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쟁이 남자들의 이야기 댄디즘 - 최초의 멋쟁이 조지 브러멀에 대한 상세한 보고서
쥘 바르베 도르비이 지음, 고봉만 옮김, 이주은 그림 해설 / 이봄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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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멋쟁이가 정말 조지 브러멀일까?

 

왕정시대나 혹은 그 이전에도 분명 멋쟁이들은 존재했으리라. 하지만 댄디즘을 시작한 그 시초는 아마 조지 브러멀인 듯 했다.

슈트라는 옷차림이 미국과 유럽으로 건너가면서 각각 그 나라에 맞는 스타일로 변모된 것처럼 영국에서 시작된 럭셔리 남성 패션은 지금가지 전 세계적으로 스테디화 되어 있는 듯 한데, 타인과 구별되는 멋은 화려하거나 눈에 띄는 옷차림이 아니라 반대로 청결하면서도 깔끔해서 누구에게나 호감을 느끼게 만드는 스타일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싶어진다.

 

유행을 따르는 것도 멋이요, 유행과 상관없이 스타일을 만들어나가는 것도 멋일텐데, 이탈리아에서는 "엘레간차"라고도 불렸던 멋쟁이들의 옷차림을 보면 하나같이 지금 봐도 그다지 촌스럽지 않다고 느낄 정도로 세련미가 돋보이는 차림새들이다.

 

"넥타이를 매는 것 밖에는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멍청이"라는 스탕달의 표현이 무색해질만큼 지금 우리는 옷차림이 중요한 시대에 살고 있다. 하나의 전략이며, PR도구인 동시에 스타일로 상대방에게 어필해야하는 시간을 살고 있기 때문에 우리에게 넥타이를 매는 방법도 연출하는 방법도 하나의 비즈니스 도구가 된다. 스탕달은 후세에 이런 날이 올 줄 알았을까?

 

조지 브러멀은 최초의 멋쟁이다. 18세기를 살았던 그는 우아한 넥타이 매듭의 창안자인 동시에 평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역사에 그 이름을 남겼을만큼 스타일에 대해서만큼은 독보적인 존재였다. 그가 즐겨 입었던 옷차림이 연구되면서 댄디스타일이 탄생했고 이는 청결한 셔츠와 연출되지 않은 노멀한 자연스러움을 대표하고 있다. 의식있는 인간의 선택이라는 극찬까지 듣고 있는 멋쟁이 남자들의 댄디즘은 단순히 옷만 비슷하게 입는다고 표방할 수 있는 그런 의미의 것은 아닌 듯 싶다. 옷차림은 기본이요, 행동양식에 이르기까지 신사적일 것!!을 요구하고 있는 댄디즘이 30~40대 남자들에게 어떤 의미로 남겨졌을까. 무엇보다 수트를 입었을때 멋진 나이는 개인적으로 30~40대가 아닐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인다.

 

취업을 위해 걸친 20대의 풋풋함과 미숙함도 벗어났고 50~80대 은발의 멋진 옷차림은 너무 익숙해서 농후한 멋은 있을망정 "지금이다" 싶은 열정은 빠져 있으니 30~40대가 입었을때 그 빛을 가장 찬란하게 발하는 것이 남성 옷차림 중에 수트가 아닐까 싶어져서다. 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발상이고 취향이긴 하지만.

 

자기 스타일이 있는 남자가 좋다. 좋아하는 브랜드, 명품을 줄줄이 꿰고 있는 남자가 아니라 적어도 자신에게 맞는 색,계절별 옷감, 깔끔한 스타일을 입어낼 수 있는 남자가 좋다는 거다. 거기에 플러스 나와 옷차림도 맞아야하는 거겠지만 내 남자의 옷차림은 언제나 여자들을 설레게하는 아이템이라는 사실!! 남자들도 알고 있을까. 여성지를 보면 그래서인지 내남자를 위한 스타일 초이스가 많이 등장한다. 댄디보이보다는 댄디즘을 입은 남자가 더 좋은 나이를 살아가고 있는 내게 이 책은 또다른 셀렉북이 되어주었다.

