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 앤 곤
요시 새슨 감독, 퀜틴 존스 외 출연 / 캔들미디어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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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Dead and Gone , 2008

  감독 - 요시 사손

  출연 - 쿠엔틴 존스, 캐서린 베이츠, 질리안 슈어, 로버트 헤릭

 

 

 

 

  숲에 외딴 오두막이 하나 있다. 그곳에서 살던 한 남자가 부인을 죽이고, 자신도 자살한다. 그는 부인이 자기 몰래 다른 남자와 바람을 피운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그리고 40년 후, 잭은 혼수상태인 부인 프랭키를 데리고 그 오두막으로 이사한다. 유명 영화감독이자 부자였던 프랭키가 수술 도중 깨어나지 못하자, 마땅한 수입이 없던 무명 배우 잭은 파산 직전까지 밀린다. 결국 그는 외딴 오두막으로 깨어나지 못한 부인과 이사를 한다. 그에게는 다른 속셈이 있었다. 하지만 하루하루 지나갈수록 잭의 눈에 자꾸만 이상한 것이 보인다. 40년 전에 죽은 부부는 물론이고, 혼수상태인 부인이 멀쩡하게 돌아다니면서 그에게 말을 거는 것이다. 그는 거의 미치기 직전까지 구석에 몰리는데…….

 

  전반적으로 영화 ‘이블 데드 The Evil Dead , 1981’의 향기가 느껴졌다. 외딴 숲의 오두막, 되살아나려는 악령, 죽었지만 장난치듯이 말을 거는 시체의 등장에 심각해야하지만 코믹하게 흘러가는 분위기 등이 그러했다. 다른 점은 오랜 시간이 흐른다는 정도?

 

  영화는 음, 그냥 그랬다. 잭이 서서히 미쳐가는 과정이 좀 지루했다. 뭔지 모르는 존재가 그의 주위를 맴도는 장면은 분명 오싹해야하는데, 전혀 그러지 않았다. 잭이나 프랭키의 과거 이야기가 너무 단조롭게 잭의 입을 통해서 흘러나왔고, 여자 보안관 케이트와 잭이 썸타는 장면은 긴장을 너무 완화시키는 역할을 했다. 케이트에게 뭔가 숨겨야하는 잭의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냥 정신줄 놓고 사는 남자 같았다. 그래서 집중도 되지 않고, 별로 무섭지도 않고, 잔인한 장면이라고 나온 것들도 그저 그랬고…….

 

  포스터와 작품 설명에 낚인 영화이다. 이 감상문을 쓰기 위해 다시 돌려보는데 어찌나 짜증이 나던지……. 리뷰 작성에 최소 글자 수 제한이 없어서 다행이다. 있었다면 그걸 맞추기 위해 어떻게 욕을 길게 늘여 쓰나 고민하다가, 마구마구 화가 났을 것이다. 예스24에서 공포영화 반값 할인하는 기간에 다운 받아서 다행이다. 안 그랬으면 돈이 더 아까웠을 거 같다. 참고로 2008년도 작인데, 우리나라에서는 2012년에 개봉했다고 한다. 와, 수입사가 어딘지 모르지만 돈많은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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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퍼지
제임스 드모나코 감독, 에단 호크 외 출연 / 유니버설픽쳐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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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The Purge , 2013

  감독 - 제임스 드모나코

  출연 - 에단 호크, 레나 헤디, 맥스 버크홀더, 토니 올러

 

 

 

 

 

  일 년에 단 하루, 무슨 죄를 저질러도 처벌받지 않는 날이 있다. 그 날만은 자신을 '정화'하기 위해 살인이건 약탈이건 방화건 다 허용이 된다. 그렇다고 하루 종일 허용이 되는 게 아니라, 딱 12시간만 해당된다. 그 날, 부유층 사람들은 고가의 방범시스템을 설치한 저택에서 숨죽이고 있기도 하고, 그런 걸 설치할 비용이 없는 사람들은 폭력 행위에 가담하거나 피해자가 된다. 또한 그 날만 기다리며 칼을 가는 사람들도 많았다.

