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받은 아이
브랜던 크리스텐센 감독, 크리스티 버크 외 출연 / 아컴스튜디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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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Still/Born, 2017

  감독 브랜던 크리스턴슨

  출연 크리스티 버크제시 모스레베카 올슨젠 그리핀

 

 

 

 

  ‘메리는 출산 도중 쌍둥이 중 하나를 잃는 사건을 겪는다이후 그녀는 하나 남은 아들을 돌보면서도 한편으로는 울음소리도 들어보지 못한 아이에 대한 생각으로 우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그런데 어느 날부턴가 베이비모니터에 자꾸 이상한 소리와 모습이 잡힌다하지만 메리나 남편 이 가보면아들 방에는 아무것도 없었다이에 잭은 그녀가 산후우울증을 겪는 게 아닌가 의심한다아이의 다리에서 이상한 흉터를 발견한 잭은집 안 곳곳에 CCTV를 설치한다잭이 회사 일로 출장을 가는 바람에 아들과 둘만 남은 메리집에서는 자꾸만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메리는 뭔가가 자신의 아이를 노린다는 확신을 갖는다그녀는 자신과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들의 사례를 검색하는데…….

 

  어린아이를 노리는 사악한 존재와 이에 맞서는 어머니를 다룬 작품들은 꽤 있다그렇게 많은 작품을 접하진 않았지만 내가 본 것 중에서는다 큰 아이를 구하러 다니는 건 아버지가 많고 어린아이를 구하는 건 어머니인 경우가 많은 것 같다아이가 작으면 엄마가 데리고 뛰기 편해서일까?

 

  하여간 이 작품 역시갓 태어난 아이를 노리는 악령에 맞서는 엄마의 고군분투기를 그리고 있다문제는 엄마의 눈에는 악령이 보이지만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엄마가 미친 것처럼 보인다는 사실이다엄마의 눈에는 낯선 존재가 보이고엄마의 귀에는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볼 때는 엄마가 혼자 이상한 행동을 하고 있었다어쩌면 문제는 CCTV일지도 모르겠다다른 사람들이 그 당시 어떤 일이 있었는지 확인하는 방법은집안 곳곳에 설치해놓은 CCTV밖엔 없었다그런데 이런 장르를 본 사람들은 다 안다거기에는 악령의 존재가 찍힐 리가 없다는 사실을거기다 영화에서는 영리하게도 거기에 한술 더 떠서엄마가 한 행동이 전혀 다르게 보이도록 만들었다이건 영화 오큘러스 Oculus, 2013’ 같은 카메라로 모든 것을 녹화하는 설정이 나온 최근 작품들에서 비슷하게 사용했던 설정이다.

 

  그래서 모든 상황은 엄마에게 불리하게만 돌아갔다사람들은 그녀가 아이를 잃은 슬픔에 극심한 우울증을 겪고 있는 것으로만 여겼다그녀가 하는 모든 말과 행동은우울증과 망상에서 나온 헛소리로만 치부했다그런데그런 상황이면 아내가 거부해도 돌봐줄 사람을 구해야 하는 거 아니었나유모라든지 집안일을 돌봐줄 사람이나 그것도 아니면 다른 가족이라도 불렀어야 하는 게 아닐까?

 

  자신이 알아낸 것들을 남편에게 얘기하지 않는 아내아내가 말하는 것을 모두 망상에서 나온 헛소리라 여기며 들어주는 척만 하는 남편어쩌면 부부 사이에 대화가 별로 없었던 것이 문제를 더 악화시켰을지도 모르겠다하여간 대화의 부재는 거의 모든 사건의 원인이자 갈등을 심화시키는 요인이다.

