라본 지구의 배꼽 울룰루 앞에서의 화해, 에어컨을 켜고 끄는 것 하나로 원수처럼 싸웠던 스털링 산맥 국립공원,음식을 나눠먹고 노래하며 즐긴 소방서에서의 추억, 하르츠 산맥 국립공원에서의 화해. 이들의 추억담은 마치 로맨틱 드라마의 기승전결처럼 진행되면서 여행지 곳곳에 그들의 추억가지들을 뿌려놓고 있었다.

 

p335  다시 올 거야. 언젠간 반드시.

 

라는 그들의 다짐처럼 다시 호주여행길에 올랐을때 그들이 그 자리에서 발견하게 되는 것들은 천혜의 자연환경이 아니라 그들이 씨뿌려놓은 추억의 자락들이 아닐까. 길눈이 어두운 남자와 지도를 읽을 줄 모르는 여자의 여행은 평탄하지 않았다. 인생도 그러하고 결혼도 그러하듯 그들의 여행도 "짠!!행복했다"로 진행되지는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그 굴곡들이 사랑을 그리고 사람을 더 단단하게 만드는 것임을 그들도 깨닫지 않았을까. 등산도 사랑도 내려갈 때가 더 힘들다는 고백은 그들의 깨달음과 맞물려 책을 읽는 내게도 좋은 화두를 던져 주었다. 늘 웃음이 가득하고 늘 좋은 일만 가득한 인생은 얼마나 단조롭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여행은 인생의 터닝 포인트처럼 느껴진다.

 

서른살 워홀러부부의 호주 여행기는 갓 20살이 된 파릇파릇한 청춘들보다는 사랑하는 커플이 생긴 20대 중후반부터 사랑의 터닝포인트가 필요한 40대 후반의 부부들에게 읽혀지면 참 좋겠다 싶어지는 남다른 여행기였다. 읽는내내 훈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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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든 고양이와 살아가기
댄 포인터 지음, 여인혜 옮김, 이미경 감수 / 포레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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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게도 이 책은 "이별을 준비하는 방법"에 대한 책이다. 나보다 먼저 이별을 겪은 이들의 경험담이며 내 고양이에게도 어느날 닥칠 일이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먹먹해지는 그런 이야기다. 웹툰 "내 어린 고양이와 늙은 개"를 읽으면서 나날이 늙어가는 낭낙이를 보며 눈시울을 붉힐 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다. 마찬가지로 웰캣은 몇몇 페이지를 넘기면서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리게 만들었다.

 

아, 어리고 건강한 내 고양이가 영원히 나와 함께 할 수 없다는 슬픔.

 

작년 즈음 해서 이웃 중 한 분의 고양이가 급사했다. 며칠 전만해도 그 통통하고 예쁜 고양이의 소식을 보았는데, 갑자기 그 아이는 별이 되어 버렸다. 얼마전에 1년이 된 그 아이를 회고하는 글이 올려졌는데, 이웃의 고양이지만 그 아이는 내게도 보고싶어질만큼 사랑스러웠던 아이였다. 하물며 태어나는 순간부터 함께한 내 고양이들은 더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우다다를 심하게 하면 "이눔들!!"하고 쓰읍쓰읍하며 아이들을 자제 시킨다. 신나게 뛰어놀도록 가만히 둘 때도 있지만 층간소음으로 인한 이웃간의 불화가 심화되고 있는 요즘같은 세상엔 마냥 뛰어놀게만 할 수는 없는 실정이다. 슬프게도 단독주택이 아니니 말려야할 순간들이 있다. 식탐은 없지만 먹었는데 또 주세요~할 때도 있다. 어리기 때문에. 과자를 좋아하는 어린아이처럼 캔주세요. 간식주세요 한다. 하지만 달라는대로 다 주면 급히 먹다 체해서 한동안 토하는 모습을 봐야한다. 그래서 그 간절한 눈을 외면할 때도 있다. 추워서 자다보면 옆구리가 따뜻해지고 꽁꽁언 두 발이 녹는다. 다 이아이들 덕분에. 영화나 책을 보다 울면 슬며시 다가와 옆에 엉덩이를 붙이며 부비부비하거나 눈물을 닦아주며 위로해준다. 내 수다도 한참을 들어주며 소문(?)내지도 않는다. 위로는 사람에게만 받는 것이 아니다. 어쩌면 세상 그 어떤 생명보다 더 큰 위안을 준기도 한다. 사람에게 받은 상처는 이들에게서 위로받는다.

 

또 하나의 가족이 되어버린 이 아이들도 점점 눈이 침침해지고 다리가 풀려 점프력이 떨어지고 움직임이 둔해질 순간들이 올 것이다. 처음마음 그대로 이들의 마지막 순간까지 나는 따뜻한 가족이 될 것이다. 또한 다른 고양이들이 생겨도 이 아이들을 사랑한 순간들과는 다를 것이라 생각한다. 허락된다면 죽을 때 이아이들의 화장된 뼈를 잘 보관했다가 나와 함께 묻어달라고 유언하고 싶다.

 

함께 저 세상에서도 즐겁게 웃으며 뛰어놀 수 있도록. 호스피스의 순간은 힘들다고 한다. 평온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몇몇을 제외하고는 병들거나 갑자기 이별을 고할 때가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내 고양이의 마지막을 함께 보내기 위해 나는 이 책을 좀 더 꼼꼼히 읽어볼 요량이다. 애벌읽기를 하며 먹먹해진 가슴을 주저 앉히고 강한 마음으로 이 책을 읽어 내 고양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집사가 되려 한다. 물론 지금부터 준비할 필요는 없다. 그래야만한다. 이 아이들의 유통기한은(?) 20년 이상일테니 말이다. 먼 훗날을 위한 마음의 준비가 필요해서 나는 책의 도움을 받을까한다. 그리고 그 먼 훗날 그 날이 오면 이 책을 다시 읽어가며 아이들의 등을 쓰다듬어주고 아이컨택을 하며 네가 얼마나 좋은 가족이었는지 계속계속 말해줄 것이다. 들리지 않을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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