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 오브 왁스 (1disc) - 할인행사
자우메 세라 감독, 브라이언 반 홀트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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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원제 - House of Wax, 2005

  감독 - 자움 콜렛-세라

  출연 - 엘리샤 커스버트, 채드 마이클 머레이, 브라이언 반 홀트, 패리스 힐튼, 제러드 파달렉키

 

 

 

 

  전에 본 영화 '밀랍 인형의 집 House of Wax, 1953'을 현대적으로 바꾼 것이다. 현대적이라고 했지만, 그냥 밀랍 인형이 배경으로 나오는 청춘 슬레셔물이라고 하는 게 더 어울릴 것 같다.

 

  풋볼 게임을 보기 위해 두 대의 자동차로 길을 떠난 여섯 명의 친구들이 있다. 숲에서 하룻밤 지내야 했는데, 누군가 자기들을 보고 있다는 이상한 느낌을 받는다. 안 좋은 느낌으로 자고 일어나 아침에 출발을 하려는데, 이런! 차가 고장이 나버렸다. 누군가 자동차의 전선을 잘라버린 것. 지나가는 트럭 운전수의 도움으로 주유소가 있는 마을에 도착했는데, 어딘지 모르게 이상하다. 집에 물건이 있다는 주유소 주인을 따라간 주인공 커플은 위험에 빠지고, 숲에서 두 사람을 기다리던 다른 친구들에게도 위기가 닥치는데…….

 

  한국이나 외국이나 차를 태워주겠다고 하는 친절함을 의심해야한다고 말하는 영화였다. 그리고 낯선 집에 들어가서는 신기한 거 많다고 구경하다가, 그 구경거리가 될 수도 있다고 알려주고 있다. 그러니까 잘 모르는 곳에 가면, 나대지 말자. 그냥 볼 일만 보고 조용히 빨리 빠져나오는 게 답이다.

 

  영화를 보면서 한심하다고 느낀 부분이 한두 개가 아니었다. 깜깜한 밤에 여자 친구를 밖에 내버려두고 태평하게 낯선 이의 집 구경을 하다니……. 친구들이 낯선 곳으로 가서 연락이 없는데 정줄 놓고 물핥빨만 하다니…….

 

  그리고 아무리 미국이 넓다지만, 한 마을이 황폐화가 되었는데 관할 관청은 진짜 몰랐을까? 전기나 가스 그리고 상하수도 시설을 사용하면 그 흔적이 남는데, 심지어 세금 징수도 제대로 되지 않았는데 아무도 몰랐다는 게 말이 되나? 텍사스 전기톱 살인마야 한 가정이 그랬으니 대충 얼버무렸다고 하는 게 이해가 갔지만, 이 영화는 마을 전체가 그 모양인데 몰랐다는 게……. 아무리 외딴 곳이라지만, 요즘처럼 모든 것이 전산화가 된 요즘 같은 시대에? 너무 억지스러웠다.

 

  게다가 밀랍으로 만든 벽이며 계단이 녹을 정도면 굉장히 뜨거웠을 텐데, 아무렇지 않게 행동하는 주인공 남매는 대단했다. 살려는 의지가 뜨거움을 능가한 것일까? 그 끓는 밀랍과 타오르는 불길 속에서 화상 하나 입지 않은 그들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만 들었다.

 

  원작보다 많이 잔인했다. 원작은 시체를 사용해서 인형을 만들었지만, 이 영화는……. 그래서 친구를 구한답시고 밀랍을 벗겨내는 장면에서, 얼마나 아플지 상상하니 으, 너무 끔찍했다.

