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 로컬
제이슨 플레밍 감독, 빈센트 레건 외 출연 / 비디오여행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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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Eat Local, 2016

  감독 제이슨 플레밍

  출연 찰리 콕스토니 커렌덱스터 플레처이브 마일즈

 

 

 

 

  일곱 명의 사람들이 한적한 시골집에 모여 할당량이라든지 분배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그들은 나이뿐만 아니라 인종과 성별이 다양하게 이루어져 있었다.대화를 나누던 중한 명이 영역을 넘어 아이들을 죽였다는 죄명으로 다른 이들에게 살해당한다뒤이어 바네사라는 여인이 세바스찬이라는 남자를 데리고 오는데다른 이들이 그에게 빈자리를 채워달라고 요구한다알고 보니 그들은 각자 영역을 침범하지 않기로 한 뱀파이어 영주들이었다그런데 규칙상 언제나 여덟 명이 있어야 하기에세바스찬을 영입하기로 한 것하지만 세바스찬은 제의를 거절하고이에 일곱 명은 비밀을 안 그를 죽이려 한다그런데 그 시골집은 이미 중무장한 군대 수준의 헌터들로 포위된 상태였는데…….

 

  영화는 상당히 경쾌하고 약간은 고어스러운 장면도 있었다너무 무겁지도 않았고그렇다고 하늘로 날아갈 정도로 가볍지도 않았다그냥 적당히 유쾌하고적당히 잔인했으며적당히 깔끔한 결말이었다.

 

  뱀파이어들이 동료의 죽음에 경건하게 의식을 치르는 장면을 보고 좀 웃겼다인간은 그렇게 처참하게 죽이면서하긴 인간도 같은 인간이 죽으면 최소한의 예의를 보여주긴 한다다만 돼지나 소를 죽일 때는 그렇지 않지그러니까 뱀파이어도 자기들에게 인간은 소나 돼지에 불과하니까 예의라든지 경건함 따위는 보일 필요가 없겠구나.

 

  마지막 부분에서역시 인간이 제일 영악하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그것이 뭐냐고 말할 수는 없지만어떻게 보면 영화에 등장한 뱀파이어들은 어떤 면에서는 순진했다오래 살면서 인간들의 사회가 얼마나 빠르고 비정하게 변하는지 제대로 배우지 못한 것 같았다그럭저럭 오래 살면서 과학 기술의 변화에 따라 현대 문물을 사용할 수는 있었지만그걸 활용해서 앞서 나갈 계획은 없었나 보다그냥 평범하게 먹이로 삼을 인간이 주위에 있고정체를 들키지 않을 정도로만 지내는 거에 만족하는 소시민적인 삶을 추구했다고 할까마지막에 등장한 그걸 뱀파이어들이 먼저 했다면지구를 정복할 수도 있었을 텐데그야말로 재주는 뱀파이어가 부리고돈은 인간들이 긁어모으고 있었다역시 인간영악하고 타인을 이용하는 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바네사가 방에 숨은 세바스찬을 추격할 때문을 조금 부수고 그 안으로 얼굴을 들이미는 장면이 있다어쩐지 영화 샤이닝 The Shining, 1980’에서 잭 니콜슨이 도망가는 가족을 찾아서 문을 도끼로 부순 장면이 생각났다유명한 장면이라 여기저기서 패러디되는 모양이다.

 

  드라마 데어데블 Daredevil, 2015’에서 주인공을 맡은 찰리 콕스도 뱀파이어로 등장하는데처음에는 못 알아봤다목소리가 익숙하다고 생각했는데그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선글라스의 힘은 생각보다 엄청난 모양이다.

