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와 나의 10가지 약속
사이토 아카리 지음, 박현아 옮김 / 슬로디미디어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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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 않을 줄 알았다. 이 책을 읽고.

30만 독자들의 심금을 울렸다는 감동 소설 <강아지와 나의 10가지 약속>에는 강아지 사진이 한 장도 등장하지 않는다. 그 흔한 깜찍한 동물 캐릭터도 본문에서는 눈 닦고 찾아봐도 없다. 그래서 예상밖의 책이라고 생각했다. 보통 반려동물 책을 펼치면 귀여운 강아지 사진, 탐나는 캐릭터들과 마주치곤 했으니까. 그런데 이 책은 좀 달랐다. 묵묵히 이야기만 읊조린다. 그래서 귀만 열어둔 채 눈은 바삐 이야기를 쫓아나갔다.

 

11살의 아카리는 '개를 키우고 싶다'는 소망을 가진 어린 소녀다. 딸에게 "결혼하자는 말을 들었을 때는 아직 인간이었어."(p19)라고 다소 엉뚱하다 싶은 이야기도 서스럼없이 내뱉는 엄마와 간호사들을 "엄마"라고 부르는 버릇이 있는 아빠와 홋카이도에서 살고 있었다. 너무 바빠 가족과 함께 할 시간을 낼 수 없는 아빠만 허락한다면 모녀는 개 한마리를 키우고 싶어했지만 가족 중 유일하게 개를 반대하는 아빠는 절대 허락하지 않았다. 그날이 오기 전까지는.....!

 

엄마없이 살기엔 참 어린 나이 11살에 엄마를 잃고 12살의 봄을 맞이한 아카리에게 갑자기 찾아온 강아지 한마리는 죽은 엄마가 천국에서 보내준 선물이 아니었을까. 부녀 사이에 대화가 없는 것을 보다 못해 답답한 나머지 골든 리트리버를 몰래 두고 간 것 같았다. "삭스". 엄마방에서 그녀가 앉아 있던 그 방석 위에 앉아 있던 강아지는 그렇게 불리며 가족이 되었다. 하지만 이야기의 끝은 여기까지가 아니었다.

 

12살부터 21살을 함께 보내는 동안 이별의 순간도 있었고 그리움의 순간도 있었으며 다시 가족으로 합쳐지는 사연도 있어 <강아지와 나의 10가지 약속>은 감동의 두께를 두껍게 만든다. 개를 키우기 위해 필요한 9가지 약속을 알려주고 엄마는 떠나버렸지만 삭스와 함께 보낸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아카리는 마지막 1개마저 채워 '10가지 약속'을 완성할 수 있었다.

 

                                                                    #

 

저와 이야기를 많이 나눠 주세요

싸움을 하지 말아요. 저를 때리지 말아주세요. 저는 당신을 물지 않으니까요

서로를 이해할 수 있도록 많은 시간을 함께해주세요

말을 듣지 않을 때에는 이유가 있는 거랍니다.혼내기 전에 한번 더 생각해주세요

저를 믿어주세요. 저는 언제나 당신의 편이에요.

당신에게는 학교도 있고 친구도 있지만 저에게는 당신밖에 없어요

제가 나이를 먹어도 계속 관심을 가져주세요

제가 당신과 함께 있는 시간은 10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아요

당신과 제가 함께 보낸 날들을 저는 절대로 잊지 않을 거에요

제가 이 세상을 떠날 때는 곁에서 지켜봐주세요....그리고 부디 잊지 말아주세요.

제가 당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

 

 

아, 절대 울지 않을 것 같았는데, 마지막에 펑펑 울고 말았다. 이 10가지 약속을 읽으면서. 아직 이별은 먼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한 글자 한글다 읽다보니 나도 모르게 감정이입이 되어버렸다. 내게도 몇년 째 소중한 가족으로 함께 살고 있는 고양이들이 있어서일까. 꼭 내 고양이들이 나를 향해 하는 말 같아서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다가 어느새 소낙비가 되어 뚝뚝 떨어져버렸다. 그래, 꼭 지킬거야!! 이런 마음이 들었으면 좋겠다. 이 책을 읽는 모두의 마음 속에. 그리고 그 착한 약속들이 지켜졌으면 좋겠다. 정말.

