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ic English Grammar (Paperback, 3rd, Student, Answer Key) - CD, 해답지 포함 Basic English Grammar (3rd Edition) 1
Betty Schrampfer Azar 지음 / Longman(롱맨)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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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 Betty Schrampfer Azar

 

 

  영어를 공부하려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영문법 책이다. CD를 들으면서 발음상 구별이 곤란한 단어들을 조금 더 공부할 수도 있다.

 

  기초편이라 그런지 그렇게 어려운 단어는 보이지 않았다. workbook까지 구입해서 문제를 풀다보면, 이건 내가 문장 쓰기 연습을 하는 것인지 영어 공부를 하는 것인지 모를 정도로 문제가 많다. 어떤 문제는 칸이 적어서 따로 종이에 적거나 소리 내어 읽으면서 답과 비교를 해봐야했다. 하긴 칸을 넉넉하게 만들면 지면이 더 필요하니까 더 두꺼워졌겠지. 그러면 공부하는 사람들이 부담을 느끼게 될 테고. 그렇게 되면 공부할 의욕이 사라질 것이고. 음, 공책에 쓰는 게 낫겠다.

 

  구성을 살펴보면 1장은 가장 기본인 Be 동사에 대해, 2장은 Be 동사와 Have의 용법, 3장은 현재 시제, 4장은 진행형, 5장은 현재형 총정리, 6장과 7장은 명사, 8장과 9장은 과거 시제, 10장과 11장은 미래 시제, 12장과 13장은 조동사, 14장은 명사와 수식어, 15장은 소유격, 그리고 16장은 비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동사와 시제에 대해 주로 다루고 있다. 하긴 그게 제일 헷갈리는 부분이긴 하다.

 

  거의 한 달 넘게 낑낑대면서 공부를 했는데, 내가 제대로 공부를 한 건지 아닌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이제 시제 구별은 무리 없이 할 수 있을 것 같다.

 

  한국 문법책보다 문제가 간단하고 반복적이어서 쉽게 익힐 수 있었다. 거기다 workbook까지 풀면 문장이 저절로 몸에 배는 느낌이다. 하나의 패턴을 갖고 스무 개가 넘는 문제를 풀다보면 자연스럽게 문장이 나올 정도이다. 한글이 하나도 없는 문제만 잘 극복한다면……. 하지만 한글이 하나도 없어도, 위에서도 말했지만 기초편이라 그런지 별로 어렵지 않았다. 무리 없이 진도를 나갈 수 있었다.

 

  몇몇 표현을 보면, 이건 성인을 대상으로 만들어졌다는 걸 느낄 수 있다. 집구하는 문제라든지 알 바에 대한 얘기 등등. 그리고 실생활에서 자주 쓰이는 표현과 문법적으로 쓰는 표현에 대해 구별을 해놓아서, 나중에라도 써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초반에 영어로만 이루어진 교재에 대한 부담감만 사라지면, 의외로 쉽게 공부할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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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1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이가형 옮김 / 해문출판사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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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And Then There Were None

  작가 - 애거서 크리스티



  예전에는 포와로를 좋아했었다. 그 다음에는 미스 마플에 관심이 생겼다. 그래서 그 두 탐정이 나오지 않는 크리스티의 소설은 거의 읽지 않았다. 따라서 이 책 역시 그 내용과 심지어 결말까지 주변에서 많이 들었는데, 정작 글자로 제대로 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런데 어라? 예전에 아주 어릴 적에 여름에 납량특집으로 해줬던 드라마가 기억났다. 그 당시 마지막에 벌떡 일어나 앉던 아저씨가 무서워서 아빠 뒤에 숨었던 한국 드라마 내용과 흡사했다. 그리고 비슷한 패턴을 가진 다른 많은 작품이 떠올랐다. 예를 들면, 일본 애니 ‘괭이 갈매기 울적에’라든지 무한 도전에서 멤버가 금칙어를 말하면 하나씩 사라지던 에피소드, 미국 드라마 ‘히퍼스 아일랜드’ 등등.


