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 해외여행 - 여행준비의 달인 쏘댕기자의 해외여행 실전코칭
임소정 지음 / 꿈의지도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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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들어있었다. 내가 바라던 그 모든 정보. 인터넷 어디를 뒤지고, 수십개국을 여행다니는 지인을 붙들고 물어봐도 이토록 필요한 정보만을 쏙쏙 찝어내주진 못하리라. 패키지 여행보다는 자유여행을 즐기는 싱글인 내게 [두근두근 해외여행]은 인생이라는 여행에서 만난 오아시스 같은 축복이었다. 읽는 내내.

 

혼자 떠나는 여행이 두렵다고?  우루루...몰려다니는 여행에 비해 모든 일정을 꼼꼼히 체크하고 구경할 곳을 골라내는 일이 어렵다고? 영어가 짧아서 공항게이트를 통과하는 일이 힘들다고? 개인 각자가 알아서 책임져야할 마지막 질문에 대한 답만 제외하고는 이 책 한 권 속에서 우리는 용기와 모험심, 그리고 떠날 준비를 시작할 수 있다. 충분히.

 

여행준비의 달인인 '쏘댕기자'는 정말 직업이 기자인 사람. 경향신문사에 소속되어 있으면서 휴가 때마다 해외 여행을 다니는 그녀를 회사 내에서는 "쏘댕", 회사 밖에선 "쏘댕기자"라고 부른다고 했다. 이 재미난 별명이 그녀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어 26개국을 발딛게 만들고 여행플랜을 짜게 만들었다. 살아온 것에 비해 나 역시 쏘댕긴 경험이 그리 많진 않았다. 여행이 직업이 아닌 사람을 제외하고는 그녀처럼 여행에 열정적인 취미를 갖지 않는다면 그 누구도 이만큼 다녀올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마음 속에 열망이 작은 불씨가 되어 비행기에 오르는 상상을 해 보곤 한다. 오늘도.

 

돈 없어서 시간 없어서 여행가지 못하고 있다는 사람들에게 그건 핑계라며 일침을 놓는 그녀는 일상의 에너지를 얻기 위해서라고 떠나라고 충고한다. 여행보다 더 즐거운 것이 여행준비라는 팁을 전하면서. 어디로 떠나야할지~ 어떤 비행기를 타야할지~ 어느 곳에서 머물러야 후회가 없을지~일정과 예산은 어느 선이 적정한지~ 그 모든 고민을 그녀, "쏘댕기자"와 함께 할 수 있어 즐거웠다. 나는.

 

평생에 단 한 번. 신혼여행만 다녀올 수 있었던 시대는 이미 지난지 오렌~쥐다. 20살이 되면 배낭여행도 훌쩍 떠날 수 있고, 미성년일때 어학연수를 다녀오는 일도 허다하다. 이래저래 친구들이랑 금까기 여행도 계획해볼만하고 회사에 다니면서 짬짬이 3박4일 정도의 가까운 여행지를 순회하고 오는 사람들도 요즘엔 참 많다. 물론 예산이 넉넉하고 날짜가 넉넉하다면 크루즈 여행도 도전해볼만하겠고.

 

여행일정을 짜는데 골머리 앓기 싫은 이도 있겠지. 그런 사람들을 위해 쏘댕기자는 친절하게도 일정별 방문장소를 시간대별로 콕콕 찍어 도표화 해 두었다. 쫓기듯 일정에 맞추어 가야지 하는 것보다는 대충 이정도 시간이 걸리니 나는 이곳이곳 정도를 둘러 보면 시간이 얼마나 걸리겠다며 시간과 일정을 조정해 보는데 활용하면 좋을 듯 하다. 뿐만 아니라 여행을 다녀오면 느끼고 경험한 것들을 가감없이 털어놓으면서도 좀 더 후회 없이 알뜰하게 즐기다 올 수 있는 팁도 서스럼없이 내어주는 그녀의 넉넉함이 나는 참 좋았다.

 

낯선 곳을 방문해야하는 것이 "여행"일지라도 그녀의 책 한 권이면, 여행달인인 친구와 함께 떠나온 느낌일테니까. '이건 꼭 보고 오자"를 통해 좋은 장소를 놓치지도 않을테고, "이건 꼭 해보자"를 통해 영화속 책 속 누군가가 해 봤을 경험들을 나도 해 볼 수 있으며, "이건 꼭 먹고 오자"를 통해서는 맛난 현지 먹거리들을 푸짐하게 맛볼 수 있으니 이렇게 떠나는 여행. 완전 대박 여행이 아닐까!!