 

  그런데 그렇게 아들 방에 뭔가 있는 것 같으면그냥 같이 데리고 자면 되지 않았을까굳이 베이비모니터를 설치해가면서 뭔가 아이를 데리고 가지 않을까 걱정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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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산범 (2disc)
허정 감독, 염정아 외 출연 / 에프엔씨애드컬쳐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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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제 - The Mimic, 2017 8.17 개봉

   감독 - 허정

   출연 - 염정아, 박혁권, 허진, 신린아






  치매에 걸린 노모와 어린 딸 ‘준희’를 데리고 장산으로 이사 온 ‘희연’과 ‘민호’ 부부. 아들을 잃어버린 아픈 기억을 잊고, 한적한 전원에서 살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개를 찾으러 갔던 동네 아이들의 부탁으로 도와주러갔던 부부는 한 소녀를 만난다. 소녀를 씻기던 희연은 학대의 흔적을 발견하고, 안타까운 마음에 집에서 머물도록 한다. 그런데 자신의 이름을 부부의 딸과 똑같은 준희라고 밝힌 소녀는 이상하게 딸과 비슷한 소리를 낸다. 소녀가 집에 머물면서부터 가족들에게는 이상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고…….



  ‘장산범’이라는 도시 괴담 속의 괴물이 있다. 온 몸이 하얀 털로 뒤덮여있는데,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흉내 낸다고 한다. 그리고 그 목소리에 홀려 따라온 사람을 죽인다는 것이다. 영화의 처음 시작은 좋았다. 불륜관계에 있는 두 남녀가 본처를 죽이고 숲의 어느 동굴 같은 곳에 버리고 그곳을 메운다. 그런데 이상하게 두 사람에게 죽은 부인의 목소리가 들리면서, 공포에 휩싸인다. 장산범이라는 존재가 뭔지 알고 보는 사람은 ‘이제 괴물이 나오겠구나!’라고 생각하면서, 어떻게 묘사가 될 지 기대를 할 것이다. 반면에 장산범이 뭔지 모르는 사람이라면, ‘죽은 사람이 귀신으로 나오는 건가’라며 비명 지를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영화의 공포는 거기서 끝이었다. 장산범이 조금씩 가족을 홀리는 목소리를 내도, 드디어 정체를 드러내고 본격적으로 가족을 위협해도, 영화의 분위기는 전혀 무섭다거나 오싹하지 않았다. 특히 후반부에 가서는 어쩐지 모를 짜증까지 났다.



  아무리 좋게 보려고 해도, 주인공인 희연이 왜 저런 행동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아무리 학대받은 것 같은 아이가 안쓰럽고 그래도, 자기 딸이랑 이름도 똑같고 목소리까지 비슷하게 내는 아이가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는 게 이상했다. 난 누군가 내 조카 이름과 목소리를 똑같이 내는 아이가 있다면 께름칙하게 느껴졌을 텐데. 그런데 이 영화의 주인공은 전혀 그러지 않았다. 심지어 아무도 없는 집에 한밤중에 자기 딸만 혼자 내버려두고 그 아이를 찾아 나선다. 어린 딸에 대한 보호대책은 아무것도 해놓지 않고! 게다가 희연은 치매 걸린 노모와 어린 아들을 두고 자리를 비웠다가, 아들을 잃어버린 아픔이 있다. 그런데 남은 딸을 그렇게 무방비상태로 놓고 나간다? 한밤중에, 사람도 거의 없는 외진 곳에 있는 집에 혼자 두고?



  애인님은 희연이 목소리에 홀려서 그랬다고 했지만, 그런 과정은 나오지 않았다. 설마 그 아이를 처음 보자마자 홀린 걸까? 이해가지 않는 그녀의 모든 행동들이 다 목소리에 홀린 증거인 걸까? 하여간 그래서 후반부로 갈수록 이야기는 지지부진하게만 느껴지고, 전혀 무섭지도 않고, 오싹한 건 안드로메다로 가버렸다. 남은 건, 자신의 자식은 잊어버리고 다른 아이에게 매달리는 주인공뿐이었다. 공포영화에 모성애를 넣으려고 한 것 같은데, 그 모성애의 방향이 좀 이상했다. 애인님 말대로, 홀려서 그랬다고 생각하는 게 마음 편할 것 같다. 그게 아니라면, 그녀는 아들에 대한 그리움 때문에 딸을 버린 게 되니까. 아니, 딸을 버린 게 아니라 그녀의 기억 속에서는 그 아이에서 저 아이로 딸이 바뀐 걸지도 모르겠다. 그러면 감독이 보여주고 싶었던 장산범이란 괴물은, 목소리를 흉내 내는 것뿐만 아니라 원래의 존재와 대체되기까지 한다는 걸까?



