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이틀라잇 - 패러디 트와일라잇
하버드 램푼 지음, 변용란 옮김 / 바다출판사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로빈훗 이나 타이타닉을 비롯 스크림에 이르기까지 여러 영화들이 패러디 되는 것을 봐왔다. 헐리우드는 독특한 유머 코드를 가지고 있어서 기존의 영화에 코믹 요소만 가해도 새로운 영화로 재변신하곤 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누구나 알아 들을 수 있는 유머가 첨가되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영화를 보면서 웃을 수 있는 건 그 사실이 꼬집고 있는 풍자적 요소를 알고 넘어갈 때일 것인데, 그런 의미에서 나는 지난 헐리우드의 패러디 영화 중 과연 몇 %를 이해하고 웃어넘겼는지 이제와서야 의문이 생긴다.
[트와일라잇]이 발표되었을 때 전 세계적으로 에드워드와 벨라의 사랑이야기는 급물살을 탔다. 그들의 사랑이야기는 이미 그들만의 것이 아니었고, 10대뿐만 아니라 20대 30대도 열광하며 트와일라잇의 금지된 사랑에 녹아들기에 이르렀다. 거기에 영화화 되고 나서는 더 말할 것도 없었다. 얼마전 3편인 이클립스의 개봉을 맞아 오프라 윈프리 쇼에 4명의 배우가 나와 그들이 찍은 영화 이클립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보았다.
트와일라잇을 좋아하든 아니든 간에 이 소설이 가져다준 파장과 유명세는 인정해야만 할 것이다. 그런데 이 트와일라잇조차 패러디물이 등장했다. 이름도 비스무리한 [나이틀라잇]. 기존에 영상으로 보아왔던 것과 달리 [나이틀라잇]은 소설로 읽게 되어 그들의 유머 요소를 놓치지 않고 함께 할 수 있었다. 친절한 주석 덕분에 비록 모르는 것들에 대해서도 짚고 넘어갈 수 있게 되었지만 결코 웃기만 할 수는 없었다.
풍자인만큼 [나이틀라잇]에서는 기존 스토리의 달콤함은 기대하기 힘들다. 병뚜껑 수집이 취미인 벨 구즈는 포크스에서 스위치 블레이드로 전학온다. 마을의 유리창닦이인 아빠와 함께 살기 위해 전학 온 벨은 에드워트 멀렌을 보고 첫눈에 반하게 되고 그가 자신을 사랑한다라는 망상을 펼치며 계속 그를 대한다. 연약하면서도 강인하며 사랑스런 우리의 스완은 어디로 가고 엉뚱하고 엽기적인 구즈가 자신만의 착각으로 살아가는 세상이 펼쳐지다니....
하버드 램푼이 발표한 [나이틀라잇]은 전세계 소녀들의 뱀파이어 신드롬을 잠재우며 그 날카로운 지적과 함께 유머스러움을 잊진 않았지만 원작을 좋아했던 나에게는 이 책은 소금 한 자루같다. 다소 삐뚤어진 시각으로 원작을 바라보는 하버드 램푼의 비틀기는 같은 이야기지만 이토록 다른 느낌을 전달할 수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전하면서 이야기를 마치고 있다.
나이틀라잇은 독특하다. 그들만의 유머도 가득하며 주석이 달려 있지만 나는 이 유머들을 어떻게 소화해야할지 한동안 난감했었다. 2번,3번을 다시 읽으면서 그들의 유머에 익숙해지려 노력중인데, 이슈화 된 베스트셀러를 이토록 엽기적으로 비틀 수 있는 그들의 용기에는 쉽게 박수를 보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