 

마지막장에 이르러서야 흑백으로 강아지 사진을 몇장쯤 볼 수 있었으나 이미 그건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명작이 주는 감동보다 생활밀접형(?) 경험이 주는 감동이 더 좋다. 요즘은.

 

어제도,오늘도 반려동물을 버렸다, 학대했다는 소식들이 끊이질 않고 들려와 마음이 불편했는데 가뭄 끝 단비처럼 읽힌 이 책 한 권으로 그 불편함이 쑤욱 내려갔다. 앞으로 누군가가 반려동물을 키우려고 한다면 이 책을 꼬옥 선물하려한다. 마음 속에 10가지 약속에 대한 각서를 스스로 쓸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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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타로와 나 - 도쿄 싱글남과 시바견의 동거 일지
곽지훈 지음 / 미래의창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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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 후 발 닦기, 비옷 입기, 주사, 젖은 빨래 터는 소리, 낯선 곳에 혼자 남겨지는 것....."

 

싫어하는 리스트만 보면 어느 성인 남자의 투덜거림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놀랍게도 저들을 싫어하는 건 2012년생 적색 시바견인 "코타로"다. 약 11킬로그램으로 세상에 중심을 잡고 네발 디디고선 귀욤진 얼굴의 코타로. 일본 IT기업에서 근무중인 한국인 곽지훈씨에게 입양되어 함께 한 해, 한 해를 더해나가고 있는 녀석은 "단 둘이 산다"

지금이야 모든 것이 코타로 중심으로 바뀌었다고 말하지만 두 남자의 동거는 처음에는 약간 삐딱거리며 시작했다. 일본에서 근무한지 4년째 되던 해, 시바견의 동영상을 우연히 보게 되었던 그는 치명적인 매력에 훅 빠져들게 되었지만 혼자 살고 있다는 현실 때문에 키울 엄두도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시바견 육아책을 읽으면서 '시바견 브리더' 사이트를 찾아보기 시작했고 결국  회사 가가운 숙소까지 포기하고 이사를 감행하면서까지 '코타로의 입양'을 추진하기에 이르렀다. 

 

한국인이라는 외국인이라는 신분으로 그것도 개를 데려온다는 조건은 독신자용 주택의 선택폭을 좁혀 놓았고 엘리베이터 없는 25년된 아파트로 이사하면서 코타로를 데려올 수 있었다니.....외국에서의 이사는 정말 상상이상으로 힘든 일인가보다 싶어지는 대목이기도 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이직전 회사에서 근무시간이 연장되는 바람에 15시간 이상 홀로 '코타로'를 둘 수 밖에 없었던 점, 몸이 너무 아파서 개를 산책시키는 일이 힘들었던 점, 지진 등의 재해가 자주 일어나는 일본에서 근무시간 동안 혼자 코타로를 집에 두어야 한다는 점으로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했지만 그는 코타로와 함께 하는 지금의 순간이 너무나도 소중하다고 고백하고 있다.

"아빠는 코타로를 너무 사랑한단다"(P211)  라는 한 문장이 너무나 따뜻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나 역시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의 말처럼 중요한 것은 가족 구성원의 수도 아니고 한국에 사느냐 일본에 사느냐도 아닐 것이다. "언젠가 헤어지는 날이 오더라도 후회 없이 담담히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루하루를 소중히 보내고자 한다"(210) 는 그 마음이 중요하고 또 소중하다.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삶은 많은 위로와 웃음을 선물받을 수 있는 삶을 의미한다. 하지만 약간의 불편함도 감수해야만 한다. 여행을 맘 놓고 갈 수도 없고 늦게 귀가할 수도 없다. 털날림, 옷에 묻는 털도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하고, 싫어하는 사람을 위한 배려도 감안해야만 한다. 하지만 이 모든 일은 정말 '사소한' 일이다. 정말. 반려동물이 주는 기쁨에 비하면.