 

  속옷 자랑만 하다가 저세상으로 간 패리스 힐튼의 명복을 빈다. 그녀는 이 영화에 같이 출연한 제라드 파달렉키가 나오는 드라마 '슈퍼 내추럴 Supernatural'에서도 목이 잘려 죽는다. 그런데 그녀가 입었던 빨간 속옷, 예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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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성탈출 35주년 특별판 (1disc) - 아웃케이스 없음
프랭클린 J. 샤프너 감독, 찰턴 헤스턴 출연 / 20세기폭스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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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Planet of the Apes , 1968

  감독 - 프랭클린 J. 샤프너

  출연 - 찰턴 헤스턴, 로디 맥도웰, 킴 헌터, 모리스 에반스

 

 

 

 

 

  애인님이 얼마 전에 말했다. “자기, 혹성 탈출 반격의 서막 볼 생각 있어요?” 조만간 DVD가 나오는 모양이다. 그런데 난 그 전에 개봉했던 ‘혹성 탈출 진화의 시작’도 보질 않았다. 그래서 새 시리즈를 보기 전에 예전 작품을 먼저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예전에 만들어진 시리즈의 1편은 무척이나 유명했다. 예전에 주말의 명화 같은 프로그램에서 방영해준 적도 있을 것이다. 어린 시절 졸다가 마지막 장면을 보고 깜짝 놀라서 깼던 기억이 있으니까.

 

  어릴 때는 그냥 원숭이 분장한 사람들이 마냥 웃기기만 했었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서 다시 보니, 느낌이 달랐다.

 

  주인공 일행이 도착한 별은, 원제목 그대로 유인원들이 지배하는 곳이었다. 그들은 지구에서 인간이 동물에게 하던 짓을 인간에게 하고 있었다. 그 광경을 보고 직접 당해야 하는 주인공 일행은 무자비한 행동이고 비인격적이라고 분노한다. 하지만 유인원들은 왜 그들이 그런 반응을 보이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도리어 말을 할 줄 안다고, 감정을 표현한다고 호기심을 느낄 뿐이다.

 

  그 장면을 보면서, 동물 실험에 대해 떠올렸다. 인간에게 직접적으로 제품의 효과를 실험할 수 없기에, 흔히 동물에게 그것을 한다. 말 못하는 짐승이라고 생각하기에, 이런저런 실험을 하는 것이다. 전에 읽은 미셸 퓌에슈의 철학 에세이 ‘말하다’에서 만약에 동물들이 말을 할 줄 알았다면, 죽일 수 없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영화를 보면서 그 말을 떠올리니, 기분이 묘했다. 인간은 얼마나 오만하고 자기중심적인 사고방식으로 사물을 대하고 있는 걸까라는 자괴감과 함께 부끄러움마저 느꼈다. 요즘은 다른 사물과 인간을 구별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같은 인간끼리 편을 가르고 있다. 나와 다른 남이기에 차별하고, 밟고 올라서려 하며, 심지어 나를 위한 도구에 불과하다고 여기기도 한다. 나와 다른 의견을 갖거나 뭐 하나라도 나와 다르면, 공격하고 짓밟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영화에서 유인원들은 인간이 하는 모든 추악한 짓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그냥 인간들이 나오는 영화에서는, 나쁜 놈이 나오면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다. 하지만 유인원들이 인간처럼 행동하는 것을 보고 있자니, 그들보다 못한 짓을 하는 인간들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런 놈들과 같은 인간이라 불린다는 생각에 부끄럽기도 하고 화도 났다.

 

  개만도 못하다는 말이 개에게 얼마나 상처가 될 것인지 깨달으니, 그동안 개한테 못할 짓을 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개야 미안해. 말을 할 줄 안다고, 도구를 만들 줄 안다고, 손가락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줄 안다고 모든 것이 다 우월하다는 편견은 버려야겠다. 언제 어디서 어떤 존재가 나타날지 모르니까 말이다. 동물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인간의 모습을 갖춰야겠다고 다짐했다.

