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Autopsy Of Jane Doe (오텁시 오브 제인 도)(한글무자막)(Blu-ray)
Shout Factory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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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The Autopsy of Jane Doe, 2016

  감독 - 안드레 외브레달

  출연 - 에밀 허쉬, 브라이언 콕스, 올웬 캐서린 켈리, 오펠리아 로비본드






  어느 사건 현장에서 땅 속에 파묻힌 젊은 여성의 시체가 한 구 발견된다. 경찰은 그녀가 누구인지 몰랐지만, 왜 죽었는지 알아내기 위해 부검을 하기로 결정한다. ‘토미’와 ‘오스틴’ 부자는 부검을 하던 중, 그녀의 사체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한다. 겉으로는 멍이나 상처 하나 보이지 않았지만, 몸속은 완전 전혀 아니었다. 손목과 팔목은 관절이 박살났고, 혀는 잘렸으며 장기는 부패했고, 제일 놀라운 일은 피부 안쪽에 이상한 글자가 적혀 있었던 것이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걸까? 토미의 말을 빌면, 머리에 총을 맞았는데 총상이 없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었다. 이런 믿을 수 없는 사실에 놀라는 것도 잠시, 두 사람만이 있는 부검소에 이상한 일이 벌어지는데…….



  부검소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주요 등장인물도 겨우 네 사람밖에 없는, 그 중에 한 사람은 아무 말도 없이 그냥 누워있기만 하는, 단출한 영화였다. 주로 거의 모든 대화와 행동은 토미와 오스틴 두 사람에 의해 이루어진다. 그 때문에 처음에는 좀 심심하다는 느낌을 주었다. 하지만 부검을 하면 할수록 조금씩 밝혀지는 시체의 상태와 이상한 일이 하나둘씩 계속해서 일어나면서, 보는 이를 긴장하게 만든다. 그리고 사체를 해부하는 과정이 여과 없이 보여, 상당히 잔혹하다는 인상도 들었다. 제목에 해부라는 뜻의 ‘Autopsy’가 떡하니 들어있으니, 당연한 걸까? 흉부가 절개되어 벌어진 장면이라든지, 피부 껍질을 분리하는 부분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잔잔한 노래와 함께 으스스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어떻게 보면 별 거 아닌 장면들인데, 자꾸만 시체의 눈동자라든지 얼굴을 보여주고 저절로 문이 닫히고 사체에서는 이상한 증거들이 발견되고 이러면서 뭔가 일어날 것 같다는 느낌을 들게 했다. 살아있는 것처럼 보이는 시체의 겉모습 때문에, 혹시나 해부가 된 상태로 벌떡 일어나지 않을까하는 상상마저 하게 했다. 그리고 부검소에는 신원미상의 그 시체이외에도 다른 시체가 많아서, 어떤 일이든지 일어날 수 있었다. 예를 들면 시체들의 역습 같은 거. 음, 어쩐지 무기를 들고 달려오는 되살아난 시체와 한판 맞서 싸워야 할 것 같은 제목이다. 하지만 이 작품은 그렇게 액션활극적인 면보다는 잔잔하다가 갑자기 뭔가 몰아닥치고, 또 다시 고요해졌다가 이상한 일이 일어나면서 사람을 쫄게 만드는 흐름을 보였다.



  또한 직접적으로 드러낸 것과 보여주지 않고 힌트만 던져주거나 소리 같은 것으로만 드러낸 것이 적절하게 나뉘어져 있었다. 그래서 보이지 않은 부분은 상상하고 추측해서 메워야했다. 감독의 의도가 그런 거였는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어떤 호러 작품들을 봐왔나에 따라 상상의 정도가 달라지는 영화였다. 중후반까지는 딱 좋았다. 다만 결말에 거의 다 와서 너무 설명조로 흐르는 것에 좀 실망이었다. 지금까지 주었던 떡밥을 정리하려는 의도로 인물의 입을 빌어 모든 것을 설명했는데, 거기서 의아했다. 어떻게 그 모든 것을 다 확신할 수 있지? 오랜 부검의 생활로 얻은 경험과 지식 때문인가? 아니면 뭔가 영향을 받은 걸까? 그 부분이 좀 ‘잉?’하고 석연찮게 느껴졌다.