 1936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일본 고유의 견종인 '시바견'. 몇달 전 시바견은 이제 한국으로 입양보내지 않겠다라는 언급이 있었다고 해서 마음이 무겁기도 했다. 일본 토종개 중에서 80퍼센트나 차지할 만큼 사랑받고 있는 견종이라  그 마음이 더 한 것은 아니었을까. 어쩌다보니 지난달과 이번달에 걸쳐 시바견이 주인공인 책들을 많이 읽게 되었는데, 이는 예전에 비해 많은 책들이 발행되고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우리의 진돗개나 풍산개처럼 충성심이 강하고 운동량이 풍부하다는 시바견.


털갈이 시기가 되면 온 집안에 털이 날린다는 말에 '고양이 같아'라고 웃음을 터뜨렸지만 이 개를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상에서만이 아닌 주변에서 더 자주 볼 수 있다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져본다. 엉뚱한 상상같지만 집집마다 반려견, 반려묘가 있고 집앞 길냥이,길개들을 위한 밥터가 동네마다 한 두 군데씩 잘 유지되는 대한민국을 꿈꿔본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키우고 있는 상황에서는 길아이들이라고해서 함부로 대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더불어 버리는 사람들!! 이젠 제발 그만 좀 해주었으면 싶다. 특히 휴가철이 7~9월사이 또 휴가지에 버려진 동물들 소식이 올라오면 심장이 시커매지고 만다. 그들의 심장은 시커멓고 양심은 휴가지에 함께 버려놓고 오는 것인지!!!!!

 

이웃나라에서 콩닥콩닥 뛰어다니고 있을 코타로의 하루하루는 소식을 나누는 모두에게 해피바이러스가 되어 웃음꽃을 날리고 있다. 보기만해도 마냥 즐거운 코타로. 강아지를 반려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코타로는 너무나 매력적인 존재인 것을.....알고 있니, 코타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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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집 작은 살림 - 매일 단정하게 가꾸는 홀가분한 삶
박현정 지음 / 위즈덤스타일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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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큰 것'보다는 '작은 것'이 더 좋아지기 시작했다.  작은 배려, 작은 마음, 작은 행복, 작은 가게...가 더 맘 편했다.

그래서 <작은집 작은 살림>이라는 제목에 이끌려 하얀 표지의 예쁜 책을 살펴보기 시작했는데, 반갑게도 저자는 고양이를 반려하고 있었고 길냥이들에게 밥을 나눠주고 있는 캣맘이었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순간...

 

 

취향도 비슷한지, 그녀도 수국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서툴지만 바느질을 하며 소소한 일상의 즐거움을 누리며 살고 있었고 많은 것들을 욕심내기 보다 단촐한 살림으로 미니멀하면서도 건강하게 살아가는 사람이었다. 6년 동안 세 번의 이사를 하면서 작은 집을 고수했던 부부는 '새해'라고 이름 붙인 예쁜 개 한마리와 어디서나 봤음직한 친근한 모습의 고양이 '홍이'를 가족으로 맞아 함께 살고 있다.

정갈면서도 먼지 하나 없는 집안을 둘러보며 그녀가 얼마나 부지런한 주부인지 짐작할 수 있었고, "한여름, 시간의 정거장에 내렸다","오랜 기다림 끝에 만날 수 있어, 봄은 더욱 감사한 계절이다"처럼 감성 가득한 제목들을 입으로 읊조리며 그 감성에 동참할 수 있어 좋았다. 수납법, 인테리어, 미니멀리즘적인 삶, 전원 생활에 대한 정보 를 얻고자했던 처음 목적과 달리 한 장, 한 장 구경하는 동안 누군가의 집에 초대되어 온 듯한 느낌을 받았는데 그 나름의 힐링 타임을 가질 수 있어 더 좋았던 책이다.

