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운 리락쿠마 자수 & 니트 소품 두근두근 애니멀 핸드메이드
주부와생활사 지음, 김수정 옮김, 코하스아이디 소잉스토리.송영예 감수 / 참돌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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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부터 애니메이션에 열광하고 성우들의 이름까지 달달 외우며 외화 더빙이나 만화 더빙까지 국가별로 비교하고 했을만큼 나는 매료되어 있었지만 특정 캐릭터에 꽂히거나 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성장하는 내내. 반대로 똑같이 열광하고 함께 용돈을 아껴가며 만화책을 시리즈로 모으곤 했던 남동생은 캐릭터에 열광하고 모으고 그리고 하더니 결국 전공이 되고 업이 되어 일하고 있다. 공통의 주제가 있어 함께 이야기 나누기엔 더할나위 없이 즐거우나 성격이 확연히 다르다보니 절대 같지는 않다. 우리는.

 

그런 내게도 리락쿠마라는 캐릭터는 참 귀여운 캐릭터다. 남동생에게 물어보진 않았지만 아마 좋아하는 캐릭터가 아닐까? 싶다. 블로그 이웃 중에도 리락쿠마 모으기에 한참인 이웃이 있고 꼬맹이 친구들은 모두 리락쿠마의 열성팬이었으며 사회인인 지인들까지도 쳐다보며 미소를 짓게 만드는 힘을 가진 캐릭터인 리락쿠마. 그 갈색 곰탱이를 손수 만들어볼 수 있도록 일본의 대표적인 실용서 전문 출판사인 <주부와 생활>에서 [귀여운 리락쿠마 자수 & 니트 소품]이라는 책을 출판했다. 아, 비켜갈 수 있으면 좋았을것을....

 

바느질도 서툰 망손이면서 나는 이 책을 그냥 지나치지 못했다. 일전에 테디베어를 만들어 보겠다고 비싼 그 천들과 도안과 책 그리고 도구들을 다 구비해놓고 결국 머리통만 짝 안맞게(?) 만들어놓고 던졌던 나였기에 만약 인형만들기였다면 눈물을 머금고 모른척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은 카메라 케이스, 책갈비, 토드백 등에 백스티치, 크로스스티치, 러닝스티치 등의 바느질로 한땀한땀 놓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본이라 도전해 봄직한 책이었다. 또한 얇기도 하고.

 

파워 블로거나 솜씨좋은 핸드메이더들처럼 빠르고 멋지게 완성해내긴 어렵겠지만 천천히 삐뚤삐뚤 완성해도 지인들에게 선물하면 다들 기뻐해주리라(바느질 솜씨를 알기에) 싶어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작은 소품들을 몇개 완성해 볼 욕심으로 책을 펼쳐들었다. 상술? 일까? 귀여운 완성본 들이 톡톡 튀어나오는 사진을 보면 참으로 쉬워 보여서 '나도 할 수 있겠다' 싶은 마음이 들게 도안 앞쪽으로 완성품 사진들을 배치해둔 것은.

 

자수의 기초부터 익혀야 하는 내게 코바늘 뜨기는 올해 안에는 무리. 일단은 초크 페이퍼 사용 법과 도안 옮겨 그리는 법부터 천천히 시도해본 후 적당한 천을 구매하러 서문시장 나들이를 나가볼까 싶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나를 제외하고는 주변인들이 바느질에 선수들이라 도움받을 곳이 많다는 거다. 세상에 태어나 다 잘하며 살 수는 없겠지만 다음 세상에 태어날 땐 바느질과 요리는 좀 특출나게 잘해서 톡 튀고 싶다는 열망이 생겨난다. 한 해, 한 해 갈수록.

 

그래도 돈주고 훅 살 수 있는 캐릭터보다는 삐뚤빼뚤해도 내 손으로 만들어 세상에 단 하나뿐인 리락쿠마를 완성해 보기로 마음 먹은 것이 어딜까 싶어 스스로에게 큰 용기와 칭찬을 해대고 있다. 부디 작심삼일이 되지 않도록. 그래서 눈에 넣어두려고 자꾸면 이쁜 완성본들 사진을 보고 또 보고 있다. 내가 만들 것!! 이라는 목표를 부여해가면서.

 

하나라도 완성하게 되면 페이지와 비교해가면서 블로그에 올려 자랑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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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해변
크로켓 존슨 글.그림, 김미나 옮김 / 자음과모음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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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 자끄 상뻬의 삽화나 찰스 슐츠의 만화를 좋아하는 편인 내게도 크로켓 존슨의 그림은 참으로 편안했다.