  산에서 만난 아이가 남자아이여서 잃어버린 아들을 연상시키거나, 딸이 실종되고 그 아이가 나타나는 거였다면, 희연이 그토록 아이에게 집착하는 게 이해가 갔을 텐데 아쉽기만 하다. 그런 방식이 진부해서 제외시킨 걸지 모르겠지만, 그랬다면 주인공의 행동에 공감이라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영화는 그런 공감대 형성에 실패했다. 그냥 무섭지도 않고, 애달프지도 않은 이상한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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램페이지
브래드 페이튼 감독, 나오미 해리스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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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Rampage, 2018

  감독 브래드 페이튼

  출연 드웨인 존슨제프리 딘 모건조 맹가니엘로말린 애커맨

 

 

 

  한 기업이 우주에서 몰래 유전자 실험을 하려다가 문제가 생긴다결국 우주선은 폭발하고샘플 가스를 담은 용기가 지구로 떨어진다우연히 그걸 흡입한 세 마리 동물알비노 고릴라와 늑대 그리고 악어는 유전자 변형을 일으키게 된다다쳐도 금방 재생할 수 있고원래 모습보다 몇 배로 커지면서 공격력과 민첩성 등이 뛰어나게 발달한 동물들은 위협적이었다기업에서는 그들에게 영향을 주는 전파를 일으키고동물들은 그 신호를 따라 도심지로 향하며 모든 것을 파괴하는데…….

 

  영화의 주인공은 동물 사육사인 드웨인 존슨이라고 알려졌지만영화를 보면 실질적인 주인공은 알비노 고릴라인 조지라는 걸 알 수 있다남들과 다른 피부색 때문에 따돌림당할 수도 있지만특유의 친화력과 포용력으로 다른 고릴라들과 그럭저럭 잘 지내는 성품인간과 농담 따먹기를 할 수 있을 정도의 유머 감각과 수화를 구사할 정도로 뛰어난 지능 그리고 인간과 공존하는 친화력인간의 잘못으로 고난을 겪지만 절대로 인간을 미워하지 않고 끝까지 돕는 의리까지! ‘혹성탈출진화의 시작 Rise of the Planet of the Apes, 2011’의 주인공 시저’ 이후 두 번째로 만나는 멋진 유인원이었다시저가 타고난 지배자였다면조지는 뛰어난 장군이었다마지막 장면까지 품위와 유머 감각을 잃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드웨인 존슨이 몸을 던져 구르는 장면이 많았지만그건 별로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이미 그 사람이 그렇게 나오는 작품을 본 적이 있어서인지, ‘이번엔 위험했어이야진짜 힘들겠네.’라는 생각만 들었다미드 수퍼내추럴 Supernatural’에서 퇴마사이자 악마 사냥꾼으로 나왔다가 워킹 데드 The Walking Dead’에서 나쁜 놈으로 나왔던 제프리 딘 모건이 등장할 때는, ‘아저씨 이건 오컬트 물이 아니라 괴수 물이에요.’라는 생각과 함께 뒤통수치는 건가?’라는 의심이 아주 잠깐 들기도 했다.

 

  영화를 보면서 쥬라기 공원 Jurassic Park, 1993’이 떠올랐다그 작품에서는 온갖 유전자 조작을 통해 오래전에 사라진 공룡을 복원해냈다여기서도 유전자 조작을 통해 여러 동물의 장점을 갖춘 최강의 병기가 만들어졌다과학을 이용한 인간의 우수성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문제는 인간에게는 그런 걸 만들어낸 능력은 있는데그걸 관리하거나 제어할 능력까지는 갖추지 못했다는 점이다이런 장르에서 보면원래 인간은 저 모양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된다매번 인간의 지나친 자신감과 과욕 때문에 실험하고그 실험에 문제가 생기자 은폐하려다가 문제가 더 커지고결국 지구 단위의 재난이 발생하고……이제 인간이 문제의 원인인 것은 기본 명제가 되어버린 모양이다그러니까 인간이 자기들의 과욕 때문에 멸망하는 작품이 나올 때가 되었는데언제쯤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인간들이 다 사라지고 난 다음에그들이 만들어낸 실험체들이 지구를 차지하는 그런 거로진짜 내가 조지였으면 인간들 다 죽이고 동물의 왕국으로 만들었을 것 같다.

