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질정신 - 전설의 공모전 여왕 빡씬의 무한열정 다이어리
박신영 지음 / 다산북스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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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공모전 여왕. 빡신! 그녀는 진짜였다.

"돈 없고 백 없는 사람이 믿을 건 삽질 뿐"이라고 말하면서 대학시절 내내 공모전에 볼입하여 공모전 23관왕이라는 쾌거를 이루어낸 저자 박신영. 남들보다 빡시게 살고 남들보다 빡시게 성공한 그녀의 성공이유가 궁금해졌다. 성공한 사람은 모두 열심히 노력한 사람이었지만 반대로 노력한다고 해서 모두 성공하는 시대는 아니지 않은가. 그래서 나는 단 한번의 공모전에서 입상하기도 힘들다는 대한민국 굵직굵직한 공모전들을 밥상에 반찬 모으듯 올려놓은 그녀의 이력을 뒤쫓아 [삽질정신]을 읽기 시작했다.

 

p 115  그 누구보다도 내 자신이 내 꿈에 대한 열렬한 팬이 된다

         간절히 바라지만 그 꿈을 이래저래 이야기하고 다니지 않는다

 

그녀는 그 누구보다 자기 자신의 꿈을 믿는 여자였다. 사람이라면 절망의 순간에 좌절하기 마련인데 어디서 저런 뚝심이 생기는 것인지 언제나 전진이다. 그녀 말처럼 인생은 어렵지만 불가능하지도 않다고 믿던 시절도 있었는데 언제부터 나는 이렇게 기운이 빠졌나...싶다.  그래서 다시 열정을 불사지르기 위해 빡신의 기를 받기로 했다. 그녀의 책을 통해-.

 

책을 보면 '사점'이라는 단어가 나온다. 마라토너들이 뛸 때 이 사점을 경험한다고 하는데 산소가 부족해 죽을 것만 같은 고비. 심장이 터질 것만 같은 시간이라고 한다. 아. 내가 바로 그 시점에 와 버린 것이 아니었을까. 하지만 이 시점을 넘어서면 나는 다시 뛸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희망을 빡신의 공모전 도전기를 통해 깨닫기 시작했다. 이 책을 낼 때 그녀는 학생의 신분으로 무모하지만 지독하고 치밀하게 삽질했노라고 고백하고 있다. 인생은 곱셈이다.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찬스 앞에서도 제로가 된다. 그 말이 가장 공감이 간다. 기회가 없는 것이 아니라 운이 없었던 것이 아니라 잡을 수 없었노라고. 그래서 평소에도 열심히 준비해야 한다고 나를 다독일 수 있는 가장 성실한 문장이므로.

 

공모전 상금으로 혼수준비를 전부 마쳤다는 소문은 별로 부럽지 않았다. '아무것도 아니어서 더 무한하다'는 것을 진리고 삼고 'DODODO' 할 수 있는 '내공의 힘' 그 기운이 더 부럽다. 이 책은 내게 공모전에 빨리 붙게 만드는 비법서로 읽힌 책이 아니다. 그런 것을 구하기에 나는 이미 나이면에서나 사회경력면에서 이력서 서너장 정도는 충분히 넘길 수 있을만큼 열심히 살아왔다. 20대에겐 비법서도 읽힐 수도 있는 이 책이 30대에겐 다시 뛸 용기 영양제로 작용해 결과 보다는 그 과정에 자극받을 수 있도록 쓰여진 것이 놀라웠다. 스킬을 익히기 보다는 열정을 전해받고 싶었던 [삽질정시]. 사실 [기획의 정석]을 먼저 읽고자 했으나 [삽질정신]부터 차례차례 읽으면서 난관을 '벽' 이 아닌 '계단'으로 여길 수 있기를....나 역시 그 누구보다 내 자신의 열렬한 팬이 될 수 있기를......!

 

P117  당신의 개무시

        곱씹고 곱씹어서 훌륭한 사람이 될께

        당신이 나에게 한 말들이 민망하리만큼 멋지게 해낼께

 

라는 말토함을 통해 나는 그녀의 성격을 미루어 짐작해 볼 수 있었다. 살아온 시간이 쌓여갈수록 설탕같은 사람, 착한 사람 코스프레 하는 인간들보다는 이렇게 뚝심있고 열정적이면서 툭툭 진심을 던질 수 있는 사람들에게 더 믿음이 간다. 그녀의 이런 성격도 좋다. 내게도 있는 마음이기 때문이다. 인기 영어 강사 유수연의 [23살의 선택, 맨땅에 헤딩하기]를 읽었을 때처럼 심장이 싸해짐을 느낀다. 무식해서 용감해 보이는 맨땅에 헤딩하기는 때로는 가장 좋은 직구가 되어 인생을 롱런하게 만들기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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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치 트라이얼 메이즈 러너 시리즈
제임스 대시너 지음, 공보경 옮김 / 문학수첩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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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던트 이블'에서 여 주인공은 좀비월드를 벗어나도 다음 편에서는 또다른 좀비존에서 깨어난다. 마치 그녀처럼 '메이즈 러너'에서 죽도록 달렸던 토머스는 또 다시 창조자들의 실험용 쥐로 깨어났다. 짜증스럽게도. 그의 기억은 여전히 불안정 했으며, 텔레파시로 이어진 영혼의 짝 테리사는 사라졌다.

