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 룸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2-10 링컨 라임 시리즈 10
제프리 디버 지음, 유소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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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제작진이 모여 만든 명품 드라마 <피노키오>를 열심히 본방사수하고 있는데 거기에 저런 대사가 흘러나온다. 주인공 기하명이 형이 저지른 죄를 알고 괴로워하다가 자신의 이름을 찾고 그 이름으로 형의 뉴스를 보도하기 직전에 읊조리는 대사다. 그저 스토리를 따라 가는 것이 아니라 그 전문성에 치를 떨게 만드는 스릴러 작가 제프리 디버의 열번째 소설 [킬룸]은 이 대사에 딱 들어맞는 이야기였다.

 

언제나 두껍다. 그만큼 준비된 에피소드가 많고 반전의 묘미 뿐만 아니라 완벽하면서도 전체적인 스토리라인이 잘 살려져 있는 링컨 라임시리즈는 무엇보다 각 권마다 전문성이 두드러져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만든다. 단 한 편. 본 콜렉터만 영화화 되었을 뿐인다. 시리즈로 매년 찍었더라도 좋았을 법한데.....! 전신마비로 누워 있는 주인공이 범인을 쫓아 증거를 쫓아 역동적으로 움직여대야하는 크라임 스릴러 물에 딱 들어맞을 줄 누가 알았을까. 영리하게도 작가 제프리 디버는 독자를 심심한 채로 내버려 두지 않는다. 단 한 순간조차.

 

p381  암살 명령서에서 가리키는 '킬룸'이었군.

 

킬룸이 어떠한 장소를 뜻한다고는 생각했지만 방이 아니라 드론 조종석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로 인해 용의자의 알리바이는 확보될 수 있었으며 수사는 난항을 겪에 되었다. 이 복잡한 이야기의 시작은 미국을 싫어하고 종국엔 국적까지 바꾼 로베르토 모레노가 바하마에서 암살되면서 시작된다. 포이즌 우드를 바라보던 그를 죽인 사람은 대체 누구일까. 그 단순한 궁금증은 살인이 이어지고 모레노의 반미 움직임이 파헤쳐질수록 더 복잡해져만 가는데 놀랍게도 그를 암살한 남자는 요리에 일각연이 있는 미식가였다. 그는 그저 명령에 따라 암살을 행한 정부 요원으로 올고 그름을 판단치 않고 그저 명령이 하달되는대로 움직이는 암살자였다.

 

p570  움직이고 있을 때는 잡히지 않아

 

다 읽고나면 항상 번역자의 마음을 헤아리게 만드는 책들이 있는데 움베르토 에코의 책과 제프리 디버의 책이 바로 그들이이다. 2011년 알 아울라키 사건이 동기가 되어 [킬룸]을 집필하게 되었다고 밝힌 제프리 디버의 다음 작품은 <스킨 콜렉터>라고 한다. 제일 처음 읽었던 <본 콜렉터>의 쌍둥이 제목이라는 11번째 이야기는 아쉽게도 2014년에 만나보긴 어려울 듯 하다. 하지만 기대하고 있다. 언제나 그랬듯이 움직이고 있을 때는 잡히지 않을 것 같던 범인들이 한 템포 쉬는 바로 그 순간 라임에 의해 뒷덜미를 잡히고 마는 그 짜릿함은 마치 미드 '크리미널 마인드'가 매회 끝날때 느꼈던 것과 동일했다. 이번에도 반드시 잡아주리라는 믿음을 갇게 만드는 라임과 아멜리아 커플. 이들의 이야기가 작가가 살아있는 동안 끝남 없이 계속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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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을 전합니다 - 마음으로 그리고 마음으로 전하는 엽서 컬러링북
김홍 지음 / 책이있는풍경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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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문]이 컬러링북이라는 이야기를 듣긴 했지만, 주변에 열심히 색칠하고 있는 이웃이 있긴 했지만 먼나라 이야기라고만 생각했었다. 나와는 상관없는. 그 어린 시절에도 나는 색칠공부를 구매한 적은 없으므로. 그냥 어린 시절부터 그림을 그려왔기 때문에 도화지에 그리고 칠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고 커서는 더이상 그림을 그리지 않게 되었으므로 굳이 그래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살고 있었다. 이젠 정말 그림을 보러다니는 것이 더 좋았다.