 

  그나저나 그 시골집 부부의 정체가 궁금하다내가 생각하는 그게 맞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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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Mara (마)(한글무자막)(Blu-ray)
Lions Gate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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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Mara, 2018

  감독 클라이브 톤지

  출연 올가 쿠릴렌코하비에르 보텟랜스 E. 니콜스로지 펠너

 

 

 

 

  어느 날한 남자가 잠을 자다가 죽어버린다부인과 어린 딸은 마라가 나타나 그를 잡아갔다는 말을 하지만아무도 그걸 믿지 않는다경찰은 단순히 그들이 충격을 받아서 그런가 보다 생각한다범죄 심리학자인 케이트는 사망자가 수면 장애 모임에 참여했음을 알아내고직접 가보기로 한다그곳에서 그녀는 마라라는 악령이 잠자는 자신을 죽이러 올 거라 말하며 공포에 떠는 남자를 발견하는데…….

 

  수면마비다른 말로 하면 가위눌림에 대한 공포는 동서양을 가리지 않는 모양이다전에도 적었지만가위에 눌린 상태에서는 이상한 소리가 들리고괴이한 형체가 보이기도 한다니 당연히 무서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그래서 누군가는 그것을 과학적으로 밝혀내려고 노력하고또 누군가는 그것을 초자연적인 현상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수면마비를 초자연적인 현상으로 다룬 것 중에서 대표적인 작품은 아마 나이트메어 A Nightmare On Elm Street, 1984’ 시리즈일 것이다단순한 가위눌림이라 여겼던 일들이 악령의 소행이었다는 건이후 많은 영화에서 차용된 설정이다물론 그 누구도 프레디 크루거처럼 인상적이진 못했다그 능글거림과 뻔뻔스러움그리고 가학적인 변태성은 이후 등장한 비슷한 설정을 가진 영화 속의 다른 캐릭터들에게 큰 영향은 줬다.

 

  이 작품에서 등장한 마라어떻게 보면 프레디의 여자 버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프레디보다는 기원이 오래되었고지역을 막론하고 나타난다는 점에서는 달랐다그리고 과묵하고 희생자를 앞에 두고 장난을 치지도 않았다좋게 말하면 짧고 굵게 한 번에 죽여준다고 해야 할까?

 

  마라가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이유는 죄책감 때문이라고 나온다잘못을 저지른 사람들이 그에 대해 후회를 하거나 자책을 하고 미안함을 느끼면그 부정적인 감정에 마라가 반응한다는 것이다그리고 마라에게 낙인이 찍힌 사람이 있으면그 주위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말이다.

 

  그런데 그런 설정이라면이런 의문이 든다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범죄자라면그런 사람에게는 마라가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은자신이 한 행동이 상대에게 안 좋은 영향을 주거나 결과가 좋지 않으면미안함을 느낀다자신에게 책임이 있다고 자책하기도 하고그러지 말았어야 했다고 후회한다그렇다면 보통 사람이라면 누구나 마라의 저주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봐야 한다.

 

  마라의 저주를 받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간단하다자책할 일을 만들지 않거나자책하지 않으면 된다타인에게 무감각한 철저한 이기주의자가 되거나서로를 배려하고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 심사숙고하고 조심스럽게 해야 한다는 말이다어떤 삶을 살아가면 좋을지는 개개인의 선택이다그런데 이 작품을 보면전자로 살아가는 게 더 편할 것 같기도 하다마라가 나타나는 죄책감의 기준이 너무 주관적이어서착하게 살면 살수록 희생양이 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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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위: 수면마비의 기억
로드니 애셔 감독, 지그프리드 피터스 외 출연 / 미디어허브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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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The Nightmare, 2015

  감독 로드니 에스쳐

  출연 시그프리드 피터스스티븐 이베트

 

 

 

 

  포털에서 검색하면이 작품의 장르는 다큐멘터리로 되어 있다그런데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앞에 페이크라는 말이 빠져있는 거 아냐?’, ‘다큐멘터리처럼 만든 영화겠지?’ 이런 생각만 든다.

 

  다큐멘터리라는 건현실을 사실적으로 기록한 영상을 말한다그런데 이 작품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사실이라고 믿을 수가 없었다왜냐하면이 영화는 가위눌림다른 말로 수면마비에 관한 8명의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그것도 하룻밤에 그치는 것이 아닌어릴 때부터 커서까지 오랜 시간 동안 겪은 이야기들이었다자기 집이건친구네 집이건심지어 여행을 갔을 때도 그들은 가위를 경험했다이 작품은그런 사람들의 경험담을 인터뷰와 배우들을 통해 재현하고 있었다.

