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Deliver Us From Evil (인보카머스)(지역코드1)(한글무자막)(DVD)
Sony Pictures / 201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원제 - Deliver Us from Evil , 2014

  감독 - 스콧 데릭슨

  출연 - 에릭 바나, 에드가 라미레즈, 올리비아 문, 숀 해리스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고 한다. 뉴욕에서 경찰을 하던 '랄프 서치'가 자신이 겪은 기이한 경험들을 책으로 냈는데, 그것을 바탕으로 영화를 만들었다고 시작 부분에 나온다. 이렇게 되면 믿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는 것은 보는 사람의 몫이 된다. 특히 나같이 귀가 얇고 팔랑거리며 소심하고 겁 많은 사람은 고민하게 된다. 이걸 믿어 말어?

 

  2010년 이라크에서 전투중인 군인들이 동굴에서 뭔가 발견하면서 영화는 시작한다. 그리고 2013년 뉴욕에서는 이상한 사건이 연이어 일어난다. 쓰레기통에서 발견된 갓난아기의 시체, 아이를 동물원 사자 우리에 던진 엄마, 이상한 소리가 들리는 지하실, 이상한 문자가 쓰여 있는 벽 등. 사건을 수사하던 형사 랄프는 이 모든 것이 연결되어있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연관된 사람들을 조사하던 중, 그에게도 기이한 일들이 일어나면서 서서히 위험이 닥치는데…….

 

  그런데 악령에 빙의된 것 같은 사람들과 퇴마사가 나오는 영화들은 대부분 일정한 패턴이 있는 것 같다. 처음에는 불가사의하고 다소 잔혹한 사건이 일어난다. 그러면 주인공은 굳이 그것을 과학적으로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되지 않자, 주인공은 결국 그것이 선과 악의 영역이라고 받아들이며 종교적인 도움을 얻고자 조언을 구한다. 이제 악은 주인공과 그 주변 사람을 노리고, 최후의 일전을 벌인다. 어찌어찌해서 악은 물러가고, 주인공은 평화를 되찾는다. 하지만 악은 다른 곳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거기에 퇴마 장면은 영화마다 다르지만, 조금 지루한 것이 특징이다. 이 영화도 비슷한 구성으로 흘러간다.

 

  랄프에게만 계속해서 보이는 환각은 사람을 깜짝 놀라게 한다. 그리고 그에게도 희생자들이 겪었던 문제가 일어나지 않을까하는 우려를 하게 된다. 특히 그의 귀여운 딸과 아리따운 부인이 나올 때마다 그런 걱정을 하게 된다.

 

  그런데 퇴마에 관련된 얘기가 나오면서부터는 그 전까지 빠르게 진행되던 속도가 서서히 늘어지기 시작한다. 목이 360도 돌아가는 애가 없어서 그런가? 아니면 신부나 랄프의 고해성사 해주기 때문이었을까? 그 장면이 왜 들어가 있는지 짐작은 하겠지만, 굳이 넣어야 했을까하는 의문도 들었다. 그것도 아니면 퇴마가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감동을 주고 싶은 감독의 의도를 받아들이지 못한 내 감성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명색이 선과 악의 대립인데, 어딘지 모르게 한 쪽이 지고 들어가는 느낌이다.

 

  하여간 인형은 별로 좋지 않다. 영화 ‘애나벨 Annabelle , 2014’도 그렇지만, 이번 작에서도 인형은 불길하게 나온다.

 

  결국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하지 않았으면 군인들이 그 동굴에 들어갔을 리도 없고, 그랬다면 악령에 빙의된 사람들도 나오지 않았을 거다. 그러니까 모든 사건의 원흉은 조지 부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타이치 2: 히어로
풍덕륜 감독, 양가휘 외 출연 / 캔들미디어 / 2014년 11월
평점 :
품절


  원제 - TaichiⅡ , 2012

  감독 - 풍덕륜

  출연 - 원효초, 양가휘, 안젤라 베이비, 펑위옌

 

 

 

 

  지난 1편에서 마침내 진옥랑과 결혼하게 된 양로선. 그래서 진가권을 배울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마을을 떠났던 진재앙이 돌아와, 외부인이 진가권을 배우는 것은 멸족을 당한다는 전설을 들어 반대한다. 그와 동시에 마을에서는 여러 좋지 않은 사건이 일어난다. 재앙은 로선이 진가권을 배우면서 시작된 불행이라고 얘기한다. 한편 로선에게 크게 당해 한발 물러섰던 방자경은 청나라 대신과 영국 동인도 회사와 손을 잡고 마을을 공격하는데…….

