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스틱 4 (1disc) - [할인행사]
팀 스토리 감독, 제시카 알바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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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Fantastic Four, 2005

  감독 - 팀 스토리

  출연 - 요안 그리피스, 제시카 알바, 크리스 에반스, 마이클 치클리스

 

 

 

 

 

  올해 개봉한 ‘판타스틱 4 Fantastic 4, 2015’ 리부트는 너무도 실망스러웠다. 그래서 혹시나하는 마음에 예전에 만들어진 ‘판타스틱 4’를 보기로 했다. 더 잘 만들려고 리부트나 리메이크를 하는 것이니, 오리지널이 얼마나 엉망이었는지 확인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물론 반대로 리부트만 엉망이고 예전 것은 훌륭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토탈 리콜 Total Recall’은 1990년 작이 백만 배 더 뛰어났다. 반대로 예전 것은 엉망이고 리부트나 리메이크는 뛰어난 경우도 있긴 하다. 하지만 2015년 리부트 작이 워낙에 망작필이라, 2005년 버전은 과연 어떨지 기대를 갖고 영화를 보았다.

 

  친한 친구이자 같은 팀인 리드와 벤은 우주 탐사를 위해 대학 동기이자 라이벌인 빅터에게 지원을 요청한다. 그래서 빅터와 그의 애인인 수지, 수지의 동생 쟈니와 함께 우주 탐사에 나선다. 그런데 계산 착오로 우주선은 거대한 우주 폭풍에 휩싸이고 방사선 구름에 다섯 명은 노출된다.

 

  지구로 돌아온 그들은 자신들의 DNA에 이상이 생겼음을 알아차린다. 리드는 고무고무열매를 먹은 루피처럼 몸이 늘어나고, 벤은 직접적으로 노출이 되어서인지 온 몸이 바위처럼 딱딱해지고 외모까지 거대하게 변해버린다. 그리고 쟈니는 몸을 불꽃으로 바뀌는 것도 모자라 하늘을 날아다니고, 수지는 몸을 투명하게 만드는 것을 시작으로 쉴드를 펼칠 수 있는 능력을 갖는다. 그들 넷이 자칭 '판타스틱 4‘라고 자기들끼리 옷을 맞춰 입고 영웅행세를 하는 동안,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던 빅터의 몸에도 변화가 일어나는데…….

 

  영화를 보면서 ‘2015년 버전은 중2병 네 꼬꼬마가 펼치는 활극이라면, 2005년작은 바보 어른 넷이 벌이는 영웅 놀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천재 과학자라고 하지만 헤어진 여자 친구 수지를 되찾을 기회만 엿보는 리드, 지능지수가 분명 두 자리 수일 것이 분명한 청순한 뇌를 가진 발정난 쟈니, 구 남친과 현 남친 두 사람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는 수지, 그리고 돈과 여자를 빼앗기자 눈이 돌아버린 빅터까지, 제대로 된 인물이 없었다. 과학적인 부분의 지능은 높지만, 그 이외의 것은 갖고 있지 못한 모양이다. 신은 공평하신 건가?

 

  하여간 제일 불쌍한 사람은 벤이다. 다른 친구들은 그래도 외모 변화는 없었는데, 이 사람은 거의 괴물처럼 변해서 사랑하는 부인마저 떠나버린다. 그 와중에 쟈니의 놀림감이 되어 고생한다. 와, 쟈니 개쓰레기! 아니 이건 쓰레기와 개에게 미안한 표현이다. 진짜 내가 벤이었다면 쟈니 팔다리를 부러뜨렸을 것이다. 어디서 애새끼가 못된 것만 배워가지고 사람의 외모를 갖고 놀리는지……. 거기다 고쳐주겠노라 다짐했던 친구 리드는 구 여친과 희희낙락거리느라 정신이 없었고, 빅터는 뒤통수를 제대로 쳤다. 보면서 너무 안쓰러워 마음이 아팠다.

 

  그리고 빅터! 이 남자도 좀 안타까웠다. 우주 탐사에서 뭔가 잘못되어 몸이 이상하게 변해 가는데, 애인은 구 남친과 찰싹 붙어서 영웅 놀이를 하고 있다. 말로는 검사를 하고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기 위해서라지만, 아무리 봐도 너무 가깝게 지낸다. 게다가 회사는 우주 탐사의 실패로 망하기 일보직전이고……. 이놈의 빌어먹을 세상 망해버리라고 저주를 내뱉지 않으면 이상하다. 그리고 결국 슬픈 예감대로 애인은 구 남친과 팀을 이뤄 자신을 공격한다. 아놔 이런 나쁜 XX들! 돈 들여서 우주 탐사 보내줬더니만 이렇게 배신을 때리나! 그가 비뚤어진 건 당연한 일이었다.