 

그런데 [내 마음을 전합니다]를 보는 순간 "저건 가져야돼" 마음 속 벨소리가 울리게 된 까닭은 아주 단순한데 있었는데 표지에 그려진 검은 고양이 한마리 때문이었다. 고양이 집사가 되고 나서부터는 고양이에 관계된 물건, 책, 기사는 단 한 줄도 그냥 가벼이 넘길 수 없게 되어 버렸기에 나는 이 컬러링 북 속에도 고양이들이 가득하리라는 기대반 설렘반으로 택배를 기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드디어 펼쳐진 책은 "어라?" 책이 아니네 라는 신음이 흘러 나올만큼 놀라운 구성이었는데 노란 표지의 엽서 박스 속에서 나온 것은 같은 색 표지의 컬러링 북이었고 총 12장의 색칠 도안이 엽서북으로 엮어져 있었다. 야오!! 마치 그 옛날 좋은 생각 1월호를 사면 엽서를 몇장 선물 받을 수 있었던 것처럼 [내 마음을 전합니다] 역시 들고 다니면서 어느 카페에서나 도서관에서 짬짬이 펼쳐들고 친한친구에게 몇글자 마음을 끄적여 돌아오는 길에 우표붙일 수 있는 그런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딱 적당한 크기의 컬러링 북이었다. 뿐만 아니라 친절하게도 12장의 카드가 더불어 함께 넣어져 있었는데 그들 역시 컬러링 북이라 같은 그림에 다른 색을 입혀 전혀 다른 느낌의 그림을 완성해 볼 수 있는 기쁨까지 전하고 있다.

 

총 카드 12장/ 엽서 12장/ 봉투 12장으로 구성된 작은 컬러링 북인 2014년을 웃으면서 잘 마무리하고 가까운 지인들에게 따뜻한 덕담한마디라도 전할 수 있도록 해주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 물론 카카오톡, 이메일 등으로 전할 수도 있다. 하지만 보편화되고 편리한 그들보다 역시 손글씨를 남기고 장인의 솜씨(?)마냥 한 곳, 한 곳 정성들여 색칠해 보내는 기쁨이 더 클 수 밖에 없다. 보내는 입장에서는. 바로 고양이카드를 꺼내들고 색칠하기 시작했는데 뒷면에 칠해진 원본을 보지 않고 내멋대로 색연필을 꺼내들고 칠했더니 전혀 다른 분위기의 카드가 완성되었다. 야호!!! 이 느낌도 괜찮은데~~!!!

 

부디 받는 사람에게도 이 마음이 전해지기를-.

 

총 24장을 색칠하는 동안 그 즐거움이 쏠쏠히 담겨 받는 사람까지 유쾌한 마음이 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기도를 담아본다. 비록 나는 2014년을 깨알같이 잘 마무리하기 위해 정성들여 색칠하고 글을 적어 보내겠지만 받는 쪽에서는 2015년을 시작할 때 엽서를 받아들고 웃으면서 좋은 한 해를 계획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칠하고 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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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싱가포르, 클로이입니다 - 글로벌 앵커우먼의 Life Lesson
클로이 조 지음 / 마젠타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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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이 말했던가 꿈은 크게 가져야 한다고. 미국에서 성장한 클로이 조는 중국계 앵커인 코니 정을 보며 그 꿈을 키워나갔고 종국에 그녀는 글로벌 방송의 중심에서 자신의 커리어를 높여가며 일하고 있다. 아주 멋지게. 예전에 봤던 그 영화 [Up Close And Personal](밀착취재)에서처럼 엉망인 상태로 시작하는 것이 아닌 정말 제대로 공부하고 처음부터 밟아 올라간 케이스여서 국제 사회 속에서 멋지게 일하고자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멘토로드를 보여주고 있다.

 

배경도 인맥도 없이 성차별, 인종차별까지 있는 세계 무대에서 아시아계 여성으로 성장하는 것이 과연 가능한가. 의문을 품고 있던 사람들에게 그녀는 새로운 워킹 롤 모델이자 선구자격으로 보여질 것이다. 가능했다. 그녀만 보더라도. 물론 그녀의 집안은 최적화 되어 있었다. 어린 시절 외국에 나가 살 수 있는 직업을 가진 부모님이 있었고 그들의 헌신적인 보살핌이 있었다. 또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젊음을 담보잡히지도 않았다. 하지만 커리어적 스폰서가 있어 그녀를 뒷받침해준 적도 없고 다 만들어놓은 방송에서 방송 직전에 고위직의 자녀와 앵커교체가 되는 아픔도 겪어야했다. 비단 책 속에서 털어놓은 것이 다가 아니리라. 경쟁의 틈바구니 속에서 비열한 짓도 서슴치 않는 사람들도 있었을테고 치사한 일을 겪기도 했을 터였다. 드라마 "미생"에서처럼. 사람사는 공간이 다그렇지 싶은 마음으로 그녀의 성공을 첫장부터 넘기기 시작했더니 그녀의 꿈이 보이기 시작했다. 마음을 움직이며 한 발, 한 발, 디뎌나가던 그녀의 꿈이-.

