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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A. 니클스 감독, 크리스찬 슬레이터 외 출연 / 캔들미디어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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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Playback , 2012

  감독 - 마이클 A. 니클스

  출연 - 조니 파카, 엠버 칠더스, 크리스찬 슬레이터, 조나단 켈츠

 

 

 

 

 

  할런 딜이 부모님과 누이를 잔혹하게 살인하고 20년 후. 줄리안은 친구들과 학교 과제로 낼 비디오 영화 소재로 할런 딜의 사건을 선택한다. 그는 영상 관련 사무실에서 일하는 친구 퀸의 도움으로 각종 영상 기기들을 빌린다. 그런데 퀸에게는 비밀이 하나 있다. 불법 몰래 카메라를 학교 곳곳에 설치해서 여학생들을 엿보고, 그것을 테이프로 녹화해서 관음증이 있는 경찰에게 파는 것이었다. 줄리안의 부탁으로 할런 딜이 죽기 직전까지 녹화한 테이프를 찾은 퀸. 그런데 그것을 보던 그에게 이상한 일이 일어난다. 영상 속의 할런 딘이 서서히 그의 의식을 지배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와 동시에 줄리안과 같이 영화를 찍던 친구들이 하나둘씩 기이한 방법으로 죽어나가는데…….

 

  예전에 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면 영혼을 빼앗긴다는 미신이 있었다고 한다. 사진에 악령을 봉인한다는 소재가 아마 거기서 나온 것 같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서 2D의 시대는 가고 3D의 시대가 되었다. 영화 ‘피어 닷 컴 FearDotCom, 2002’에서 다루었다시피, 이제는 인터넷 전선을 통해서 악령이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는 소재까지 나왔다.

 

  이 영화에서는 비디오테이프에 봉인된 악령이 영상을 재생하면서 되살아나고, 카메라를 통해서 사람들의 목숨을 좌우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한 번 찍히면 영상이 지워질 때까지 살아남는 모양이다. 어떻게 보면 소설과 영화로 유명한 ‘링 リング The Ring, 1998’에서도 힌트를 얻은 모양이다.

 

  거기에 자유분방한 십대 청소년들의 생활과 출생의 비밀을 보여주면서 영화는 나름 상큼한 분위기와 함께 정석대로 가는 느낌을 주려고 했다. 하지만 출생의 비밀이라니……. 하긴 그거라도 있어야 과거와 현재를 이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왜 그걸 다루었는지는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피가 물보다 진하다는 말이 여기서는 별로 통하지 않았다. 낳은 정보다 기른 정이 더 진하다는 말이 더 어울렸다.

 

  어쩌면 할런 딜이 왜 가족들을 몰살시키려고 했는지에 대한 이유를 밝히려다가 말아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그 이유가 명확하지 않아서 왜 그가 퀸을 이용하려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냥 되살아나는 것이 목표였던 것인지, 아니면 자신을 죽게 한 세상에 복수하려는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잃어버린 가족을 되찾으려는 것인지. 어느 하나 딱 맞아떨어지는 것이 없었다.

 

  그냥 미친놈이라서 그렇다고 생각하는 것이 제일 속편할지도 모르겠다. 하긴 ‘할로윈 시리즈’의 마이클 마이어스도 무슨 뾰족한 이유가 있어서 그런 건 아니었지. 리메이크 작에서는 나름 이유를 주려고 감독이 애썼지만, 원작은 전혀 그러지 않았다. 그냥 다 죽여버리겠다!! 이런 분위기였다. 이 영화도 역시 그냥 애가 미쳐서 날뛰는 거야라고 생각하면, 이유따위 필요없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래도 아쉬운 건 있다. 이유가 없으면 차라리 무차별적으로 죽이고 위압감이라도 주면 좋았을 텐데, 그러지도 않았다. 공포감도 별로 없었고, 긴장감도 느껴지지 않았다. 극의 진행이 너무 밋밋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에게 죽음의 마수가 다가온다는 건, 완급만 잘 조절하면 긴장감을 서서히 배가시키면서 숨을 죽이게 만들 수 있는 전개인데 영화는 아쉽기만 했다.

 

  출생의 비밀, 비디오테이프 화면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혼령, 카메라를 통해 사람들을 죽이고 조종할 수 있는, 영화가 진행됨에 따라 점점 더 힘이 강해지는 악령 등등. 왜 이런 괜찮은 설정을 손에 쥐어줘도 써먹지 못하니…….

