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의 힘 디데이 북 (D-Day Book) - 매일이 새로워지는 그림의 힘 시리즈
에이트 포인트 지음 / 8.0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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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힘', '글의 힘', '말의 힘'이 세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는데, 최근 들어서는 '여유의 힘', '위로의 힘', '아이디어의 힘' 이야말로 세상을 지탱하는 힘이라는 생각이 든다. 10대 때의 24시간은 지루하기 짝이 없을만큼 더디 가더니 20대의 24시간은 정신없이 지나가버렸고 30대의 24시간은 조금씩 짧아졌다...싶을 정도로 달라져갔다. 어른들의 말씀이 틀린 바가 없었다. 똑같이 주어진 24시간일진데 그 길이가 참 다르다. 그래서 한 해, 한 해 더 열심히...하고 싶은 것들을 놓치지 않고 살아야 겠다 결심하게 되나보다.

 

<그림의 힘 - 디데이북>은 그 결심을 실천하기 딱 좋은 책인 동시에 캘린더(?) 라고 할 수 있겠다. 독특하게도 책으로 분류되어 있지만 액자같고 달력 같으면서도 옛날 할아버지들이 한 장, 한 장 찢어가며 쓴 일력처럼 만들어져 있다. 블랙 & 화이트의 세련된 색감으로 어느 컬러의 벽에 걸려도 참 멋스럽겠다 싶을 정도의 멋진 책 <디데이북>을 펼쳐놓고 감탄에 감탄을 거듭하고만 있다. 정작 어느 벽에 걸지 결정을 내리지는 못한 채.

 

작년 한 해 보아온 책 중에 그 편집이나 구성이 참 독특하다고 감탄했던 책은 [인생은 잇셀프]라는 책이었다. 페이지 하나, 하나가 똑똑 떨어져 마치 연작 엽서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 활용도가 높았으며 명언이 기록되어져 있어 데일리 북으로 활용하기에도 안성맞춤인 서적이었다. 귀여운 고양이 사진이 있는 책 한 권, 멋스러운 강아지 사진이 있는 책 한 권 이렇게 시리즈 북으로 된 책은 선물하기에도 좋고 소장하기에도 좋아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일반인들 눈에도 눈찜 당하기 딱 좋아 보였다. 그래서 주변에 칭찬을 참 많이 하며 권했던 책 중 하나인데, <그림의 힘- 디데이북>은 한층 더 나아가 최근 그 바람이 불고 있는 인테리어에 활용해도 플러스 요인이 될 책이어서 신나게 입소문 내고 있는 중이다.

 