 

많은 욕심을 내려놓고 사는 삶.
욕심이 비워진 자리에 '안정'과 '여유'가 들어 섰다. <작은 집 작은 살림>은 단정하면서도 참 따뜻한 책이었다. 일상이 그러했고 자연과 동물들과 나누는 하루하루가 그러했다. 무엇보다 욕심부리지 않아 좋았다. "세련되지 않더라도, 값비싼 물건이 없어도 사람의 손이 가고 마음이 닿은 집은 분명 사랑받는 티가 난다"(p10) 이런 문장을 읽으면서 어떻게 반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림을 그리는 저자의 작은 집은 그 자체가 미니 갤러리인 동시에 홈카페였다. 선반 위 정리된 유리병 하나하나조차 얼마나 멋드러져보이던지......! <내일도 따뜻한 햇살에서>를 본 적이 없어 히데코 할머니의 부엌이 어떻게 생겼는지 나는 모른다. 하지만 쓰임새에 맞게 정리된 부엌이라는 그녀의 부엌을 저자가 탐내는 걸 보면 무척이나 매력적인 공간인가보다, 그곳은. 그래서 소개된 책을 찾아보았더니 어머나!! 88세, 85세 노부부의 건강한 전원생활이 담긴 책이었다. (다음 번엔 이 책에 대한 서평을 올리게 될 듯 하다)

 

'새해'라는 예쁜 이름의 개는 '설우'와 '달오'가 하늘나라로 돌아간 다음 세번째로 식구가 된 녀석이었다. 먼저 간 걸우로 인해 달오가 외로워할까봐 안락사 직전에 구조된 유기견을 입양하게 되었고 지금은 새해만 남아 8년의 시간을 함께 보냈다고 한다. 상처가 있는 아이를 보듬는 일은 그 대상이 사람이거나 동물이거나 어렵기는 매한가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부는 물리고 질병을 치료하면서도 녀석을 포기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고마운 대목이었다. 반려동물에 대해 법조차 애매하고 그닥 호의적이지 않은 대한민국에서. 이들부부 같은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져 좀 더 세상이 따뜻하게 변모해갔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져본다.

 

 백일홍이 한창 피었을 때 아픈 모습으로 찾아와 식구가 되었다는 야윈 고양이 '홍'이는 통통한 성묘가 되어 있었다. 문을 열고 나가면 동네 어디에서나 봄직한 친근한 얼굴인데도 불구하고 '홍이'라는 이름 덕분인지 참 특별하게 느껴지는 녀석이다. '고양이는 참 따뜻하고, 식빵처럼 말랑말랑하다"(p48)는 마음에는 동감. 집사라면 누구나 알 수 있을 그 마음이 담긴 페이지가 유독 오래오래 지켜보다가 넘겼다. 이 페이지는.....미소를 머금으면서....

 

리넨 고무줄 치마가 걸려 있는 벽, 한구석에 예쁘게 정리되어져 있는 재봉틀, 텃밭을 관리하기 위해 세워진 삽과 화분들....시골스럽게 보이는 모습들이 대한민국에서 이런 삶이 가능할까? 싶을 정도로 전원적이라 부럽기만 하다. 물론 도시에서 태어나 도시에서 밖에 자라지 못한 나는 감히 자급자족의 삶은 꿈도 꿔 본 일이 없다. 잘하지 못할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러나 한편으로는 참 부럽다. 누군가 경쟁하지 않아도 되고, 내일을 걱정하기 보다 오늘의 해가 뜨고 지는 순간을 평온한 마음으로 만끽할 수 있는 삶은. 

 

바질 향기가 나는 작은 집 마당에선 오늘도 루꼴라, 파슬리가 자라나고 있을 것이다. 집 안에서는 통통통 재봉틀 돌아가는 소리가 들려올 것이고 그 발치에는 잠든 새해와 여유롭게 식빵을 굽고 있는 홍이가 저자의 곁을 지키고 있을 것 같다. 발걸음을 죽이고 살금살금 다가가 벽에 귀를 대고 그 행복한 소리들을 담아오고 싶을 정도다.

마음을 평화롭게 갖고 살고자하는 사람에게 추천해줘야지!!!라며 책의 제목을 머릿 속에 저장해 둔다. 화가 박현정의 작은 공간은 햇살품은 사랑이 가득 담긴 집이어서 결코 작아보이진 않았지만...제목은 <작은 집 작은 살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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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망하지 않는 작은 장사 - 초보장사꾼의 고민을 속 시원히 해결해줄 장사처방전
김종길.손수경 지음 / 라온북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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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장사 한 번 해 볼까?'