 

  결국 이 영화는 헤어졌던 두 남녀가 다시 사귀기까지의 여정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 와중에 여자가 사귀었던 남자를 나쁜 놈으로 만들어 차버리고, 둘을 다시 연결시켜주기 위해 다른 친구들은 몸 바쳐 희생해야했다. 하아, 예전 것이 이 모양이니 리부트도 그 모양이었구나.

 

  어쩌면 ‘판타스틱 4’라는 작품은 그냥 코믹스로 내버려둬야 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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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P2 (P2)(지역코드1)(한글무자막)(DVD)
Summit Inc/Lionsgate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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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P2, 2007

  감독 - 프랭크 칼폰

  출연 - 웨스 벤틀리, 레이첼 니콜스, 사이먼 레이놀즈, 필립 아킨

 

 

 

 

 

 

  크리스마스이브. 늦게까지 일을 하던 안젤라는 가족모임에 가기 위해 주차장으로 향한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차는 고장 났고, 건물은 연휴기간 내내 폐쇄되어 들어갈 수도 나갈 수도 없는 상황. 게다가 기껏 부른 택시는 그녀가 건물 출입구를 열기 위해 애쓰는 가운데 그냥 가버린다. 그런 그녀에게 경비원인 토마스가 접근을 해오는데…….

 

   어디선가 읽은 글인데, 어릴 적에 여자아이의 관심을 끌기위해 짓궂은 장난을 치거나 괴롭히는 것을 그냥 좋아하는 마음에서 하는 행동이라고 넘기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그러면 아이는 이성의 관심을 얻는 올바른 방법을 배우지 못해, 나이가 들어서도 비슷한 행동을 하게 된다는 내용이었다. 꼭 모든 아이들이 그러지는 않겠지만 그럴 듯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넘겼었다. 이 영화를 보면서 문득 그 말이 떠올랐다.

 

  상대의 호감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그 전에 우선 상대에 대해 알아야 한다. 그러지 않고 보이는 것만으로 상대를 판단하고, 내가 좋아하는 것은 당연히 상대도 좋아할 것이라 판단하면 안 된다. 말도 제대로 나눠보지 않고 상대와 나는 일심동체라고 혼자 결정내리고, 들이대면 큰일이다. 게다가 상대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배신당했다고, 복수하겠다고, 상대의 마음을 되돌리겠다고 난리를 피우는 건 미친 짓이다.

 

  영화는 딱 저런 성향을 가진 남자를 등장시킨다. 좋게 포장해서 말하면 연애에 서툰 남자이고, 정확하게 말하면 미친놈이다.

 

  그는 안젤라를 무척이나 좋아했다. 그래서 경비원이라는 직책을 효과적으로 사용하여 그녀의 사무실을 비롯해서 그녀의 일거수일투족 CCTV를 통해 몰래 지켜본다. 그리고 크리스마스 파티를 즐기자며 발에 쇠사슬을 채워놓고, 서로에 대해 알아가자고 말한다. 선만남 후교제가 아니라 선납치 후만남이다. 급기야는 그녀를 희롱한 직장 상사를 눈앞에서 죽여주기까지 한다. 그리고 안젤라가 도망치려하자 왜 도우려는 자기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냐고 화를 낸다.

 

  당연히 도망가지, 이놈아! 어떤 사람이 웃으면서 살인하는 미친놈 옆에 있고 싶겠냐! 같은 건물에서 일하니까, 오며가며 보는 사람에게 미소 지으면서 인사한 것도 죄야? 그럼, 볼 때마다 째려봐야 해? 아니면 무시하거나? 그러면 사람 째려보고 무시한다고 죽일 거면서?

 

  영화는 안젤라와 토마스 단 두 사람이 벌이는 대립, 쫓고 쫓기는 추격 그리고 누군가 한 명이 죽어야 끝나는 최후의 대결로 이루어진다. 처음에는 울기만 하는 안젤라나 계속해서 자기를 사랑해달라고 징징대는 토마스의 모습이 참 답답했다. 그러다 토마스의 행동이 점점 수위를 높여가면서 긴장감이 더해진다. 거기에 응답이라도 하듯이 안젤라도 눈물을 멈추고 살아나가기 위해 반격을 꾀한다. 그 과정이 참으로 흥미진진했다.

