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이 200% 오르는 아침 청소의 힘
고야마 노보루 지음, 이정환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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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한 회사는 다시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라는 충고르 뒤늦게 들었다. 어느 선배로부터. 나 역시 경험으로 공감하고 있던 부분이라 고개를 절로 끄덕일 수 밖에 없었는데 예외도 있는 모양이다. 저자 고야마 노보루는 퇴사했던 회사인 주식회사 무사시노에 재 입사하여 현재는 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다고 한다. 직원이라고는 단 두 명 뿐이던 회사를 '12년 연속 수익 증가'의 회사로 변모시킬만큼 뛰어난 경영수완은 어디에서부터 비롯되었을까.

 

500개 이상의 기업을 지도하며 그가 강조한 것은 놀랍게도 '아침청소'였다. 현장 경영의 전설로 불리는 그는 왜 청소에 주목하게 된 것이었을까. 군대보다 강한 정신력의 무장을 위해 출근 후 30분 아침청소를 시켜 매출을 향상시켰다고는 하지만 당시 사람들의 마인드와 현재 사회생활을 시작한 우리네 20대의 마인드는 좀 차이가 있어 딱히 결과를 긍정적이게만 볼 수는 없을듯 하다. 아쉽게도. 사장의 결정에 따라 직원들이 정확하고 신속하게 움직여주던 시대가 지났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미국의 애니메이션 회사인 픽사처럼 개개인의 창의성과 자율성을 존중해주는 회사에서 일하기를 꿈꾸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우리는.

 

머리 좋은 사람은 뛰어난 감성과 올바른 판단력을 갖추고 있는 사람이며 모든 직원은 머리좋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리더의 마인드는 참으로 높이 살만하지만 그의 지적처럼 점점 원리원칙의 소중함이 잊혀지는 현실 속에서 다수를 아침청소로 묶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대부분이 왜 해야하는지, 혹은 의무감으로 대충 하는 직원으로 인해 분위기는 흐려질 수 있다. 또한 사람이 아닌 일을 꾸짖는 방법은 옳은 생각이지만 꾸짖을 때에는 사람들 앞에서 꾸짖어야 된다는 것 역시 현실과는 다소 괴리감이 있어 보인다. 물론 의도는 좋다. 그렇게 해야 직원들에게 공부가 된다고 생각했다지만 아무리 일을 꾸짖어도 베이비붐 세대가 아닌 독자로 자란 세대에게 그것은 수치심을 유발하는 행동으로 오인될 수 있기 때문에 좋은 직원을 잃는 일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본다.

 

평생 직장이 사라지고 비정규직이 넘쳐나며 프리랜서, 알바인력이 넘쳐나는 오늘 날에 적용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되는 지침들이 있어 현장에서 모두 적용하기는 어려워 보이는 충고들이 많았다. 물론 의도와 생각은 좋은 것들이었다. 기업이 거대화 될수록 쓸데없는 체계때문에 그 판단의 시기를 놓칠 때가 있는데 무사시노의 회의는 간략하게 언제,어디서,누가 ,무엇을 만을 명확히 하여 간략한 보고 체계를 갖춘 것은 많은 기업들이 적용해야하는 현명한 지침이며, 불시점검을 비겁한 행위로 여기며 근절한 것과 현장 직원에게 귀를 기울이는 태도는 직원의 사기 충만에 도움이 되는 경영자 마인드다. 다만 회사의 입장에서 필요한 것은 '사장의 방침을 철저하게 실행하는 직원'이라는 생각이 고무되면 자칫 회사가 군대화 되어 버리는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만 할 듯 하다.