 

너무나 쉽게 드는 생각이다. 매달 꼬박꼬박 나오는 월급날 단 하루만 제외하면 그 나머지 모든 시간에는 회사 때려치우고 장사나 시작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머릿 속을 꽉 채우는 직장인들이 대한민국에는 넘쳐난다. 하지만 퇴직금을 몽땅 날렸다는 이야기, 쫄딱 망했다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첫 술에 배부를 리 없건만 장사! 너무 만만하게 보고 쉽게 시작들을 하다보니 시행착오를 거칠 수 밖에 없는 것이 아닐까 싶다.

매달매달 꼬박꼬박 월급을 주는 시스템과 달리 장사는 한 달이 지났다고해서 일정금액을 통장에 채워주지 않는다. 얄짤없다. 그래서 직장에 다닐 때보다 더 꼼꼼하게 체크하고 매달리고 집중해야 한다. 쉽게 장사 한 번 해볼까? 해서 성공하는 사람을 나는 단 한 명도 본 적이 없다. 주변에서-.

 

 

p24  가장 좋은 인테리어는 매장을 가득 채운 손님

 

 

이라고 말하는 가게가 있다. 책을 읽기 전, 나는 그곳에 다녀왔다. 그것도 두 번이나. 가까운 거리는 아니었지만 꼭 가보고 싶은 곳이었다. <카페 벙커>는 커피를 좋아하고 즐겨 마시는 내게 한번쯤 가보고 싶은 곳 중 한 장소이기도 했지만 이 곳에는 경북 주치골에서 데려왔다는 예쁜 강아지 '주치'가 있다. 완전 접대견인 이 녀석 소식을 듣고 방문한 <카페 벙커>는 아주 오묘한 분위기의 카페였다. 북유럽 인테리어, 프로방스풍, 올화이트 컬러감각의 커피 전문점들이 하루에도 몇 개씩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는 '커피의 메카' 대구 근교 경산에서 복고풍을 품은 고풍스러운 옛 집의 형태로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트렌드에 영향을 받지 않아 질림이 없고 20~30대 여성들을 겨냥한듯 했으나 40~50대 아저씨들도 부담없이 올 수 있는 카페. 나이 상관없이 잠시 자신의 시간을 멈추고 싶을 때 오기 좋은 아지트 같은 공간이었다. 게다가 노키즈존. 작은 촌 동네에서 시행하기엔 리스크가 큰 일이었을텐데 뚝심있게 밀어부친 사람들이 누군가? 했더니 16년을 단짝처럼 살아온 부부란다.

 

서로에게 든든한 후원자이자 호흡이 잘 맞는 사업 파트너로 인생의 길을 걸어온 김종길, 손수경 부부는 지금으로 치자면 꽤 이른 나이에 서로 만나 가정을 꾸렸다. 21살의 신부와 26살의 신랑이 의기투합해서 처음 시작한 장사는 통닭장사. 소위 '우리는 이렇게 해서 망했다'가 아니라 첫 장사부터 꽤 잘 되어 프랜차이즈 호프로 이어졌는데 왜 다시 커피라는 전혀 다른 분야로 업종을 변경하게 된 것일까. 물론 한 언어에 능통하면 다른 외국어도 쉽게 마스터 할 수 있는 것처럼 장사 역시 그럴지도 모른다. 작은 가게를 운영해온 노하우로 슬럼프도 슬기롭게 이겨내고 타이밍 좋게 업종을 갈아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모든 것이 운만으로 결정되었다고 치부할 수도 없다. 운마저 성공으로 접목시키는 것이 바로 실력일테니까.

 

 

p61  창업 후 ,,,일단 2년만 버텨보자

 

 

장사를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은 언제든지 찾아올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나름 대박 났다는 사람은 업종을 바꾸거나 장소를 옮겨도 또 대박날 확률이 높은 것을 봐 왔다는 부부는 나름의 장사공식을 발견해냈다. 바로 서비스 + 약속 이라는 공식을!!!서비스의 종류도 하나가 아니었다. 청결한 서비스, 친절한 서비스, 직원에 대한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꽤나 구체적이다. 이 부부가 얼마나 꼼꼼하게 장사를 해 왔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 이부분이었다.

