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숲속의 미녀와 야수
캐스퍼 반 디엔 감독, 캐스퍼 반 디엔 외 출연 / 조이앤컨텐츠그룹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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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Sleeping Beauty, 2014

  감독 - 캐스퍼 반 디엔

  출연 - 핀 존스, 그레이스 반 디엔, 캐서린 옥센버그, 캐스퍼 반 디엔

 

 

 

 

 

 

 

 

   처음에 제목을 보고는 두 가지 동화를 연결시킨, 신선한 내용을 보여줄 것이라 기대를 했었다. 남매가 힘을 합쳐 하나는 공주를 깨우고 다른 하나는 야수를 인간으로 만들거나, 야수가 공주를 깨우고 공주는 다시 야수를 인간으로 만드는 건가라는 상상을 했다. 그런데 영화는 그런 내 행복한 기대를 산산이 부숴버렸다.

 

 

  사실 나만 낚일 수 없다는 심정으로 온갖 미사여구로 가득한 낚시 리뷰를 쓸까 했다. 하지만 그런 짓을 하는 건, 사람 된 도리로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 나는 왜 이리 양심적이란 말인가!

 

 

  대략적인 내용은 익히 알고 있는 '잠자는 숲속의 미녀'와 같았다. 다른 점이라면, 공주를 깨우려고 성을 찾은 왕자가 쓰레기만도 못한 놈이라는 것 정도? 왕자라는 지위를 이용해 일부러 휘핑보이를 괴롭히고, 위험한 곳에서는 뒤로 빠지고 좋은 것만 챙기려고 한다. 그 때문에 공주를 깨우는 임무를 맡은 주인공은 휘핑보이였다. 아쉽다. 왕자 외모가 훨씬 나았는데. 아! 휘핑보이란 귀족계급의 자제들이 혼 날일이 생길 때, 대신 매 맞는 소년들을 말한다.

 

 

  영화는 뭐라고 해야 할까……. 좋은 말을 쓰고 싶은데 하나도 생각이 안 난다. 흔히 남의 단점만 보지 말고 장점도 찾으라고 하는데, 이건 뭐 장점이 있어야 찾든지 말든지 하지……. 도대체 제목의 야수가 어디 있다는 거야? 설마 마녀가 왕자 일행을 공격하라고 부른 괴물? 그걸 야수라고 부르며 제목에 넣기에는 비중이 너무 적었는데?

 

 

  그냥 인물이건 연기건 설정이건 영화는 전반적으로 다 허접했다. 황당했던 부분은 새집에서 발견된 편지였다. 명색이 새집 재료로 쓰인 건데, 그 흔한 새똥 하나 묻어있지 않고, 새로 만든 것처럼 깨끗했다. 게다가 잠자는 숲 속의 공주가 썼다면서 얼룩 하나 없었다. 비가 안 내리는 나라였나? 아니면 공주가 쓴 게 아니라, 마녀가 여러 개 만들어서 뿌린 걸까? 그게 더 신빙성이 있다. 그게 아니라면, 100년 전에 쓴 편지가 그렇게 멀쩡할 리가……. 무엇보다 제일 어이없던 건, 휘핑보이도 읽을 줄 아는 글을 왕자가 못 읽는다는 점이었다. 도대체 어떤 나라의 어떤 왕자이기에 글도 모르는 걸까?

 

 

  아, 진짜 시간과 돈이 아까웠다. 그 시간에 게임 '프린세스메이커'를 하는 게 더 유익했겠다. 적어도 게임의 딸내미는 예쁘고 귀여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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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와 야수
크리스토프 강, 뱅상 카셀 외 /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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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Beauty and the Beast, 2014

  감독 - 크리스토프 강스

  출연 - 레아 세이두, 뱅상 카셀, 앙드레 뒤솔리에, 에두아르도 노리에가

 

 

 