  신원미상의 여인을 연기한 배우가 독특한 매력을 가졌다. 어쩐지 그녀만 다른 세상에 살고 있다는 느낌을 주었는데, 그게 영화의 으스스한 분위기에 일조한 것 같았다. 그리고 이상한 일이 일어날 때마다 흐르던 노래는 이 영화에서 처음 들었는데 다시는 듣고 싶지 않다. 가사는 희망적인데, 영화에서는 영상과 어우러지니 너무 오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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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콜러
매튜 파크힐 감독, 루이스 구즈만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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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The Caller, 2011

  감독 - 매튜 파크힐

  출연 - 레이첼 르페브르, 스테판 모이어, 루이스 구즈만, 에드 퀸






  상습적으로 폭력을 휘두르는 남편 ‘스티븐’과 이혼한 ‘메리’. 허름하고 낡은 집이지만, 그만뒀던 대학도 다시 다니고 예전부터 길렀던 개와 마음 편히 살기로 한다. 어느 날 ‘바비’라는 남자를 찾는 전화가 걸려오는데, 그런 사람이 없다고 해도 상대는 전혀 듣지를 않는다. 접근금지명령을 받은 스티븐이 끈질기게 찾아오는 것도 신경이 쓰이는데, ‘로즈’라는 낯선 여인의 전화는 거의 매일 밤 걸려와 메리를 괴롭힌다. 다행히 위로가 되는 것은, 대학에서 만난 ‘존’이었다. 그러던 중, 메리는 그 전화가 과거에서 걸려오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로즈가 위험한 사람이라는 것도…….



  영화의 기본 설정은 공간은 같은데 시간이 다른, 과거와 현재가 동시에 공존하는 곳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에 대한 이야기다. 비슷한 소재를 다룬 작품이 꽤 있기에, 설정만 보면 그리 신선하지는 않다.



  하지만 이 작품은 거기에 몇 가지 더 첨가해서, 색다른 재미를 주었다. 바로 로즈의 정체였고, 과거의 그녀가 저지른 일이 현재의 메리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가에 대한 표현이었다. 예를 들어, 자신이 미치지 않았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로즈는 집에다 무언가 숨기는데, 그녀가 그런 짓을 한 순간 현재의 집에 그게 생겨난다. 그 전까지는 그런 것이 없었는데 말이다. 처음에는 자신과 비슷한 아픔을 가진 사람이라 생각해 친절하게 전화를 받아준다. 둘 다 남자에게 상처받고 슬퍼했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까지는 과거와 현재의 두 여인이 서로에게 받은 상처를 보듬어가면서 다시금 세상을 살아가는 힐링영화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둘의 관계가 달라졌다. 메리가 무심코 한 말에 로즈는 자신을 괴롭히던 남자를 살해했고, 광적으로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더 이상 전화하고 싶지 않다는 메리의 말에, 로즈는 과거의 어린 메리를 데려다가 상처를 입힌다. 그 순간, 현재의 메리에게는 상처자국이 생기고, 동시에 그 기억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두 사람의 관계에서 로즈가 주도권을 갖게 된 순간이다. 이제 이야기는 어떻게 메리가 로즈에게서 벗어날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된다. 미래에 있는 그녀가 과거의 로즈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칠 수가 있을까?



  요즘은 뭐랄까, 나도 못 가본 중국이나 전국을 내 전화번호가 혼자 돌아다니고 있는 상황이라 여러 곳에서 전화가 걸려온다. 다행히 과학기술의 발전덕분에, 걸려온 전화번호가 어디서 온 것인지 구별해서 받을 수도 있고 안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불행히 메리의 집 전화에는 그런 기능이 없었다. 그 때문에 벨이 울리면 무조건 받아야했다. 그리고 처음에는 외로웠기 때문에 전화를 받았을 수도 있다. 로즈 역시 외로워서 메리에게 전화를 계속해서 의지했고 말이다.



