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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내게 무엇을 묻더라도 - 더 깊고 강한, 아름다운 당신을 위한 마음의 당부
김미라 지음 / 쌤앤파커스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마음이 기울 때가 있다. 도무지 다잡히지 않고 삶이 쓸쓸해지고 내가 한없이 작게 보일 때 그럴때 읽으면 참 마음의 넉넉해지는 책이 저자
김미라가 쓴 [삶이 내게 무엇을 묻더라도]다. 푸시킨의 시 구절처럼 삶이 나는 속일지라도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다면 좋으련만......마음이라는
건 항상 그렇지는 못해서 사람이든, 책이든, 반려동물이든 위로가 필요한 순간이 있다.
보통 집을 구할 때, 이런 표현을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역세권. 걸어서 10분 거리', 버스 정류장에서 5분 거리'. 이런 표현대신
조금 더 감성적으로 삶을 측량할 단위들이 있다. "좋아하는 음악을 딱 세곡 들을 정도의 거리' 라든가 '만족스러움과 쓸쓸함 사이(월급)'
이라든가, 이렇게 바꾸어보니 팍팍해 보이는 삶이 좀 더 따뜻하게 느껴졌다. 아, 왜 이전에는 이렇게 표현해보지 못했을까.
요즘 드라마 한 편을 보면서 "내가 너무 올드 해 졌나?" 느껴졌는데 그 독특한 전개 방식도 방식이지만 사람악는 삶의 방식이나 툭툭
던져지는 직설적인 대사들이 색다르게 느껴지면서도 튀게 보였다. 노희경 작가의 새 드라마의 재미처럼 이 책 역시 톡톡 튀는 감성으로 읽기 좋은
책이었는데 이런 그녀가 진심으로 갖고 싶은 능력은 '착하긴 해도 만만하게 여겨지지 않을 정도의 헐렁한 단단함, 외로울수록 더 침착하게 나를
성찰하고 일상을 야무지게 챙기는 고독력, 똑같은 상황을 다르게 해석할 수 있는 통찰력, 한 번은 망설여도 두 번째에는 진심을 털어 놓을 수 있을
정도의 적당한 카리스마' 듣고 있다 보니, 나 역시 있으면 참 좋겠다 싶어지는 능력들이었다. 로또 1등, 연금복권 1등, 월세 부자. 이런 것도
좋겠지만 그 외에 감성적인 능력들을 가지고자 한 번 꿈꿔 보는 것은 어떨지. 아마 로또 1등 보다는 당첨확률이 더 높지 않을까. 후자
쪽이.
나이가 한 해 한 해 들어가며 내가 가진 얼굴에 책임을 지고자 하니 어깨가 절로 무거워진다. 삶의 모습이 이력서가 아닌 얼굴에 나타난다는
것은 어쨌든 부담스러운 일이니까. 저자도 그렇게 느껴서일까. 20대가 갖춰야 할 것은 낯선 곳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배짱. 30대가 갖춰야 할 것은 내게 없는 것을 무모하게 동경하지 않을 정도의 자존감. 40대가 갖춰야 할 것은 바다를 향해 핸들을 돌리려는
오른 손을 다독일 수 있는 왼손, 50대가 갖춰야 할 것은 이제부터 진짜 사랑할 때라고 말할 수 있는 이해력 뛰어난 반려자. 라고 한다. 좀 더
세세한 생의 필수품들 역시 나이때별로 이야기되어져 있는데 지금 내 나이때의 갖출 요건을 읽으보니 나는 그 중 단 하나도 갖추지 못하고 있어 약간
씁쓸해지기도 했다. 분발해야겠다.
삶을 살다보면 인생은 찬스가 되기도 하고 좌절로 발목잡는 친구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어나가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보다 좀
더 따뜻한 부분들을 늘여갈 수 있어 좋았고 나의 현재를 체크해볼 수 있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