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브랜딩 - 당신의 미래를 바꾸는 힘
김대중 지음 / 하나의책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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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스펙하는데 그 스펙이라는 말은 2004년 국립국어원 신조어로 등록된 말이라고 한다. 취업을 위한 자격증을 총칭하는 단어이자 구직자의 능력을 증명할 수 있는 바로미터라고 하는데 저자인 김대중 대표는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에 함정이 있다고 꼬집는다. 스펙만 따지자면 현재의 대학생들은 과거의 대학생들에 비해 훨씬 똑똑하며 혜택을 받고 자란 세대라는 것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이에 '제니퍼소프트'의 이원영 대표는 시원한 말로 우리의 머리를 맑게 만든다. '어학과 기술은 배우면 되니 스펙 대신 사고력, 열정, 내면에 집중하는 직원 채용'을 기준으로 꼽는다고 말했다. 20대를 자격증 따는데 소비해 버리는데 대한 아쉬움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역시 같은 생각이었던 것이다. 특히 마음에 드는 것은 '제니퍼소프트에서 하지 말아야 할 33가지 중 회사를 위해 희생하지 마요, 당신의 삶이 먼저에요"라는 대목이다. 내 마음을 울린 단 한마디.

 

명언이란 마음을 울리는 말이지 유명한 사람이 그 언젠가 내뱉은 말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금 깨달으며, 나는 이 문장을 다이어리 제일 앞 장에 적어두고 보고 또 보고 있다. 이제껏 강요된 희생으로 올려진 스펙들과 경력들을 반성하며. 그 시간 동안 아깝게 놓쳤던 좋은 인연의 끈들과 인생을 즐길 기회에 대한 후회와 아쉬움을 뒤로하며.

 

그렇다면 책에서 스펙의 경쟁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콘텐츠'라고 답한다. 자신의 콘텐츠를 쌓는 일이 그 해답이라는 것이다. 어떤 분야에 종사하든 지금까지 쌓은 경험과 지식이 공유의 기회를 연다는 말인데, 가령 맛집이나 커피전문점 리뷰는 차고 넘치지만 나만의 차별화 전략이 있다면 기회가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온라인 상에서 절대 권력은 클릭과 트래픽에 의해 좌지우지 된다고 하니까.

 

업무든 취미든 2년 이상 쌓은 노하우는 콘텐츠로 활용이 가능하다니 거기에서 부터 시작한다면 나만의 소셜 브랜딩을 갖는 일도 먼 훗날의 이야기는 아닐 것만 같았다. 이 책을 알기 이전 먼저 한 문장이 나를 사로잡아버렸는데 바로 '직장이 아닌 직업을 갖게 하는 소셜 브랜딩 노하우'라는 글이었다. 평생 직장이 사라지고 일터에서 물러나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가장 자유로우면서도 힘들었던 부분이 바로 이 대목이었는데, 나를 브랜드화 하는 작업을 하고 있으면서 문화콘텐츠를 구축해나가고 있으면서도 소셜 브랜딩화 하는 것에는 약간 소홀하지 않았나 싶던 시기에 책은 나를 찾아왔다. 해답을 안고.

 

꼬박꼬박 나오는 월급에 의지하기 보다는 소셜 브랜드로 승부하는 것이 긴 인생에서 더 탄탄하게 의지하고 살만한 성공 비결이라는 점에는 반대의견을 피력할 이유가 없지만 모든 사람들이 다 성공할 수 없는 길이라서 약간 망설여지기는 할 것이다. 귀가 솔깃하게 되더라도. 하지만 그 두려움도 시작해보지 못하고 끝난다면 결국 후회로 남게 되지 않을까. 후회하느니 한번 시도해 보는 일도 나쁘지 않으리라. 그래서 김대중 대표의 등떠밈이 즐거움이 된고 그의 노하우가 든든한 방책으로 다가온다. 나만의 책사를 얻은 느낌이랄까. 이 책 평소와 달리 꼼꼼히 읽다보니, 수일이 지나버렸다. 하지만 다시 또 첫장을 펼쳐든다. 처음부터 다시 읽으며 마음을 다잡고 계획을 수립하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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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너선 아이브 - 위대한 디자인 기업 애플을 만든 또 한 명의 천재
리앤더 카니 지음, 안진환 옮김 / 민음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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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가 떠나고 애플이 시들해졌다. 제품들이 아니라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어내는 잡스에게 관심이 더 많았었나보다. 나는.

하지만 애플엔 잡스의 1인 기업이 아니었다. 잡스와 놀랄 정도로 비슷해 보이는 얼굴의 디자이너 조너선 아이브도 있었다. 잡스의 전기들을 그토록 많이 구해 읽었으면서 나는 왜 이 남자의 이름이 이토록 생소한 것인지.