 

p12 톰, 뭔가 잘못됐어.

 

라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선. 잘못된 것이 맞다. 기억을 잃고 공터로 내던져진 순간부터 그의 운명은 잘못된 운명으로 던져졌다. 그리고 이번에는 광인들이 가득한 지역. 그들 그룹과 같은 실험을 했다는 다른 그룹에서 살아남은 에어리스까지 포함해서 소년들은 이번존에서도 살아남기 위해 달리고 살피고 의심하고 힘을 합해야만 했다. 무엇이 진실이고 누가 거짓말을 내뱉는지 모르는 가운데.

 

태양폭발 이후, 세상이 도대체 어떻게 변해버렸기에 어른들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살아남는 실험을 하게 된 것일까. 생존 능력외에도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단체, '사악'. 그들은 태양 플레어로 인해 황폐해진 지구에 희망의 씨를 틔우기 위해 뛰어난 아이들을 길러 시험에 투입했다. 2번째 실험에서 동기 부여를 위해 일부러 플레어 바이러스에 감염시키고 2주 내 피난처에 도착한다면 치료제를 투입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들을 믿어도 될까?

 

뇌를 파괴시키고 미치게 만드는 병인 플레어 바이러스. 정북 방향으로 160킬로미터를 이동하는 동안 이 바이러스에 걸려 인간성을 잃어버린 광인들을 소년들은 너무 많이 봤다. 그 끔찍한 모습이 되지 않기 위해 전진하던 토머스는 민호그룹과 헤어지게 되고 테리사의 음모에 제대로 걸려들었다. 배신자. 가장 믿었던 친구의 배신은 한번으로 그치지 않았다.

 

p 503   앞으로 너한테 안 좋은 일이 일어날 거야.(브렌다)

p 508   너한테 해 줄 말이 있어, 톰. 사악을 선해. (테리사)

 

꺼져. 텔레파시를 받은 톰은 테리사를 향해 사악에게 전할 말을 외치면서 분노했다. 시험이 끝나지 않았음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인류의 미래를 걱정한다는 '사악'은 정말 선한 존재일까. 1권과 2권에서 기억을 잃었던 그들의 기억을 되돌리려 하고 있다. 그 삭제 된 기억 속에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악이 그들 앞에 내던진 진실은 무엇일까. 이 소설 어떻게 끝날지 정말 알 수가 없다. 짐작조차 할 수 없어서 남은 3권이 참으로 짧게 느껴진다. 거대한 스케일의 한 소설 시리즈를 종결짓기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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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버전트 다이버전트 시리즈
베로니카 로스 지음, 이수현 옮김 / 은행나무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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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터미네이터>나 <아바타>를 통해서 보여준 우리의 미래는 고도화된 산업화로 인해 결국 인간이 그 종말을 가까이 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산업화 이면에는 자연환경의 파괴. 그로 인한 인간들이 생의 터전을 잃어가는 상황들이 초래되며 지금부터라도 그 수순을 밟지 않기 위해 애써야 한다는 것. 율곡 이이가 현세에 살고 있어도 이와 비슷한 충고를 현대인들에게 던지지 않았을까. 그의

혜안으로 비추어보자면.

 

이제 고작 20대를 살고 있을 뿐인 베로니카 로스의 <다이버전트> 역시 그와 비슷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앞으로 폭발할 필력이 더 기대가 되는 그녀는 시카고를 배경으로 하여 자연재해로 황폐해진 미래 사회 속에서 인간이 선택되는 존재로 그려진다. 얼마전부터 재미나게 읽고 있는 3부작 <메이즈 러너>에서처럼 <다이버전트> 역시 자연재해가 소재로 등장했다. 이미 헝거 게임의 제작사가 이 작품을 영화화 하고 이미 국내에선 4월에 개봉되어 화제가 된 다이버전트. 첫 소설부터 대박터진 베로니카 로스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보자.

 

미래 사회는 자신의 능력에 따라 5개의 분파로 나뉘어 인간을 관리하는 프로그램으로 돌아가고 있다.