 

  크리스찬 슬레이터가 나왔는데, 안쓰러웠다. 퀸이 찍은 여학생 탈의실 테이프 보기가 유일한 낙인 경찰로 나왔는데, 참……. 여자애가 상의 벗는 걸 보는 것만으로도 흥분하다니, 불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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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악: 슬픈 살인의 기록
프랑크 칼푼, 엘리야 우드 외 / 브레이브브라더스 컨텐츠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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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Maniac , 2012

  감독 - 프랭크 칼폰

  출연 - 일라이저 우드, 노라 아르네제데, 아메리카 올리보, 메건 더피

 

 

 

  가끔 영화를 보다보면 안타까운 배우들이 있다. 영화에서 맡은 배역이 관객들에게 준 인상이 너무 깊어서 다른 작품에서 제대로 진가를 발휘하지 못하는 배우들이 그런 류이다. 물론 안소니 홉킨스처럼 그 역할을 더 발전시켜서 성공적으로 명성을 이어간 경우도 있지만, 그건 그 사람이 어느 정도 연기 내공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 못한 배우들은 그 배역에 묻혀서, 그것을 뛰어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들은 본명보다는 그 캐릭터의 이름이 더 익숙하다. 예를 들면, ‘나 홀로 집에’에서 케빈역을 맡았던 맥컬리 컬킨이나 ‘해리 포터’의 해리였던 다니엘 래드클리프가 있다. 이번 영화의 주연을 맡은, ‘반지의 제왕’에서 프로도인 일라이저 우드도 마찬가지였다.

 

  변신을 꾀한다고 수염을 기르고 몸집을 불렸으며 정신분열이 의심되는 연쇄 살인마로 나왔지만, 여전히 내 눈에는 순진한 눈망울을 가진 귀여운 프로도였다. 그래서일까? 영화를 보는 내내 ‘골룸에게 먹혔네.’ 내지는 ‘샘이 없어서 저러는 걸 거야.’라는 얼토당토않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한국 제목이 ‘슬픈 살인의 기록’이라는데, 뭐가 슬프다는 건지 모르겠다. 희생된 여자들과 그 가족에게는 슬픈 사건이겠지만, 그런 의미는 아닌 것 같다. 영화가 거의 주인공인 살인자의 시점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아무래도 그의 입장에서 슬픈 살인 어쩌고 하는 것 같다.

 

  문제는 전혀 슬프지 않다는 점이다. 그가 왜 그렇게 살인을 하고 다니는지 이유는 영화에서 나온다. 명확하지는 않지만, 그의 회상이나 환각을 통해 추측가능하게 나온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가 살인을 하는 게 정당화될 수는 없다. 몸을 마구 굴렸던 엄마 때문에, 여자에 대한 환멸과 공포를 느끼면서 동시에 아름다운 것에 대한 집착이 그를 살인으로 몰고 갔다는 것까지는 받아들일 수 있다. 여성의 머리 가죽을 산채로 벗겨내 자신이 만드는 마네킹에 씌워 환상 속에서 사랑을 나누는 행위는 다른 범죄 수사 드라마나 영화에서 다뤘던 유형이다. 그래서 저럴 수가 있을 거라고 고개를 끄덕이긴 했다.

 

  하지만 공감할 수 없었다. 그래서 어쩌라고? 이런 질문이 나왔다.

 

  정상적이지 못한 가정환경에서 자랐다고 해서 모두가 다 살인자가 되는 건 아니다. 물론 살인자 중에 그런 환경에서 자란 사람이 좀 많겠지만 말이다. 그러니 그에게 동정표를 주려면, 좀 더 공감을 불러일으키거나 동정할 수 있는 계기를 줘야했다. 단지 엄마가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섹스 하는 걸 봤다고 해서 살인자가 된다? 이건 말이 되지 않는다. 마치 동성애자가 나오는 드라마나 영화를 본다고 동성애자가 될 것이라 주장하는 사람들의 논리와 비슷하다.

 

  그래서 아쉬웠다.

 

  좀 더 미친놈으로 만들거나, 과거에 엄청난 사건이 있어서 애가 정상으로 자랄 수 없었다고 해야 했다. 확실하게 다중인격으로 보여주거나, 환각과 현실을 좀 더 뭉뚱그려서 나타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어설프고 어정쩡하게 약간 정상인 그와 맛 간 그를 번갈아 보여주느라 이도저도 아닌 느낌이 들었다.