  여섯 명의 자녀를 둔 부유한 상인이 있었다. 하지만 그의 무역선이 바다에서 침몰했다는 소식과 함께 몰락하여 시골로 이사하게 된다. 그러던 중 화물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에 도시로 향하지만, 오히려 내몰리게 된다. 상인은 돌아오는 길에 외딴 산 속 깊은 곳에 있던 성을 발견하는데, 그곳에는 보물과 음식이 쌓여있었다. 아이들이 부탁한 것들을 챙기던 그는 막내딸 ‘벨’이 부탁한 선물을 떠올린 그는 성의 장미를 한 송이 꺾는다. 그러자 야수가 나타나 장미를 꺾은 대가로 목숨을 빼앗겠으니 죽기 전에 가족을 만나고 오라한다. 자신이 부탁한 선물 때문에 아버지가 죽을 위기에 처하자, 벨은 대신 성으로 들어간다. 그곳에서 그녀는 사랑을 갈구하는 야수를 만나게 되는데…….


  디즈니 애니메이션으로도 유명한 ‘미녀와 야수’를 프랑스 버전으로 만든 영화다. 하지만 원작소설을 프랑스 작가인 ‘마담 드 빌뇌브 Madame de Villeneuve’가 썼다고 하니, 프랑스 소설을 먼저 디즈니가 미국화 했다고 해야 할까?


  이 작품은 벨과 야수의 만남뿐만 아니라, 왜 그가 야수가 되어야했는지도 같이 이야기해주고 있다. 중점이 되는 것은 벨과 야수의 관계이고, 사이사이에 누군가 벨에게 야수의 과거를 꿈을 통해 보여주는 것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결말 부분에 가서는 두 이야기가 하나로 합쳐지면서 마무리된다. 야수의 과거가 확실히 드러나기에, 왜 그가 그토록 사랑을 갈구하는지 잘 알 수 있다. 물론 그가 사랑을 구하는 방법은 막무가내식이긴 하다. 무조건 납치감금협박에 맛있는 음식과 좋은 옷을 준다고 해서 사랑이 싹트는 건 아닌데 말이다. 하지만 벨이 단순한 건지, 그 방법이 먹히긴 했다.


  두 사람 사이에 긴장감과 계기를 만들어주기 위해 악당이 하나 등장한다. 벨의 오빠에게 돈을 빌려준 사채업자 비스무리한 사람이다. 우연히 야수의 성에 보물이 많다는 것을 알아채고, 부하들을 이끌고 쳐들어간다. 그와의 대결에 야수가 부상을 입고, 벨은 그제야 그에 대한 사랑을 깨닫는다. 비록 최후는 좋지 않았지만, 어떻게 보면 그 악당이 사랑의 큐피드라고 할 수 있겠다.


  영화는 무척이나 영상이 아름다웠다. CG도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고 자연스럽게 아름다운 풍경을 그려내고 있었다. 이야기의 흐름도 좋았고, 배우들도 멋졌으며, 영상도 매력적이었다. 낭만적인 동화를 더 환상적으로 만들어 보여주고 있었다.


  하지만 이 작품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너무 잔잔했다!


  두 남녀의 미묘한 심리 변화를 보여주려면 잔잔한 것도 좋다. 살짝 엇갈리는 시선이나 손짓, 표정 변화로 둘의 심정을 드러내려면 차분한 분위기로 극을 이끌어가는 게 더 잘 드러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외부의 침입자와 싸우는 장면이라면? 이 영화에서 사채업자 패거리가 쳐들어와서 성을 파괴하고 야수와 대결을 벌이는 장면에서조차 잔잔한 건 너무했다. 특히 야수의 성을 지키고 있던 자연의 신들이 모습을 드러내는 장면은 그야말로 압권이었는데, 하아……. 화면과 배경음악이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어쩌면 이건 내가 너무 할리우드 영화에 익숙해져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장면에 그런 음악은 아무리 생각해도 아니다. 신비로움을 주는 분위기였는데, 거기서는 좀 더 웅장하고 긴장감 넘치는 음악이 더 어울리지 않았을까한다. 계속 잔잔했는데 거기서도 그렇게 넘어가니 전반적으로 영화가 약약약약으로 이루어진, 조금은 늘어지는 지루한 느낌을 주었다.