 

그 어떤 회사도 매뉴얼이 분명하고 그것이 올바로 지켜진다면 큰 문제 없이 굴러갈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매뉴얼만 강조하여 직원의 발목이 붙들린다면 최고의 매출은 기대하기 힘들어진다. 그 적절한 균형이 바로 회사의 리더이자 선장인 대표의 몫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아침 청소의 힘은 기업만병통치약이 아닌 새해 첫날에 보는 1년의 신년 운세처럼 참고서적으로 활용하면 좋을 듯 싶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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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눈물 나게 좋은 순간
김지원 지음, 강지훈 사진 / 프롬북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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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 영화, 내가 읽은 책, 내가 다녀온 카페, 내가 갔던 맛집 등등 무언가 하고 난 사실을 적는 글들을 많이 읽었다면 요즘 유독 눈에 들어오는 글들은 나의 마음을 담은 글들이다. 24시간 똑같이 주어진 시간동안 정신없이 바쁘게 스케쥴을 소화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불만 가득 투덜투덜대며 사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같은 시간은 감성을 듬뿍 채워내는 사람들도 있었다. 저자처럼.

 

이제 스물 아홉. 한참 좋을 나이. 어른이라고 생각했고 고비라고 생각했고 문턱이라고 생각했던 그 나이를 되돌아보면 참 아쉬웠던 부분들이 많다. 그래서 아름다웠지만 다시는 돌아가고 싶은 맘이 들지 않는다. 그래도 훗날 돌아보면 얼마나 어리고 예쁜 나이인지 알게 되지 않을까. 오늘 스물 아홉을 살아내고 있는 사람들도.

 

감수성이 예민해 '글'을 쓰다가 광고회사 AE를 거쳐 뮤직 큐레이터로 일하고 있다는 그녀. '젤리'라는 필명으로 수백 편의 콘텐츠를 연재중 이라는 그녀는 남들의 안쓰러운 시선에도 아랑곳 없이 당당하게 문화콘텐츠를 전공하며 신나는 대학생활을 보냈다. 수많은 공모전에 도전하면서. 그 어떤 스펙보다 그녀의 깨알같았을 20대 초반이 값지게 느껴지는 것은 바로 그때문인듯 했다. 남다름. 묘하게 조금씩 남다른 그녀의 시선과 행동. 내겐 참으로 예쁘게만 보이는 그 행로들 때문에 짧은 시처럼 쓰여진 감성글들을 더 두 눈 반짝이며 읽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P95  내 작은 말 한 마디는

       누군가의 하루를, 인생을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으니까

 

 

문득 읽다보니 '나중에'라는 말이 없어지면 좋겠다는 구절 앞에서 마음이 먹먹해져서 잠시 읽기를 멈춘다. 사람의 시간을 사람이 붙잡아매둘 순 없겠지만 인생을 살면서 각자 돌아가고 싶은 그 한 순간이 있는 것처럼 놓치고 싶지 않은 한 사람이 있기 마련일테니까. 저자는 유독 가족 중에 할머니에 대한 애틋함을 많이 드러내고 있는데 아버지, 어머니에 비해 할머니와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더 짧음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 마음만큼은 이미 어른인 그녀. 그런가 하면 가장 즐거운 데이트는 "임무가 끝나면 공범자를 더 사랑하게 된다"는 재미난 표현으로 풀어놓았는데 단 한번도 애인을 공범(?)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던 내게 그 표현은 아주 신선했다. 앞으로 자주자주 울궈 먹을 것 같은 예감과 함께.

 

'문장이 많은 사람' 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아름다운 저자는 오늘도 문장을 나누기 위해 부지런히 글을 쓰고 있을지도 모른다. 예상할 수 없기에 기대할 수 있다는 그 말. 참 멋진 그 말을 가슴에 새기면서 그녀의 다음 글들을 기다려봐야겠다. 나 역시-. 즐거운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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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책 무서운 그림책 1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기웅 옮김, 요시다 히사노리 그림, 히가시 마사오 감수 / 박하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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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다. 동화라서.

일본 사회범죄소설의 대가 미야베 미유키 여사의 이야기라서​ 두말않고 구매했다. 그리고....