 

  가위에 눌려보면 알겠지만그건 상당히 기분 나쁜 체험이다온몸이 뭔가에 묶인 것처럼 움직일 수 없고이상한 소리가 들리기도 하고때로는 인간이 아닌 게 확실한 뭔가가 보일 때도 있다고 한다여기서도 그런 것들이 등장한다그림자 사나이라고 불리는전신이 새까맣게 보이는 사람이라든지 외계인과 비슷한 형체 때로는 악마의 모습을 하고 있기도 했다특이한 점은몇몇 사람들에게 보이는 형체가 일치하는 때도 있다는 것이다갑자기 스티븐 킹의 소설 불면증 insomnia, 1994’에 나오는 작은 대머리 남자들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

 

  하여간 이 작품의 장르가 다큐멘터리라는 것 때문에과연 여기서 나오는 것들이 진실인가 아닌가믿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아주 잠깐 고민을 했었다하지만 다큐멘터리가 현실을 사실적으로 기록했지만그게 진실이라는 보장은 없으니 그냥 이런 식으로 지루하게 만들 수도 있구나,’라고 생각하기로 했다진짜 영화는 상당히아주 많이심하게 지루했다계속되는 인터뷰에 인터뷰……그나마 중간에 들어있는 재현 장면에서 좀 깜짝 놀랄 수 있었다.

 

  포스터를 보면, ‘가장 무서운 다큐멘터리 중의 하나라는 문구가 적혀있다그건 아마 다큐멘터리가 현실을 기록한다는 것을 진실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말인 것 같다그렇게 따지면이 작품은 무서운 게 맞다사람들의 무의식특히 잠을 잘 때 몸을 통제할 수 있는 존재라니그게 진짜라면아마 잠을 잘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영화 나이트메어 A Nightmare On Elm Street, 1984’에서 등장하는 프레디 크루거가 실존한다고 생각해보라잠자는 걸 포기해야 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다큐멘터리로 보면 오싹한 내용이고영화로 보면 무척이나 심심한 작품이었다그리고 리뷰를 어떻게 써야 할지 몇 날 며칠을 고민하게 만든 작품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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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Agatha Christie's Marple: Series 4 (아가사 크러스티 미스 마플: 시리즈 4) (지역코드1)(한글무자막)(4DVD Boxset) (2008)
Acorn Media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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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Agatha Christie's Marple, 2009

  출연 - Julia McKenzie

 

 

 

  미스 마플의 네 번째 이야기 묶음이다이번 시즌부터 마플 역할을 맡은 배우가 제랄딘 매큐언에서 줄리아 맥켄지로’ 바뀌었다내가 영상으로 만난 미스 마플은 조앤 힉슨’, 제랄딘 매큐언 그리고 이번의 줄리아 맥켄지이렇게 세 사람이다인상적인 배우는 어린 시절 처음 미스 마플 영화로 만난 조앤 힉슨이었고내가 생각하는 미스 마플 이미지에 잘 어울리는 배우는 제랄딘 매큐언이었다이번 시즌부터 주연을 맡은 줄리아 맥캔지는 너무 착한 분위기여서 과연 어떨까 했는데평범한 이미지로 사람들 사이에 잘 녹아들었다그걸 노린 모양이다.

 



  첫 번째 이야기인 A Pocket Full of Rye는 소설 주머니 속의 죽음 A Pocket Full of Rye, 1953’을 영상화했다투자 신탁회사 사장인 포테스큐가 사무실에서 독살당한다그를 죽인 범인에 대해 용의자도 미처 정리하기 전에이번에는 그의 두 번째 부인과 하녀로 일하는 그래디스가 저택에서 각각 독살당하고 교살된다미스 마플은 자기 집에서 일했던 그래디스가 살해당했다는 사실에 분노하고현장으로 달려가는데…….