책을 왜 책장에만 꽂아두어야 한다 라고 생각했을까. 이 편견의 고리를 끊어줄 <그림의 힘>은 벽에 걸어놓고 눈으로 감상하며 즐길 수 있는 색다른 아이디어북인 것이다. 블랙 & 화이트 방향으로 걸게 되면 데일리 명언록처럼 사용하면서도 숫자 31부터 거꾸로 세어'31,30,29,28.......3,2,1, D-day'로 끝맺음 되고, 그 반대면으로 걸게 되면 눈오는 날의 풍경이 진경인 19세기 매화초옥도 부터 고흐의 1888년작 Starry Night, 모네의 1975년 작까지....여러 명화들을 감상할 수 있어 좋다. 더 재미난 것은 명화와 숫자 가 정확하게 half로 분할 되어 있지도 않다는 점이다. 어떤 페이지는 양면이 다 숫자 일 때도 있다. 그래서 여러면에서 이 책은 상식과 편견을 깨도록 편집되어 있었고 실용적인 책이라는 장점이 부각되어져 있다. 다만 읽을거리를 원했던 부분은 채워지지 않아 약간 허망한 부분은 남아 버렸다. 무언가 쓸쓸하고 덜 채워진 느낌은 남기고 말았다. 활자중독의 내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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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쇼핑보다 부동산 투자가 좋다 - 회사 다니며 부동산에서 월급 받는 시스템 만들기
이나금 지음 / 위닝북스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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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인가. 한 방송작가가 쓴 <나는 남자보다 적금통장이 더 좋다>는 제목이 책을 읽은 적이 있다. 100% 공감. 그때나 지금이나 나는 남자보다는 넉넉하게 채워진 통장 잔고가 좋고 저자의 책제목처럼 <쇼핑보다는 부동산 투자가 더 좋다>며 무릎을 칠 여자이긴 하다. 하지만 부동산 투자나 주식투자 보다는 나의 재능에 투자하기로 선택한 지금, 후회하는 시선이 아닌 여전히 흥미로운 주제에 관해 담너머 몰래 보는 심정으로 책을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가장 예쁘고 화려해야할 20대. 그 철없을 시절에 저자는 참으로 불행했다. 아이 분윳값을 걱정해야 했고, 월세에, 우우울증까지 겹쳐 가난에 발목잡힌 20대를 보내야했던 것이다. 하지만 12년간 참으로 많은 것이 변했다. 우선 그녀는 이제 '부동산의 여왕'으로 불리고 있었고 서른 다섯에 30억이라는 분기점을 찍었다. 돈을 쫓기보다는 돈은 부르며 살고 있는 삶이 되어 있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누구나 부자가 되고 싶어 하지만 부자처럼 사는 것을 선택하진 않는다. 서점에 그토록 많은 '부자되는 법'에 관한 책이 깔려 있어도 읽은 모두가 부자가 되어 있지 않은 현실만 보아도 그렇다. 가난을 선택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늘 이유가 많고 우유부단하며 자기 확신이 없기에 결단력 또한 없다 고 했던가. 사람을 경험해 본 결과도 비슷하긴 했다. 가난하다고 푸념하는 사람들은 이런 저런 방법들을 제시해주어도 시간이 없다고 했고 누구 때문에, 혹은 발목 잡히는 일들이 있어 불가능 하다는 "안되는 이유"만 늘어놓기 일쑤였다. 정말 그랬다. 또한 결정장애가 있어 사사껀껀 타인에게 의존하여 일상생활에서 부딪히는 일도 결정해달라며 연락해 오는 사람이 있었다. 내게도. 작년에.

 

맞다. 그녀는 참 가난하게 살았고. 2016년이 된 지금도 별로 달라졌을 거라 생각지 않는다. 하지만 성공한 저자는 달랐다. 주저 앉아 있지만 않았다. 가난을 떨쳐내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였고 기회를 포착했다. 6개월 만에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획득했고 7천 만원으로 1년만에 3억 이상의 수익을 냈다. 그래서 가족과 함께 살던 월세를 8개월 후엔 1억 2천만원의 전세로 바꿔 이사갈 수 있었고 이후 4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후엔 2억원 짜리 집을 구매해 "마이하우스"의 꿈을 이룩해냈던 것이다. 하지만 계속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호사다마라고 했던가. 급하게 채워진 자신감은 한 방에 무너졌다. 투자 구매가 잘못되어 재산을 몽땅 잃은 것도 모자라 다른 투자자들의 돈까지 함께 실익했던 것이다. 어려운 시절을 지나긴 했지만 "부자를 꿈꾼 아줌마"는 넘어졌지만 결코 주저 앉지도 드러눕지도 않았다. 허리띠를 졸라매고 다시 일어났고 더 매의 눈이 되어 날카롭게 분석하고 엄격하게 판단하면서 한 걸음, 한 걸음 다시 부자의 길로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했다.

 

30년 벌어 3년 행복할 것인가?