동글동글하면서도 간단하고 그러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주목하게 만드는 그 흐름이 좋았다고나 할까. 1906년 뉴욕 출생인 그는 그림책 작가인 아내와 결혼하면서 더 많은 그림책 삽화를 그렸다는데 부부가 함께 작업하는 동화라니....다음 생에서는 이들 부부처럼 태어나 살아볼까? 싶어질 정도로 부부의 삶까지 낭만적이게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마법의 해변]은 놓치지 않고 꼭 읽어보고 싶은 레어 북 으로 꼽아놓고 있었는데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는 표현이 딱 맞게 이야기는  짧으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마치 파울로 코엘료의 책들처럼.

 

 

p8  이야기 속에서 진짜로 벌어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어

 

 

벤과 앤은 배고픔을 느끼면서 모래 위에 잼이라는 단어를 썼다. 그랬더니 기적처럼 잼이 가득 나타났다. 빵이라고 썼더니 빵이 나타났고 사탕이라고 썼더니 사탕이 나타났다. 램프의 요정과 만난 것도 아닌데 단지 모래에 원하는 바를 썼을 뿐인데 음식이 나타나고 나무가 나타나고 왕이 나타났다. 그리고 그가 말했다. 너희들은 마법에 걸렸노라고. 아이들이 모래 위에 원하는 바를 쓰면 몰려온 파도가 글자들을 삼키고 이후 곧 글자로 원했던 것들이 나타나자 왕은 왕국을 원했다. 하지만 슬프게도 이 모든 마법은 모래 위에 지어진 것이었다. 그것이 얼마나 허무하게 무너질 수 있는 것인지...신기루 같은 것인지...그 결말을 예상케하는 부분이라 서글퍼졌다. 가장 클라이맥스가 되는 부분에서 느껴지는 슬픔이라니.....!

 

왜 불안한 예감은 틀린 적이 없는지....아이들이 언덕 위에서 내려다 본 왕국은 시퍼런 물속으로 가라앉고 말았다. 눈 앞에 보여야만 믿는 어른들에게 딱 맞는 결말인 것일까. 순식간에 들이닥친 파도 때문에 마지막 성탑마저 사라지던 순간까지 아이들은 절망하지 않았다. 어른들과 달리 그들에겐 현실의 한계라는 스스로 그은 선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파도가 왕국을 삼키는 것을 보고서도 세상이 끝난 것처럼 목놓아 울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아직 끝이 아니므로.

 

이 멋진 동화가 출판이 좌절될 뻔했다는 놀라운 소식을 후기에서 읽고 잠시 책을 놓았다. 지나치게 심각하고 너무 어려운 이야기라는 것이 이유였다고 했다. 그야말로 이 동화의 이야기와 맥락이 비슷하지 않은가. 어른들의 시선이 기준이 아닌 아이들의 시선이 기준이 된다면 이야기와 상관없이 그림만으로도 기뻐했을지 모르는데....그리고 이야기를 들려주면 어른들의 뇌에 도달할 한 가지 교훈과 달리 상상력이 우주까지 뻗칠 자신만의 생각들을 쏟아낼지도 모르는데...언제나 그랬듯이.....!

 

화려하게 눈길을 사로잡는 문장도 없었고 덮고나서도 잊혀지지 않을만큼 멋진 명언도 발견하지 못했지만 이대로도 좋았다. 아이들을 위한 동화건 어른들을 위한 동화건 그런 기준 없이 그냥 함께 책장을 넘겨도 편안한 그런 동화 책 한 권. 나는 이 책을 마음 속에 여전히 동심과 정의로움의 나라를 키우고 있는 한 어른에게 선물하기 위해 깨끗이 읽고 포장 중이다. 그녀가 좋아해주리라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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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에서 연어낚시
폴 토데이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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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웃어야할지 말아야할지....! 결말을 해피엔딩이라고 해야할지 새드무비로 끝나버렸다고 해야할지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 없게 만드는 [사막에서 연어낚시]는 매우 엉뚱하면서도 특이한 소설이다. 영국 최고 문학상인 '볼린저 에브리맨 우드하우스상'과 '웨버튼 굿 리드 상'을 수상했다는 이 작품은 이완 맥그리거 주연으로 영화화된 작품의 원작. 59세 늦깎이로 소설가가 된 저자 폴 토데이는 1946년 생이던데 번역이 그 매력을 잘 살려서인지 전혀 올드한 느낌이 들지 않았다. 원어로 원작을 보진 못했지만 막힘없이 술술 읽히고 그 장면묘사가 머릿 속에 잘 된다면 독자로서 그건 잘 된 번역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가끔 번역이 딱딱해서 읽기 힘들거나 왠지 모르게 가독성이 떨어질 때가 있는데 그럴때면 정말 원작이 그러한지 아님 번역자와 내가 안 맞는 것인지 확인해 보고 싶어질 때가 있다. 트와일라잇 시리즈가 중간에 번역자가 바뀌었는데 1권의 번역은 아주 그 두께를 가늠하지 못할만큼 LTE급으로 읽혀지던 반면 시리즈 후반부 번역자의 번역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처럼.