  결국 외로움이 문제였다. 로즈는 메리를 외롭게 만들기 위해 계속해서 상처를 줬다. 어제까지 자신과 얘기하던 사람이 갑자기 사라지는 기분이 어떨지는 상상할 수 없다. 자신은 그 사람을 기억하는데, 다른 사람들은 그 사람의 존재조차 모를 때 어떤 생각이 들까? 로즈는 메리를 그렇게 만들었다. 그래야 자신에게 의지할 테니 말이다.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고 혼자 지낼 수 있는 용기를 길러야겠다. 그리고 아무 전화나 막 받아주고 친절하게 대하는 것도 좀 생각해봐야겠다. 안 그랬다가는 잘못해서 과거와 현재의 내가 위험에 빠질 수도 있을 테니 말이다. 그리고 폭력적인 남자와는 절대로 가까이 지내지 말자. 사람 본성이라는 건 다른 사람이 고치려고 한다고 고쳐지는 것도 아니고, 사람은 원래 고쳐서 쓰는 게 아니라고 하는 게 다 이유가 있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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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Strippers Vs Werewolves (스트리퍼 vs 늑대인간)(지역코드1)(한글무자막)(DVD)
Well Go USA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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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Strippers vs Werewolves, 2012

  감독 - 조나단 글렌드닝

  출연 - 아델레 실바, 세바쉬틴 알레인, 바바라 네델야코바, 루시 핀더






  스트립 클럽의 룸에서 춤추던 ‘저스티스’는 자신의 앞에 앉아있던 남자가 이상하게 변하자, 그만 만년필로 그의 눈을 찔러버린다. 늑대인간으로 변하던 남자는 은으로 만든 펜촉 때문에 사망하고, 클럽 주인 ‘자넷’은 시체를 은밀히 처리한다. 동료에게 일이 생겼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늑대 인간의 수장 ‘페리스’는 복수를 다짐한다. 그는 동료 늑대인간들을 이끌고, 사건에 관련된 클럽 사람들을 공격한다. 그리고 마침내 늑대인간들과 스트리퍼들의 격돌이 시작되는데…….



  영화는 무척이나 정신없이 진행되었다. 늑대인간에 뱀파이어, 그리고 퇴마사(또는 헌터)까지 등장했다. 정신없이 진행되었다고 해서, 속도감이 있거나 보는 이를 긴장시키고 조마조마하게 만들었다는 의미는 아니다. 아, 속도감은 있었다. 그냥 등장인물이 많았고 그들 각자의 이야기를 다 보여주느라 헷갈렸다는 뜻이다. 처음에는 여자들을 구별하기가 힘들었다. 스트리퍼일 때와 보통 때의 모습이 좀 많이 달라서……. 안경을 쓰고 안 쓰고에 따라 느낌이 달랐다. 음, 만화에서 안경을 벗은 여주인공을 못 알아보는 남자를 욕했던 나를 반성한다. 나도 이 영화를 보면서 그러고 있으니까. 그래서 나중에는 그냥 마음을 비우기로 했다. 그냥 퇴마사와 사귀는 사람, 늑대인간과 사귀는 사람, 썸남이 늑대인간에게 살해당한 사람, 그리고 클럽 주인 등으로 구별했다.



  영화는 복잡하지 않고 가벼웠다.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여지를 조금도 주지 않았다. 위에서 말했듯이 속도감 있게 진행이 휙휙 넘어가서, 각 인물들의 심리적인 갈등이나 고뇌 같은 걸 보여줄 시간이 없었다. 아무 생각 없이, 복수하고 살아남기 위해 싸우는 게 다였다. 물론 그 와중에 틈틈이 스트리퍼들의 댄스를 보여주는 건 기본이다. 그런데 스트리퍼들이 춤을 추면 남자들이 다 흥분하는데, 진짜 그럴까 의문이 들기도 했다. 음, 내 취향은 아니었다. 어쩌면 그들이 늑대여서 쉽게 흥분했을 지도?