 

  영화는 몇몇 이상한 부분들이 보이긴 했지만, 50년 전에 만들어졌다는 걸 감안하면 훌륭했다. 아, 그러고 보니 이 영화는 포스터 자체가 스포일러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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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진실
타리크 나쉬드 감독, 니엘 세구라 외 출연 / 아트비젼엔터테인먼트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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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Dark Medicine, 2013

  감독 - 타리크 나쉬드

  출연 - 니엘 세구라, 킴 바르가스, 코리 브라운, 러스 킹스턴

 

 

 

 

  이 세상에 악마가 존재한다면, 아니 말을 잘못했다. 인간에게 악마 성을 부여한다면, 과연 어떤 부류의 사람이 악마라고 불릴까? 우리는 겉으로 보이는 것만으로 사람을 판단하기 마련이다. 그 사람의 태도나 말 등이 얼마나 교묘하고 계획적인지 생각하지 못하고, 단지 내가 보고 듣는 그 순간 괜찮으면 좋은 사람이라고 여긴다. 거기에 원제를 보면 Medicine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다. 약이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제목들을 보면, 어떤 내용일지 추측이 가능하다. 겉으로는 건실한 제약회사가 알고 보면 나쁜 실험을 하고 있다는 설정일 것이다.

 

  그렇다. 영화 내용은 저 추측과 별로 다르지 않았다. 다만 내가 상상한 제약회사라기보다는, 거대 다국적 기업 내지는 정부 비밀 조직이 사건에 배후에 있었다. 영화는 시작부터 아예 누가 음모를 꾸미는지 보여준다. 못사는 동네라든지 외떨어진 마을의 학교 같은 시설에 비밀리에 약을 풀어놓아 우생학적 실험을 하는 집단이 있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일어나, 학교들을 폐쇄한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아예 취소한 것이 아니라, 관리자 한두 명을 남겨두고 노숙자들이나 부랑아들을 이용해서 부작용에 대해 연구한다. 그런 중학교 중의 한 곳에 한 무리의 대학생들이 폐교 탐방을 온다. 그들은 온갖 실험으로 더 이상 인간이 아닌, 식인을 즐기는 실종된 사람들이었다.

 

  잘 모르는 사람이 친근하게 다가오면 경계하고 보자는 교훈을 주는 영화였다. 거기에 술김에 어떤 결정을 내리면 좋지 않다고도 알려준다.

 

  그리고 무엇보다 돈과 권력을 가지면 인간이 얼마나 추악해질 수 있는지 말하고 있다. 문제가 발생했다고 하자, 단지 외떨어진 마을에서 일어난 일이니 은폐할 수 있다고 말하는 책임자의 발언에서는 오싹함마저 느낄 정도였다. 외딴 마을에서 사는 사람은 사람이 아닌가? 다 자신과 같은 인간인데, 어느 정도 위치에 오르면 그걸 망각하거나 노골적으로 계층을 나누게 되는 모양이다.

 

  학생들을 공격하는 좀비 화된 노숙자들보다, 마을 사람들을 모르모토 취급하는 그들의 태도가 더 기막혔다. 인간에 대한 존중심을 되찾으라는 경고의 메시지를 주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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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는 개뿔. 아, 보다가 지루해서 졸기까지 했다. 이건 뭐 우뢰매가 더 재미있다고 여겨질 영화였다. 특수효과도 세트도 분장도 스토리 진행도 돈 적게 들인 티가 팍팍 났다. 거기에 연기도…….

 

  그나마 영화의 장점이라면 70분 정도 되는 짧은 상영시간이라고 할까? 90분이 넘었다면 분노 게이지가 적정 수위를 넘었을지도 모른다. 아, 내 돈 3500원! 영화 포스터에 ‘잠들고 싶으면 보지마라!’고 적혀있는데, 진짜 그랬다. 중간에 졸아서인지 아니면 돈 아까워서인지 잠을 못 잤다. 어우, 왜 별점 0을 못 주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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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랍인형의 집 - [할인행사]
앙드레 드 토스 감독, 빈센트 프라이스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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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 House of Wax, 1953

  감독 - 앙드레 드 토스

  출연 - 빈센트 프라이스, 프랭크 러브조이, 필리스 커크, 캐롤린 존스, 폴 피세니

 

 

 

 

  지금으로부터 60년 전에 만들어진 영화이다. 요즘 애인님과 미국 드라마 ‘슈퍼내추럴’을 보는데, 거기 나온 형제 중의 한 명이 영화 ‘House of Wax, 2005’에 출연한 걸 알았다. 그런데 그 영화에 원작이 있다는 게 아닌가? 이럴 경우, 애인님은 원작부터 순서대로 보자고 한다. 그래서 보게 되었다.