 

이동하는 내내 교통편에 앉아 읽은 내용이었지만 지루하거나 멀미를 유발하지 않으면서 간간히 유쾌하게 웃어가며 읽게 만든 [멋쟁이 남자들의 이야기 댄디즘]은 사실 남성보다는 여성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었다. 특히 내 남자의 스타일에 관심이 많은 여성들에게. 물론 남성잡지나 여성잡지처럼 스타일 추천리스트는 없다. 참고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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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메시스 - 복수의 여신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4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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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맨]을 보면서 나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어린시절부터 지금까지 겨울이면 다정하게 바라보곤 했던 익숙한 눈사람들이 무서워지기 시작했고 그들의 눈초리가 신경쓰이기 시작했다. 스노우맨을 읽고 나서는 집집마다 세워진 눈사람들이 공포 그 자체가 되어버렸다. 소설 한 권이 평생의 기억을 뒤집는 순간이었다.

 

요 네스뵈는 작가로서뿐만 아니라 뮤지션, 글, 모든 면에서 뛰어나 참으로 부러운 사람이었는데, 열정적으로 여러 분야를 섭렵한만큼 그가 행복한 사람으로 살아왔는지가 궁금해졌다. 그리고 그가 만든 시리즈의 주인공 해리 반장 역시 행복한 남자인지 더불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한 권만 읽었을 때엔 그 사건 하나만 보이더니, 시리즈로 읽어나가니 주인공의 삶이 보이기 시작했다. 시즌별 미국 드라마를 보며 그들의 삶에 관심을 두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네메시스]는 밤의 신 닉스의 딸이다. 제우스와의 사이에서 "헬레네"를 낳았다는데, 그녀는 율법의 신으로 알려져 있다. 이 근엄한 여신의 이름이 붙여진 소설은 두 손으로 들어야할만큼 묵직한 양으로 그 내용을 짐작조차 못하게 만들었는데, 그래도 낯선 이야기 속에서 든든하게 의지할 익숙한 한 사람, 해리반장이 있어 이야기는 꽤 편안하게 읽혀졌다.

 

크라임노블이 편안하게 읽혀졌다는 아이러니는 치밀하게 계획된 범죄 속에서 창구 여직원을 무리하게 쏘아죽인 은행강도의 행동만큼이나 이상하게 이해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사실이다. 은행강도 사건과 맞물려 주변인들을 제거하고 그 증거가 해리반장을 향해있도록 만들고 있는 이상한 사건 정보를 읽으면서도 마음이 급해진다거나 숨이 가빠지는 것이 아니라 그저 편안하게 읽혀졌다. 이야기가 재미없어서도 아니고 가독성이 떨어져서도 아니다. 스피드도 꽤 괜찮은 편이었다. 다만, 요 네스뵈의 소설을 한 두권이 아닌 꽤 여러 편 읽어내었기에 이제 믿음이 생겨버린 탓이었다. 그 편안함은 익숙함에서 비롯되었던 것이다.

 

두 개의 살인사건으로 두 개의 현장이 생기지만 동기는 하나다. 그에 더해지는 다른 하나의 사건. 옛 연인 안나의 죽음으로 인해 위기에 봉착하는 해리와 아버지의 죽음을 복수나 용서로 매듭지어야만 했던 베아테. 정말 인간만이 복수를 하는 유일한 생명체인 것일까? 자살이 복수의 한 형태가 될 수 있는 것일까? 스릴러 소설 한 권이 참으로 많은 삶의 화두를 독자를 향해 던져 놓는다.