 

p17 이제 18분 후면 난 집에 가게 된다

 

세계적인 앵커는 그 순간순간 최적화된 완벽함, 최고의 시청률을 위해 숨쉰다고 행각했는데 잠시 온에어 불이 꺼진 순간 집에 갈 생각을 하고 있다니...마치 뒤통수를 맞은 것 같은 유쾌함이 번져나가기 시작했다. 그녀가 보여준 인간미는 이렇듯 짧은 한 문장 속에서도 마음이 읽혀질 때 여실히 드러나 보였다. 베테랑인 그녀에게 계획되어진 정규 뉴스보다 어쩌면 폭풍 속에 던져진 것 같은 생방송이 더 매력적이지 않을까. 비록 새벽 세시 반에 호출을 받아 일터로 나와야 하고 2교대, 3교대를 해야하는 하드워킹 시스템 속에서도 그 일을 멈추지 않고 달려나왔으니 말이다.

 

어린 시절 그녀는 우울했다. 말도 낯설고 문화도 낯선 미국 땅에서 두 번이나 큰 사고를 당해 죽을 뻔한 고비를 넘겼고 가장 외모에 민감했을 사춘기 시절엔 이마의 흉터와 수술로 인해 짧아진 머리카락을 덮기 위해 저렴한 가발을 써야 했으며 지팡이를 짚고 학교를 다녀야했다. 그녀의 모습을 웃음꺼리로 만든 학생도 있었지만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워나가며 한비야가 말했던 '자기 자신에게 기회를 주는' 최고의 선택을 해냈기에 오늘날 CNBC 최초 한국인 앵커로 우뚝 설 수 있었던 멋진 그녀, 클로이 조.

 

나는 그녀가 나온 방송을 본 적은 없다. 알랭 드 보통의 '공항에서 일주일을'에 등장했고 올리브 TV '마이퀸'에 출연한 적이 있다지만 그녀의 매력적인 보이스와 제스쳐를 보진 못했다. 다만 책 표지에 아주 자신감 웃으며 허리를 꼿꼿히 세운 그녀를 보았을 뿐이지만 충분했다. 일률적인 미의 기준을 따르기 위해 성형이 일상처럼 되어 있다지만 나는 오히려 그녀처럼 자신감을 앞세운 모습이 더 아름답게 보인다고 생각되기 대문이다. 배우처럼 예쁘진 않았다. 하지만 그럴 필요조차 없었다. 똑똑한 사람보다는 지혜로운 사람과 친구가 되길 원하는 것처럼 카리스마와 열정이 가득한 그녀의 모습이면 충분했다. '일과 사랑 때문에 고민하는 당신을 위해'라는 부제가 붙여진 [굿모닝 싱가포르, 클로이 입니다]는 지금, 순간에서 멈추지 않고 도약할 수 있는 힘을 인생에 실을 수 있는 용기를 전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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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지 마, 내일도 이 길은 그대로니까
박은지 지음 / 강이북스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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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이름이 강이북스였다. 강이북스. 강이라하면 일인출판을 하고 있는 이웃님네 외출냥이 이름인데 그 강이의 오동통한 배가 갑자기 떠올려져서 책장을 펼쳐들기도 전에 웃음부터 났다. 푸웃.

 

고양이를 생각하면 힐링이 되고 웃음이 나는 걸 보면 나도 어쩔 수 없는 냥집사인가보다. 고양이 사진, 고양이 물품, 고양이 모양 제품들만 보면 두 눈 휘둥그레지면서 얼른 결제창을 열게 되는 나는 고양이 집사 5년차. 길냥이 밥터 밥언니 1년차다. 정기구독하고 있는 <매거진 C>에서 사회 첫 발을 내디뎠다는 저자 박은지는 동물들과 함께 했던 에피소드들을 모아 감성 에세이 한 편을 완성해냈다. 턱시도 냥이 한 마리가 빼꼼 내다보는 겉표지에서부터 사람의 마음을 흔들리게 만드는 그녀의 이야기 속 고양이들은 동네 어딘가에서 봄직한 아이들이라 더 정감이 갔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고양이 이야기만 있다면 이 책은 20,30대 여성들에게 100% 공감받기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길 위에서 만난 인연들이 낯설지 않은 것처럼 사람이 건넨 온기와 그 온기를 거둬가는 이별의 과정이 함께 담겨 사랑과 이별의 선상에 서 있는 여성들의 마음을 흔든다. 흔들흔들...