 

  동물들의 활약이 엄청났던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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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The Monkey King 3 (몽키킹3)(지역코드1)(한글무자막)(DVD)
Well Go USA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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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The Monkey King 3, 西游記女兒國, 2018

  감독 소이 청

  출연 곽부성조려영풍소봉소심양

 

 

 

 

  삼장법사를 호위하여 손오공저팔계 그리고 사오정은 뱃길을 가고 있었다그런데 물속에 있던 한 요괴의 난입으로그들은 어느 이름 모를 낯선 곳에 떨어지고 만다그곳은 여자들만 사는 여인국으로무단침입한 삼장법사 일행을 처벌하고자 잡아 온다그런데 그들을 조사하던 왕국의 여왕이 삼장법사에게 호감을 느끼는데…….

 

  음이번 편은 그렇게 극적인 재미가 있지는 않았다. CG 장면은 여전히 화려하고 멋졌지만등장인물들은 그렇게 매력적이지가 않았다아니마음에 들지 않았다특히 여인국의 여왕 캐릭터는 무척이나 실망스러웠다.

 

  어째서 똑같이 여자들만 사는 왕국인데 동서양의 차이가 나는 걸까서양에서는 카리스마 넘치는 여왕이 다스리면서 세계의 평화와 균형은 우리가 지키겠다며 의욕적이고 주체적으로 살아가는데왜 여기는 여왕부터 나사가 풀려있는지 모르겠다난생처음 보는 남자가 신기하기도 하고바깥세상에 대한 궁금증이 있는 것까지는 이해가 가겠다그런데 갑자기 그 남자에게 호감이 생기고 모든 것을 버리고 도망치고 싶을 정도로 애정이 깊어질 수 있을까왕국의 수호자가 결계를 나가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교육받지 못한 건가이건 국왕의 교육을 맡은 사람을 잘못 뽑았기 때문에 벌어진 일일지도 모르겠다서양의 여인국은 온갖 무술을 가르치면서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능력과 책임감을 가르치며 여왕으로 길렀다그런데 동양의 여인국은 그냥 예쁘고 좋은 것만 보여주면서 길러 어린애로 만들어버렸다.

 

  물론 이걸 성장물로 보면 그러려니 할 수 있다우선 이 작품에서 로맨스를 찍은 삼장법사를 보자요괴들에게 호위를 받으면서다른 요괴를 무서워하고 그러면서 자신이 서역에 가서 경전을 가져오는 임무를 잘 할 수 있을지 불안해하기도 하고또 동시에 외부의 유혹여기서는 이성의 접근에 대해 대처를 하면서 진정한 종교인이라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깨닫는 과정을 그린 거라면이건 그의 성장물이 된다. 1편에서는 손오공이 성장하고, 2편에서는 일행이 어떻게 신뢰를 형성하는지 보여주었다면이번 3편은 삼장법사가 진정한 종교인으로 거듭나는 걸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로맨스의 한 축을 담당했던 여인국의 여왕 역시좋은 것만 보고 맛있는 것만 먹으며 모두의 사랑 속에 어리광만 부리던 철부지 어린애가 아니라 한 나라를 책임지는 어른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주었다자신이 하는 모든 행동과 말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 생각하고 신중하게 행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렇게 보면 괜찮은 작품이긴 하지만너무 심심했다계속해서 사건이 일어나고 그것을 해결하느라 인물들이 움직였지만어쩐지 지루한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생전 처음 보는 존재에게 사랑이 느껴지나사랑보다는처음 보는 낯선 것에 대한 호기심이나 궁금증 그리고 두려움 같은 게 느껴지는 거 아닌가아무리 생각해도 여왕님의 취향은 이상하다나였다면 아마 가까이 가지 않고 가둬두고 관찰연구를 할 텐데……그래서 내가 여왕님이 아닌 거겠지.