 

  산 채로 여자들의 머리 가죽을 벗겨내는 장면은, 좀 많이 잔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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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노말 액티비티: 선택받은 자
크리스토퍼 랜던 감독, 조지 디아즈 외 출연 / 파라마운트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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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Paranormal Activity: The Marked Ones , 2014

  감독 - 크리스토퍼 랜던

  출연 - 앤드류 제이콥스, 몰리 에프라임, 리처드 캐브럴, 크리스탈 산토스

 

 

 

 

  이제 슬슬 ‘또 나왔어?’라는 짜증과 함께 각설이 타령이 귓가에서 자동 재생되는 ‘파라노말 액티비티 Paranormal Activity’ 시리즈의 최신판이다. 이게 몇 번째인지 세기도 귀찮다. 다섯 번째인가? ‘도쿄 나이트 Paranormal Activity 2: Tokyo Night’까지 쳐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다. 하지만 날이 너무 더워서 짜증도 나는데, 이딴 문제로 골치 아프기 싫다.

 

  이 영화의 특징은 집에 숨겨둔 몰래 카메라로 모든 것을 보여주는 것이었는데, 이번에는 거기에 핸드 헬드 기법으로 주인공인 남자애가 돌아다니면서 찍은 것도 보여준다. 좋게 말하면 현장감과 사실감이 느껴지고, 나쁘게 말하면 산만하다. 집중도가 현저하게 떨어지고, 보이는 것 이상은 알 수가 없다. 그래서 결말에 대해 온갖 추측이 난무하고, 다음 편이 만들어지면 봐야하는 모양이다. 헐, 이건 고도의 상술이다! 분명 여섯 번째 편이 나오면 볼 나는 진정 이 시대의 호갱님이란 말인가!

 

  전반부는 진짜 공포 장르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너무도 평범한 아이들의 일상이 펼쳐진다. 그러면서 계속해서 이상한 여자가 산다는 일층 집에 대한 언급이 튀어나온다. 어느 날 이층에 사는 제시는 환풍기를 통해 아래층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자, 몰래 엿보기를 시도한다.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옷을 벗은 두 사람이 이상한 의식 같은 것을 하는 장면이었다. 며칠 후 아래층 여자는 죽은 채로 발견되고, 제시와 친구들은 거기에 고등학교 졸업생 대표를 맡았던 오스카가 연관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의혹을 가진다. 친구 헥터와 아래층으로 숨어든 제시는 그곳에서 이상한 물건들을 발견한다. 케이티와 크리스티라고 적힌 비디오테이프, 아기 요람, 벽에 적힌 피로 쓴 글자 등등. 시간여행을 할 수 있다는 문에 관한 책을 발견한 그들은, 그 문을 찾아보려고 시도한다. 물론 실패하지만, 그 사건 이후 제시에게 이상한 일이 연달아 일어난다.

 

  그러니까 함부로 주문 같은 거 외우지 말라는 교훈을 주는 영화였다. 시간 여행 내지는 영혼의 세계와 연결을 해보겠다는 생각은 그냥 상상만으로 그치는 게 좋을 것 같다. 적절한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상태로는 말이다. 장난삼아 분신사바 놀이하고, 홀로 숨바꼭질을 하다가 X된 경험담들이 인터넷에 차고 넘치지 않은가? 그게 진짜라는 보장은 없지만…….

 

  또한 남의 집 일에 괜히 관심 갖지 말고, 뭔가 느낌이 이상하면 즉시 튀어야한다고 조언을 한다. 남의 물건을 함부로 갖고 와도 좋지 않다. 제시는 쓸데없이 아래층 일에 관심을 두고 엿보고 끼어들었다가 완전 인생 망쳐버렸다. 하긴 그러지 않아도 이미 오래 전부터 선택받았기에 그렇게 될 운명이었을까?

 

  영화는 앞선 이야기들과 연관성을 주기 위해 여러 노력을 했다. 아래층에서 발견된 비디오테이프에 적힌 케이티와 크리스틴은 이 시리즈의 주인공격인 인물들이다. 그들의 어린 시절 테이프라니! 이건 3편을 떠올리게 한다. 그리고 아기 요람! 이건 2편에서 실종된 어린 헌터를 연상시킨다. 거기에 마녀! 이건 3편에 등장해서 ‘이건 뭐람?’이라는 놀라움과 산으로 가는 배를 탄 기분을 느끼게 했던 설정이었다. 그 마녀가 여기서도 나온다. 어쩌면 이번 편은 마녀에 관한 부분을 설명하고자 넣은 게 아닐까하는 의문이 들게 했다.