 

애플의 통합크리에이티브를 담당했던 사람은 스티브 잡스였지만 그의 생각과 신념을 디자인으로 옮긴 이는 영국 출신의 조너선 아이브였다. 지금은 잡스처럼 머리카락도 홀랑 밀고 표정도 비슷하게 찍힌 책표지 때문에 잡스의 부활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잡스가 떠나고 애플엔 인재가 아닌 리더격 대표주자가 필요한 시점인지도 모르겠다.

 

내겐 아직은 낯선 조너선 아이브는 1967년 2월 27일 영국의 칭퍼드에서 태어났다. 리치타운에서 은세공 전문가인 아버지와 심리치료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화목하고 넉넉하게 자란 그는 크리스마다 마다 아빠의 대학 작업실에서 하루종일 놀아주는 자상한 아빠와 함께 성장한 행복한 아들이었다. '아빠에게 받은 매우 사적인 선물'이라고 언급된 그 선물에도 불구하고 어린시절 조너선은 학습장애난독아동'으로 분류되었다고 한다. 대한민국에서 조너선이 태어났더라면 지금처럼 유명인이 될 수 있었을까. 그 질문에 대한 답은 너무나 뻔해 그만 생략하기로 하고 조니풍이라고까지 불리는 그의 디자인은 단순하면서도 우아하고 파격적이면서도 발상의 전환이 되는 제품들이라 더 꼼꼼히 살펴보게 된다.

 

애플 내에서 아이브의 역할은 어떤 것이었을까. 얼만큼의 무게감을 갖고 있는 것이었을까. 실제로 잡스는 생전에 조너선을 자신의 바로 아래에 두고 있었다고 한다. 부사장이 있어도, 책임자가 있어도 조너선의 의견이 먼저였다고 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영국에는 T형 디자이너라는 표현이 있다고 한다. 특정 분야 및 여타 디자인 분야에서 원숙한 기량을 연마한 디자이너를 지칭하는 말인데 애플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했을 그에게 T형 디자이너라는 표현을 붙여도 좋을 듯 싶다. 숫자로 표현되지 않는 가치. 써 봐야 아는 편리함. 애플 기기들의 공통점에 나는 왜 이리 마음이 설레는 것일까. 특히 요즘처럼 세상 모든 것이 숫자와 연관되어 있다는 생각이 드는 시점에서 이 책을 읽게 된 것이 내겐 오히려 행운처럼 느껴졌다. 애플의 약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새로운 디자인에 대한 기대치는 낮아졌을지 몰라도 애플의 명성은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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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의 신
이성용 지음 / 무한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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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졌다. 안정된 고용도 없고 월급만으로 자신의 주택을 구입하기에 대한민국의 현실은 개인의 꿈과 너무나 그 갭이 커져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에 대한 개념이 없었던 20대를 지나 30대가 되니 반대로 작은 평수라도 나만의 주택을 지어 사는 꿈을 꾸게 되었다. 현실과 달리 나이가 주는 꿈인 듯 싶은데, 이와 더불어 직장보다는 매달 꼬박꼬박 들어오는 월세부자로 사는 꿈도 함께 꾸어본다. 은행에 목돈을 넣어 돈을 불리던 시절이 끝났기 때문이다.

 

몇몇 월세에 대한 책을 보긴 했지만 자신의 경험이 들어가 있든 전문가적인 의견이 피력되었든 간에 나를 비롯한 일반인이 읽기에는 너무나 어려운 내용이 반복되거나 현실과는 맞지 않는 이야기를 늘어놓는 책들이 많았다. 소설이나 에세이를 읽는 것과 달리 재테크 책은 나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을 건져내기 위함인데 전혀 나의 이해를 돕지 못한다면 그 책은 그림의 떡, 무용지물일 수 밖에 없는 것이 아닌가.

 

<경매의 신>의 저자 이성용의 최신작이라는 이 책은 지금의 내게 도움되는 책이라는 권유를 받고 읽게 된 책이었다. 당장 목돈이 있어 굴리기 위함이 아니라 언제든 내게 목돈이 주어진다면 바로 굴릴 수 있도록 나를 준비시키는 준비서 정도로 읽게 되었달까. 아무튼 가벼운 마음으로 접했더니 페이지마다 빼곡한 내용들이 눈에 쉽게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는 과연 냉철한 경매 전문가였다. 결코 포인트를 놓치지 않았다. 부동산학을 전공한 것도 아니고 법학 전공자도 아니어서 우리와 같은 시선에서 경매 그리고 부동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의 말처럼 우리가 원하는 것은 안정적인 수입이며, 이 수입만이 월급과 연금에 기댈 수 없는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인 것이다. 불필요한 론들을 쓰지 말라고 강하게 어필하는 그는 지속적이면서 통제가능한 범위내 수익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들을 알려준다. 콕콕 찝어서.