 

 

[사막에서 연어낚시]는 시작부터 편지들이 오가고 날짜별로 이야기가 전개 되다가 다시 편지글로 이어지는 등 지루하게 보일 수 있는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호기심 가득 갖고 지켜보게 만든다. 정치적인 것들, 학문적인 것들은 저 멀리서 프레드와 메리, 해리엇과 로버트, 수상과 족장 등등의 사람들이 등장하는 부분은 가까이서 마치 연극 무대의 관객처럼 그 거리를 당겼다가 늘렸다가 하면서 밀당하듯 읽게 만든 소설이 바로 이 책이었다. 그래서 그 재미가 더 쏠쏠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엄청난 재력가인 의뢰인은 예멘에서 연어낚시를 하고 싶어 했다. 하지만 회유성인 연어의 산란을 위해서는 우선 산소가 풍부한 차가운 물이 필요하며 산란 직후의 어린 연어가 먹을 파리 과 곤충도 있어야 하고 스몰트로 성장단계에서는 섭씨 3~5도가 유지되는 바다가 필요한데 예멘이는 그 어느 것도 갖추어지지 않아 불가능하다는 답장을 알프레드 존스 박사는 보냈다. 분명. 하지만 권력과 정치, 재력은 그를 예멘 프로젝트의 한 가운데 서게 만들었고 자신의 커리어만 강조하는 아내 메리와 떨어져 해리엇과 함께 프로젝트 진행에 나서게 되었다.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외쳤던 예멘에 연어를 데려오고 번식시키는 프로젝트는 과학적으로는 성공했다. 그러나 하필 자금을 대던 족장과 정치인 제이 벤트, 낚시 안내인 콜린 맥퍼슨은 플러그에 휩쓸려 버렸다. 3미터나 되는 기차급 빠르기의 물기둥이 그의 성공과 미래를 함께 앗아가 버린 것이다. 바로 코 앞에서.

 

 

P402 족장님 말씀이 옳습니다. 우리는 믿었습니다. 족장님이 저에게 믿는 법을 가르쳐 주셨어요

 

 

프로젝트 후 독일에 있는 아내 메리와 떨어져 산 속에서 생활하지만 예전과 달리 행복했다. 연어 부화장에서 일하면서도, 텔레비젼을 보지 못해 닥치는대로 읽을거리들을 읽고 있지만, 새 책을 살 형편이 되지 않아 헌책방에서 읽은 책들을 교환해가며 읽는 처지가 되었어도 행복하다고 했다. 그리고 불가능하니까 믿는다는 그 말이 좋다고 고백하고 있다.

 

 

행복해지는데는 많은 것들이 필요치 않음을 소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는데 행복을 얻기 위해서는 돈이 많거나 가진 것이 많거나 기회가 많거나 성공을 했느냐 아니냐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만족감. 그것 하나면 충분하다는 사실을 소설을 마지막에 팁처럼 알려주고 있었다. 예멘에서 연어 낚시가 가능할까? 진짜? 호기심 어린 눈으로 읽다가 말미에는 그러든가 말든가 행복하면 그만...이라는 이 결말이 왜 이렇게 유쾌한지 모르겠다.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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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닝 걸스
로렌 뷰키스 지음, 문은실 옮김 / 단숨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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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여행을 하는 소재는 많았다. 소녀가 같은 시간대로  계속 돌아가는 내용도 있었고 시간 여행자의 아내로 살면서 한 남자와 특별한 사랑을 이어간 여자도 있었다. 그래서 시간 여행자에 관한 소재가 뭐 더 특별할 것이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고 있을 무렵 멋지게 뒤집어주는 소설 하나가 눈에 띄였다.

 

 

p22   일어나는 모든 일에는 다 이유가 있다

 

 

다큐멘터리 제작자인 동시에 작가아지 저널리스트인 로런 뷰커스가 쓴 [샤이닝 걸스]였다. 특이하게도 운명은 시간 여행자에게 '살인자' 멍에를 씌웠는데, 덱스터처럼 죽어 마땅한 범죄자들을 소탕하는데 그를 쓰지 않고 반짝반짝 빛나는 어린 소녀나 젊은 여인들을 잔인하게 살해하는데 그를 도구로 쓰고 말았다. 그래서 대공황 시대 시카고에서 '더 하우스'의 열쇠를 얻게 된 하퍼는 기억에서 잊혀지지 않을 잔혹한 기회의 시간 여행자로 남겨졌다.