3년 벌어 30년 행복할 것인가?

p22

 

모두 삶이 팍팍하다고 말한다. 요즘-. 저금리, 저성장, 고물가의 시대라 목돈 마련을 목적으로 저금을 활용하는 사람들이 사라졌다. 전문가들 중에는 부동산 역시 그 거품이 빠져 주거의 목적이라면 몰라도 재테크의 목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하는 이도 있다. 꼭 그 이유가 아니더라도 복잡하게만 느껴져 매매나 양도는 아예 눈닫고 사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복잡하게만 생각되었던 부동산 투자는 '부동산 투자의 여왕'의 경험을 빌어 들어보니 생각만큼 복잡하거나 까다롭지 않았다. 꼭 전문가처럼 다 알아야만 월세부자로 살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고정관념을 버리지 않는다면 우리는 가난하게 살 수 밖에 없다. 연봉을 10년 모아도 수도권에서 집을 사는 일은 불가능해 보인다.

일확천금은 몇천억만분의 일의 사람에게만 허락된 일이겠고. 그렇다면 30개의 부동산으로 365일 월세 받으며 사는 꿈은 포기해야만 하는 것일까. 그 답이 필요한 사람이 있다면 그녀의 책을 열심히 탐독해 보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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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것을 지키는 용기 꿈공작소 27
인그리드 샤베르 글, 다니 토랑 그림 / 아름다운사람들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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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약 부모였다면 이 동화 또 다르게 보였을까?

(어린 소녀가 바람부는 날 혼자 집을 뛰쳐나간 일에 대해서는....)

 

 

 

밝고 화려한 색감의 동화책이 아닌 약간은 어둡고 채도가 낮은듯한 흡사 수묵담채화 느낌이 나는 잉그리드 샤베르의 동화 <소중한 것을 지키는 용기>는 관계에 관한 이야기가 담긴 동화다. 사람과 사람이 아닌 사람과 동물 그것도 오래 곁에 있어준 충직한 늙은 개와 어린 소녀가 위기의 순간에 처했을때 일어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자연재해를 다룬 영화들은 빠짐없이 봐 온 것 같다. 선호한다기 보다는 보통 헐리우드의 자연재해 영화들은 블록 버스터 급이라 결코 지루함이 없어 시즌별로 티켓 오픈 되면 놓치지 않고 봐 왔을 뿐이다. 지진이 일어나고 해일이 일고 화산이 터지고 결빙이 오고 트위스터가 불어오는 재난 속에서 자연앞의 인간이란 참으로 나약한 존재구나! 그런데 아둥바둥하며 살았구나! 싶어서 한숨이 절로 쉬어지곤 했다. <소중한 것을 지키는 용기> 또한 자연 앞에 한 가족이 위험에 처하면서 시작된다.

 

바람 소리 말고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던 날, 그 세차게 부는 바람 탓에 엄마 아빠는 가축과 배를 안전한 곳에 놓아두러 밖으로 나갔고 집에는 어린 소녀만 남겨져 있었다. 그림을 보면 젖소가 막 날아가고 그 다리를 노랑머리의 엄마가 세차게 붙잡고 있어 트위스터나 허리케인이 불어온 것처럼 보여져 무서움이 앞선다. 다행스럽게도 태풍 피해를 직접적으로 겪어본 일은 없지만 매년 우리 나라 역시 수재민 돕기를 할만큼 비폭풍을 겪고 있는 것도 사실인지라 자연재해는 어쨌든 참 무섭게 느껴지곤 했었다. 그런데 매번 이런 일이 반복되는지 소녀는 혼자 집에 있는 날에는 늙은 개 해링턴과 함께였다고 고백하고 있다.

 

그런데 바로 그날!!! 해링턴이 사라졌다.

 

 

세찬 바람이 우리 집 늙은 개 해링턴을 빼앗아 가 버린 게 아닐까?

 

울음에도 대답이 없자 소녀는 바람을 가르며 달리고 또 달려 해링턴을 찾아 헤매다녔고 결국 덤불 밑에 쓰러져 있던 해링턴을 발견했다고 한다. 아, 얼마나 다행인지.....어른들이었다면 자연재해 앞에서 용기를 낼 수 있었을까. 젖소도 하늘로 날아가는 그런 날에-.