  영상과 전반적인 분위기는 무척이나 아름다운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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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 씨즈 - [할인행사]
워너브라더스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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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Under Siege, 1992

  감독 - 앤드류 데이비스

  출연 - 스티븐 시걸, 토미 리 존스, 게리 부시, 에리카 엘레니악

 

 

 

 

  미 해군의 전함인 '미조리호'가 마지막 항해를 떠난다.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하면 미사일이 제거되고 해체될 예정이다. 부함장을 비롯한 몇 명 장교들은 함장의 깜짝 생일 파티를 열기로 한다. 하지만 파티를 위해 불러온 외부 인사들은 사실 변장한 테러리스트들이었다. 그들을 이끄는 빌은 전직 CIA 요원으로 정부에서 그를 죽이려고 하자 앙심을 품고 이번 일을 벌였다. 물론 배에 실린 핵미사일을 이용해 돈벌이를 해볼 계획도 갖고 있었다. 그들은 전함을 장악하고 선원들을 인질로 잡은 뒤, 미 정부와 협상을 시도한다.

 

  그런데 그 배에는 함장의 총애를 받는 요리사 ‘라이백’이 있었다. 오직 함장만이 그의 진짜 정체를 알고 있는데, 원래는 뛰어난 요원이었지만 지금은 모든 것을 버리고 오직 요리사로 살고 있었다. 다행히도 그는 깜짝 파티 바로 직전에 부함장과의 언쟁으로 창고에 갇히는 바람에 인질로 잡히지 않았다. 이제 그는 숨겨왔던 기술을 되살려 테러리스트들과 맞서는데…….

 

  스티븐 시걸과 토미 리 존스의 대결이 볼만한 영화였다. 특히 토미 리 존스의 미친 놈 연기는 아주 뛰어나서, 진짜 정신줄을 놓은 사람 같았다.

 

  영화는 아무 생각 없이 그냥 화면을 따라가기만 하면 되는, 편한 작품이다. 테러리스트들이 장교와 선원들을 죽이는 부분에서는 화를 내고, 남은 선원들을 인질로 라이백을 끌어내려고 할 때는 ‘저질이다! 우우우!!!’하면 된다. 또한 아무 것도 모른 채 모형 케이크 안에서 튀어나와 춤을 추던 여배우의 깜찍한 외모와 멋진 몸매에 감탄을 하고, 스티븐 시갈이 하나둘씩 테러리스트들을 제거할 때는 ‘와-’하고 박수를 치다보면 영화는 끝이 난다.

 

  폐쇄된 공간에서 다수의 적과 혼자 맞서 싸우는 영화로는 ‘다이 하드 Die Hard, 1988’가 있다. 두 작품의 성격이 그런 부분에서는 비슷하지만, 느낌은 조금 다르다. ‘다이 하드’에서 주인공인 ‘맥클레인’은 진짜 피투성이가 되도록 당하는데, 이 영화의 ‘라이백’은 끝까지 피 한 방울 먼지 한 톨도 묻히기를 거부한다. 단정하게 뒤로 넘긴 머리는 어떤 헤어왁스를 사용했는지 끝까지 흐트러지지 않는다.

 

  이런 상황이니 왜 다른 사람은 다 맞는 총알을 주인공은 안 맞는지, 말도 안 되는 상황이지만 왜 주인공이 하면 다 성공하는지 물을 필요도 없다. 그냥 보고 즐기면 된다. 머리가 복잡하고 어쩐지 짜증이 많이 나는 날 보기에 최적화된 영화였다. 또한 스티븐 시걸과 토미 리 존스의 이십 년 전 아주 젊은 모습을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괜찮은 작품이었다. 너무 자주 보면 식상하지만 몇 년에 한 번씩 보면, 볼 때마다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해주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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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빈저 다운
알렉 길리스 감독, 랜스 헨릭슨 외 출연 / 미디어허브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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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Harbinger Down, 2015

  감독 - 알렉 길리스

  출연 - 랜스 헨릭슨, 카밀 발사모, 맷 윈스턴, 지오보니 사무엘스

 