 

이보다 더 즐거운 준비가 또 어디 있을까. 이사준비, 결혼준비 등은 생각만해도 골치가 아픈 준비들이다. 하지만 모든 준비 중에서 단연 으뜸 즐거움을 주는 것은 역시 여행준비가 아닐까 싶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그렇다. 여행보다 더 즐거운 여행준비!!아는 만큼 보이고 아는 만큼 즐기고, 아는 만큼 아낄 수 있다니...."나 여기 아직 안갔지?"하기 보다는 "나 여기 다녀왔어"하는 인생을 살기 위해 당장 떠나보자. 2014년 올해부터. 부지런히 준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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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2016-10-03 1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고 시원시원한 댓글
 
자살클럽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지음, 김성균 옮김 / 까만양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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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탐정이 등장하는 추리소설은 아니지만 [자살클럽]은 작가의 전작들에 대한 좋은 이미지가 이어지길 바라며 읽기 시작한 작품이었다. 코난도일이 추앙했다던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그는 [보물섬]과 [지킬 박사와 하이트씨]를 쓴 1800년대 작가다. 1850년에 등대건축기사의 외동아들로 태어나 가업계승을 위해 공대에 입학했지만 가업을 잇지 못했고 아버지의 바램대로 변호사 자격증을 획득했지만 변호사로 살지 않았다. 대신 1880년, 10살 연상의 아내 패니와 결혼한 후 소설집필을 시작했다.

 

당시로서는 특이한 삶을 살다간 작가지만 스티븐슨의 [자살클럽]은 잔인하거나 작의적이지 않았다. 추리소설이라는 장르보다 사실 번역자의 이름이 '김성균'이라 놀라고 말았는데, 동명이인이겠지만 '응답하라 1994'에서 인기몰이를 했던 삼천포역의 배우가 이전에는 '이웃사람'에서 살인범의 역할을 맡은 적이 있는지라 잠시 엉뚱한 상상을 하며 피식 웃음 지어버렸다. 혹시 살인범이 번역한 추리소설? 이라는.

 

보헤미아 왕자 플로리즐은 일생일대의 어리석은 판단을 하고야 만다. 친구인 제럴딘 대령과의 산책길에 만난 크림파이를 나눠주는 청년을 따라 '자살클럽'에 발을 딛고 만 것이다. 그들은 서로가 서로를 죽이는 세상에서 가장 조용한 자살방법을 택한 이들의 모임이었는데, 총 52장의 카드를 섞어 스 중 클럽 에이스 카드는 자살도우미가 되고 스페이드 에이스카드를 고르면 죽어야 하는 복불복 게임의 형태였다. 우연히 참가한 모임 속에서 죽음을 보아버린 왕자를 대령은 한사코 말리긴 했지만 오만한 태도도 두번째 모임에 나타난 왕자에게 죽음이 내려졌다. 그리고 두려움에 떨기 시작했다. 마치 일본 드라마의 원작인 '스트로베리나이트'의 가벼운 버전을 읽는 듯한 느낌이 든 '크림파이를 나눠준 청년 이야기'는 '의사와 사라토가트렁크에 얽힌 사연'으로 이어짐으로써 왕자와 대령이 중심인물이고 이 단편들이 옴니버스처럼 연결되어 있음을 이해하게 만들었다.

 

병약한 체력으로 인해 보헤미한적인 삶에 동경을 품었던 스티븐슨에게 이런 에피소드들은 환상이었을까 동경이었을까. 그가 후세에 태어나 셜록 홈즈를 읽고 루팡을 읽게 되었다면 그 상상력은 과연 얼마만큼의 폭발력을 지닐 수 있었을까. 이야기의 재미보다는 이런 상상력이 중간중간에 머릿속을 파고들어 자꾸만 나의 독서속도를 늦추고 스토리를 잇는데 방해가 되었지만 전혀 속상하지 않았다. 오히려 잠깐잠깐의 그 상상들이 휴식처럼 찾아와 도리어 즐거웟달까.