소녀는 달리면서 더는 춥지도, 무섭지도 않았다고 했다. 그만큼 해링턴이 소중한 존재였으리라.

 

찾긴 했지만 꼼짝도 하지 않는 해링턴을 안고 천천히 걸어야했던 소녀. 뛸 수도 없는 상황 속에서 계속 반복되었을 "괜찮아, 해링턴. 내가 지켜줄께"라는 다짐. 비단 이 소리는 해링턴에게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에게도 한 다짐이었을 것이다. 포기하지 않도록. 조그마한 소녀에게 얼마나 힘든 일이었을까. 그런 와중에도 소들은 하늘을 휘휘 날아가고 있었다.

 

젖소의 무게도 상당할텐데...소녀와 해링턴의 합한 무게가 더 무거웠던 것일까? 그렇지 않다면 작은 소녀가 초인적인 힘을 발휘했던 것일까. 시간은 많이 흘렀지만 소녀와 해링턴은 집으로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다. 그리고 그날 저녁 둘은 따뜻하고 포근한 잠자리에서 꼬옥 끌어안고 잠이 들면서 동화는 해피엔딩으로 끝이났다.

 

그 어떤 말보다 이 짧은 동화 한 권이 시사하는 바가 컸다. 늙은 개이기 때문에 더 소중하게 보호해야 한다는 것. 그 어떤 상황에서도 가족으로 맺어진 반려동물을 포기해서는 안된다는 것. 어린 시절부터 동물과 함께 하면 저절로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부터 그 사랑이 흘러나오게 된다는 것. 소녀가 동화 속에서 보여준 용기는 '배워서 행한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행해진 것'이어서 더 감동의 색이 짙을 수 밖에 없었다.

 

이런저런 이유로 함께 했던 반려동물을 쉽게 버리는 일부 어른들에게도 이 동화가 깊은 반성의 씨앗을 심어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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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은 모래 위의 두 발
안도핀 쥘리앙 지음, 이세진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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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년생 글을 쓰는 엄마의 딸로 태어난 두 살의 타이스. 하지만 남은 삶은 겨우 1년이라고 했다. 그 오빠 가스파르는 전학한 날 아이들 앞에 서서 담담하게 사실대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이름은 가스파르. 사는 곳은 파리이지만 여동생 타이스가 이염성 백질 이영양증이라는 병에 걸렸고 그 아래로 태어난 아질리스 역시 많이 아파서 마르세유에서 살게 되었노라고. 어쩌면 막내 여동생은 살 수 있을지 몰라...라고 이야기했지만 사실대로 이야기 한 덕분에 가스파르는 이사 온 동네에서 또래 친구 하나 없이 살게 되었다고 했다. 전염병이 아니라 유전 질병임을 알리 없는 아이들에게 죽음에 이르는 병이란 모두 옮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여졌던 것일까.


 


타이스. 그저 걸음걸이가 좀 이상하고 손을 약간 떠는 정도만 인지하고 있던 부모는 처음에는 아이의 병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더랬다. 앞 서 방문한 두 군데의 병원에서도 특별히 큰 병이라고 지적하지도 않았고 차차 저절로 나아질 성장통 정도로만 보았을 뿐이었으니까. 둘 다 건강한 부모에게서 태어나도 각각 보인하고 있는 병력이 아이에게 몽땅 전해지게 되면 타이스처럼 앓게 될 수 있다고 한다. 아이는 아릴설파타제 a라는 특수 효소를 만들어내지 못하여 몸 속 미엘린이 파괴되어 신경계의 마비가 진행되다가 움직이지 못하게 되고 말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 눈까지 머는....종국엔 죽음에 이르게 하는 병에 걸려 있었다. 겨우 두 살인데.