  아, 1939년도에 나온 이 책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들이 이렇게 많다니! 고전 명작이라는 말이 괜히 붙은 게 아니다.


  내용은 인디언 섬으로 초대받은 여덟 명의 손님이 모이는 것으로 시작한다. 서로 잘 알지 못하고, 초대한 섬의 주인이 누군지도 모르는 상황. 게다가 그들이 도착한 섬에는 아직 주인이 도착하지도 않았다. 저녁식사가 끝날 무렵, 녹음된 레코드에서 그들이 숨기고 싶었던 비밀이 드러난다. 손님 여덟 명과 고용인 부부가 과거에 누군가를 죽게 했거나 책임이 있다는 것. 그리고 식당에 있던 인형의 사라지면서, 동요에 맞춰서 한 사람씩 죽어나가기 시작하는데…….


  아니 이 책의 출판년도가 1939년도라니, 지금부터 74년 전에 나왔다니! 트릭이 밝혀질 때 ‘이건 사기야!’라고 소리치고 싶었지만, 예측을 못한 내가 바보였다. 대개 저런 상황에서라면 그 사람과 한 패가 되는 것이 제일 유리하고 그래야만 할 것이니까. 그걸 생각 못하다니! 뻔히 알면서도 틀리는 건 바보나 하는 것이라고 예전에 아버지가 말씀하셨다. 에잇, 눈을 뻔히 뜨고 당한 기분이다. 하지만 범인이 누군지만 알고, 조력자는 몰랐던 게 더 재미가 있었다.


  마지막에 베라가 최후의 선택을 하는 장면에서는 ‘과연 그럴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녀가 생각보다 더 치사하고 나쁜 악녀였다면 그 트릭은 성공하지 못했을 텐데, 뭘 믿고 그런 계획을 밀어붙였을까? 아무리 그런 암시와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해도 말이다.


  아, 어쩌면 희생자로 선택한 사람들에 대해 세세하게 조사했으니 모든 것을 다 고려했을지도 모르겠다. 처음에 그들을 초대할 때, 친한 친구의 이름을 빌면서 그들의 행동 패턴과 사고 방향을 고려해 불러 모았으니까.


  사람 하나 죽이는 것도 어려운데, 이 책의 범인은 열 명이나 죽이려고 한다. 그것도 자기 정체는 드러내지 않고, 하나씩 동요 가사에 맞춰서. 이 얼마나 차분하며 계획적이고 선경지명이 있고 집착력이 쩌는 사람인가! 역시 살인마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하지만 살인을 보고 예술적이라고 찬양할 생각은 없다. 살인은 살인이다.


  그렇지만 이 책에서 죽어나가는 열 명의 사람들은, 과거에 각자 누군가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자들이다. 법은 그들을 무죄라고 판단했지만, 실상은 유죄였다. 교묘하게 법을 속아 넘긴 것이다.


  그런 자들을 개인적으로 처단하는 것이 옳은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최근에 법의 처벌이 미약하다고 해서, 또는 법이 범죄자들의 어린 나이를 고려해서 최소한의 처벌도 없이 풀어주는 경우가 있었다. 사람들은 분노했고, 그런 분위기에 따라 피해자의 가족이 그런 자들을 개인적으로 응징하는 내용의 영화나 소설이 나오기도 했다. 독자들은 열광했고 말이다.


  이 책은 그런 작품들의 시초라고도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 전에 그런 소재를 다룬 책이 먼저 나왔는지 잘 모르지만, 내가 아는 범위에서는 그렇다. 그런 점에서도 작가의 선견지명을 느낄 수 있다. 세상을 앞서가는 여자 같으니라고!