 

  주인공 제임스는 방범 시스템을 파는 사람으로, '퍼지 데이' 덕분에 많은 돈을 벌어 부유층이 사는 동네에 정착하는 데 성공한다. 아름다운 부인과 큰 딸 그리고 기계 만지는 걸 좋아하는 어린 아들과 함께 이웃 주민들과 평화롭게 살고 있었다. 그리고 문제의 그 날, 그는 자신이 파는 최첨단 방범장치를 설치한 집에서 안락하게 밤을 보낼 계획이었다.

 

  하지만 아들이 한 무리의 사람들에게 폭행당하고 쫓기는 흑인을 집에 들이면서 문제가 일어난다. 그를 고문하고 죽이려던 사람들이 나타나 제임스에게 협박을 한 것이다. 흑인을 내놓지 않으면, 제임스네 집을 공격해 가족을 모두 죽이겠다고 말이다.

이제 제임스는 갈등하기 시작한다. 그에게 '퍼지 데이'는 그냥 실적을 올리기에 좋은 수단에 불과했다. 처형을 나선 적도 없고, 그냥 조용히 가족들과 숨어 지내는 편이었다. 그런데 이제 자신의 집에 도움을 요청한 피 흘리는 사람이 눈앞에 있다. 그를 내보내자니 사람을 죽이는데 관여한 것 같고, 그러지 않자니 자신은 물론이고 가족이 위험하다.

 

  이 영화의 반전은 아마도 제임스를 공격한 무리의 정체일 것이다. 평소에는 정숙하고 고상하며 지적으로 행동하던 사람들이 얼마나 무자비한 행동을 하고 엄청난 증오심과 폭력성을 드러낼 수 있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인간의 본성이 폭력에 있다면, 이 영화는 '성악설 性惡說'을 지지하는 것처럼 보인다. 영화의 사람들은 사회적 지위와 체면, 타인의 시선 때문에 자신의 폭력적인 성향을 숨기고 있다가, 때가 되면 마음껏 분출하니까 말이다.

 

  발상은 신선했다. 하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여기저기에 구멍이 보였다.

 

  우선 국가가 허용하는 범죄와 그 대상의 범위는 어디까지인지 의문이었다. 오프닝이나 뉴스 화면을 보면 살인, 약탈, 방화, 폭행이 허용되는 거 같은데, 그럼 정부 고위 관료나 대통령까지 죽여도 괜찮은 걸까? 보좌관이나 비서 내지는 치정 관계로 고위 공직자나 대통령을 죽여도 그 날은 처벌을 안 받는다잖아? 소방서나 병원 구급센터도 운영하지 않는다니까……. 만약에 외국에서 돈을 주고 의원이나 공직자 또는 대통령을 죽이라고 미국인을 고용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리고 국정 공백 기간을 노려서 공격을 하면 미국은 그냥 끝나는 거 아닌가?

 

  그리고 만약에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피해를 입으면 어떻게 될까? 국제문제로 번지지는 않을까? 그러니까 외국인은 때리거나 죽이면 안 되는 거라고 봐야할까? 이 사람이 외국 국적인지 미국 국적인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어차피 서양 사람은 다 비슷한데. 물론 영화에서는 '퍼지 데이'에 찬성하는 집은 무슨 꽃인가를 놓는다고 하지만, 흐음.

 

  인간의 본성에 대해 얘기하기에는 인물의 심리가 덜 드러났고, 그냥 스릴러 액션물로 보기에는 조금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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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Dark Feed (다크 피드) (2013)(지역코드1)(한글무자막)(DVD)
Lions Gate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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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Dark Feed , 2013

  감독 - 마이클 라스무센, 숀 라스무센

  출연 - 앤드류 루딕, 빅토리아 누겐트

 

 

 

  어느 폐쇄된 정신병원에서 영화 촬영이 시작된다. 처음에는 순조롭게 진행되던 촬영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이 이상하게 변해간다. 폭력적이 되어 자신에게 상처를 입히거나 다른 이를 폭행하기도 하고, 이상한 것을 보기도 한다. 그곳에서 예전에 미국 CIA의 비밀 실험이 있었다는데, 그 영향인걸까? 그게 아니라면, 사람들은 왜 미쳐갈까?