 


 


p44  결과를 듣는 것과 결과를 기다리는 것, 둘 중 뭐가 더 끔찍한 것일까


 


 


프랑스 50만 독자를 울린 감동 에세이의 끝은 아이의 투병기로 끝나는 오픈 결말이기를 바랬건만 크리스마스를 하루 앞둔 적막한 어느 날, 타이스는 세상을 떠났다고 했다. 타이스가 이제 막 숨을 거두었다 는 표현이 두 눈을 먹먹하게 만든다. 엄마의 읊조림처럼 타이스는 아주 예쁘게 살다 갔다. 결코 모자라지 않을 사랑을 듬뿍 받은 채. 치료법이 없는 유전병 선고를 받게 되면 정신이 없을 법도 한데 그 와중에 가족은 서로간의 유대감과 사랑을 되새긴 것 같았다. 누구나 태어난 이상 한 번은 죽는다지만 그 시기를 스스로 정할 수 없고 세상을 떠날 나이가 두세살이라는 건 너무 가혹하게 여겨진다. 여전히


 


p217  공감은 마음을 연다


 


는 말처럼 놀람, 슬픔, 괴로움, 안타까움, 사랑은 프랑스 독자들을 너머 멀리 위치한 동양의 한 나라에서도 나누어졌다. 불행을 과시한 적도 알아 달라고 한 적도 없다는 글쓰는 엄마는 사소한 것이라도 기쁜 일은 함께 기뻐하고 싶었노라고 고백하고 있다. 그녀가 기록한 한 페이지, 한 페이지는 소중했다. 그들 가족뿐만이 아니라 읽는 우리들에게도. 예전에 보았던 수잔 서랜든 주연의 영화 <로렌조 오일>의 강한 엄마처럼 타이스의 엄마도 두 딸의 투병 앞에 강해져야만 했을 것이다.


 


그 여동생인 아질리스 역시 같은 병을 앓으며 아홉 번째 생일을 지나고 있고 저출산 국가인 프랑스에서 이들 가족은 이례적이라 해도 좋을만큼 아르튀르라는 건강한 사내 아이를 또 얻었다고 한다. 네 명의 아이 중 한 아이를 잃었고 다른 한 아이는 투병 중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망하거나 희망을 잃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읽는동안 두 눈이 퉁퉁 붓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충분히 가족의 마음으로 읽혀졌던 이 이야기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효과를 가져왔다고 한다. 난치병을 돕는 단체 ELA가 널리 알려지면서 같은 병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에 대한 관심이 쏟아졌기 때문이리라. 좀 더 알려지면 한 아이라도 더 도움 받고 살릴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젖은 모래 위의 두 발>이라는 제목은 상징적이었다. 다른 아이들처럼 오래 살다 가진 못했지만 아이는 부부에게 아주 특별한 한 아이였으며 읽는 독자들의 마음 속에도 그 이름을 남길만큼 특별한 아이였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타이스에게. 평범한듯 했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았던 가족의 이야기는 그래서 진한 감동을 남기며 마지막 페이지를 덮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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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삶을 살든, 여자가 절대 포기하지 말아야 할 것들
박금선 지음 / 갤리온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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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만의 시대를 벗어났나?

 

가끔 생각해 본다. 그만큼이나 여성들의 지위는 많이 높아졌나? 도 동시에 떠올려본다. 만족스럽지 않다. 그 대답의 결과는 항상. 여자들이 살기 좋아졌다...라고 말하는 건 언제나 남자들이거나 시어머니(?)들 뿐이므로. 사회적인 참여가 보장되었다고는 해도 언제나 사회적 약자이자 육아와 워킹을 함께 해결해야 하며 가정살림까지 도맡아 슈퍼 우먼으로 살아가야 하는 주부들이 많기 때문이다.