 

  과연 두 사람에게 크리스마스는 어떤 기억을 남길지 궁금하다. 사건 이후, 그들은 기쁜 마음으로 크리스마스를 맞이할까 아니면 잊고 싶은 기억에 몸서리치면서 보낼까?

 

  그러니까 크리스마스라고 꼭 사랑하는 누군가와 흥청망청 보낼 생각하지 말고, 집에서 텔레비전이나 보는 게 낫다. 괜히 그런 분위기에 휩쓸려서 토마스처럼 '올해는 나도 누군가와 꼭!'이라며 망상과 집착을 보이는 사람들이 꼭 있을 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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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림 4
웨스 크레이븐 감독, 니브 캠벨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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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Scream 4, 2011

  감독 - 웨스 크레이븐

  출연 - 니브 캠벨, 커트니 콕스, 데이빗 아퀘트, 엠마 로버츠

 

 

 

 

 

  영화 ‘스크림 3 Scream 3, 2000’이 나온 지 10년 만에 4편이 나왔다. 아! 물론 웨스 크레이븐 감독의 작품이다.

 

  지난 십 년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은둔 생활을 하던 시드니는 자신의 경험을 되살려 작가로 유명세를 타고 있고, 듀이와 게일은 결혼하여 우즈보로에서 살고 있다. 듀이는 여전히 경찰 일을 하고 있고, 게일 역시 작가로 활동하지만 하락세 중이다. 신간을 내놓은 기념으로 고향인 우즈보로 마을에서 사인회를 열게 된 시드니. 하지만 그녀의 귀환과 더불어 고스트 페이스의 살인극이 다시 시작된다. 살인마는 시드니의 이모와 그녀의 딸인 질은 물론이거니와 출판사 직원 그리고 우즈보로 고등학교 학생들을 노리는데…….

 

  1편의 오마쥬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리메이크라고 해야 할지 고민이다. 오마쥬는 일반적으로 타인이 하는 것이라고 보니까, 리메이크라고 해야 할까? 하지만 시드니는 여전히 주연이고, 게일과 듀이가 그대로 나오는 것을 보니 리메이크가 아니라, 시리즈의 연장선인 것 같다. 그런데 그렇다고 보기엔 또 1편에서 벌어졌던 사건들을 연상시키는 살인극이 벌어지고……. 지난 3편에서 ‘3부작의 원칙’을 얘기하면서 그것이 시리즈의 완성이라는 뉘앙스로 얘기했던 감독이 또 만든 것이라 호기심이 일었다. 이번에는 또 무슨 원칙을 말할지 제일 궁금했다.

 

  여기서는 리메이크의 규칙에 대해 말한다. 요즘 공포 영화들은 리메이크만 한다고, 카메라로 자신의 살인을 촬영하는 살인마와 화려한 영상과 잔인한 살인 장면, 원작의 비틀기, 마지막 반전 주기 그러면서도 원작의 흐름에 충실해야한다고 출연 배우들의 입을 빌어 말한다. 영화는 극 중에 나온 이러한 원칙들을 충실히 따라간다.

 

  오프닝은 완전 코미디였다. 영화 속의 영화를 계속해서 보여주며 현실과 영화의 구별을 어렵게 했다. 그러면서 공포 영화에 대해 두 배우의 입을 빌어 비판을 한다. 영화를 그냥 영화로 즐기지 않고 이리저리 트집만 잡으려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한 것 같다.

 

  이번 이야기에서 감독은 페이스 북의 ‘좋아요’나 트위터의 팔로워 수나 리트윗 수에 목숨 건 사람들을 비판하고 있다. 인기를 얻기 위해서는 친구나 가족에게 칼을 들이밀 수 있는 부류의 사람들에 대해 말하고 있다. 그런 식으로 얻은 유명세가 과연 진정한 유명세인지, 불에 뛰어드는 불나방인 건 아닌지 감독은 보여주고 있었다.

 

  느낌을 말해보자면, 영화는 전반적으로 1편을 연상시켰다. 두 명의 범인, 혼자 있는 사람을 공격하고 파티에서 사건이 벌어지고 등등. 이미 세 번이나 비슷한 패턴의 영화를 봐서인지, 이번 4편은 집중을 하거나 긴장하여 두근거리지 않았다. 아쉽게도 그냥 그랬다.

 

  그런데 이상한 부분이 있다. 시드니의 이모가 우즈보로에서 살고 있었는데, 왜 지금까지 언급되지 않았을까? 1편부터 3편까지 보는 동안, 시드니의 엄마에게 여자 형제가 있었다는 말을 본 기억이 없다. 4편을 만들기 위해 급조한 친척일까?