 

  마지막 부분은 ‘헐!’하는 놀라움을 안겨준다. 이거 참, 밝히면 스포일러니 말할 수도 없고……. 아주 교묘하게 시리즈의 다른 편들과 연결시켜놓는데, 어떻게 그런 발상을 했는지 그냥 놀랍기만 하다.

 

  하지만 그 마지막 부분이 앞의 지루함을 상쇄하진 못한다. 그게 문제였다, 이 영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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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니발 라이징 - 아웃케이스 없음
피터 웨버 감독, 가스파르 울리엘 외 출연 /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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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Hannibal Rising , 2007

  감독 - 피터 웨버

  출연 - 가스파르 울리엘, 공리, 리차드 브레이크, 리스 이반스

 

 

 

 

  이번 영화는 제작 순서로 보면 제일 늦게 만들어졌지만, 극의 진행 순으로 보면 첫 번째 이야기에 해당한다. 여기서는 한니발 렉터 박사의 유년기와 청년기를 다루고 있다.

 

  2차 대전이 한창인 동부 전선. 숲에서 어린 남매가 발견된다. 공습으로 어른들을 다 잃고 겨우 살아남은 한니발과 미샤. 하지만 둘을 발견한 사람들은 약탈을 일삼으며 도주 중이던 독일군이었다. 추위와 굶주림이 만연하던 시절, 그들은 마침내 어린 미샤를 잡아먹기에 이른다. 그 충격으로 실어증에 걸린 한니발은 이후 고아원에 수용되었다가, 탈출한다. 그리고 숙부가 살고 있는 파리에 도착하여, 숙모의 보살핌으로 차츰 건강을 회복한다. 이후 의대에 진학한 그는 어린 시절 동생을 죽였던 놈들을 하나둘씩 찾아내 복수를 시작하는데…….

 

  어떻게 숙부가 일본인, 그러니까 적대국 사람인 숙모와 결혼했는지 이해는 안 가지만, 한니발은 숙모에게서 사무라이 정신과 검도 등등을 배운다. 어쩌면 동생의 죽음 이후 몸속에 내재되어있던 광기나 살의를 다잡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어떤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차분하게 상대를 공포에 질리게 만드는 마음가짐 같은 거 말이다.

 

  그의 첫 살인은 일본인인 숙모에게 모욕을 준 동네 푸줏간 주인이었다. 너무도 차분하게 증거 하나 남기지 않고 완전 범죄를 만들었다. 심증은 있지만 물증이 없어 경찰도 어쩔 수가 없었다. 동생을 죽인 자들에게 복수를 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어 약간의 경계심을 불러일으킨 다음, 서서히 그들을 옭죄어갔다.

 

  생각해보자. 예전에 죽은 줄 알았던 소년이 청년이 되어 자기 앞에 나타났다. 그리고 자기 어린 딸의 통통한 볼을 만지면서 미소를 짓는다. 마치 자신이 소년의 어린 여동생에게 했던 것처럼 말이다. 잊고 싶었던 기억, 그 어린 소녀를 잡아먹었던 기억이 되살아난다. 어쩌면 그 청년이 자기 딸을 그렇게 만들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아니면 그 사실을 다른 사람들에게 퍼트릴지 모른다는 공포가 밀려들 것이다.

 

  청년이 된 한니발의 복수는 참으로 잔혹했다. 동생을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과 그 식사에 자신도 끼어있었다는 죄책감 때문이라고 보기엔 음. 어쩌면 눈앞에서 폭격으로 부모님이 죽어가는 모습과 어린 여동생이 죽어서 요리가 되는 것을 봐야했던 충격이 그를 그렇게 만들었을지도 모르겠다. 고통과 공포에 무감각하고 남이 두려워하는 모습에서 희열을 느끼는 성격으로 바뀐 것이다. 복수가 반이라면 자신의 살의를 표현하는 것이 반으로 보였다.