 

[네메시스]를 다 읽고나서도 행복한 까닭은 그의 또 다른 번역작 [박쥐]가 곁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 첫장을 아직 넘기지 못한 채 기대감만 가득 부풀려 놓은 상태라 오늘부터 읽기 시작하면서 나는 또 다른 행복감에 싸여 지내볼까 한다.꽃피는 3월에 읽어도 재미있다. 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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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를 해결하는 기획 일 처리 5단계 SK 경쟁력의 비밀 1
한봉주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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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에서 기획서까지 이 책은 그 개념부터 콕콕 찝어 알려주면서 우리에게 좋은 기획서를 쓰라고 독려한다. 기획과 기획서는 달랐다. "왜" 하는지 "무얼"하는지에 대한 보고가 기획이라면 "어떻게"할지 보여주는 것은 계획이었다. 그동안 이 간단한 개념조차 헷갈려서 기획서를 계획서로 들이민 적은 없는지 곰곰히 고민해 볼 일이다. 기획서를 잘 쓰기 위해서는 통찰력, 논리력, 분석력 이 삼박자가 잘 갖추어져야만 했다. 문장이 그 사람의 인격을 대변하듯 깔끔한 기획서 역시 그 사람의 마케팅력과 추진력, 비즈니스 능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좋은 잣대가 되는 것이다.

 

sk그룹 내에서 10년 이상 근무하며 기획 업무를 맡아온 저자는 sk네트웍스,sk주식회사,sk 텔레콤에서 일했던 노하우를 응집해서 경쟁력 있는 기획서를 완성할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기획'을 출판했다. 좋은 기획서를 쓰기 위한 기본 지침부터 시작해서 '좋은 기획서의 5가지 조건','표준 절차','문장 표현의 4가지 핵심원칙','차트를 적절히 사용하는 법','단계별 분석 도구' 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흐름을 훑으며 전방위 기획서를 완성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물론 충고는 따끔하다. 어설프게 쓰기보다는 제대로 쓰기를 바라고 있고 그 방법을 알려주면서도 간단 명료하게 마무리 짓기를 바라고 있다. 이를 읽으며 저자가 얼마나 완벽한 기획서를 작성해온 사람이며, 일처리 방식을 통해 그의 성격이 얼마나 똑부러지는 사람인지 미루어 짐작해 볼 수 있었다.

 

기획서를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화려한 프레젠테이션용으로 만들 욕심만 가진 초보상태를 벗어난 상태라면 누구나 이 책으로 해결할 수 있을 고민들을 해봤을 것이다. 일은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는데 기획서 쓰는 일도 처음은 아닌데 좀 더 나은 기획력을 보여주기 위해 그 목마름에 갈증을 해결할 방법을 찾던 이라면 이 책은 아마 오아시스처럼 느껴질 것 같다.

 

본질적인 문제 의식을 담아, 기본적인 형식을 갖출 것. 단순한 형태로, 목적과 핵심내용은 명확하되, 읽으면 읽을수록 흥미진진해져서,결국 문제를 해결하도록 유도하는 기획서가 좋은 기획서임을 이제는 안다. 역시 뛰어난 기획자는 문제해결 능력이 달랐다. 디테일하게 중첩명사의 띄어쓰기 방법이나 소수점의 바른 사용, ~을/~률 같은 조사의 올바른 쓰임새는 좀 더 나중에 탑재해도 될 기능이다.

 

직장인이라면 누구에게나 기획력이 필요하다. 기회가 주어지든 아니든 간에 자신의 능력을 펼쳐보이기 좋은 능력이기에 언제 어디서 기회가 생겨도 바로 펼쳐보일 수 있도록 평소에 자신을 갈고 닦아 두어야 하는 것이다. 회사 생활을 오래했다고 해서 자연스럽게 익혀지는 기능이 아니다. 그래서 이 책을 가까이 두고 문제가 도래될때마다 내 기획서는 어떤지....그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 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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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두르지 말고, 그러나 쉬지도 말고 - 조급함에 대처하는 청춘의 자세
김수로 지음 / 센추리원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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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명인줄 알았던 배우 김수로의 이름이 사실은 예명이며 그의 이름은 김상중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와 마찬가지로 코믹한 이미지만 가득했던 그가 연극에서 잔뼈를 굵게 뼈자람해온 진지한 연기자임을 알았을 때엔 멘붕에 빠질 수 밖에 없었다. 이미지라는 것이 있다. 좋든 나쁘든. 자의든 타의든 갖게 되는 이미지는 사람에 따라 한가지 일 수도 있도 여러 가지일 수도 있는데 김수로라는 남자가 전해온 이미지는 코믹이라 그 외의 것들은 아직 낯설다.