 

그의 말처럼 저렴한 가격에 구매해서 수익을 안정적으로 내는 일이 중요하다. 그럼으로 경매는 최고의 선택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라 경매장은 사람들로 넘쳐난다. 그 속에서 좋은 매물을 찾아내고 관리하는 방법. 그 방법을 통해 월세부자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그 누군가의 a급 노하우보다는 나의 관리 능력이 빛을 발해야하는 것이다. 결국 나의 선택, 나의 관리법, 내가 중요하다는 사실. 그 사실을 알고 시작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이제 원룸, 투룸에 사는 시기를 벗어나 원룸, 투룸의 월세를 받고 사는 시기를 준비해야하는 시대다. 꿈을 꾸어야지만 실천해볼 기회가 생긴다. 많은 월세 임대인 중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현세유지. 혹은 다시 재매매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들은 실패했지만 우리는 성공한 사람들의 노하우를 배워 성공하는 월세의 신으로의 삶을 살기 위해 저자의 노하우는 분명 '약'처럼 활용되어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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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도시를 만들고 사람을 이어주다 - 부부 건축가가 들려주는 집과 도시의 숨겨진 이야기들
임형남.노은주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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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이 빗나갈 때가 있다. 이 책이 내겐 그랬다. [집,  도시를 만들고 사람을 이어주다]라는 제목만으로 나는 인테리어 서적일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말았다. 그리고 첫장을 여는 순간 그 기대는 산산이 부서지고 말았다.

 

p35 사람들은 성공으로 인해 오만해지고 그 오만으로 인해 실수를 한다

      역사적인 아이러니는 대부분 자신의 성공에 대한 확신에서 비롯된다

 

기대가 부서졌으니 바닥에서부터 다시 탐색하는 기분으로 나는 부부 건축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귀를 활짝 열기 시작했다. 세우다 '건' + 쌓다 '축'이 합쳐져 탄생된 건축을 평생 업으로 알고 살아온 부부에게 그 건축물로 가득 채워진 도시는 대체 어떤 모습의 캔버스일까. 그들의 눈에 담긴 현대 건축 그리고 교감하는 문화들 속을 산책하며 결국 그 속에 살게 될 인간에 대해서는 어떤 온도의 시선이 담겨 있을지 살짝 궁금해졌다.

 

결국 그 궁금증 속에는 놀라움이 축이 되어 존재했다. 서울 장충동하면 족발?이 먼저 떠올려졌지만 이 동네에는 경동교회라는 유명한 건축물이 있었다. 그리고 그 교회에는 창이 없다고 한다. 폐쇄적이고 답답해보일 것처럼 느껴지는 교회건물. 건축가 김수근은 무슨 생각으로 소통이 가장 중요한 교회라는 건물을 이렇게 지어놓았던 것일까. 직접 가보기 전까지는 묘사만으로 상상하기엔 부족함이 있어 다음에 꼭 한번 여행길에 올라볼까 싶어지는 곳이었다. 반면 1924년 지어졌다는 슈뢰더 하우스는 요즘 도심 근교에 지어지는 타운하우스처럼 멋진 건축물이라 보고 또 보게 된다. 자꾸만 찾아볼만큼 외양이 멋진 이곳은 폐쇄적이지 않으면서 완전 개방적이지도 않아 적당한 그 노출이 맘에 드는 공간이다. 과연 20세기를 대표할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을지도 모른다. 견고함, 유용성, 아름다움의 세가지 건축 본질에 충실하면서 시대정신까지 담아내려면 건축가의 머리털은 죄다 빠져버릴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어떤 외형이건 어떤 재료로 지어졌든 '집'이라 불리는 건축물이 사람이 사는 공간이라는 사실이 잊혀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BIG가 상하이 엑스포를 위해 설계한 호텔 렌 빌딩도 사람 인 글자를 형상화 했던 것이리라.

 

영화,인물, 드라마, 가수, 문화 전반에 이르기까지 많은 이야기를 포괄적으로 담고 있어 이해하기에 다소 난해한 책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복합적인 문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천천히라도 읽어나가보라고 권하고 싶다. 세상이 만들어지는 이치를 발견하게 될지도 모르니까. 어느 페이지에 멈춰서서. 내가 그랬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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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달, 제주 - 월별로 골라 떠나는 제주 여행
양희주 지음 / 조선앤북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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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보면 아름답다"

 

정말일까. 푸른 섬 제주는 그 따뜻한 온기 때문에라도 꼭 살아보고 싶은 땅이다. 육지에 사는 내게 섬은 언제든 훌쩍 떠나 돌아오지 않아도 좋을  곳 같아서 아주 어린시절부터 동경해오던 곳이기도 했다. 그래서 아껴두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여권을 챙겨 먼 나라 여행을 다녀오기도 하면서 가까운 곳 제주는 쉽게 발걸음하지 못했다. 혹여 누군가가 다녀왔다고 하거나 누군가가 가서 살 땅을 사 두었다는 소식을 전해오면 "부럽네"라고 말했을 뿐.