 

담장 위에 예쁘게 앉은 삼색냥이도, 허니 브레드 배너 사이 쭈그리고 앉아 있는 고등어 한마리도, 노란 길 위에 두 손 예쁘게 모으고 누운 노랑둥이 역시 예쁘다. 길냥이들은 길에서 살지만 생명이라는 그 모습 하나만으로도 대견하고 예쁘다. 요즘처럼 날씨가 추워진 밤이면 이 아이들의 녹록치 않을 잠자리와 먹을거리들이 걱정이 되지만 그래도 삶의 모퉁이 모퉁이가 힘겨워 잠시 기대 한숨 쉴 때 마주치는 길냥이들이 있어 완전히 주저 앉게 되지는 않는 것 같다. 집사인 나는-.

 

그래도 힘을 내야만 한다고, 힘을 내어 보라고 말똥말똥한 눈으로 쳐다보며 냐옹냐옹으로 경종을 울려주는 이 소중한 생명들에게 힘을 얻어서. 저자도 마찬가지였으면 좋겠다. 페이지 곳곳에서 힘겨움이 발견되곤 할때마다. "이 아이들에게서 힘을 나누어 받아요"하고 싶어졌다. 고양이들은 가슴에 품고 싶고 저자는 등을 두드려 주고 싶게 만드는 사연들이 가득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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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속의 소녀들
톰 롭 스미스 지음, 박산호 옮김 / 노블마인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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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일드 44>를 읽진 않았지만 충분했다. <얼음 속의 소녀들>은 한층 더 힘든 질문을 독자들에게 던져댄다.

어린시절,  "엄마가 좋아?아빠가 좋아?"라고만 물어도 고개를 갸웃갸웃대던 우리들을 향해,  "엄마가 진실일까? 아빠가 진실일까?"를 물으며 선택을 강요한다. 다 자란 성인 아들. 엄마도 아빠도 틀렸다고 믿고 싶지 않은 그 남자의 선택은 과연 어느쪽일까. 심각하게 고민할 수 밖에 없는 주제를 두고 독자에게 함께 묻는 [얼음 속의 소녀들]은 그래서 매우 흥미로운 작품이다. 

 

 

p69 사람은 고립됐다는 사실이 의식 속에 스며들기 시작하면 변하게 된다

 

 

스웨덴으로 귀농하겠다던 어머니로부터 "니 아버지가 끔찍한 범죄를 저질렀다"는 연락을 받은 다니엘. 그는 부모에게 차마 사실대로 털어놓지 못했던 비밀을 감춘 채 가족과 멀리 떨어져 있었는데 비밀이란 바로 그의 연인이 남자라는 거다. 10살 정도 많은 이혼남인 마크의 집에 함께 살면서 곧 커밍아웃의 용기를 내어보리라 다짐하고 있을 무렵 어머니의 다급한 연락을 받았다.

 

"니 아버지가 나를 정신병원에 집어넣었다."라고.

 

새로 이주한 농장은 딱 며칠간만 근사했다. 동네 유지인 백인 부부의 흑인 딸을 발견하면서 어머니는 자신의 어린시절과 오버랩해 십대소녀의 불안한 오늘을 지켜보게 되었기 때문이다. 반항기에 있는 딸. 엄격한 남편과 아무소리하지 못하는 부인. 성적학대의 조짐이 있어보이는 소녀의 행동. 그리고 곧이은 실종. 어머니는 그 소녀를 찾기 위해 수소문하기 시작했고 곧 진실에 봉착할 수 있었다. 그녀의 진실 속에서 마을 남자 몇몇은 소녀를 범하고 죽인 용의자들이었고 그 가운데 자신의 남편과 소녀의 아버지가 서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도움을 요청했고 그 요청이 묵살당함과 동시에 병원에 갇히게 되었다.

 

어머니의 이야기를 다 듣고 성인인 아들은 아버지에게 그녀를 인계하고 정신병원에 넣어버린다. 부전자전인가. 아무리 사랑을 쏟아 길러내도 아들은 어머니를 이해하기 한없이 부족한 존재인가. 하지만 곧 그는 무언가 석연히 못한 사실과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그 진실과 마주하기 위해 어머니아버지가 살던 스웨덴 땅으로 향하는데....

 

그곳에서 그가 마주한 것은 살아있는 흑인소녀 미아와 그녀의 사건을 조사하며 수면 위로 떠오른 어머니의 참혹했던 어린 시절이었다. 얼음이 녹자, 진실은 떠올랐다. 세상 위로-. 정말 범죄는 있었던 것이다. 그 범죄의 대상과 범위의 방향이 다를 뿐.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에서처럼 연쇄범죄가 아닐 뿐. 범죄는 일어났었고 진실은 감추어져 있었다.

 

p304 타인에게 욕망의 대상이 되는 것보다 더 위험한 건 없다

 

어머니의 이 말은 체험에서 온 진심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이제 자신을 그 누구보다 따뜻하고 다정한 시선으로 감싸안아줄 가족들 곁으로 돌아왔다. 얼음을 제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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