  대신 재미있는 장치들이 종종 등장했다. 예를 들어, 클럽에서 대결을 벌일 때 늑대 인간과 스트리퍼들의 승패를 자막으로 보여준다거나, 스트리퍼들이 늑대 인간들 앞에 빨간 망토를 두르고 나타나는 장면 등등이다. 그 외에도 코믹한 장면들이 더 있었는데, 그걸 다 적을 수는 없어서 넘어가겠다. 저런 장치들이 없었다면, 영화는 무척이나 심심했을 것이다. 중간 중간에 잘린 팔다리가 그대로 보이지만, 그렇게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아마 전반적인 분위기가 코믹하고, 만화 컷이나 합성 티가 확실히 나는 장면들이 이어져서 그런 모양이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한 번 정도 보기에 적당했다. 꼭 보라고 하거나 두 번 보라고는 권하지 않겠다.



  오프닝에 흘렀던 영국 그룹 ‘듀란듀란 Duran Duran’의 ‘Hungry Like the Wolf’를 오랜만에 들으니 좋았다. 아! 이 영화 영국에서 만들었지,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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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외전 : 일반판 (2disc)
이일형 감독, 황정민 외 출연 /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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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제 - A Violent Prosecutor, 2015 2016.2

  감독 - 이일형

  출연 - 황정민, 강동원, 이성민, 박성웅







  철새 도래지 재개발을 둘러싼 환경단체와 개발회사와의 갈등이 증폭되던 어느 날. 경찰을 공격한 혐의로 검찰에서 취조를 받던 청년이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이 때문에 당시 조사를 하던 검사 ‘황정민’은 살인 혐의로 재판에 서게 된다. 죄를 인정하면 감형해주겠다는 부장 검사 ‘이성민’의 말에 따랐지만, 그는 희생양에 불과했다. 결국 그는 교도소로 가게 되고, 부장검사는 승승장구하다 마침내 정치인으로 변신을 꾀한다. 교도소 안에서 전직 검사의 능력을 살려 나름 권력을 쥐고 있던 황정민. 어느 날 사기 혐의로 잡혀온 ‘강동원’이 허세를 부리며 떠드는 얘기를 듣게 된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부장 검사와 개발업자의 함정에 빠졌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동안 쌓아놓은 감옥 인맥 네트워크와 강동원을 이용해, 황정민은 자신의 무죄를 밝히고자 하는데…….



  뷔페는 좋은 곳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만 쏙쏙 골라먹을 수도 있고, 다양한 음식을 한 자리에서 맛 볼 수 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내가 뷔페에서 절대로 하지 않는 일이 있는데, 그건 바로 한 접시에 향이나 맛이 강한 음식들을 모아놓지 않는 것이다. 그러면 각자의 향이나 맛이 뒤섞여 요리를 제대로 즐길 수 없기 때문이다. 하얀 까르보나라 떡볶이에 빨간 매운 소스가 묻는 건 음식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고 나서 느낀 기분은, 딱 그랬다. 출연한 배우들은, 심지어 조연까지 연기 꽤 한다는 평을 받는 사람들이었다. 아마 다른 작품에 혼자 출연했다면, 주연도 충분히 가능할 배우들이었다. 하지만 영화는 그런 사람들을 모아놓고, 아무 맛도 나지 않는 결과물을 내놓았다. 아니, 맛은 났다. 맛없는 맛. 배우들은 각자 가진 개성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고, 어디선가 본 것 같은 장면이 이어졌으며, 복선이나 생각하면서 볼 여지가 전혀 없었다.



  이 영화의 주인공 팀과 악역 팀은 각각 법조인과 범죄자가 한 명씩 포함된 구성이었다. 그렇기에 잘만 만들면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는 법정 장면과 통쾌한 액션이 이어지는 싸움 장면을 보여줄 수 있었다.



  하지만 액션과는 거리가 먼 사기꾼 캐릭터가 주인공이었기에, 잔꾀를 써서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하는 장면이 이어졌다. 그건 인물의 설정이기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면 법정에서 벌어지는 두뇌 싸움은 어떨까? 두뇌 싸움? 그런 건 없었다. 기대한 내 자신에게 어쩐지 미안했다. 황정민이 싸움을 걸어왔다는 걸 알면서도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은 악역 때문에, 승부는 너무 시시했다.