 

 

 

 

  대학의 연구팀이 알라스카 게잡이 배 '하빈저'를 타고 돌고래 연구를 하기로 한다. 학생 중의 한 명인 '세이디'의 할아버지가 그 배의 선장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우연히 그들은 바다에 가라앉은 오래된 러시아의 우주선을 발견한다. 호기심에 그것을 인양하는데, 안에는 부패된 비행사의 시신이 들어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우주선이 우주에서 떨어질 때, 조종사만 있었던 게 아니라는 것이었다. 정체불명의 그 미생물은 배 안의 생명체들 몸속에 들어가 변이를 일으키며 진화해간다. 사람들은 얼음이 가득한 바다 한 가운데서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는데…….

 

  영화는 우주선의 추락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 부분은 '오! 멋지다!'라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이정도 퀼리티라면 전체적인 영상이나 괴생명체의 모습이 멋질 거라는 기대감에 부풀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 추측은 빗나갔다. 오프닝 제작에만 심혈을 기울여 하얗게 불태운 모양이다.

 

  이런 외계 생명체에 의한 감염과 인간의 변이를 다룬 영화들은 거의 존 카펜터의 작품인 '괴물 The Thing, 1982'과 비교되는 운명을 갖고 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그 영화가 준 충격을 뛰어넘기가 어렵다.

 

  이 영화 역시 그렇다. 대학 연구팀과 선원들의 갈등, 연구팀 내부의 갈등, 소련과 미국의 갈등을 집어넣어 사건을 이리저리 복잡하게 만들고, 다른 느낌을 주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복잡하게 일을 꼬아놓긴 했지만 주인공 반대편 인물들이 순서대로 죽어나가는 건 예측 가능했다. 반대편이기에 주인공 편의 경고를 무시하고, 우선권을 독점하고자 멋대로 행동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니 말이다. 또한 그 갈등이라는 것도 음, 내가 연구를 해본 적이 없어서 공감이 안가는 걸지도 모르겠다. 뭔가 이상하고 위험하다는 조짐이 보이는데도 그렇게 행동해야하는 걸까라는 의문이 든다. 그러다보니 갈등 구조가 좀 억지스럽다는 생각이 들면서, 이야기의 흐름이 그리 매력적이지 않았다.

 

  게다가 영화의 장면이나 설정들이 익숙했다. 위에서 언급한 존 카펜터 영화라든지 '더 소우 The Thaw, 2009' 그리고 미국 드라마 'X 파일 The X-Files, 1993'의 에피소드 등이 연상되었다. 그래서 더 예측 가능했는지도 모르겠다. 또한 이런 괴생명체가 나오는 영화에서 제일 중요한 괴물이 그리 압도적이라거나 기괴하지 않았다. 에이리언 급의 퀼리티까지는 바라지도 않았지만, 음…….

 

  그냥 주인공 세이디의 할아버지이자, 하빈저 호의 선장역을 맡은 배우 랜스 헨릭슨의 얼굴을 본 것만으로 만족했다. 70이 훨씬 넘은 나이에도 이런 B급 호러 영화에서 몸을 사리지 않은 연기를 보여주는 그의 열정에 감탄할 뿐이다. 꾸준히 저예산이건 블록버스터건 가리지 않고 연기를 한다는 점이 참 대단하다. 하아, 갑자기 그가 주연을 맡았던 미국 드라마 '밀레니엄 Millennium, 1996'을 다시 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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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싱 히어로 - [초특가판]
바즈 루어만 감독, 폴 머큐리오 외 출연 / 프렉스엔터테인먼트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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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Strictly Ballroom, 1992

  감독 - 바즈 루어만

  출연 - 폴 머큐리오, 타라 모리스, 피터 휘트포드, 빌 헌터

 

 

 

 