 

  제라드는 뛰어난 밀랍 인형 예술가이다. 그런데 보험금을 노린 동업자 버크가 작업실에 불을 내는 바람에, 끔찍한 화상을 입고 겨우 살아난다. 복수를 다짐한 그는 버크를 살해하는데 성공한다. 뒤이어 버크의 약혼녀 캐시가 살해되고 시체가 사라지는 사건이 일어난다. 그리고 몇몇 사람들의 시체도 연달아 도난당하는 기이한 일이 벌어진다.

 

  한편 캐시의 친구 수는 밀랍인형 박물관엘 가게 된다. 바로 제라드가 새로 개장한 곳이다. 그런데 수는 박물관에 전시된 밀랍 인형 중의 하나에게서 익숙한 느낌을 받는다. 바로 죽은 친구 캐시의 모습과 너무도 흡사한 것이다. 수는 그 박물관에 뭔가 비밀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영화는 제라드의 복수극이라기보다는 그의 밀랍 인형 제작에 대한 열정을 주로 다루고 있다. 문득 히치콕 감독의 영화 ‘사이코 Psycho, 1960’가 떠올랐다. 처음에 돈을 훔친 마리온 사건이 중요하게 부각될 것 같더니, 나중에 그건 단지 발단에 불과했다. 이 영화도 그랬다. 제라드의 복수가 주된 내용이라고 예상했는데, 그건 금방 끝나버렸다. 대신 밀랍 인형을 만들고자 하는 제라드의 열정과 전시된 인형에 얽힌 비밀이 부각되었다.

 

  아, 보면서 막 웃음이 나는 장면들도 있었고 어이없는 부분도 있었다. 강산이 여섯 번이나 바뀌는 시간동안, 사람들의 감성도 많이 변한 모양이다.

 

  제일 어이없던 부분은 버크가 죽은 후, 약혼녀 캐시의 태도였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모르지만, 결혼을 약속한 남자가 죽었는데 슬퍼하기는커녕 새로 사귄 남자와 비교한다. 돈이 누가 더 많다느니 매너는 누가 더 좋다는 등등. 그것도 웃으면서! 돈 많은 남자들을 홀릴 정도로 예쁘지도 않게 생겼는데, 자기가 진짜 예쁜 줄 안다. 뇌에 주름은커녕 빗살무늬도 없는 사람인가보다.

 

  영화를 보면서 현재와 많이 다르다는 걸 깨달았다. 요즘은 새로 개장한 가게 앞에서 커다란 풍선이나 예쁜 여자들이 춤을 추는데, 그 당시에는 양복을 잘 차려입은 아저씨가 술을 매단 탁구채를 치면서 떠든다. 그게 저 당시에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 정도로 신기한 일이었나 보다. 그리고 소방차도 지금과 모습이 많이 달랐다. 과연 불을 잘 끌 수 있을까 의아하기만 했다. 게다가 밀랍 인형이 실제 사람과 비슷하긴 하지만, 그걸 보고 기절하는 아가씨들의 모습은 그냥 웃음만 나왔다. 겨우 그거 보고 기절하면, 요새 나오는 영화들은 어찌 보려고……

 

  영화의 내용은 예측이 가능했고, 그렇게 무서운 장면도 없었다. 아, 사람과 너무도 비슷하게 생긴 밀랍 인형들이 녹아내리는 장면은 좀 기괴하긴 했다. 그 장면만 빼면, 그냥 60년 전의 사회와 지금을 비교하는 재미로 가득했다. 영화에서 나온 여성들의 옷이 예뻐서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난 몸매가 안 되니까 못 입겠지. 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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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헌팅 (DTS) - [할인행사]
얀 드봉 감독, 리암 니슨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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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The Haunting , 1999

  감독 - 얀 드봉

  출연 - 리암 니슨, 캐서린 제타 존스, 릴리 테일러, 오웬 윌슨

 

 

 

 

  영화를 본 감상은 두 가지였다. 우선은 난 감독님을 믿었기에 동생에게 영활 소개시켜줬고……. 이하 생략. 그리고 두 번째는 사람들이 다 착해. 예전에 동생과 함께 보았지만, 최근에 애인님과 다시 본 작품이다.