 

애브니게이션,돈트리스,에러다이트,애머티,캔더 에 속하지 못하면 다이버전트로 분류되는데 복종과 관리의 범위를 넘어선 그들을 사회는 아웃사이더로 분류하고 체제를 위협할 테러리스트로 간주한다. 주인공

트리스는 다이버전트로 분류된다. 다르면 축출되는 사회. 크리에이티브한 것을 용납하지 않는 사회. 그래서 내게 미래 사회는 답답한 공간으로 상상되는데 트리스는 '다이버전트'로 판명되면서 끔찍한 배신을 경험해야 했고 스스로 살아남고 스스로 성장해야만 했다. 사회가 개인의 성장을 돕지 못하고 안전을 보장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이 모든 일이 '다이버전트'로 낙인 찍혔기 때문인데, '벗어난'이라는 의미를 가진 이 단어가 이름 앞에 붙게 되면 사회에서 인정한 틀에 맞지 않는 인물로 간주되어 자신의 뜻과 상관없이 제거되고 마는 것이 이들이 살고 있는 미래다. 크리에이티브한 생각이 각광받고 소속감보다는 프리로 일하는 것이 대중화 되어가고 있는 지금과 비추어보면 왜 갑자기 미래는 역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지? 싶지만 자연재해라는 큰 틀 안에서 살펴보면 한층 한정된 자원을 분배해가며 살아남기 위해 인류가 선택한 것이 결국 이 것이 아닌가 싶어지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답답하고  또 한편으로는 이해가 가고도 남는 상황 속에서 한 소녀의 선택과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어졌다. 과연 나라면...나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 잠시 고민해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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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안간 아씨 2 - 완결 별안간 아씨 2
서자영 지음 / 고즈넉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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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개벽이 되지 않는 한 처지가 바뀔 일 없는 '서얼'과 힘없이 아비를 잃어야 했던 '왕'이 같은 꿈을 꾸었다.

그리고 의지와 상관없이 주어진 삶을 살아야만 하는 노비의 인생을 거부하는 '덕이'가 그들의 그물에 걸렸다.

그리하여 조선을 발칵 뒤집을 그 사건이 공모되어졌다. 왕과 서얼과 노비로 인해.

 

이야기의 모든 것이 제목 한 줄에 다 들어있다. 노비가 어느날 '별안간 아씨'가 되어 버렸으니.

편안하게 앉아서 팔자좋게 살 것만 같은 아씨가 되기 위해 이토록 힘든 고행의 길이 있었음이야....덕이는 그녀들의 삶 또한 그저 부러워했던 모습 그대로가 아님을 곧 알게 되었다. 아무리 허리가 아파도 꼿꼿이 세워 앉아야 했고, 아비-남편-아들에게 복종하며 살아야 했고  글/그림/자수/시에 이르기까지 외워야 할 것이 왜 이리 많고 익혀야 할 것들은 또 왜 이리 많은 것인지......덕이는 그만 줄행랑을 치고 말았다. 하지만 곧 다시 잡혀와 별당아씨가 되기 위해 수행하기 이르고.

 

몰래 살짝 본 예비 신랑감의 풍모가 맘에 들어 버린 덕이는 점점 더 정경부인 되기에 박차를 가하는데 어느날부턴가 옆구리 살처럼 붙어 있던 형수라는 존재가 신경쓰이기 시작했다. 부부인 마님의 조카로 신분을 속이고 좌의정댁네 매파의 눈길을 받아냈고 예비 정혼자의 마음을 흔들었으며 종국엔 꽁꽁언 형수의 사랑도 움켜쥐었으니...단순히 신분만 세탁된 것이 아니라 그녀는 매력녀로 거듭난 것이다. 부러운지고~

 

이젠 어딜보나 노비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지만 정경부인이 되어 편하게 살아보리라는 꿈보다 사랑하는 사람을 택해 행복해지고 싶은 욕심이 새록새록 솟아나고 있는 가운데, 정조는 주사위를 던졌고 좌의정은 제 살길을 도모하기 위해 모략을 펼쳤으며 형수는 사랑을 위하여 제 한 목숨을 내어놓았다. 모두의 목적은 다르나 그 중심엔 노비 덕이가 서 있어 갈등이 최고조 되는 순간, 그녀의 안위가 살짝 걱정되어 등 뒤로 식은땀 한 방울이 주르륵 흘러 내렸으니, 역사 로맨스 소설을 읽으며 이토록 마음 졸였던 적이 또 있었던가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 바로 <별안간 아씨>였다.

