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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치 카터 - 할인행사
토마스 카터 감독, 아샨티 (Ashanti) 외 출연 / 파라마운트 / 2007년 3월
평점 :
품절
원제 - Coach Carter, 2005
감독 - 토머스 카터
출연 - 사무엘 L. 잭슨, 아샨티, 레이 베이커, 롭 브라운
70년대 고교 농구의 스타였지만 이제는 스포츠 용품 판매 사업을 하고 있는 ‘켄 카터’. 또한 자신의 뒤를 이어 농구선수를 꿈꾸는 아들 뒷바라지도 하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그의 모교인 리치몬드 고등학교에서 농구팀의 코치를 맡아달라는 제안이 들어온다. 예전에는 농구 명문이었지만, 이제는 최하위를 도맡아하는 팀이 되어버린 리치몬드 농구팀. 고민 끝에 코치를 맡기로 한 카터는 팀원들의 마음가짐부터 바꾸기로 결심한다. 그는 학생들에게 어느 정도의 기본 성적을 받고, 수업 시간에 빠지지 말라는 계약서를 내놓는다. 처음에는 반발도 심했지만, 그의 고된 훈련 덕에 기본이 탄탄해지면서 학생들의 실력은 놀랄 정도로 향상된다. 하지만 그런 그들에게 걸림돌이 생겼으니, 바로 조건 중의 하나인 ‘성적’이었다. 농구를 그만두어도 학생들이 제대로 살아갈 수 있는 길을 찾길 바라는 카터와 지금 당장 아이들의 승률이 중요한 마을 주민들의 대립이 시작되는데…….
힘든 상황에 놓인 아이들을 잘 이끌어가는 교사의 이야기를 그린 다른 영화를 본 적이 있다. ‘고독한 스승 Lean On Me, 1989’라든지 ‘위험한 아이들 Dangerous Minds, 1995’ 등이다. 이 영화들은 공통적으로 안 좋은 환경에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살던 아이들에게 한 사람이 나타난다. 처음에는 선생을 멀리하던 아이들이지만, 그 사람의 노력에 감동받고 점차 마음을 열어간다. 그리고 감동의 학년말 내지는 졸업식으로 마무리된다.
이 작품 또한 그렇다. 아이들은 공부보다는 총과 마약에 더 익숙하다. 그런 곳에서 탈출할 수 있는 길은 운동선수가 되는 것뿐이다. 그래서 아이들은 물론이고 부모들도 자식이 경기에서 멋진 모습을 보이길 원한다. 잘하면 대학 팀의 눈에 띌 수 있으니 말이다. 자기 자식은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기에, 기회만 주어진다면 대학에 스카우트되는 것은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건 당연하다. 특히 팀에서 맹활약을 하고 있는 선수의 부모라면 말이다. 그래서 코치의 성적 요구에 반발하는 부모들의 마음을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코치의 생각은 좀 다르다. 그는 실제로 선수 생활을 해봤고, 같이 운동을 했던 친구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봐왔다. 대학에 진학할 성적이 되지 못한 친구들은 마약과 갱단에 휘말려 살해당하거나 감옥에 가고 말았다. 그는 자신의 학생들이 그런 삶을 살아가길 바라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눈앞의 승률보다는 아이들의 마음가짐을 바꾸기 원했다. 아, 코치의 생각도 이해가 간다.
양쪽 다 아이들을 생각하는 건 마찬가지였다. 다만 부모는 자기 자식만 생각하고, 코치는 팀원 전체를 생각하는 게 달랐다. 둘 다 이해는 하지만, 역시 난 코치의 의견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운 좋게 대학이나 실업팀에서 농구를 한다고 해도 기본적인 것이 제대로 갖추어 있지 않으면, 나중에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운 나쁘게 고등학교 때만 농구를 하게 된다면, 그건 또 그것대로 문제다. 졸업 후 사회에 나가서 갱단에 들어가거나 마약 딜러를 하는 것 외엔 할 일이 없다.
우리나라에도 운동을 하는 학생들이 많다. 하지만 그 모두가 다 프로선수가 되는 것이 아니고, 프로선수가 된다고 해도 반드시 성공하라는 법은 없다. 또한 성공한 프로선수라고 해도, 은퇴하고 나서도 문제다. 우리나라에도 그런 경우가 많았다. 은퇴 후 사업을 하다 돈을 날렸다거나, 그 와중에 사건사고를 저지른다거나, 논문을 표절해서 망신을 당하는 등등……. 그게 다 운동만 강조한 교육의 결과가 아닐까 생각한다.
영화는 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쳐야할지 얘기하고 있다. 단순히 눈앞의 성과에 연연해하지 말고, 어떤 삶을 살아가야할 지 가능성을 봐야한다. 아이들은 어른의 인형이 아니다, 각자 생각하고 꿈꾸는 것이 있는 개별적인 인격체이다. 그런 아이들을 하나의 기준으로 하나의 목표로 내모는 것은 옳지 않다. 이건 운동선수를 꿈꾸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게도 해당하는 얘기일 것이다.
참,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