 

1878년 <런던매거진>에 여르부터 가을까지 연재되었던 3편의 단편들은 빅토리아 시대의 런던과 파리를 무대로 모험꺼리를 찾아나선 두 남자의 비밀스런 일탈이 더해져 흥미롭게 펼쳐졌다. 이후 라디오 드라마와, 연극,영화로 방연되어진 이 소설은 사실 가벼운 농담처럼 읽긴 좋아도 [보물섬]이나 [지킬박사와 하이드씨]처럼 색다른 재미에 빠져들게 만들지는 못했다. 약간 싱거운 음식을 맛보았지만 좋은 음식점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어 나쁘지 않은 느낌과 동일한 느낌이 난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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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과 열정사이 - Blu 냉정과 열정 사이
쓰지 히토나리 지음, 양억관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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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의 그 어떤 말도 필요치 않은 공감각적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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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199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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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 그 자체를 경험하게 하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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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가 사랑한 수식
오가와 요코 지음, 김난주 옮김 / 이레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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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드라마의 원작인 [박사가 사랑한 수식]은 2004년 서점대상 수상작이다. 무려 아홉명이나 파출부를 갈아치운 바 있는 독특한 박사네 집으로 가사 도우미 일을 가게 된 20대 싱글맘. "진상"이 아닐까 각오하고 간 그녀에게 박사를 보기전 그의 형수는 한 가지 편견을 더 심어놓고 만다. 사람을 직접 판단하기 앞서 그의 소문부터 듣게 되는 우리네 사회생활 모습과 별반 다를 바 없는 그녀의 이번 일터.

 

그는 과거의 어떤 사고로 인해 딱 80분간만 기억이 지속되기 때문에 그 이후에는 어김없이 다시 자신을 소개하고 어제 했던 물음일지라도 성실히 대답해야할 의무를 가지게 된 것이다. 새 일터에서 일하게 되는 규칙은 그러했다. 그렇게 1975년의 기억에 머물러 있는 박사와 함께 하게 된 그의 가사도우미.

 

"80분만 지속되는 기억이 어떤 것인지 구체적으로 상상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미리 심어둔 편견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그녀의 감정은 "연민" 혹은 "호기심"이었고 어린 아들을 양육 중인 엄마 이기에 특별한 보살핌이 가정과 일터 양쪽에서 따뜻하게 펼쳐진 어느날, 박사는 이전 아홉 명과 달리 새 가사 도우미에겐 특별한 허용을 먼저 제안해 왔는데, 그는 그녀의 아들을 데려와 함께 머물러도 좋다는 허락이었다. 그리하여 하교 후 64세의 수학 이론을 전문으로 하는 전대학 교수인 할아버지가 있는 곳에 온 아이는 마냥 신났다. 엄마와 함께 있는 것도 안정적이지만 무엇보다 아이의 호기심을 잔뜩 자극하는 특이한 할아버지는 아버지가 없는 아이의 일상에 나타난 단 한 사람의 남자 어른이었기 때문에.

 

로맨스도 울컥하는 갈등도 없지만 이 소설은 왠지 따뜻하게 읽혀졌다. '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이나 ' 엄마의 은행통장'처럼 어른이 바라보는 세상도 아이가 바라보는 세상도 똑같은 온도다. 부글부글 끓는 점이 높지는 않아도 '1월0일'처럼 차디찬 인간의 단면을 겪게 만들지도 않는다. 단 한 순간에도-.

 

160cm의 등굽은 노교수와 20대 후반의 가사도우미, 그리고 루트(평평하다고 해서)라고 불려지는 아이의 행복한 하루하루를 엿보는 부유한 미망인이 그들의 시간을 방해하기까지....! 그리고 한 장의 사진으로 밝혀지는 박사와 형수의 과거. 이후 영향을 받은 아들이 수학자로 성장하기까지 이야기는 이어지지만 매일매일 같은 날이 반복된다는 느낌이 어떤지 책을 읽어도 그 일만은 상상하기 어려웠다. 물론 같은 나날이 반복되는 것이 끔찍하거나 공포스러운 이도 있을 줄 안다. "타임바운스"나 "카르마"같은 일들은 아무리 중요한 순간이라고 할지라도 반복 자체가 고문으로 느껴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같은 말을 또 하고 또 설명하고 또 이해시켜야 할 지라도 즐거운 일로 다가올 수도 있나보다. 이들 모자와 박사의 시간처럼. 반복된다는 것은 끝나지 않는다는 의미일 수도 있지만 중요하다는 의미일 수도 있으므로.

 

4월의 햇살아래, 따뜻한 이야기 한 권이 필요하다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누구에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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