 

미련은 미련하다고 말하는 이 남자. 김수로. 어려워진 가정형편을 모르고 유학을 준비했다가 수중의 돈만으로 훌쩍 호주로 떠났던 김수로는 어학원에서 머리카락을 쥐어 뜯으며 시간을 보내기 보다는 여행과 사람만나기로 인생을 풍요롭게 불려서 되돌아왔다. 돌아온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준비된 자리, 부유한 환경이 아니었지만 그는 언제나 스스로를 강하게 다잡는 사람이었다. "괜찮다. 뭐 어떤가"라고 말하면서. 그래서 그가 선사하는 웃음을 삶의 해학이 묻어난 웃음이 된다. 남을 폄하해서 나오는 웃음이 아니기 때문에 더 건강하게 느껴진다.

 

진짜 사나이를 통해 근면, 성실한 모습을 보여주었던 그는 <진짜 사나이>를 그만 두려 했었단다. 20살 청년들과 함께 뛰고 구르기엔 너무나 체력방전이 심했기 때문이고 다친 어깨의 통증이 나날이 고통스러워졌기 때문이다. 20대에도 6개월 방위로 군복무를 마쳤기에 그 아쉬움이 남아 제대로 해보리라는 마음으로 아픈 몸을 이끌고 촬영에 임한다는 그는 그래서인지 김수영, 손진영, 장혁이 떠난 이후에도 남아 든든한 형이자 선배로 프로그램을 이끌어나가고 있다.

 

그런 그가 낸 책이기에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감동을 전해 받으며 [서두르지 말고 그러나 쉬지도 말고]라는 책 제목처럼 나는 이 책을 여유롭게 하지만 손에서 놓지는 않은 채 다 읽어냈다. 컬투의 정찬우가 냈던 책처럼 이들의 삶은 평탄하지 않아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더 크다. 경험에서 우러나온 진심이 담긴 충고이기에 새겨들을만 한 것이다.

 

p143  열정 하나로 버틸 수 있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나도 모른다. 나 역시 그 시간을 지나고 있기 때문이다. 열정이 삶을 얼마나 버티게 해 줄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편승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일을 택한 사람들에게는 뚝심이 있다. 그래서 버티면서도 내일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하는 용기를 냈기 때문이다.

 

배우 김수로. 책을 통해 본 그는 한없이 진지하고 또한 한없이 솔직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를 바라보면서도 어느덧 김배우가 지닌 나이를 잊게 만든다. 그는 어쩌면 영원한 젊은 수로로 기억될지도 모른다. 그의 도전이 계속되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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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전야 - 내 생애 가장 위험한 일주일!
김선정 지음 / 팬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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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 무조건 오래 사는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님을 결혼을 통해 보아도 알 수 있다. 결혼시기가 늦추어졌다고는 하지만 30대에 결혼해도 100세까지 한 남자랑만 산다면 70년의 세월이다. 생각만해도 그 세월의 길이는 길고 끔찍하다. 그렇다고 10년마다 남자를 바꾸어 살 수도 없는 노릇. 인생에 3번은 결혼해야지~하고 맘 먹고 살 수도 없는 것이 인생이다. 그렇다보니 결혼을 앞두고도 생각들이 많아진다.