 

  이번 작품에는 어디선가 본 것 같은 얼굴들이 등장한다. 드라마 ‘히어로즈 Heroes, 2006’의 헤이든 파네티어는 공포 영화광으로 등장하고, 역시 드라마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 American Horror Story: Coven, 2013’의 엠마 로버츠가 시드니의 사촌 질로 나온다. 그리고 역시 학교 영화 클럽의 멤버인 찰리는 로리 컬킨이 맡았다. 맥컬리 컬킨의 동생으로 형과 비슷한 외모를 가졌다. 또한 시드니의 이모로 나온 배우 메리 맥도웰은 드라마 ‘메이저 크라임스 Major Crimes, 2012 ’에서 차분하고 유능한 경찰로 나온다. 헤이든 파네티어가 자신은 초능력이 있다고 말하는 장면에서 그녀의 전작인 ‘히어로즈’가 떠오르면서 빵 터졌다.

 

  음, 엠마 로버츠는 흑발보다 금발이 더 어울리는 것 같다. 여기에서보다 요즘 방영하는 드라마 ‘스크림 퀸즈 Scream Queens, 2015’에서의 모습이 더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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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림 3
웨스 크레이븐 감독, 니브 캠벨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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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Scream 3 , 2000

  감독 - 웨스 크레이븐

  출연 - 데이빗 아퀘트, 니브 캠벨, 커트니 콕스, 패트릭 뎀시

 

 

 

 

  도대체 시드니와 그녀의 엄마 모린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는지, 3편까지 영화가 나오면서 그들을 괴롭힌다. 특히 모린은 1편에서 이미 죽은 뒤였지만, 마치 살아있는 존재 같은 느낌마저 든다. 어떻게 보면 그녀가 이 모든 사건의 배후에 있어서, 어디선가 다음 편을 짜고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음, 그러면 엄마는 딸을 강하게 키우기 위해 모든 시련을 주고 있는 건가? 언제나 꼭 살아남고 흔들림 없이 살인마의 머리에 총알을 박아 넣는 여전사로 키우기 위해?

 

  우즈보로 마을의 사건을 다룬 영화 ‘스탭 Stab 3’의 촬영이 한창 중인 할리우드. 유명 토크쇼 진행자로 활약하는 코튼의 죽음을 시작으로, 다시금 고스트페이스 가면이 활동을 시작한다. 살인마는 숨어살고 있는 시드니를 끌어내기 위해 영화 출연자들을 무참히 죽이고, 모린의 젊을 때 사진을 놓고 사라진다. 결국 그의 계획은 성공하여 시드니가 할리우드로 오고, 그동안 몇몇만 알고 있던 모린의 젊었을 적 과거가 드러나는데…….

 

  미드 ‘뉴스룸 The Newsroom, 2012’에서 주연을 맡은 피디의 젊은 모습은 귀여웠고, 어디선가 본 것 같은 낯익은 얼굴들이 많이 나왔다. 그 중에서도 ‘스타워즈 Star Wars : Episode IV - A New Hope, 1977’ 시리즈의 레아 공주 역을 맡은 캐리 피셔의 등장은 압권이었다. 여기서 그녀는 캐리 피셔가 아닌 비앙카라는 사람으로 나온다. 사실 그녀가 레아 공주 배역을 맡기로 되어있었는데 캐리 피셔가 감독과 자는 바람에 역할을 빼앗아갔다는 것이다. 그 장면에서 그만 빵 터졌다. 어쩜 저렇게 천연덕스럽게 자기 자신에 대한 비난을 할 수 있을까?

 

  그런데 감독은 배우들의 입을 통해 성상납에 대해 자꾸만 얘기한다. ‘스탭’에 출연하는 배우가 대놓고 ‘이렇게 죽으려고 감독(제작자)과 잔 게 아니야!’라고 소리칠 정도이다. 실제로 할리우드에서도 그런 일이 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영화에서 저렇게 노골적으로 얘기를 하다니…….

 

  하긴 그게 이번 3편에서 일어났던 모든 사건의 원인이긴 했다. 연예계의 성상납에 대해 진지하게 다뤄 이슈를 만들 수도 있지만, 감독은 노련하게 비껴간다. ‘3부작의 법칙’을 꺼내들며 이전 작들과의 연계성을 더 부각시킨 것이다. 거기에 영화 시작에서는 헤어진 상태였다가 결국 다시 사랑을 확인하는 게일과 듀이의 답답한 로맨스, 매 편마다 카리스마 있게 등장하지만 실수를 반복하는 엉성한 살인마의 모습, 그리고 중간 중간 깨알같이 들어있는 코믹한 대사와 장면연출까지, 익숙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래서 사건의 원인에 집중하기보다는 범인이 누구고 어떻게 살인이 벌어지는지에 중심을 맞추게 했다. 이것이 바로 대가의 노련함이란 걸까?