 

  영화는 전편과 마찬가지로 무척이나 정신없이 흘러간다. 위에 적은 내용은 단지 전반부에 해당하는 것이다. 후반부에는 마을에 큰 위험아 닥쳐서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로선과 옥랑이 길을 떠난다. 그것까지 적으면 줄거리 요약만으로 한 페이지는 나올 것 같아서 생략.

 

  진재앙의 얘기에서는 무척이나 안타까웠다. 장남으로 태어나 사람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지만, 자질은 그리 뛰어나지 않았기에 느꼈던 좌절과 자기 자신에 대한 실망이 얼마나 컸을지 알 수 있었다. 사람들을 실망시키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그는 여기서 잘못된 노력을 했다. 무술 실력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눈을 속이기 위한 노력을 했다. 그 때문에 아버지에게서 버림을 받았지만, 그는 자신을 무시한 아버지에게 분노하기만 했다. 마음이 아팠다.  하긴 아들 이름을 재앙이라고 지었을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다. 그 아들이 마음에 안 들었던게지.

 

  주위 사람들의 지나친 기대가 한 사람을 어떻게 망칠 수 있는지 확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너무 무관심한 것도 문제가 되지만, 너무 큰 관심도 좋지 않았다. 아니, 아이에 대한 정확히 알지도 못하고 당연히 누구 자식이니까 잘 할 거라는 막연한 기대는 좋지 않았다. 그래서 성적표를 고치거나 중간에 가로채기도 하고, 부모와 공부에 관한 말은 안하려고 하는 아이들이 생기는 것이다. 그리고 아이가 잘 할 수 있는 걸 밀어줘야지, 무조건 내 자식이니 내가 시키는 대로 하라는 것 역시 옳지 못하다. 진장홍이 손재주가 뛰어난 진재앙을 격려했더라면, 그런 비극은 없었을 것이다. 무술은 못해도 그림을 잘 그리고 발명에 뛰어난 아들이었는데 말이다. 중국의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되었을지도 모르는데!

 

  양로선이 팔괘문의 사부를 만나기 위해 여덟명의 고수와 대결하는 장면은 전편처럼 짧게, 그렇지만 경쾌하고 속도감 있게 흘러갔다. 노래도 그렇고 흐름도 빨랐지만, 주요 장면은 빼놓지 않고 보여준다. 문득 게임을 시작할 때 주요 장면만 보여주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너무 짧아서 아쉬웠다. 주방에서의 대결 장면 역시 참 신기하고 멋졌다. 음식 위에 먼지가 쌓이지 않게 잘 싸우는 것이 관건인가보다. 우리 집에서 싸운다면……. 영화에서처럼 넓지도 않지만 먼지가 풀풀 날릴 것이다. 청소를 좀 더 깨끗이 해야겠다.

 

  방자경이 마을을 공격한 대포는 1편의 기계 못지않게 웅장했다. 진짜 존재했을까 의문이 들었다. 영화적 상상력으로 만든 것이겠지. 그게 진짜 있었다면 중국이 외세에 그렇게 허무하게 넘어갔을 리가…….

 

  방자경의 집착을 보면서, 혀를 찼다. 아,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 서리가 내린다지만 남자가 한을 품으면 자기를 갉아먹는구나. 그런데 한이라기보다는 자신의 집착 내지는 오만함 같은데. 하지만 그 덕분에 다음 편이 또 나올 것 같으니까 봐줄까? 아무래도 다음 편이 나온다면 로봇이 등장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엑스터시 나이트
마이클 오블로비츠 감독, 루머 윌리스 외 출연 / 미디어허브 / 2014년 12월
평점 :
품절


  원제 - The Ganzfeld Haunting , 2014

  감독 - 마이클 오블로윗츠

  출연 - 루머 윌리스, 테일러 콜, 도미닉 퍼셀, 다이아나 카마초

 

 


 

 

  사람의 무의식과 의식, 기억과 진실 사이의 그 무엇을 밝히기 위해 실험을 시작한 네 명의 학생들. 일명 초감각 지각 실험인 ‘간즈펠드 실험’을 시도하는데, 그 와중에 네 사람은 자기도 알지 못했던 욕망과 거짓 같은 추악하나 감정들을 느끼는 것과 동시에 기이한 현상을 경험하는데…….

 

  사람이 극한에 달하면 뇌와 감각이 그 자극을 통해 어떻게 변이를 일으키며,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다룬 영화였다. 인간의 큰 욕구 중의 하나인 성욕에 초점을 맞추어서, 간간이 배우들의 노출신과 간만 보다 끝나는 감질 나는 섹스신도 들어 있다. 결국 인간은, 이성을 마비시키면 본성만 남는다는 걸 확실히 말하고 있었다. 거기에 오감을 벗어난 육감과 초자연적 현상까지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감각이 극대화하거나 망상과 환상에 시달릴 수 있다는 것도 얘기한다.