 

결혼전야에 등장하는 커플들도 그렇다. 먹이사슬처럼 서로 얽힌 그들은 모두 결혼을 앞두고 있다. 저마다의 사연을 끌어안고. 영화를 소설화한 이 책은 시나리오와 책집필을 오가며 그 필력을 펼치고 있는 작가의 작품이라 그러한지 술술 쉽게 읽힌다. 꽤 여러 커플이 등장하지만 헷갈리거나 비중에 있어 쳐짐이 없다. 그래서 읽는 내내 이웃들의 인생을 동시에 들여다보듯 흥미롭게 지켜볼 수 있었다.

 

사귄지 7년차인 쉐프 원철과 네일아티스트 소미는 서로 맞추어온 세월이 긴만큼 서로에 대해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오히려 그래서 긴장감이 없다. 프로포즈도 멋지게가 빠진 "그래, 하자. 결혼"이라며 일상의 반복적인 대답처럼 흘러나왔다. 원철에게 맞추기 위해 자신이 그토록 좋아했던 직업까지 그만 두어버린 소미는 결혼 전 홀로 제주여행길에 올랐다. 그리고 그곳에서 마법처럼 자신이 열광하던 웹툰 [삼다의 연인] 작가 경수를 만나고 말았다. 위기!!! 적색 경보가 켜졌다.

 

소미의 샵 단골인 기자 선옥에게는 곧 결혼이 임박한 남동생이 있다. 세월을 오래 묵힌 소미커플과 달리 클럽에서 만나 원나잇 스탠드로 만남을 시작했고 계획없던 임신으로 인해 급하게 결혼을 서두르고 있는 촌스러운 비뇨기과 남자 간호사 대복과 화려함과 다소곳함의 이중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목사님의 외동딸 이라. 뭐든 제 멋대로인 시어머니와 찍소리 못하는 아들 대복. 기독교와 부적/점을 믿는 집안의 종교적인 갈등. 그리고 이라를 미치게 만드는 그녀의 고객들. 그들의 결혼 역시 삐걱대고 있다.

 

이라의 까칠한 고객 주영은 돌싱녀다. 야구선수였던 첫사랑이 침대에서 팬과 뒹굴고 있는 걸 본 순간 그 사랑은 깨졌고 아이는 유산된 채 다른 남자와 결혼해서 미국으로 도피해버렸지만 아픔과 상처만을 껴안은 채 돌아온 한국에서 주영은 첫사랑 태규와 다시 마주쳤다. 1년의 결혼 생활과 3년의 동거 생활. 둘 중 누가 누구를 더 욕하고 탓할 수 있을 것인가. 그들의 과거가 밝혀지는 순간. 이 커플 역시 아슬아슬한 이별의 줄타기에 올라섰다. 주영의 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대복은 커플의 칼부림 때문에 중요부위가 도려질뻔 했고 이라는 이들의 결혼식이 깨졌다 붙었다 하는 덕분에 정신없고 엉망인 결혼준비에 정신이 없다.

 

뿐만이 아니었다. 이라의 고객 중 수월한 고객으로 분류되었던 꽃집 마흔살 총각 과 18살 연하의 러시아 미녀 비카는 결혼식을 취소하고 공항으로 직행했다. 러시아에서 결혼식을 올리기 위해서. 물론 그들이 결혼하기까지 고비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원철의 레스토랑에서 몰래 요리강습을 받던 비카를 바람난 것으로 오해해 온갖 질투를 일삼던 이들 커플 역시 헤어졌다 다시 만나는 수순을 겪었던 것이다.

 

결혼 일주일. 별별 일이 다 일어난다. 공교롭게도 서로 얽히고 얽혀 있던 이들 커플들은 "결혼"이라는 통과의례를 앞두고 바람 앞의 갈대마냥 흔들리며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고 약을 바른다. 솔직하고 인간적인 모습이라 더욱더 그들의 방황이 사랑스럽다면...너무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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