 

좀 더 캐릭터들이 통통 튀었으면 좋겠다 싶은 아쉬움이 살짝 들기도 했지만 숨을 몰아쉴만큼 가독성 있게 읽혀지는 필체여서 읽는 내내 지루한 감 없이 스피드하게 읽혀 좋았다. 최근! 역사 로맨스 소설을 권해달라는 지인이 있으면 망설이지 말고 <별안간 아씨>를 강추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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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안간 아씨 1 별안간 아씨 1
서자영 지음 / 고즈넉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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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드리 헵번의 영화 '마이페어레이디'의 사극 버전이라고나 할까! 이런 고얀지고...이런 발칙한 일이!!! 라고 조선의 양반들은 혀를 찰 일이겠으나 독자는 재미나고 주인공들은 로또 인생을 경험하면서 자신의 짝을 찾아나갈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니 일석이조라!

 

'마이페어레이디'가 하층민을 상류사회 아가씨로 만들다가 그녀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인 것처럼 [별안간 아씨]도 노비 덕이가 단시간 안에 요조숙녀가 되어 정경부인 자리를 꿰어차야하는 이야기다. 노비로 태어나 노비로 살다가 또 다시 노비가 될 자식들을 주렁주렁 나아야하는 되물림되는 노비의 삶이 싫어서 혼인하지 않겠다고 버티던 강치영내 노비 덕이는 구원의 손길을 받는다. 바로 강치영의 서자 강형수가 그녀의 신분세탁을 도맡은 인물인데, 뛰어난 학식과 처세에도 불구하고 그는 기생의 아들이라 출사할 수 없음에 좌절한 인물이었다. 그런 그가 홍국영의 주선으로 사도세자의 아들 정조와 독대를 하게 되고 그 자리에서 임금은 재미나면서도 위험천만한 일을 그에게 맡긴다. 바로 '서얼허통법'을 통화시키기 위해 좌의정의 아들 최규식의 처로 천민을 들여 그를 꼼짝달싹 할 수 없게 만드는 일. 그 일을 맡은 강형수의 눈에 덕이가 든 것이다. 그리고 그는 덕이에게 운명을 바꾸어보지 않겠냐고 제안을 하는데......!

 

당당하면서도 거칠기 짝이없는 천둥벌거숭이 같은 여인 덕이. 고분고분함이라고는 눈씻고봐도 찾아볼 수 없고 다소곳한 면은 두 눈 닦고 보아도 찾아지질 않는 그녀를 요조숙녀로 둔갑시킬 생각에 벌써부터 머리가 아프다. 강형수는. 어쩌다가 왕과 공모하여 제 무덤을 팠을고. 채 1년도 함께 살지 않았던 아내의 삼년상을 치른 최규식의 탈상이 코 앞이라 시간이 얼마 없는 가운데 형수는 제 어미인 장안 최고의 기생 월향과 도모하여 겉모습부터 속까지 아름다운 규방규수로 탈바꿈 시키기 위해 바삐 움직이기 시작했는데, 그 형태는 갖추어졌으나 덕이의 본성을 바꾸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덕이 그녀. 자아존중감이 강한 그녀에게 가장 힘든 일은 글공부도 아니었고 맵시있게 옷을 입는 일도 아니었으며 손과 발 그리고 얼굴을 매끄럽게 가꾸는 일도 아니었다. 욱하는 성미를 누르기 힘들었던 건 누구든지 여성을 비하하고 인간적인 대우를 받지 못한 상황이 벌어졌을 때였다. 당당하게 응수하고 멋지게 대처하는 덕이는 그 어떤 양반님네 아씨들보다 멋진 숙녀였다. 이미.

 

형수 그놈. 아비와 어미에게 맺힌 것이 많은 그는 이 사회가 맘에 들지 않는다. 하지만 바꿀 방법이 없었는데 어느날 마주한 왕은 그에게 기회를 주겠노라고 했다. 쉽게만 생각했던 덕이를 정경부인으로 만드는 일은 처음부터 순탄하지가 않았다. 망아지처럼 거칠기 짝이 없던 덕이로 인해 화날 때도 절망스러울 때도 있었지만 가장 이해할 수 없는 일은 서운함을 느꼈을 때가 아니었을까. 뒷간에 데려가 망 보게 하면서 그 소음까지 들려줄 정도로 자신을 사내로 생각하지 않는 덕이. 대체 쟤는 별에서 온거야? 형수의 마음에 덕이는 그렇게 조금씩 들어서고 있었다. 어둔 밤 달이 차 들듯이.

 

[별안간 아씨]는 [성균관스캔들]보다 달달함은 적지만 성숙하고 어른스러운 면모가 훨씬 더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드라마,영화 제작을 탐낼만큼 매력적인 소재이면서 조선사회를 발칵 뒤집어놓을만큼 놀라운 스캔들이 한판 거하게 펼쳐지며 요모조묘 재미를 톡톡히 던져준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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