 

  영화의 소재는 익숙하다. 폐쇄된 정신병원, 기이한 환상들, 그리고 하나둘씩 죽어가는 사람들. 가장 최근에 만들어진 것 중에 기억나는 것은 ‘그레이브 인카운터 Grave Encounters , 2011’, 이 있고, 예전에 본 것으로는 ‘헌티드 힐 House on Haunted Hill , 1999’이 있다. 드라마는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 시즌2 American Horror Story: Asylum’가 생각난다.

 

  위에 언급한 각각의 영화들은 비슷한 배경에 소재를 사용하고 있지만, 그 느낌이 색달랐다. 그래서 오래 전에 본 것이지만, 아직도 기억을 하고 있다. 거의 10년도 전에 본 ‘헌티드 힐’의 귀신 등장 장면은 아직도 눈에 선하다. 동생이랑 둘이서 ‘으악!’하면서 봤었는데…….

 

  하지만 이 영화는 감상문을 쓰려니 무슨 내용인지 생각이 안 나서, 다시 봐야했다. 그 말은 즉, 기억에 남는 장면도 없었으며 내용도 그저 그랬다는 뜻이다. 영상은 뭔가 있는 것처럼 신비롭게 만들었다. 마치 병원이 살아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게다가 몇몇 장면들의 잔혹함은 ‘오-’하는 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야기의 진행은 영상에 미치지 못했다.

 

  좀 더 짜임새가 있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너무 중구난방으로 흘러가는 감이 없지 않았다. 등장인물이 많았는데, 한 사람씩 파악하기도 전에 화면이 바뀌면서 다른 사람을 잡는 바람에 구별하기 힘들었다. 특히 초반이 그러했다. 강렬한 오프닝에 비해서 인물 소개와 배경 설명으로 좀 지루했다.

 

  사람들이 서서히 변해가는 과정을 다룬 중후반은 그래도 그럭저럭 볼만했다. 뭔가 기이한 일이 일어나고, 그에 당황해하다가 서서히 공포에 질려가는 분위기는 마음에 들었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기대하는 두근두근한 느낌이 좋았다.

 

  그런데 CIA의 실험 얘기는 왜 나왔을까? 그러니까 귀신이 아니라, 예전에 실험했던 약품이 아직 남아있어서 그랬단 거야? 그러면 결국 영화는 ‘누가 누가 제일 미친놈이 되나’ 뽑기 같은 거야? 그런 거야? 그렇지만 아무리 폐쇄되었다고 해도 6년 전에 문 닫은 곳에 그런 게 남아있을 수가 있나? 그런 게 아니길 빌었다. 그러면 너무 억울할 것 같았다.

 

  다행인지 아닌지 영화에는 반전이 있는데, 그게 뭔지는 안 알랴쥼!

 

  영화는 지루하다. 밤에 봤는데, 일찍 잠이나 잘 것을 내가 왜 이걸 보고 있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렇다고 낮에 보기엔, 화창한 가을날 왜 난 대낮부터 방에 틀어박혀 이걸 보고 있나하고 회의감이 들지도…….

 

  잔혹한 몇 장면과 발상때문에 별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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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독 - 박규택

  출연 - 정유미, 연우진, 송재림, 정시연

 

 

 

  20년 전 일어난 사고로 폐쇄된 탄광. 그곳을 리조트로 만들려는 사장의 아들과 딸이 친구들을 데리고 놀러온다. 아직 완공이 되지 않았지만, 소수가 놀기에는 그럭저럭 괜찮은 모양이다. 그런데 한 노인이 그들의 주위를 맴돌면서, 그곳을 떠나라고 불길한 말을 내뱉는다. 처음에는 무시했지만, 급기야는 다툼이 생겨 아들과 그 친구들이 노인을 죽게 만든다. 시체를 숨기기 위해 폐광으로 들어간 일행의 앞에 기이한 일들이 일어나는데…….

 

  영화는 무척 낯익다. 처음 보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처음 보는 건데 너무도 익숙한 향기가 났다.