  심리 묘사의 섬세함은 조금 부족한 느낌이었다. 충분히 상황 묘사를 넣어주고, 인물들의 심리에 비중을 늘렸다면 베라의 결정에 공감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트릭에 치중한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런 점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사람을 집중하게 만드는 뭔가가 있었다. 중간에 화장실 가는 것도 잊고, 차 타놓은 것을 깜박해서 차갑게 식을 때까지 고개를 못 들게 하는 마력을 가지고 있다. 활자에 마약이라도 뿌렸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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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카터 : 바숨 전쟁의 서막 (1disc) - 아웃케이스 없음
앤드류 스탠튼 감독, 린 콜린스 외 출연 / 월트디즈니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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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John Carter

  감독 - 앤드류 스탠튼

  출연 - 테일러 키취, 린 콜린스, 윌렘 데포, 도미닉 웨스트

 

 

 

  어렸을 적에 부모님이 사주신 SF 어린이 책 전집이 있었다. 난 세계 명작 시리즈보다 그 책들을 더 좋아했었다. 기이한 실험이나 미래 세계 이야기, 시간 여행이라든지 우주여행, 차원 이동 그리고 지구 내부 탐험 등등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참 많았다. 이사가면서 친척집에 줬는지 팔았는지 가물가물하지만, 집에서 사라졌다.

 

  그러던 중 개봉 영화 제목 하나가 기억 속에 잠들어있던 뭔가를 일깨웠다. ‘존 카터.’ 어디선가 들어본 이름이었다. 어디서 들었을까? 영화 설명을 보는 순간, ‘아!’하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그래, 그 소설이다. 인디언인가 강도였나 하여간 그런 사람들을 피해 동굴로 갔던, 이유는 잘 모르지만 하늘로 둥실둥실 떠서 화성에 도착했던, 방방 잘 뛰어다니던 한 남자 이야기가 생각났다. 화성에 가서 예쁜 공주를 구하고, 나쁜 왕을 물리치고 착한 친구를 왕위에 오르게 도와줬던 그 남자. 화성에서 잘 먹고 잘사는 게 아니라 갑자기 다시 지구로 돌아와서, 화성의 공주를 그리워하던 그 남자의 이름이 바로 존 카터였다.

 

  그 책에 실렸던 삽화도 어렴풋이 기억이 났다. 예쁜 공주는 인간처럼 생겼고, 또 다른 화성인은 큰 키에 에일리언처럼 입이 찢어져있어서 악어처럼 뾰족한 이가 솟아나 있었다.

 

  어린 시절의 그 추억을 되살리며,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물론 영화는 내 기억 속의 책 내용과 많이 달랐다. 예쁜 공주가 나오긴 했지만 그녀는 기억과 달리 여전사적인 이미지가 강했다. 그리고 화성인들의 모습 역시 기억 속의 삽화만큼 무섭지 않았다.

 

  하지만 내 기억이 불완전할 수도 있다. 아무리 내가 재미있다고 달달 외울 정도로 읽었다고 해도, 거의 30년 전에 읽었던 책 내용이니까.

 

  역시 과학기술의 발달은 놀라웠다. CG로 만든 것이 분명한 팔 네 개 달린 키 큰 화성인이나 엄청나게 큰 비행선 등으로 가득한 화면은 환상적이었다. 화성인 해츨링들과 화성의 개는 어떻게 보면 못생겼지만 또 어떻게 보면 너무 귀여웠다. 하지만 개는 역시 털이 복슬복슬한 게 내 취향이다. 털이 하나도 없이 반질반질한 것들은 좀 그렇다.

 

  하지만 이 영화, 좀 길었다. 우선 화성의 여러 종족이 벌이는 음모와 암투를 설명하느라 시간을 잡아먹었다. 각각의 상황과 현재 처한 입장, 얽힌 이해관계와 권력 암투에 너무 치중했다. 덕분에 존 카터가 활약하는 액션장면은 그리 많지가 않았다. 일행이 도망칠 시간을 벌기 위해 화성인들과 대규모 전투를 하는 장면, 비행선을 타고 도망치는 장면, 모함에 빠져 투기장에서 괴물들과 싸우는 장면, 그리고 마지막 전투 장면 정도.

 

  2시간이 훌쩍 넘는 상영시간이었는데, 전투 장면의 화려함보다는 화성의 배경이나 자연 환경을 더 많이 보여주었다. 신경을 많이 쓴 게 티나는 화성의 밤과 낮이 아름답기는 했다.