 

  한니발이 그들을 죽이면서 그 중 한 명의 볼 살로 요리를 해먹었다는 대사가 나온다. 그걸로 그의 인육을 즐겨하는 식습관이 형성되었다고 보는 견해도 있는데, 난 아니라고 본다. 그건 아마 그들에게 똑같은 짓을 하겠다는 복수심과 적의 일부를 먹음으로 뭔가 얻는다는 옛날 풍습을 따라한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동생의 죽음에 대한, 특히 동생이 살해당해 요리가 되는 과정을 봐야했고 그 식사에 참여해야했던 트라우마가 있는 사람이 인육을 즐겨 먹을 리는 없다는 게 내 생각이다.

 

  그러면 이후 식인 살인마라는 칭호는 어떻게 받게 되는 걸까? 그게 의문이다. 지금 방송하는 미국 드라마 '한니발 Hannibal'은 영화 삼부작보다 앞선 내용이지만, 한니발 박사는 이미 완성되어있는 저명한 인육 요리가로 나온다. 만약 한니발 시리즈를 완성시키려면, 중간에 한 편 정도 영화가 더 만들어져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공리, 참 예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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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켈리톤 키 - 할인행사
이아인 소프틀리 감독, 케이트 허드슨 외 출연 / 유니버설픽쳐스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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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The Skeleton Key , 2005

  감독 - 이안 소프틀리

  출연 - 케이트 허드슨, 지나 롤랜즈, 존 허트, 피터 사스가드

 

 

 

 

  캐롤라인은 호스피스로 일하고 있다. 하지만 환자를 돈벌이로만 보는 병원의 몰인정한 정책에 환멸을 느껴 개인 간병인 자리를 구하기로 마음을 먹는다. 마침내 대저택에서 머무르며 근무를 하기로 하는데, 뭔가 이상하다. 커다란 집에서 단 둘이 사는 노부부. 뇌졸중에 전신마비로 말도 못하는 남편 벤은 뭔가 그녀에게 말을 하려는 듯하고, 부인을 무서워한다. 반면에 부인 바이올렛은 솔직한 것 같으면서 뭔가를 숨기는 기색이다. 거기다 마을 사람들 역시 후두의 저주 운운하면서 외부인인 그녀를 꺼려하는 분위기였다.

 

  벤이 쓰러졌다는 다락방에서 열리지 않는 문을 발견한 캐롤라인. 호기심을 가지고 그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왜 벤이 갑자기 쓰러졌는지, 이 집에는 왜 거울이 없는지 알아내고자 한다. 그리고 마침내 밝혀진 저택의 비밀은 참으로 무시무시했다.

 

  영화를 보면서 참 영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문득 포우의 단편소설인 ‘도둑맞은 편지’가 떠올랐다. 거기서 사람을 속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나온다. 소중하다고 깊이 숨기는 게 아니라, 의외로 눈에 잘 보이는 곳이 사각지대일 수 있다는 것이다.

 

  영화에서도 비슷한 방법이 나온다. 무조건 100% 솔직하게 말하면 사람이 더 의심을 할 수 있으니까, 은근슬쩍 아니라고 말하면서 호기심을 갖게 한다. 그러면 흔히 사람들은 다른 이들이 애써 숨기고 싶어 하는 것일수록 더 진실일 거라고 믿게 된다. 물론 그와 동시에 조금씩 거짓과 진실을 섞어서 말하는 건 기본이다. 이러면 당연히 믿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캐롤라인은 함정에 조금씩 빠져들게 되었다. 그리고 믿게 되었다.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녀가 맞서기엔 상대가 너무 교활했으니까. 그녀에게는 꽤나 벅찬 상대였다.

믿지 않으면 효과가 없다.

 

강요가 아니라 조금씩 서서히 물들어가듯이, 가랑비에 옷이 젖듯이, 그렇게 캐롤라인은 후두를 믿게 되었다. 마침내 저주는 실현되었고, 엄청난 결과를 불러일으켰다.

 

  결말까지 다 보고나니, 앞부분에 감독이 얼마나 많은 복선과 암시를 숨겨두고 있었는지 깨달았다. 그래, 그 장면이 그래서 그랬구나. 아, 아까 그 부분! 그래서 그 사람이 그렇게 행동한 거였구나. 어쩐지 그 대목이 꺼림칙하더라니! 마지막 장면을 위해 앞부분이 존재하는 작품이었다.

 

  이 영화는 두 번 보는 재미가 있었다. 한번은 그냥 아무것도 모른 상태로, 두 번째는 감독이 숨겨둔 여러 장치를 찾아내는 재미로. 전반적으로 깜짝 놀라게 하거나 잔인한 장면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생각하면 충분히 무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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