 

  우선 젠슨 애클스가 주연을 맡았던 ‘블러디 발렌타인 My Bloody Valentine 3-D , 2008’이 연상되고, 사고로 죽인 시체를 버리는 건 ‘나는 네가 지난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 I Know What You Did Last Summer, 1997’이 떠올랐다. 그리고 낡은 화장실에서 헛것을 보고 그러는 건 다른 많은 영화에서 다루었고. 거기에 휴양지에 놀러온 젊은 남녀 한 무리라는 흔한 소재까지 있으니, 당연히 영화는 공식대로 진행된다. 젊은 남녀들이 나대다가 하나둘씩 처참하게 살해당하는 것이다. 그리고 비밀을 가진 여주인공에, 20년 전 갱도가 무너진 사고로 죽은 원혼의 짓일 수도 있다는 떡밥과 사장에게 복수의 칼날을 품고 있을 것 같은 인물도 등장한다.

 

  그러니까 확 몰입하게 하는 요소도 없었고, 추측하는 재미도 없고, 깜짝 놀라는 장면도 별로 없었다. 이런, 네 가지가 없는 게 아니어서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아니면 제주도도 아니면서 3무(3無)인 영화라서 화가 난다고 해야 할까?

 

  아니, 긍정적으로 보자. 없는 걸 찾지 말고, 있는 걸 생각해보자. 음, 신파조의 눈물을 자아내려고 애쓰는 뜬금없는 마무리가 있었고, 클럽 파티에 왔던 많은 사람들이 도대체 어디로 갔는지에 대한 의문이 남았고, 이도저도 아닌 어정쩡함이 있었다. 오, 있는 것도 세 개나 된다!

 

  사람이 위기에 처해봐야 인품을 알 수 있다는 말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는 영화였다. 사장 아들로 나오는 애가 있는데, 이 여자 저 여자 집적댄다. 겉으로는 여자 친구밖에 모르는 척 하지만, 나중에 사건이 커지자 여자 친구고 뭐고 내버린다. 나쁜 놈. 하긴 그 애비도 그렇게 인성이 좋은 사람은 아니었다. 20년 전 사고 때, 보상비만 늘어난다고 생매장당한 광부들의 구출을 중지한 놈이었다. 그 아비에 그 자식이 맞는 말이겠다.

 

  그나저나 아, 내 돈 4천원. 그 돈이면 맥주가 한 캔인데. 맥주는 먹으면 86분 동안 기분이 좋아지고, 애인님한테 애교 부려서 쓰다듬과 귀염을 받기라도 하지. 이 영화는 86분 동안 한숨 쉬면서 보다가, 이런 재미없는 영화 보자고 조른 게 미안해서 애인님 눈치만 보게 된다.

 

  포스터는 여름 배경인 것처럼 노출을 했는데, 정작 영화는 겨울이라 옷을 꽁꽁 껴입고 다닌다. 속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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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위 - 할인행사
안병기 감독, 유지태 외 출연 / 프리미어 엔터테인먼트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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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독 - 안병기

  출연 - 김규리, 최정윤, 하지원, 유준상

 

 

  영화가 나왔던 14년 전에는 어땠는지 잘 모르겠지만, 지금 보면 상당히 호화 캐스팅이다. 김규리를 비롯해서 하지원, 유준상에 유지태까지.

 

  서로 연락이 뜸해진 대학 친구들이 있다. 그 때는 ‘어 퓨 굿맨’이라는 모임을 만들어서 우정을 다졌지만, 모든 것이 달라졌다. 승승장구하며 잘 나가는 친구가 있는가하면, 나락으로 떨어진 사람도 있다. 모든 것은 2년 전에 있던, 모임 멤버 중의 하나였던 하지원의 자살 때문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미국에서 돌아온 최정윤은 하지원의 유령이 자기들을 죽일 것이라 말한다. 이후 모임의 멤버들이 하나둘씩 이상한 죽음을 맞이한다. 사건의 진상을 추적하던 김규리는 2년 전 하지원의 자살에 엄청난 비밀이 숨어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집착.