이 이상한 동화를 앞에 두고 울지도 웃지도 못하고 있다. 온다리쿠가 썼다면  그 분위기에 휩쓸려 확 와닿았겠지만

미미여사의 동화 내용이라니....어떻게 이해해야 될까.

그래서 이야기가 주는 그 느낌 그대로 다시 단어의 길을 밟아보기 위해 작가에 대한 꼬리표를 떼고 첫장부터 넘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디딤돌처럼 한 발, 한 발 딛게 만들더니 곧 어두운 숲길이 나오고 어둠이 주위를 둘러싸기 시작했다. 동화라고 하기엔 너무 어둡다. 그리고 함축적이었다. 하지만 복잡하게만 생각하는 건 내가 어른이어서가 아닐까. 아이들에게는 이 동화, 더 쉽게 읽히지 않을까. 어느새 나는 어른이 되어 동화 한편을 읽으면서도 이토록 많은 생각들로 머릿속을 어지럽히고 마는 것일까.

​이럴때는 정말 어른이라는 성장이 불편하기 짝이없다.

p19  가장 나쁜 사람이 되면 무엇이든 할 수 있습니다

무서운 유혹이다. ​악마의 유혹. 착하게만 선하게만 살아서는 짓밟히고 억울하게 된다는...그래서 참지 말라는 마음 속 소리를 들은 [육룡이 나르샤] 어린 방원이 이 책을 읽은 것은 아닐까. 드라마속에서 소년은 외쳤더랬다 "선함이 아니라 정의롭고자한다고" 물론 [나쁜책]은 정의로움이 담긴 책은 아니다. 하지만 어린 소년이 정의를 위해 택한 일은 선함이 아니었다. 어리석은 그의 스승은 비록 선함과 정의를 같은 맥락으로 치부하고 말았지만.

살면서 억울한 순간, 누군가 미워지는 순간...이 책을 펼치게 된다면 이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그래서 이 책이 담은 유혹은 참으로 무섭다. 아무렇지도 않게-. 아무렇지도 않게-. 라는 그 반복구가 귓가를 맴돌기 때문에.

'무서운 그림책' 시리즈 중 한 권인 이 책은 작심하고 무섭게 쓰여졌다고 한다. 미야베 미유키 및 온다 리쿠, 교고쿠 나쓰히코 등등 유명작가들이 펼치는 음산한 유혹. 그 유혹을 떨쳐 버릴 수 없었던 어른들이 남몰래 책장 깊숙히 간직해 둘만한 동화 한 권이 쓰여졌다. 유혹에 빠졌건 그 유혹을 떨치기 위해서건 필요하다. 이런 가벼운 경종 하나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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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팅 1
조엘 샤보노 지음, 임지은 옮김 / 북폴리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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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거게임>을 처음 읽었을 때의 충격은 시간이 이만큼 흘러 지금 다시 기억을 더듬어도 여전히 떠올려질만큼 충격파가 컸다. 이후  소년들의 달리기 서바이벌이 인상적이었던  <메이즈러너>까지도 재미나게 읽었으나 비슷한 내용이 나온다면 아마 식상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던 순간 편견의 고리를 부순 것이 바로 <테스팅>이었다. 전 3권의 소설이라는데 이제 막 1권을 읽은 나는 벌써부터 2권과 3권이 읽고 싶어 온몸이 근질거리기 시작했다.

 

'살아간다는 것' 이라는 표현은 어쩐지 느리고 축축 쳐지는 느낌이라면 '살아남아야 한다는 것'은 어떤 다박함과 절박함이 더해져 심장을 쫄깃쫄깃하게 만들어 버리고 만다.  어른이 되어보아도  살기 힘든 것이 세상일진데 어린 소년, 소녀들이 생명을 담보로 대학입시 경쟁을 치우어야한다면 이보다 더 가혹한 운명이 또 어디 있을까 싶다.  폐쇄된 일정 공간 속에 108명의 청소년들을 가두어두고 그 중에 20명 정도만 살아 통과하기를 바라는 어른들이 품고 있는 차세대에 대한 희망이란 대체 무엇이길래.