 

  특히 자유분방하고 자극에 민감한 젊은 사람들을 등장시켜, 약물과 섹스, 환상, 환각, 이성의 마비, 중독 같은 자극 추구, 숨겨왔던 비밀과 거짓 그리고 진실 앞에서 무너지는 과정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어쩌면 그들이 어리고 미숙했기에 더 쉽게 넘어갔는지도 모르겠다.

.

.

.

.

.

.

.

.

.

.

.

  아, 더 이상 좋게 포장할 말이 생각이 안 난다. 나만 당할 수 없다는 심정으로 어떻게든 좋게 미사여구를 늘어놓으려고 했는데, 양심과 내 표현력의 한계로 더 이상은 못 하겠다.

 

  포스터에 ‘당신은 견.딜.수.있.는.가!’라고 적혀있다. 도대체 글자하나마다 점을 찍다니! 예전 인소를 읽을 때, 센 척하거나 강조를 하기 위해 사용하는 걸 본 기억이 난다. 훗, 난 견뎌냈다. 시작하고 오분 만에 이건 똥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꾹 참고 끝까지 봤으니까. 중간에 나오는 배우들의 노출신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여간 이 영화는 숙제 한다는 핑계로 친구네 놀러가서 그 집 부모님이 꼭꼭 숨겨둔 야동을 보던 우리와 별로 다르지 않았다. 다만 얘들은 야동을 보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직접 했으며, 우리는 떡볶이를 먹었지만 얘들은 술과 마약을 했다. 그래서 약에 취해서 헛것을 보고 뻘짓을 하다가 그냥 자기들끼리 싸우고……. (이하 생략)

 

  그러니까 과도한 음주와 약물은 좋지 않다.

 

  아, 이거 교육 영화였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원제 - Pee Mak , 2013

  감독 - 반종 피산다나쿤

  출연 - 마리오 마우러, 다비카 후르네, 나따퐁 차르트퐁, 퐁사톤 종윌락

 

 

 

 

  각 나라마다 전해 내려오는 귀신 이야기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음, 장화 홍련 이야기나 아랑 전설 같은 것을 들 수가 있겠다. 태국에서는 피막과 낙의 애절한 러브 스토리가 꽤 유명한 귀신 이야기라고 한다. 전쟁에 나갔다가 겨우 돌아온 남편 ‘피막’을 맞이한 아름다운 부인 ‘낙’. 하지만 그녀는 사실 귀신이었다. 남편 없이 혼자 아이를 낳다가 죽어버린 것이다. 그렇지만 남편을 보겠다는 일념으로 귀신으로 나타난다. 남편에게 그녀의 정체를 말하려는 마을 사람들은 하나둘씩 죽어가고, 마침내 남편도 진실을 알게 된다는 이야기라고 한다.

 

  그 이야기를 영화로 만든 것이 바로 이 작품 ‘피막’이다. 그런데 이 영화, 기존에 접했던 다른 영화, 그러니까 같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작품들과 좀 많이 다르다.

 

  우선 주연을 맡은 두 남녀배우가 무척 예뻤고, 하나도 무섭지가 않았다. 예전에 본 다른 영화들이 ‘귀신’에 집중했다면, 이 영화는 ‘사랑’에 주목했다. 그리고 그것을 진지하고 음울하게 풀어나간 것이 아니라, 꽤나 코믹하게 그려냈다.

 

  ‘피막’과 ‘낙’은 더없이 진지하고 애절하게 나왔지만, 피막의 군대 동기 4명은 그야말로 개그 캐릭터로 열심히 활약했다. 어떨 때는 썰렁한 농담을 지껄이기도 하고, 또 어떨 때는 슬랩스틱 코미디를 선보이기도 했다. 그런 천방지축 네 명을 제어할 수 있는 것은, ‘낙’이었다. 네 사람은 그녀가 귀신이라는 것을 거의 확신하고 있기에, 정체를 밝히려다가 낙에게 들켜 도망가기도 하고 억지로 그녀가 만든 음식을 먹어야 했다. 사실 음식이라기보다는 그냥 나뭇잎과 벌레…….

 

  사랑의 힘이란 정말로 대단하다는 걸 깨달을 수 있었던 영화였다. 부인을 위하는 마음으로 모든 것을 포용한 피막과 일편단심 남편만 바라본 낙. 결국 두 사람은 서로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택한다.

 

  사실 낙으로 나온 배우가 너무 예뻐서, 아무리 눈을 부릅뜨고 노려봐도 전혀 무섭지가 않았다. 그냥 예쁜 애들은 무슨 짓을 해도 예쁘다는 불공평함만 깨달았다. 그러고 보니 피막으로 나온 배우도 무척 잘생겼다.