  게다가 황정민과 강동원이 포섭한 인물이 가세하면서, 재판은 그냥 한숨이 나올 정도로 유치했다. 아무래도 영화 제작진은 복선이라든지 반전엔 전혀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 두 사람이 포섭한 인물이 누구인지 밝히지 않았으면, 더 긴장감을 주지 않았을까? 그가 그렇게 대놓고 편파적인 행동을 하는 게 아니라, 긴가민가할 정도로 아슬아슬하게 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제작진이 이런 부분에서는 너무 무성의하게 각본을 쓴 것 같다. 어차피 여기저기서 설정을 인용할 거면, 반전도 좀 응용하면 좋았을 텐데.



  그리고 두 주인공 역시 그다지 매력적이지가 않았다. 두 사람 다 그들의 전작에서 연기했던 것과 별로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



  황정민은 애초에 선량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자신의 촉을 믿고 강압적으로 용의자를 취조하는 폭력검사였다. 그에게는 과거의 자신에 대한 반성보다 억울함을 푸는 것이 먼저였다. 마지막에 법정에서 과거의 자신이 어쩌구하면서 변론을 하는데, 그게 진심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의 연기톤은 한결같기 때문이다. 그리고 강동원. 아, 진짜 법정에서 그가 증언하는 부분에서 그냥 웃음이 나왔다. 좋아서 웃는 게 아니라, 너무 어이가 없어서 그냥 절로 피식하는 웃음이 나왔다. 그가 입을 열 때마다 마치 ‘난 지금 중요한 열쇠를 쥔 증인 연기를 하고 있어요.’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증언에 전혀 신뢰를 할 수 없는, 가식적이고 연기하는 중이라는 게 뻔히 보이는 연기였다. 저런 증언을 믿는 사람들이 있기는 할까라는 의문이 들 정도였다. 그의 연기력이 과대평가된 게 아닐까하는 의구심이 생길 정도로 엉망이었다.



  전형적이고 뻔한 스토리와 구멍이 숭숭 뚫린 설정 그리고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은 인물들까지, 영화는 너무 무성의했다. 오직 강동원의 얼굴로 밀어붙인 작품 같았다. 영화를 다 보고 기억에 남는 건, ‘Jessy Matador’라는 가수가 부른 ‘Bomba’라는 노래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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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르: 천둥의 신
케네스 브래너 감독, 나탈리 포트만 외 출연 / 월트디즈니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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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원제 - Thor, 2011

   감독 - 케네스 브래너

   출연 - 크리스 헴스워스, 나탈리 포트만, 안소니 홉킨스, 톰 히들스톤







  언젠가 얘기한 것 같지만, 내가 그리 즐겨보지 않는 장르가 있으니 바로 메카닉 물과 코믹스 원작이다. 다시 말하자면, 트랜스포머나 ‘어벤져스’, ‘배트맨’, ‘슈퍼맨’, 그리고 ‘엑스맨’ 시리즈 같은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하지만 10월 말에 개봉하는 이 시리즈의 3편을 애인님이 보고 싶어 하기에, 미리 예습과 복습을 하기로 했다.



  신들의 아버지인 ‘오딘’의 후계자로 지목된 ‘토르’. 하지만 대관식 날, 그들의 신성한 땅 ‘아스가르드’의 지하 보물 창고에 몰래 침입한 자들이 있었다. 바로 예전에 오딘에게 패했다고 알려진 ‘프로스트 자이언트’ 족의 ‘라우페이’ 일당이었다. 토르는 친구들과 함께 본때를 보여주겠노라며, 그들이 숨어사는 ‘요툰하임’으로 잠입한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위기에 처하고, 아버지 오딘의 도움으로 겨우 돌아올 수 있었다. 오딘은 다혈질인 아들에게 실망하며, 그를 인간계로 추방한다. 신이 아닌 인간의 몸으로 지구에 떨어진 토르는 우연히 과학자인 ‘제인’을 만난다. 한편 이 모든 것을 꾸민 동생 ‘로키’는 아스가르드뿐만 아니라 요툰하임까지 지배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내는데…….



