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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스틱 4 : 실버서퍼의 위협 (2disc) - 아웃케이스 없음
팀 스토리 감독, 크리스 에반스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08년 1월
평점 :
품절
원제 - Fantastic Four: Rise of the Silver Surfer , 2007
감독 - 팀 스토리
출연 - 요안 그리피스, 제시카 알바, 크리스 에반스, 마이클 치클리스
지난 편에서 실망감을 던져주었지만, 2편이 나왔으니 뭔가 달라진 것이 있을까하는 마음에 본 영화이다. 하지만 그 실망감은 여전했으니, 3편이 만들어지지 않은 걸 다행이라고 생각해야할 것이다. 아! 그 대신 리메이크 판이 있었지……. 시리즈로 나온 작품들은 첫 번째 이야기를 보면 그 다음 것도 이어서 봐야한다는 이 집착증을 고쳐야 할 텐데, 고민이다.
지구 곳곳에서 이상 현상이 발생하는 가운데, '판타스틱'과 '인비져블'은 결혼식 준비로 한창이다. 그 와중에 '파이어'와 '씽'은 여전히 사사건건 시비가 붙어서 말싸움하기 바쁘다. 두 사람의 결혼식 날, 태양에 발생한 이상 현상과 함께, 정체를 알 수 없는 은빛의 사람 형상을 한 존재가 모습을 드러낸다. 서핑 보드와 비슷한 것을 타고 다녀서 '실버 서퍼'라 불리게 된 그것은 우주 밖에서도 움직일 수 있고, 물체를 통과하는 능력마저 갖고 있었다. 심지어 그것과 접촉한 파이어는 변이를 일으켜 다른 사람의 능력을 흡수할 수 있게 된다. 한편 자기 앞가림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판타스틱 4'가 미덥지 않은 군부는 '닥터 둠'에게도 도움을 요청하는데…….
여전히 저 팀원들의 머리에는 개념이라는 게 존재하지 않았다. 그들에게 유일한 적은 닥터 둠뿐이었다. 심지어 그들이 이길 수 있었던 것도, 순전히 완벽주의자였던 둠이 순간적인 실수를 저질렀기 때문이었다. 네 명이 별 시답잖은 것으로 싸우느라 돌아가는 상황을 모르고 갈팡질팡하고 있을 때, 둠은 이미 모든 상황을 파악하고 어떻게 대처를 해야 자신에게 유리할 지 계산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이 겨우 사건의 진상을 파악했을 즈음에, 둠은 이미 모든 준비를 끝내고 반격할 타이밍만 재고 있었던 것이다.
파이어는 1편에서도 그랬지만, 여기서도 하나도 마음에 드는 구석이 없다. 나이를 어디로 처먹었기에 그따위 행동만 하고 다니는지……. 지난번에 그렇게 혼이 났으면 뭔가 달라지는 게 있어야 하지 않을까? 어쩌면 저번에 너무도 쉽게 이겼기에,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그의 왕자병은 더욱 더 심해지고, 옆에서는 그런 그를 제지할 사람은 없었다. 하나밖에 없는 누나는 결혼 생각으로 머리가 꽉 차 있었고, 판타스틱이나 씽이 뭐라고 하면 장난으로 넘기기 일쑤니 말이다. 심지어 최종 보스를 이긴 것은 자기 팀이 아닌데도 자기가 지구를 구했다고 으스댄다. 지금까지 상황을 보고도 그런 말이 나온단 말이야? 도대체가 머릿속에 뭐가 들어있는지 알고 싶지 않다.
또한 씽은 온 몸이 돌이 되면서 머리도 돌이 된 것 같다. 애송이 하나가 깐족거린다고 거기에 일일이 반응하는 것이 참 유치하다. 그 놈이나 이 놈이나 도긴개긴이다.
차라리 악당이인 실버 서퍼와 닥터 둠이 훨씬 괜찮았다. 상대방을 처리하기위해 자신의 능력을 파악하는 자세하며, 적을 대했을 때 방심하지 않으려는 마음가짐 등이 참 멋졌다. 특히 모든 것은 원래대로 되돌릴 수 있는 실버 서퍼의 능력과 막판에 실수를 하지 않았다면 모든 것을 자신의 승리로 돌릴 수 있었던 둠의 재능이 아까웠다.
판타스틱 포는 아주 그냥 확실하게 혼쭐이 나봐야 했다. 그래야 '아, 우리가 그동안 너무 자만했었구나.'하고 깨달을 텐데 말이다. 도대체가 악당과 싸운다는 핑계로 도시건 자연이건 다 파괴하고 다녔는데, 반성하는 기색이 하나도 없다.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해도, 애꿎게 죽은 사람들에게 미안해하는 표정 하나 짓지 않는다. 이래서야 누가 악당이고 누가 영웅인지 모르겠다.
그나저나 보스의 말을 듣지 않으면 자기별이 파괴된다는데, 그런 사람에게 '지구를 구해줘!'라고 말하다니 양심은 있는 거니, 얘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