 

  영화는 랜디가 말하는 ‘3부작의 법칙’과 맞아떨어지는 내용이었다. ‘모든 것이 처음으로 돌아가 과거의 진실을 밝힌다.’ 그래서 이번 편에서는 지난 편들 내내 궁금했던 모린의 과거를 말한다. 그러면서 동시에 랜디의 입을 빌어 이렇게 말한다. 과거는 잊어버리라고. 어쩌면 감독이 시리즈를 통해 내내 얘기하고 싶었던 걸지도 모르겠다. 과거에 연연해하다가는 현실을 망치기 마련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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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 크레이븐 감독, 니브 캠벨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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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Scream 2, 1997

  감독 - 웨스 크레이븐

  출연 - 데이빗 아퀘트, 커트니 콕스, 니브 캠벨, 헤더 그레이엄

 

 

 

 


 

  1편의 사건이 일어난 지 몇 년 후, 많은 변화가 있었다. 겨우 살아남은 시드니와 랜디는 대학에 진학했고, 게일은 1편의 사건을 책으로 내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아주 잠깐 게일과 썸을 탔던 듀이는 그녀와 헤어지고 계속해서 마을 경찰관으로 일하고 있다. 게일이 쓴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가 개봉하는 날, 극장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그리고 살인마의 손길은 시드니가 있는 교내까지 미치면서, 연쇄살인극을 벌이는데…….

 

  지난 1편에서 대놓고 공포 영화의 법칙에 대해 얘기했다면, 이번 2편에서는 속편의 법칙에 대해 얘기한다. 특히 이번에는 아이들의 전공을 영화라고 설정해 놓았다. 1편에서 극을 이끌었던 인물들이 단순히 영화에 푹 빠진 아이들이었다면, 이번에는 영화를 업으로 삼고자하는 아이들이 등장한다. 어쩌면 그들에게 영화와 현실의 구별은 무의미할지도 모르겠다. 강의실에서 아이들이 벌이는 토론에서 그런 느낌이 들었다. ‘속편의 법칙’을 떠들면서, 극장에서 일어난 사건을 거기에 대입한다. 그들에게 영화는 삶의 반영이었고, 삶 역시 어떤 면에서는 영화보다 더 극적이고 때로는 영화처럼 일어나기도 하는 것이었다.

 

  이야기는 1편과 비슷하게 흘러가는 듯하지만, 살짝 비틀면서 변화를 주었다. 어쩌면 아이들의 입을 빌어 얘기했던 ‘속편의 법칙’을 입증이라도 하는 것 같았다. 예를 들면 혼자 있던 여학생이 의문의 전화를 받고 공격을 받는다거나, 시드니를 경찰이 보호하지만 그 틈을 뚫고 범인이 공격해온다는 것, 게일과 시드니는 처음에는 서로 짜증을 내지만 결국 협력을 하는 등등의 설정이 1편과 2편이 비슷했다. 하지만 조금씩 달랐는데, 여학생은 이번에는 집이 아닌 기숙사였고, 경찰은……아, 이건 힌트를 너무 주는 것 같아서 패스.

 

  이번에 새로운 인물이 한 명 추가된다. 1편에서 시드니의 엄마를 죽였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은 코튼이다. 어떻게 보면 무척 불쌍한 캐릭터다. 그러게 왜 유부녀와 바람을 피워서…….

 

  이번 이야기에서는 꽤 많은 젊은 배우들이 등장한다. 그 중에는 이름을 아는 배우, 예를 들면 사라 미셀 겔러도 있고, 이름은 몰라도 낯이 익은 사람들도 있다. 분명 미드 ‘하우스’에서 하우스 박사의 밑에 있던 의사에 영화 ‘캠퍼스 레전드’에서 봤던 배우 등등.

 

  작품 안에서 개봉한 영화 ‘스탭 Stab'의 장면이 잠깐잠깐 나오는데, 완전히 다른 배우들이 1편과 똑같은 장면을 재연하는 게 무척 재미있었다. 그리고 거기서 감독은 역시 아예 대놓고 힌트를 던진다. 1편에서도 그러더니, 여기서도 또 그런다. 재미붙였나보다.

 

  2편까지 보고 든 생각은 이거다. 도대체 시드니 엄마는 살아생전에 무슨 짓을 하고 다닌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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