 

인사를 잘한다거나 친절한 매너를 가진 매장들은 많다. 하지만 <카페 벙커>의 부부 CEO의 팁 중 한 문장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작은 장사는 관심을 파는 것(P91)이라는 내용이 바로 그것!! 보통의 책들은 손님을 끄는 방법, 효용성 있는 안주나 먹거리, 친절한 서비스에 집중된 내용을 보여주는 것과 달리 <절대 망하지 않는 작은 장사> 에서는 16년 동안 8개의 가게를 경영해 왔던 경험이 바탕이 된 '장사처방전'을 내어놓고 있다. 그들은 책에서는 장사로 부자되는 법보다 꾸준히 버텨서 롱런할 수 있는 노하우들을 알려주고 있다. 고기를 잡아주는 것이 아니라 고기잡는 법을 배울 수 있다는 거다. 디자인 경영/감성경영/나눔경영의 세가지 경영마인드를 가지고 운영되고 있는 <카페벙커>. 알고나니 더 좋아진 매장이라 좀 더 자주 들러야겠다. 이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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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리자 바이러스
티보어 로데 지음, 박여명 옮김 / 북펌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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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을 설명할 수 있을까. 느낌을 분석하고 숫자와 문자로 풀어내는 것이 옳은 일일까. 미술관람이 더이상 즐겁지 않아진 이유이기도 했다. 그래서 작품을 보러 갈 일들이 생겨도 가급적 사전지식 없이 다녀오려 한다. 그 어떤 편견 없이 느껴지는 그대로 바라보기 위해.

 

과장의 범위를 약간 넓혀 말하자면, 세 살 아이도 알만한 작품인 다빈치의 <모나리자>를 두고 나는 단 한번도 아름답다고 느껴본 적이 없었다. 황금비율, 자연스러운 미소, 신비스러움...등등은 다 학습으로 주입된 아름다움이었을뿐이다. 그래서 역으로 <모나리자 바이러스>를 읽으면서 그 매력점을 찾아보고자 했다. 하지만 보기좋게 뒤통수를 맞고 말았다.

 

 

p165  모든 사건에 연결고리가 있어요

 

 

미스 아메리카 후보들이 납치/실종되고 실험당했다. 벌들이 떼죽음을 당하기 시작했고 건물 연쇄 폭탄 테러에, <모나리자 바이러스>라고 불리는 컴퓨터 바이러스가 전세계를 감염시키는 가운데, 헬렌 모건의 딸이 사라졌다. 정신병원에서.

 

모델로 화려한 삶을 살던 헬렌은 사진작가의 아이를 가지면서 추락했고 업계를 떠나 전혀 다른 분야로 옮겨와 다시 성공했다. 다만 열 여섯의 매들린이 거식증으로 인해 정신병원에 기거하고 있는 것만 빼면. 신경미학자인 그녀에게 접근한 파벨 바이시라는 남자는 딸 매들린의 이름을 언급하면서 자신들의 일을 돕도록 협박했는데, 1990년대 바이러스 백신 프로그램으로 부를 얻은 남자가 무엇 때문에 소녀를 납치하면서까지 그 엄마를 미술도난의 주범으로 만들려고 했는지는 <모자리자 바이러스>를 천천히 그리고 끝까지 읽어야만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야기 속 액자 구성으로 등장하는 과거 피렌체에서는 로 스트라니에로와 살라이, 다빈치가 그림을 완성하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정말 다빈치가 모나리자를 그리면서 사람을 재료로 이용했을까. 가장 아름답게 여겨진다는 황금비율의 환상은 실제일까. 이 모든 혼돈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종말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은 아닌 것인가. 댄 브라운과 견주어지고 있는 작가 티보어 로데의 <모나리자 바이러스>는 많은 생각의 교차점을 만들어준 소설이었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글을 뛰어넘어 영화라는 영상으로 눈앞에 펼쳐진다면 더 근사할 것 같은 상상 또한 심어주었다. 몇 년 뒤 영화로 다시 접할 수 있을까. 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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