 

  감독의 전작이 ‘셔터 Shutter,2004’라는 걸 알고, 무척 기대를 했었다. 그 영화, 무섭게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포비아 4 bia, 2008’중에서 ‘캠핑 In the Middle’을 제작했다는 걸 기억했어야 했다. 그 이야기는 코믹 호러였다. 이번 작품에서는 코믹이 더 강화된 느낌이 들었다.

 

  조금만 덜 웃기고 조금만 더 무섭게 만들었으면 참 좋았을 텐데, 아쉽다.

 

  아, 귀신이 되면 고무고무 열매를 먹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건 이 영화에서 처음 알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블루레이] 본 콜렉터 - 아웃케이스 없음
필립 노이스 감독, 덴젤 워싱턴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08년 6월
평점 :
품절


  원제 - The Bone Collector , 1999

  감독 - 필립 노이스

  출연 - 덴젤 워싱턴, 안젤리나 졸리, 퀸 라티파, 마이클 루커

 

 

 

 

  예전에 비디오테이프로 동생과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본 영화가 있었다. 그 당시 한창 유명했던 덴젤 워싱턴과 처음 보는 입술 두꺼운 여배우가 나오는, 범죄 수사물이었다. 아, 그러고 보니 동생은 장가가기 전에 나와 무척 많은 영화를 같이 봐주었다. 하지만 결혼과 동시에 분가하면서 그 녀석과 같이 본 영화는……음……생각이 잘 안 난다. 동생이 부부 싸움했을 때, 작은 올케를 달래주기 위해 나랑 작은 올케 둘이서만 극장에 간 기억은 난다.

 

  하여간 예전에 동생과 보면서, 무척이나 흥미진진하게 보았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잊고 있었다. 서점에서 ‘링컨 라임’이라는 이름을 우연히 접하기 전까지 말이다. 나중에야 그 영화가 소설이 원작이었고, 많은 시리즈가 나왔다는 걸 알게 되었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시리즈를 읽어봐야겠다는 마음을 먹었고, 드디어 내년부터 시작할 계획이다. 우선은 셜록 홈즈 시리즈를 끝내고, 요코미조 세이시 시리즈를 어느 정도 진행한 다음에……. 으음, 내년에 가능하겠지?

 

  링컨 라임은 아주 유능한 범죄학자이자 법의학자이다. 불의의 사고로 온 몸이 마비가 되었지만, 여전히 범죄 수사를 돕고 있다. 우연히 발견한 사건 현장에 대한 과감하고 재빠른 대처 때문에 링컨에게 발탁된 경찰 아멜리아. 그녀는 링컨의 손과 발이 되어 범인을 뒤쫓는다. 범죄현장에 은밀하게 배치된 증거를 알아차린 링컨과 그의 팀원들은, 범인의 손에서 시간 내에 사람들을 구해야 하는데…….

 

  후반부까지는 긴장하고 영화를 보았다. 이리저리 늘어놓은 단서를 빨리 포착해 사람들을 구해야하기에, 혹시나 늦어서 인질들이 다 죽을까봐 조마조마했다. 경찰보다 한발 앞선 범인에게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고, 그 와중에 공적을 노리는 것처럼 보이는 다른 경찰의 행태에 화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범인의 정체가 밝혀지는 순간은 뭐랄까, 손만 대도 펑하고 터질 것처럼 빵빵하게 바람을 넣은 풍선이 한순간의 실수로 ‘슈욱’하고 쪼그라드는 느낌이었다. 아니, 범인은 겨우 그게 목표였다면, 굳이 뭐 하러 그런 복잡하고 손이 많이 가는 번거로운 작업을 한 거지?

 

  문득 작동원리는 아주 복잡하고 거창한데 정작 하는 일은 아주 단순한 기계를 뜻하는 ‘골드버그 장치 Rube Goldberg Machines’가 떠올랐다. 범인은 목표를 제거하는 게 아니라, 그냥 ‘난 이런 것도 할 줄 안다’고 자랑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전반부와 중반부의 그 거대하고 조직적인 범죄에 비해서, 결말은 좀 아쉬웠다. 영화의 범인은 마무리를 잘 못하는 모양이다. 어쩌면 실패할 것이라 예상하지 않았기에, 마무리를 그따위로 계획했는지도 모르겠다. 난 범인, 실패를 모르는 사람이지. 이런 마인드였을까?

 

  소설은 또 어떤 분위기일지 기대된다. 대개 소설을 영화화하면, 내용이 많이 빠지고 변형되곤 하니까. 책 두께도 만만치 않던데……. 내년이 되어 한 살 더 먹는 건 마음에 안 들고 슬프지만, 이 시리즈를 읽을 생각을 하니 두근거린다. 하지만 역시 한 살 더 먹는 건……. 아, 벌써 12월이 일주일도 안 남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