 

  물을 먹으면 저절로 임신이 되는 설정은어릴 적에 서유기에서 읽은 것 같다거기가 여인국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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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밤
장항준 감독, 강하늘 외 출연 / 인조인간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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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제 - Forgotten, 2017

  감독 장항준

  출연 강하늘김무열문성근나영희

 

 

 

 

  화기애애한 분위기의 네 가족이 새집으로 이사 온다약간의 신경쇠약증을 앓고 있는 진석은 이상한 예감이 들지만자신의 병 때문이라 생각하고 넘긴다그러던 어느 날형 유석이 진석이 보는 앞에서 납치된다다행히 19일이 지나고 형이 돌아오지만진석은 형이 달라졌다는 느낌을 받는다우선 밤마다 가족들 몰래 나간다거나 교통사고로 절던 발이 바뀌는 등수상한 것투성이다어김없이 밤에 나가는 형을 몰래 따라나선 진석은믿을 수 없는 장면을 보게 되는데…….

 

  영화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돌아온 형의 비밀을 밝히려는 동생의 얘기를 그린 전반부와 어째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 알려주는 후반부였다그런데 이상하게도 전후반의 분위기가 너무 달라서마치 똑같은 배우가 출연하는 두 개의 영화를 보는 기분이었다전반부는 나만 빼고 다 이상하다는 스릴러후반부는 그땐 그랬을지도 몰라라는 드라마.

 

  전반부는 의심스러운 상황의 연속에다가 조마조마한 분위기로 가득 차 있었다뭔가 집 안에 숨어있는 것 같기도 하고납치되기 전과 돌아온 후에 너무도 달라진 형의 모습에 지금까지 봤던 스릴러 호러 영화의 여러 설정을 떠올리기도 하고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영화를 보는 내내 생각하고 머리를 굴렸다그야말로 영상에서 한시도 눈을 뗄 수가 없었다경찰서에서 비밀이 드러나는 순간은이미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했지만 으아!!!’하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반면에 후반부는 그냥 다 떠먹여 주는 분위기였다혹시 못 알아듣거나 이해를 잘못할까 봐찬찬히 설명에 설명을 해주고 있었다전반부에서 머리를 굴린 의미가 없어지는 허망한 기분이었다물론 의뢰인의 정체가 드러나는 장면은 좀 놀랐지만전반부에서의 충격은 주지 못했다이미 앞부분에서 놀랐기에김이 샜다고 해야 할까?

 

  구성 방식을 좀 바꿨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후반부가 너무 친절해서전반부의 놀라움이 반감되는 느낌이었다후반부에서 설명과 회상 장면으로 보여준 과거를 전반부에서 틈틈이 환각으로 넣었다면 어땠을까복잡하다거나 어지럽다는 얘기를 들을 수는 있겠지만막판 반전이 주는 놀라움은 배가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배우들의 변신 장면이 놀라웠다나영희 씨는 우와……보면서 대박!’이라는 놀라움과 감탄 그리고 소름이 쫙 끼치는 게영화에서 제일 오싹하고 조마조마한 부분이었다문성근 씨도 웃는 모습 하나로 그렇게 충격을 줄 수 있다는 게 놀라웠다전까지는 따뜻하고 자애로운 느낌이었는데갑자기 영화 실종, 2008’의 연쇄 살인마가 떠오르는 미소로 느낌이 확 달라졌다똑같이 웃는 모습인데 어떻게 그렇게 다른 느낌을 줄 수 있는지 놀랍기만 했다그리고 김무열 씨의 변신도 멋졌다전반부와 후반부에서는 눈빛마저 달라지고말투라든지 태도까지 다른 사람 같았다설마 배우들의 변신을 보여주려고 전후반부를 나눈 걸까?

 

  그 당시국민들이 어떤 일을 겪어야 했는지 안타깝고 극적이며 단편적으로 보여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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