 

'시아'라고 불리는 소녀는 다섯호수 마을에서 나고 자랐다. 아주 뛰어난 오빠가 있지만 그녀의 오빠인 진을 포함하여 다섯 호수 마을에서는 지난 10년간 그 누구도 테스팅에 선발되지 못했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그녀의 가족들은 그 일에 안도하면서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딱 10년 만에 뽑힌 테스팅 응시자가 바로 시아였고 예전에 시험을 치른 적이 있던 그녀의 아빠는 중요한 당부를 하며 사라진 기억 속 떠올려진 몇몇가지를 알려주었다. 사실 테스팅에서 살아남아 대학에 간 사람들의 기억은 지워버리고마는데, 당시 함께 참여했던 아빠와 학교 교장의 기억은 덜 지워졌던 것.

 

인류가 7차에 걸친 전쟁을 치르면서 그 결과 또한 후손들이 고스란히 떠안고 살아가게 된 현실 속에서 자연의 복수를 피해 99년 전 토수시티가 세워졌다. 강한 리더만이 현인류를 이끌어갈 수 있기에 목숨을 건 대학입시인 '테스팅'이 실시 되었고 뛰어난 인재들은 각각 뽑혀 시험대에 세워졌다. 누구를 믿어야 될 것인가. 누구를 믿지 말아야 할 것인가. <헝거게임>에서도 <메이즈 러너>에서도 주인공들의 머릿속을 괴롭혔던 그 동일 질문이 시아에게도 전달된 듯 했다.

 

헝거게임에서와 같이 시아에게도 토마스 엔드레스라는 멋진 파트너가  있어 서로 의지하며 고난을 뚫고 나왔으나....로맨스 아래에 작은 의구심들을 복선처럼 깔아놓은 것 역시 헝거게임과 비슷했다. 말렌시아 베일. 2권에서는 또 어떤 모습을 보여주게 될까.

 

폐허가 된 지구. 통일연방 정부에 의해 고안된 테스팅. 최고의 리더 자질을 가진 소년소녀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이 연례행사 속에서 물론 주인공 시아는 살아남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을 보는 재미가 톡톡할 이 소설의 다음 권에서는 또 어떤 배신과 슬픔이 도사리고 있을지....사뭇 기대가 된다.

 

그저 대학에 가는 것일 뿐인데....목숨까지 걸어야 하다니...지금의 우리들에게는 그만큼의 절박함은 없지만 대학을 졸업하고도 100세 시대를 살아갈 자구책을 찾아헤매야 하는 답답함은 그들이나 우리나 동일하지 않을까 싶어진다.

 

 

 친구들이 사라진다....하지만 살아남아야한다.... 읽는 내내 이렇게 주인공의 마음속 소리가 심장을 파고들었다. 지속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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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
리안 모리아티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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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안하고 살 수는 없을까?

그런 세상에서 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만은 의도가 된 것이든 아니든 간에 묵묵히 입을 닫고 침묵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오해와 거짓을 불러일으킬 세상을 살고 있다보니...인간의 한 평생 속에서 거짓을 뺀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처럼 보여졌다. 그래서 리즈 위더스푼과 니콜 키드먼 주연의 HBO드라마 원작소설은 매우 흥미로우면서도 무척이나 구미가 당기는 요소요소들이 많아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P35  이곳을 분명히 사랑하게 될 거예요

 

 

[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 우리네 속담 하나가 떠올려지는 이 제목을 발견한 순간, 대체 어떤 사건이 일어나며 몇명이나 연결되어 있는 거짓말에 몇명이 죽게 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일 먼저 떠올랐다. 한  마을에 모인 세 명의 여인들. 각자의 인생이 한 데 얽힐 거라고 감히 상상조차 하지 못한 채 자신의 삶을 채워나가기에 바빴던 그녀들에게 그날이 왔다. 드디어.