 

  게다가 추격자들과 싸우는 장면은 비장함을 주려고 했는지, 통쾌하게 싸운다는 기분보다는 ‘감동 받아봐’라는 속삭임이 들려서 재미가 반감되었다. 어떻게 목숨을 건 일 대 다수의 전투 장면과 그의 부인이 죽었던 과거 기억을 교차 편집할 생각을 했을까? 비장함도 애틋함도 통쾌함도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또한 전반부에 너무 배경 설명이 길어서, 전투 장면들은 휙휙 지나간 느낌이 들었다. 내가 SF 블록버스터를 보는 이유는 권력 암투보다는 화려한 액션이 가미된 볼거리 때문인데 말이다.

 

  거기에 다음편이 나올 것 같은 결말까지. 설마 너무도 자세한 배경 설명은 2부를 위한 추진력을 얻기 위함이었을까? 그러고 보니 궁금해진다. 지금은 화성에 생명체가 없다는데, 그러면 그 많은 타르크인이나 헬리움인들은 누가 먹었 다 어디로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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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30 English 2 - 하루 30분, 30일에 끝내는 초등영어 말하기 프로젝트 3030 English 2
김지완 지음, 김상인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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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 김지완

 

 

  방학 때 조카를 붙잡고 영어 공부를 시켰다. 하루에 한 과씩 같이 읽어주고 집에서 시디 들어보라고 하고, 배운 거 이용해서 한두마디 해보고.

 

 책의 구성은 짧은 주제 문장 하나에, 연관된 한 번 정도 주고받을 수 있는 대화문이 전부이다. 하지만 6개 정도의 간단한 단어를 가지고 대화문을 6개나 응용하고 있다. 단어는 계속 반복되다보니까, '이거 앞에서 봤던 거다!'라고 기억할 정도였다. 문장은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나중에라도 기억이 나길 빌어본다.

 

 곁들어진 그림은 좀 웃겼다. 예쁜 것도 아니고, 사실적인 것도 아니고. 책에서 cute라는 단어가 나왔는데, 조카녀석은 도대체 어딜 봐서 이 그림이 귀엽냐고 이상하다고 투덜거렸다. 그림을 그린 사람에게는 귀여울 수 있다고 대답하자,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조카가 이제 4학년이 되는데, 별로 어렵지 않았다. 아직 학교에서 배우지 않은 표현도 더러 있다고 하는 걸 보니, 3~4학년 교과서에 나오는 문장들인가보다.

 

  공부하는 것도 어렵지 않고, 복습하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후반부에 가서 과거형이 조금 나오는데, 그 부분은 헷갈리는 것 같았다.

 

  다만 문제는, 책이 잘 뜯어진다는 것이었다.

 

  책은 험하게 다루지 않는 아이인데, 5단원을 공부할 때쯤부터 책장이 떨어져나가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10과를 넘어가면서부터는 장난아니게 뜯어졌다. 책을 던지지도 않았고, 일부러 뜯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너무 꾹꾹 누르지 말라고 주의를 줬건만, 한 번 시작된 책장의 이탈은 마치 가을에 낙엽떨어지듯이 우수수...

 

 1권은 괜찮았는데, 2권이 문제였다. 그래서 내용은 좋았지만 제본이 마음에 안들어서 별을 3개만 주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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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라이트
로드리고 코르테스 감독, 시고니 위버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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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Red Lights

  감독 - 로드리고 코르테스

  출연 - 로버트 드 니로, 킬리언 머피, 시고니 위버, 엘리자베스 올슨



  감독은 누군지 잘 모르지만, 배역진은 참으로 화려했다. 하지만 배역진만 화려하고 내용은 별로였던 영화에 낚인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기에, 별다른 기대 없이 마음을 비우고 봤다. 그래서인지 의외로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말 전까지는.


  초능력이나 심령술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데 여념이 없는 시고니 위버와 그녀를 돕는 조수 킬리언 머피. 초능력자나 심령 현상 내지는 강령회나 유령이 나온다는 곳이면 어김없 찾아가서 진위여부를 과학적으로 실험하고 확인한다.