 

 

결혼을 하지 않았다고 편안할까. 결혼 적령기라는 선은 많이 물렁해졌지만 아직까지 홀로 사는 여성들에게 보내는 사회적 시선은 가볍지 않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P 58 위로란 그런 것이라고 나는 두고두고 생각한다 긴 말은 필요 없는 것.

   그저 마음을 쉬게 해 주는 것 '알아!' 그 한마디면 되는 것

 

 

 

그 여성 중 한 명인 방송작가 박금선씨는 22년간 MBC 라디오 <여성시대>를 집필해온 베테랑 라디오 작가다. 200만 여성들의 편지를 읽으며 함께 울고 함께 웃으며 그 사연들을 목소리로 옮겨온 그녀 역시 주부라는 역할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음을 고백한다. 방송작가로 30년을 쉬지 않고 일해오며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엄마와 아내로 그리고 며느리로 살아왔다. 공부의 길을 택한 남자과 결혼한 탓에 일을 그만 둘 형편이 되지 않아 아이를 어린이 집에 맡기고 일터에 데려와 눕혀놓고 하면서 열심히 버텼건만 인생의 어느 순간엔 우울증이 찾아왔고 프리랜서의 설움을 겪기도 했단다. 글로 풀어놓은 것보다 백만배는 더 많았을 그녀의 고충들.

 

 

 짐작이 가고도 남을 내용들이라 읽기 전에 목차부터 천천히 훑어내려보니 의외로 맘에 드는 제목들이 많았다. 특히 '죽을 때까지 남자에게 바라면 안되는 것들,'살면서 미루지 말아야 할 것은 그리운 사람에게 전화하는 일','당신의 남자는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속이 깊다','오늘 하루, 재미있게 살기 위해 알아야 할 것들" 등등의 제목들은 인생 선배가 인생의 후배에게 전하는 인생기술 50가지 팁 중 아주 유용해 보이는 조언들이었다.

 

 

 

일에 떠밀리고 사람에 등떠밀려 아등바등살면서 '꼭 이렇게 살아야 돼?' 라는 후회가 밀려올 때면 나 혼자 겪는 일이 아니야...라며 이 책을 펼쳐보면 어떨까. 라디오를 당장 켤 수 없다면 말이다. 코믹하게도 20대에 나는 <여성시대>를 들을 일이 많았다. 일부러 들으려고 한 것은 아닌데 이동시간이 겹쳐 종종 듣곤 했다. DJ들이 바뀌거나 그 사연들이 똑같지 않아도 공감하며 잠시 잠깐 위로 받고 웃을 수 있었던 것은 잘 정리된 진솔함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P76 나 자신에 대한 시선이든, 타인을 보는 시선이든

 

 

'아웃사이더'라는 표현대신 '인디펜던트'라고 정의내려보라는 충고는 생소하다못해 신선했다. 좀 독립적이네, 따로 놀긴 하지만 사람은 괜찮아. 이런 말을 듣는 것도 괜찮을 거 같다. 굳이 그 무리가 바르지 않은 것을 알면서도 왕따가 될 것이 두려워 옳지 않음을 따르기 보다는 홀로임을 선택할 때 자존감을 지킬 수 있는 좋은 팁인 표현이었다. 좋다! 인디펜던트 하다는 것.

 

 

내게 남다른 생각의 팁을 준 저자는 정작 자신을 '나이롱'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나이롱 작가, 나이롱 엄마,,,대강 흉내만 내며 살았다는 마누라 역할, 딸 역할, 며느리 역할....하지만 안다. 책을 읽어본 독자라면 매 순간순간 얼마나 치열하게 그녀가 살아왔는지. 절대 대충살지 않았다는 것을. 나이롱은 진짜가 아니다. 하지만 그녀의 말처럼 나이롱은 보통 질긴 게 아니다. 그래서 나이롱 정신으로 살아왔다는 그녀는 그 무엇도 포기하지 않고 후회 없는 인생을 살기 위한 팁을 우리 앞에 척척 내어놓았다. 책 한 권 분량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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