 

제인. 가장 평범한 이름이면서 가장 눈에 띄지 않게 살려고 애쓰는 여인이 가져온 비밀. 싱글맘으로 살아온 그녀는 6개월이상 한 곳에 머무르지 않으며 아들과 함께 살고 있다. 사랑하는 남자와 헤어지고 원나잇스탠드로 아들을 임신한 그녀는 그 과정에서 난생처음 폭력을 경험했는데 목이 졸리고 숨이 막히는 상태에서 성행위가 이루어졌으며 이후 그는 마치 그녀를 쓰레기조각처럼 쫓아내어 버렸다. 수치심으로 연소하고 싶었을 그녀에게 하늘은 아이를 점지했고 낙태가 아닌 출산을 선택한 그녀는 한 곳에 머무르지 못하고 역마살이 있는 여자처럼 살고 있었다. 그러다가 드디어 오래오래 머물고 싶은 곳에 닿을 내렸으나...그 곳에 그 남자가 살고 있었다.

 

매들린. 이미 한번의 실패를 경험했다. 가장 최악의 상황은 남편과의 이별이 아니라 전남편이 새식구들과 같은 동네에 살게 되었다는 것. 아이들 또한 한 동네, 같은 학교에서 함께 자라게 되도록 정착한 남편에 대한 분노와 사춘기 딸의 삐딱한 행동은 하루하루 무너지는 매들린의 마음을 깨고 또 깨어부수면서 주저앉게 만들고 있었다. 바로 그 시점에 상처입은 새처럼 등장한 제인모자를 보고 그녀는 그들을 돕기로 마음 먹으면서 마음 속 에너지를 다시 끌어모아보려 애쓰는 여인이었다. 그리고 그토록 완벽해 보였던 전남편의 새부인 보니가 모두의 눈 앞에서 한 남자를 밀어버렸다. 죽음 속으로-.

 

셀레스트. 피리위 반도에서 걱정 없어 보이는 부부가 바로 이들 부부였다. 멋진 배우자와 넉넉한 생활. 무엇하나 흠잡을 구석이 없어 보이는 부부에게도 문제가 있었으니 남들에게 말할 수 없는 고통이 셀레스트를 옭죄고 있었을 줄이야. 부유하고 멋진 남편은 보이지 않는 곳만 골라 때려놓고서는 곧장 보상을 안긴다. 하지만 고통스럽고 숨이 막힐 것 같은 가정에서 탈출하고 싶은 셀레스트.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엄마들간의 치사한 편가르기가 시작될때까지만 해도 셀레스트는 그 화살의 결말이자 시작점이 자신의 가정이 될 것이라고는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겉으로는 평화스러워보이는 지역에서 꽁꽁 숨겨진 가정사. 그리고 학부모의 입장에서 제 자자식만 감싸려는 엄마, 자식을 통제하지 못하는 엄마, 자식에게 나쁜 유전적 인자가 있을까봐 걱정하는 엄마....들이 감추고 숨기며 벌어지는 이야기는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니었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서 오롯이 아이들이 교실이라는 공간 속에서 그 권력의 속성을 체험해야 했다면 [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은 익숙한 이웃들에 대해 우리는 과연 얼마나 알고 사는지!!! 타인의 인생에 왈가왈부할 자격이 감히 있는 것인지에 대해 곰곰히 생각하게 만드는 소설이었다.  '이곳을 분명 사랑하게 될 거에요' 라는 평범한 한 문장이 마지막까지 따라 붙으며 그 의미를 달리하게 될지 미처 몰랐었기에 곱씹고 곱씹어 볼 수록 한 판의 뒤집는 케미를 선물한 리안 모리아티의 이번 소설에 전작보다 후한 점수를 주고 싶어졌다. 개인적으로는 <허즈번드 시크릿>보다 <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이 훨씬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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