 

  이 영화는 이 한마디로 정의할 수 있다. 등장인물들 모두가 다 뭔가 하나씩 움켜쥐고 있었다. 그것을 놓치기 싫어서 발버둥을 치고, 살아남고자 싸웠다. 그 중에 사건의 원인이 된 것은 김규리에 대한 하지원의 집착이었고, 사건을 만든 것은 유지태를 향한 최정윤의 집착이었다. 음, 후자의 경우에는 집착이라기보다는 짝사랑이라고 봐야할까? 어떻게 보면 '내가 갖지 못한 걸 가진 네가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워'라는 감정이 바탕에 깔려있으니까……. 사랑을 빼앗긴 질투라고 봐야할 지, 내가 갖지 못하면 다른 사람도 안 된다는 집착인지 명확히 규정짓기 어렵다.

 

  그런데 김규리에 대한 하지원의 집착은, 솔직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어릴 적에 한두 번 친절히 대해줬다는 이유만으로 죽어서까지 주위를 맴돌다니……. 게다가 자신을 방해하는 다른 사람들을 처참하게 죽이면서까지 그녀의 옆에 있고 싶어 한다. 이건 우정이나 사랑을 넘어선, 병 아닐까? 왜 그렇게까지 집착을 하는지 납득이 되지 않았다. 애초부터 미친년이라서 그렇다고 보기에는, 살아생전 보여줬던 행동거지가 너무도 멀쩡했다. 막말로 미친년이 어떻게 대학교에 버젓이 입학을 할 수 있었는지도 의문이다. 그것도 대충 시험 성적으로 온 것이 아니라, 김규리가 다니는 대학으로 노리고 들어왔을 정도니까.

 

  뭔가 설명이 부족했다. 역순으로 생각해보면 그 점을 확실히 알 수 있다. 친구들을 기괴하게 죽이는 대상이 필요했고, 그 대상이 왜 그들을 죽이는지 이유가 있어야 했고, 그래서 그 대상이 왜 그런 일을 당해야했는지 상황까지는 자연스럽게 연결이 되는데, 마지막 하나가 부족했다. 왜 그 대상은 그들에게 접근했을까? 어린 시절의 인연 때문에? 어린 시절 자신의 잘못을 용서받기 위해서? 그게 제일 타당해보이지만, 영화에서는 그 부분에 대한 설명을 얼버무렸다.

 

  그래서 마지막 장면이 좀 억지스러웠다. 굳이 그렇게까지 할 이유가 없었는데 말이다. 설마 자신이 갖지 못한 것에 대한 집착일까? 어미 오리에 대한 새끼 오리의 각인도 아니고, 왜 그리 졸졸 따라다니는지 모르겠다. 그 부분에서 영화는 설득력을 잃었다.

 

  영화를 보면서 제일 황당하고 짜증이 난 부분은 최정윤이 하는 말이었다. 2년 전에 자기가 한 행동은 생각도 못하고, 김규리에게 말한다. '너만이라도 그 애를 용서했어야 했어. 한번이라도 그 애의 마음을 알아줬어야했다고' 와, 내가 김규리였다면 당장에 주먹을 날렸을 것이다. 어릴 적 친구라고 뒤처리까지 다 해줬더니, 사람을 아주 호구로 안다. 알아주긴 뭘 알아줘? 용서하긴 뭘? 왜 자기가 못한 용서와 이해를 남에게 강요하지? 내 참 어이가 없어서. 그래놓고 연약한 척, 상처받은 척 피해자 코스프레 하기는.

 

  영화는 다른 공포 영화나 소설에서 나왔던 여러 가지 상징이나 소품들이 잘 버무려져있었다. 검은 고양이나, 얼굴 없는 여인의 그림, 비닐이 드리워진 벽, 으슥한 다리 밑, 건물 옥상, 번개 치는 밤, 어두운 밤의 놀이터, 그리고 차 뒤에 숨은 검은 그림자 등등. 적절하게 튀어나오고 숨겨지고 그랬다. 하지만 공포와 광기에 휩싸인 연기를 하고 있다는 게 보이는 유준상의 연기나, 착한 척하는 것처럼 보이려는 김규리의 연기가 조금은 어색했다.

 

  그나저나 제발 귀신이 나올 것 같아서 무서우면, 불을 켜자. 왜 불도 안 키고 어두컴컴한 곳에서 비명이나 지르고 있는데? 없던 귀신도 나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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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은 너무 작다는 의견이 있어서 글자 크기를 11로 바꿔봤는데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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