 

얼마전 시험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친구에게 카톡문자를 보낼 적이 있다. 이렇게.

"뚜껑은 열어봐야 알 수 있고 사람은 겪어봐야 알 수 있노라"고. 살아보니 그랬다. 나이 서른을 넘으면서 내 나이 세는 법을 잊어버렸듯 나는 흐르는 삶이 아닌 멈추어 있는 삶을 살고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매년 깨닫게 되는 "어른으로서의 성장점" 같은 것은 있어서 가끔 누군가에게 조언아닌 조언을 해줄만큼은 성숙된 인간으로 거듭나고 있긴 한가보다 싶다. 그런 내가 여전히 떠나, 발 디디고 싶은 제주이기에 [열두달, 제주]라는 책이 보이자마자 얼른 손에 거머쥐었는데, 생각보다 꽤 두꺼워 며칠을 나누어 읽으며 즐거워했고, 페이지마다의 내용이 내가 원하던 것이라 신나서 읽으며 메모한 페이지 장수가 10장이 넘는다. 꽤나 양질의 여행서인데, 여행을 목적으로 한 내가 읽어서 여행서이지 일상을 살고 있는 누군가가 보았다면 '삶의 지침서' 내지는 '우리동네 맛집,멋집,즐거운 장소'가 소개된 가이드북 정도로 읽히지 않았을까. 사람은 이렇듯 제 입장에 따라 책 한 권 대하는 태도도 달라지기 마련이다.

 

남자는 봄여름가을겨울을 함께 나봐야하고 계절이 지나도록 사귀어 봐야한다는 책의 어느 구절을 보며 오랜 친구 한 녀석이 떠올려졌다. 여자친구가 또 바뀌었다는 말에 대뜸 "이제 그만 정착하지!"라고 그랬더니 봄~겨울까지 모든 계절동안 지켜봐야 그 사람의 진면목을 조금쯤은 알 수 있는데 그러는 동안 맘에 드는 여자가 없었노라 라고. 그 녀석은 4계절동안 변함없는 여자를 원했던 것일까. 아님 4계절동안 똑같지 않아 재미난 팔색조 같은 여자를 원했던 것일까. 여전히 고르고 있는 녀석이라 그 해답을 아직은 알지 못하겠다. 녀석과 같은 생각을 지닌 사람이 또 있구나 감탄하면서 나는 꼼꼼히 읽던 프롤로그를 지나쳐 6월로 껑충 뛰어 6월의 제주를 구경하기 시작했다. 사실 5월의 제주 여행을 꿈꾸어 보았는데, 좋아하는 수국이 6월에 가득하다는 책의 소개로 인해 6월부터 구경하기 시작했던 것. 떠나보지 않아 몰랐던 제주 여행의 팁은 이렇듯 책을 쓴 저자의 충고로 다시 채워진다.

 

이렇듯 이 책은 순서를 따로 정하지 않고 보아도 좋을 책이다. 추리소설처럼 뒷부분부터 본다고 스포가 될 걱정도 없고 듬성듬성본다고 해서 딱히 해가 될 일도 없다. 다만 시간 날때마다 펼쳐들고 자주자주 눈에 익혀서 나만의 여행코스를 짜 보는 편이 더 유리하다고 본다. 나는 현재의 제주도, 과거의 제주에도 관심이 참 많다. 생멸치를 '멜'이라고 부르는 그 어태도 좋고 걷기 싫어하지만 3대 계곡이라는 탐라계곡을 걸어보고 싶어지기도 하다. 제주니까.

 

그저 편하게 다녀오고픈 장소가 아니라 사람겪듯 겪어보고 계절 지나듯 오래 깊이 사귀어보고 싶은 땅이 바로 제주니까. 그 녹담만설에 올라 설문대할망이 내려보았을직한 그 높이를 나 역시 내려다보며 수많은 상상을 해보고 싶게 만든다. 열두달, 제주는 그 모습이 모두 달라 참 좋다. 여행서로 시작했지만 그 언젠가는 잠시잠깐만이라도 제주의 주민이 되어 이 책을 동네탐방용으로 사용해 보고 싶은 열망을 들끓게 만든다.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머리는 즐겁고 가슴은 뜨거웠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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