 

  그렇다. 이 영화를 만든 감독님, 꽤 인기 있는 작품을 만들었다. 예를 들면 '스피드 Speed, 1994'라든지 '트위스터 Twister, 1996' 같은 거. 게다가 감독으로 데뷔하기 전에 촬영을 맡은 영화들 역시 대단한 것들이 많았다. '쿠조 Cujo, 1983', '다이하드 Die Hard, 1998', '붉은 10월 The Hunt For Red October, 1990, 그리고 '원초적 본능 Basic Instinct, 1992'까지. 생각해보면 촬영감독 시절에는 화면이 멋지고 분위기 있었으며, 영화감독으로 만든 것들은 속도감 있고 진행이 빠르며 사람을 집중하게 만드는 뭔가가 있었다.

 

  그렇기에 당연히 이 영화도 기대할 수밖에 없었다. 기억을 더듬어보니, 동생과 둘이서 스피드 감독이 만든 공포 영화라니 얼마나 멋질까하면서 방방 뛰었었다. 엄마아빠가 안 계신 사이에 비디오를 빌려서, 방에 커튼을 다 치고, 희망찬 눈을 반짝이면서 보았었다. 그런데……. 감독님은 우리 남매에게 공포가 아닌 드라마를 던져주었다.

 

  화면이나 CG는 아주 멋졌다. 그 당시 보았던 영화들 중에서 손에 꼽을 정도였다. 커튼이나 이불 그리고 베개가 인간의 형상을 하는 대목이나 집안의 조각상들이 다양한 표정을 지으면서 움직이는 장면, 침대 기둥이 주인공을 공격하는 부분은 지금 봐도 '오오!'하고 감탄사가 저절로 날 정도였다. 거기에 배경이 되는 저택의 실내 장식이나 가구들은 어딘지 모르게 화려하면서 뭔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느낌을 주었다.

 

  설정도 좋았다. 오래된 저택에서 벌어지는 불면증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실험은 가짜였고, 목적은 따로 있었다. 그 와중에 한 사람에게만 자꾸 들리는 환청과 환상. 다른 사람들은 실험의 부작용이라고 생각하지만, 결국 모든 이들 앞에 저택이 숨기고 있던 무시무시한 악령이 모습을 드러내는데…….

 

  이런 괜찮은 소재와 뛰어난 CG, 그리고 멋진 화면으로 가득한 영화였는데, 이럴 수가! 어딘지 모르게 영화는 집중하기 힘들었고, 다소 느슨하기까지 했다. 감질나게 힌트를 주기도 하고, 뭔가 나타날듯하다가 별거 아닌 걸로 밝혀지는 구조의 반복이 너무 잦았다.

 

  인물에 몰입하기가 곤란했다. 특히 테오와 넬의 관계가 이상했다. 왜 테오가 그렇게 넬에게 친절하게 잘 해주고, 일일이 챙기고, 간섭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단지 그녀가 동성애자라서 넬에게 끌렸다고 봐야하는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지 그것도 아니면 테오는 원래 남들에게 잘 해주는 성격인지, 명확하지가 않았다. 설마 넬이 주인공이라서 그런 걸까?

 

  제대로 된 악당 하나라도 나와서 긴장감을 고조시킨다거나, 끝까지 주인공을 위험에 빠트리는 것도 없었다. 그냥 다들 착해 빠져갖고, 주인공을 도와주고 구해주기 바빴다. 그나마 악역으로 설정된 사람이 박사였는데, 주인공이 환각을 보는 것이 자기 탓이라 자책하고 솔선수범해서 위기 탈출 넘버원을 찍는다. 하긴 리암 니슨이니까. 이 영화에서 악령과 맞서 싸우기도 했으니, 나중에 인간의 손에서 딸과 부인을 구하는 건 식은 죽 먹기였나보다.

 

  인상에서 제일 남는 건, 캐서린 제타 존스였다. 예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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