  로버트 드 니로는 삼십년 만에 복귀한 심령술사이다. 아픈 환자를 치료하고 온갖 기이한 능력을 선보이는 그. 당연히 시고니 위버의 레이더에 포착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녀가 일하는 연구소에서 여러 가지 실험을 받기로 동의한다. 그리고 믿을 수 없는 결과가 나오는데…….


  시고니 위버와 킬리언 머피가 그러고 다니는 이유가 과연 그런 것들이 진짜로 존재한다는 것을 믿고 싶은 것인지, 아니면 없다는 걸 입증하고 싶은 것인지 잘 모르겠다. 어떻게 보면 두 사람 다 너무도 절박한 상황이기에, 가짜를 추려내고 진짜를 찾아내서 도움을 받고 싶은 걸지도 모른다. 그게 아니면 자신들에게 거짓 희망을 줬다가 빼앗아간 부류를 용서할 수 없다는 마음일 수도 있다. 또는 과학자의 사명으로 혹세무민하는 자들을 잡아내야겠다는 것일 지도 모른다.


  영화는 그런 두 사람의 의지와 절망을 로버트 드 니로의 교활함과 대비시키고 있다. 과학과 심령술의 대결이라는 이름하에 말이다.


  이런 유의 영화는 심령 현상이나 초능력이 없다고 확실하게 결론을 내리지 않는다. 지금까지 증명된 적은 없지만, 어쩌면 있을 수도 있다는 식으로 두루뭉술하게 마무리를 한다. 미국 드라마 ‘X 파일’에서 많이 써먹은 방법이다. 대부분의 귀신 영화도 그렇고.


  그래서 어떻게 결론을 내릴지 궁금했다. 첨예하게 대립하는 과학과 심령의 대결을 보여 놓고, 흐지부지 끝낼 수는 없을 테니 말이다.


  그런데 이 영화의 결말은……. 아, 뭐라고 말해야 할까? 어쩌면 그것이 감독과 각본가에게는 최선이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보는 입장에서는 룰루랄라 신나게 쾌변을 보다가 마지막에 한 덩어리가 막혀있는 기분이 들었다. 음, 너무 더러운 예를 들었나? 좀 깨끗한 예를 들자면, 밥을 맛나게 먹었는데 막판에 목이 메는 느낌? 그것도 아니면 교실 문에 온갖 함정을 파놓고 선생님이 들어오길 기다렸는데, 기다리는 분은 안 오고 자습을 하게 되는 그런 허탈함?


  반전을 내놓고 ‘짜잔~ 원래 이거였어.’라는 뿌듯한 마음으로 관객들에게 놀라고 감탄하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그게 왜 반전이 되어야 하는지, 어떻게 그걸 그렇게 연결시킬 수 있는지 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물론 그냥 받아들이면 ‘그렇구나.’라고 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 ‘그래서 저 때 저런 반응이 나왔구나!’라고 넘기면 될 일이기도 하다. ‘뭘 그렇게 따지고 그러냐? 주는 대로 받아서 즐기면 되는 거지. 웃자는 글에 진지 댓글 달면 곤란하지.’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긴 그냥 재미있게 보고 지나갈 수도 있다.


  하지만 난 까칠한 도시 여자이기에, 아쉬운 건 아쉽다고 말하고 넘어가야한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이런 유의 영화는 결말이 뻔하다. 인디 영화라면 몰라도, 대형 자본이 들어가는 것이면 기본 공식화된 끝을 내야한다. 한 쪽의 손을 들어주지 말라가 그 중의 하나이다. 그래서 감독은 그 과정을 따라가면서도 약간의 일탈을 위해 반전을 주려고 노력했다. 문제는 그 반전이 너무 생뚱맞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더 허탈함을 주었다.


  결론대로라면, 시고니 위버는 뭐가 되는 거지? 목숨을 걸고 연구한 그녀의 노력은 뭐가 되는 걸까? 결국 영화는 시고니 위버 바보 만들기가 되어버렸다. 외계인에 맞서 지구를 구한 여전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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