 

진숙, 조라, 윌리, 커비, 마고, 줄리아, 캐서린, 앨리스 미샤....줄줄이 이어진 이름들은 그에 의해 목숨을 빼앗긴 여자들의 이름이다. 그 중에서 단 한 여자 커비는 극적으로 살아남았고 신문사의 인턴으로 들어가 그 살인자를 쫓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신이 놓친 어린양을 제대로 죽이기 위해 그는 다시 1980년 9월로 돌아가 어린 커비를 노리고 있다. 그 시각 커비가 더 하우스에 잠입한 것을 모른 채. 분노의 방아쇠는 당겨졌지만 하우스는 살아남아 다음 타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192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자유롭게 드나들었던 살인자 하퍼가 끝이 아니었던 것이다.

 

 

p382  패턴이라는 것은 우리가 찾으려고 하기 때문에 생겨난다

 

 

하퍼가 일반적인 연쇄살인범이라면 크리미널 마인드의 프로파일러들이 분석하듯 그 패턴이 일정하게 드러날 것이다. 하지만 살인의 시작과 끝이 하퍼라는 사람이 아닌 '더 하우스'라는 장소가 되면 문제는 달라진다. 누구나 살인범의 키를 손에 쥐게 되는 것이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넘어 데스노트를 부여받는 느낌이랄까. 사람을 살인자로 만드는 이 장소는 그래서 그 어떤 공포영화보다 무서움과 두려움을 배가 시키고 있다. 시간을 여행하는 살인마와 살아남은 소녀의 대결은 끝이 분명 했지만 남겨진 이야기가 섬찟해지는 까닭은 영화 [링]에서처럼 그 반복에 있다.

 

이 매력적인 스토리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에 의해 TV드라마로 제작되어 방영이 확정 되었다고 하니 영상으로 옮겨질 그날을 손꼽아 기다리기만 하면 될 듯 싶다. 하지만 [옵서버]의 평처럼 [나를 찾아줘]를 잊을만큼은 아니었다. 이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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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J의 다이어리
전아리 지음 / 답(도서출판)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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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고판 처럼 작은 책의 사이즈, 어딘지 모르게 너무나 장난스러운 겉 표지 그림. 개인적인 취향과는 거리가 있어 딱 지나쳤을지 모를 이 책을 펼쳐 들게 된 것은 작가의 이름 때문이었다. 전아리. 이제는 이름만으로도 읽고 지나쳐야할 브랜드 네이밍이 된 그녀이기에 책의 형태는 썩 마음에 들지 않았으나 읽게 되었다.

 

원래의 이름을 잃어버리고 현재 <나몰라 병원>이라 불리는 지방의 어느 허름한 병원으로 이직해 온 번쩍번쩍하게 잘 놀던 간호사 언니 소정. 잘 관리되던 예전의 명성은 내던져진지 오래된 이 병원은 설립자의 후손인 이사장이 명예를 위해 그 명맥만 이어오고 있는 곳으로 동네 어른들의 단골 입원 병원처럼 활용되고 있었는데 하필이면 왜 이런 병원으로 오게 되었을까 무릎을 치던 소정에게 이곳이 익숙한 공간이 되어 가리라는 것을......그녀조차도 짐작할 수 없었는데...!!

 

이태원,홍대, 청담동의 클럽을 반나체 차림으로 휩쓸고 다니던 20대 중반의 소정에게 답답하리라 여겨졌던 낡은 병원은 생각지도 못한 정겨운 만남의 장소가 되어 버렸고 남들 눈을 피해 해 오던 연애가 파국을 맞았을때도 웃으며 떠날 수 있을만큼 성숙해져 있었다. 그녀는.

 

또한 심심하면 뭉치던 클럽 멤버들이 소정의 근무지를 다녀간 이후 친구하나는 소정으 찝적대던 의사와 연애타임이 시작되었고 나몰라라 환자를 방치할 것만 같던 병원에서 드디어 왜 간호사가 되었는지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었던 소정. 미숙함이 소문나서 채 3개월을 못넘기던 소정에게 순복할매, 강배씨,중민이 등등은 이 병원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눈을 뜰 수 있게만든 따뜻한 매개인으로 등장했다. 사람은 겉을 보고는 그 속을 결코 알 수 없듯 문제적인간이라고 생각했던 그들에게서 반대로 위로를 얻게 되는 소정에게 이 허름하고 가짜 같은 병원은 성장의 공간이 된 셈.

 

 

 

p212    왜 꼭 살아남기 위해 애써야 하느냐면 그에 대한 정답은 없다

                        모든 건 당신의 선택에 달려 있고, 그 선택들이 모여 당신의 삶을 만든다

 

 

 

꽤 유쾌하긴 했지만 나는 아직 목마르다. 작가 전아리는 그녀에 대한 기대치를 한껏 높여놓은 작가이기에 이 정도 작품으로는 사실 성이 차지 않는다. 독자로서 내가 기대하고 있는 그 재기발랄함. 그리고 남다름. 조만간 그녀의 작품 속에서 그들을 다시 발견하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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