  미리 말하자면, 이 리뷰는 순전히 내 생각과 망상 그리고 공상을 엮어서 쓴 것임을 밝혀두겠다.



  어느 재벌 집에 아들이 둘이 있다. 하나는 친자이고, 다른 하나는 양자이다. 친자는 머리가 좀 나쁘지만 쾌활하고 낙천적이다. 회장인 아버지는 친자에게 사업을 물려주려니 부족한 머리가 걱정되어, 똑똑한 양자에게 보좌를 맡기기로 결심한다. 그런데 양자가 보기에, 친자의 머리가 부족해도 너무 부족한 게 아니었다. 게다가 욱하는 성질머리에 어떻게 보면 호구 같은 기질이 있어서, 그런 친자가 회장이 되면 회사를 말아먹거나 자신이 고생할 것은 뻔할 뻔자였다. 그래서 그는 결심한다. 어차피 고생할 거, 내가 회장이 되겠어! 게다가 알고 보니, 회장이 바로 양자의 친부 집안을 쫄딱 망하게 한 장본인이었다. 그는 친자의 욱하는 성질과 세부적인 사항에는 신경 쓰지 않는-다른 사람들이 보면 화통하다고 칭찬할-성격을 이용해 함정을 판다. 이후 모든 것은 그의 계획대로 이루어졌다. 단 한 가지, 아버지인 회장이 아무도 몰래 친자에게 가문의 비기를 전해주지만 않았다면 말이다. 자신에게 부족했던 단점을 깨닫고 아버지가 내 준 수수께끼를 푸는 순간, 친자는 가문의 후계자만 가진다는 비밀을 알게 된다. 그래서 친자는 양자를 내쫓고 후계자로 복귀한다. 결국 이 모든 것은, 부족한 친자를 훈련시키기 위한 회장의 빅 픽쳐였던 것이다. 양자는 단지 이를 위한 제물에 불과했다.



  이런 경우, 제일 나쁜 것은 누구일까? 키워준 은혜도 모르고 자기 것도 아닌 자리를 탐한 양자? 자기 딴에는 망하게 한 집안 아이를 기르는 것으로 죄책감을 덜려고 했지만, 결국 능력보다는 친자의 손을 들어준 회장? 지적 능력보다는 머리길이와 힘만 길렀던 친자?



  어떤 잡지에서는 양자를 최고의 빌런 랭킹에 넣기도 하는데, 내 생각에는 회장도 넣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그가 양자와의 대결에서 쓰러지는 등의 희생자 코스프레를 하긴 했지만, 이 모든 사태를 만들어낸 방조죄도 만만찮을 것 같다. 친자가 양자보다 덜 똑똑하고, 성격이 급하고 욱하는 성질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그에게 너무 많은 권한을 주었다. 그래놓고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추방시키고, 양자가 활개 치게 내버려둔 다음에 친자를 다시 불러들이는 치밀함! 결국 두 아들은 그의 손바닥 위에서 놀아난 장기말이 아니었을까? 그는 양자에게 악역을 맡김으로 자연스럽게 자신의 친자에게 후계 자리를 물려주는 것에 이견이 없도록 판을 짜놓았다. 원래 겉으로 나대면서 일 저지르고 다니는 놈보다 뒤에서 조용히 계획을 짜주는 놈이 더 무서운 법이다. 역시 한니발 렉터!



  영화는 주인공인 토르보다 조연인 오딘과 로키에게 더 눈길이 갔다. 2편에서는 주인공의 존재감이 느껴지면 좋겠다. 영상, 특히 아스가르드의 전경과 ‘헤임달’이 지키는 관문은 무척이나 멋졌다. 주인공의 무존재감을 영상이 메워주었다. 북유럽 신화를 새롭게 재해석한, 설정만 흥미로웠던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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