  6살 때부터 볼륨댄서인 부모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자란, 자신도 부모처럼 당연히 범태평양대회에서 출전해야한다는 생각을 해온 스캇.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정해진 규칙이 아닌, 그것을 벗어나 자신만의 독자적이면서 자유로운 춤을 추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그의 그런 생각은 시작에서부터 봉쇄당한다. 자신이 미는 선수를 우승시키기 위해 고의적으로 스캇을 방해하는 협회장과 그런 그의 장단에 아무것도 모르고 놀아나는 어머니와 코치 때문이다. 우연히 어머니가 운영하는 학원을 다니는프랜과 알게 된 스캇은 그녀와 함께 대회에 나가기로 한다. 하지만 이 역시 우승을 외치는 어머니에 의해 좌절되고 만다. 상심한 프랜에게 용서를 구하기 위해 그녀의 집에 찾아간 스캇은 그가 꿈꾸던 댄스를 접하게 되는데…….

 

  마마보이였던 소년의 자아 찾기라고 하면 좋을까? 아니면 부모의 과도한 집착이 천재를 어떻게 망가뜨리는지 보여주는 영화라고 하면 좋을까? 그것도 아니면 헬리콥터 맘의 폐해와 무관심했던 아버지의 조합이 재능 있는 소년의 앞길을 어떻게 방해하는지 보여주는 영화? 또는 창의력을 무시하고 규칙만 준수하는 사회는 안으로 곪아간다는 걸 말하는 영화라고 하면 어울릴까?

 

  아, 물론 천재 소년은 망가지기 일보 직전에 겨우 되살아나긴 한다. 헬리콥터 맘이라 여겼던 엄마나 무관심하기만 했던 아빠가 사실은 소년을 너무 사랑했기에, 자기들처럼 앞날을 망치는 실수를 하지 않기 바라는 마음이라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사실 엄마의 귀는 너무 얇아서 팔랑 팔랑거렸고, 아빠는 자신의 과거 실수와 배신감 때문에 아무 말도 못하고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결국 그들은 무엇이 아들을 위한 것인지 막판에 깨닫게 된다. 자기들의 욕심이나 바람이 아들이 원하는 길이 아닐 수도 있다는 걸 안 것이다.

 

  6살 때부터 걸어온 부모가 만들어놓은 길이 아닌, 자신이 원하는 길을 걷는 순간의 스캇은 무척이나 멋져보였고 반짝거렸다. 물론 주인공에게 집중된 조명의 영향도 있겠지만, 자신이 꿈꾸던 일을 하는 사람의 열중하는 모습은 보는 내내 엄마 미소를 짓게 만들었다.

 

  그나저나 영화에서 제일 놀라운 것은 프랜의 변신이었다. 처음 등장했을 때의 소녀가 나중에 그렇게 예쁘게 바뀔 줄은 상상도 못했다. 처음에 나왔을 때는 미안한 말이지만 자식을 여럿 둔, 곱슬파마를 한 아줌마 같았다. 그랬던 그녀가 단지 안경을 벗고, 눈썹을 다듬고 화장을 하고 입술을 붉게 바르고, 머리를 정돈하는 것만으로 완전 다른 사람이 되었다.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고 하지만, 여기서는 거의 사기 수준이다. 그건 유죄 아닌가?

 

  영화는 스캇과 프랜 이외의 사람들은 다 우스꽝스럽게 그려냈다. 특히 스캇의 파트너를 그만 둔 리즈나 라이벌인 캔이 등장하는 씬은 마치 코믹 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 또한 어떤 장면들은 음악을 위해 넣은 것 같은, 그러니까 마치 뮤직 비디오를 보는 것처럼 아름다웠다. 그래서 억지스럽다는 느낌을 받을 때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화면이나 음악이 멋져서 괜찮았다.

 

  이 영화를 만든 감독의 작품을 총 3편 보았는데, 다 음악과 영상이 아름다웠다. 그런 쪽으로 최적화된 감독인가보다.

 

  스캇의 아버지가 아들에게 이런 말을 한다. “To Live With Fear Is Like To Half Live.” 자신은 그런 삶을 살았으니, 아들은 그러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 들어있는 대사였다.

 

  음, 마마보이와 사귀면 여자가 마음고생이 심하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닫는 영화였다. 보고 있나, 애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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