 

  동요 라임에 맞춘 살인마가 나오는데마지막 장에서 미스 마플의 성격이 잘 드러나 있었다이번 사건의 범인은 책에서 읽는 것보다 더 재수가 없었다얼굴 반반하고 말 잘하며 예의 바르면서 사악한 이미지의 배우를 잘 골랐다.

 

 

  『Murder Is Easy은 소설 위치우드 살인사건 Murder Is Easy, 1939’을 기본 설정으로 하고 있다미스 마플은 기차에서 우연히 만난 한 노부인이 에스컬레이터 사고로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그리고 그녀가 남긴 살인은 들키지 않으면 쉽다.’거나 다음 희생자는 범블비.’라는 말 때문에노부인의 마을로 향한다노부인의 장례식 날그녀의 예언대로 범블비라는 애칭의 의사가 살해당하는데…….

 

  원작에서는 미스 마플이 나오지 않지만드라마화하면서 등장시켰다그리고 동시에 사건의 동기를 원작과 달리 완전히 바꿔놓았다그 영향 때문인지 등장인물의 관계와 몇 가지 세부사항이 달라졌다원작의 동기는 심리적인 것으로 어떻게 보면 범인이 예민하고 자존심이 높았기에 공감하기 어려웠다하지만 이번 작품에서의 동기는 심리적이면서 동시에 숨기고 싶었던 비밀에 관련되어 있어서인지안쓰러우면서 어쩜불쌍해.’라는 생각이 들었다그렇다고 자신의 불안함 때문에 마구 죽이는 건 마음에 안 들지만 말이다.

 


 

  『They Do It with Mirrors는 소설 마술살인 They Do It with Mirrors, 1952’이 원작이다미스 마플은 친구 루스의 부탁으로그녀의 동생인 루이즈를 방문한다두 자매와 다 친구였기에루이즈는 미스 마플을 환영한다루이즈는 세 번째 남편과 함께 주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교정 시설을 운영하고 있었다미스 마플이 사람들 사이에 흐르는 미묘한 감정에 불안함을 느끼는 가운데루이즈의 의붓아들이 시체로 발견되는데…….

 

  여기서는 두 자매가 등장한다예쁜 외모로 어릴 때부터 사람들의 사랑만 받아온활발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건 다 하고 마음 가는 대로 살아왔던 양녀 지나’. 그와 반대로 부모의 사랑을 모두 언니에게 빼앗기고 평생 그들의 인정과 사랑을 갈구해온그 때문에 소심하고 자신을 억누르고 살아왔던 친딸 밀드레드’. 루이즈는 사람들이 살해당하는 가운데 지나만 걱정하고그 사실을 알게 된 밀드레드는 슬픔과 분노를 느낀다루이즈가 왜 지나만 편애했는지 이유는 모르겠다어쩌면 친딸은 자기와 피로 이어졌기에 말하지 않아도 자신의 마음을 알 거로 생각했는지도 모른다대부분의 엄마들이 그러하듯이, ‘넌 내가 낳은 딸이잖아.’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을지도그런 생각은 자기만의 망상인지도 모르고 말이다.

 

  그나저나 자기보다 어린 새어머니를 맞이한다는 건어떤 기분일까소설을 읽을 때부터 그게 참 궁금했다.

 

 

  마지막 이야기인 Why Didn't They Ask Evans?는 소설 부머랭 살인사건 Why Didn't They Ask Evans?, 1934’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산책하던 바비는 한 남자가 절벽에 떨어져 있는 것을 발견한다그는 왜 에반스에게 부탁하지 않았지?’라는 말을 남기고 사망한다그리고 얼마 후바비는 차에 치이는 사고를 당한다바비와 어린 시절 그의 친구였던 프랭키’ 그리고 바비 엄마 친구인 미스 마플까지 합세해서세 사람은 왜 그 사람이 살해당했는지 밝히기로 하는데…….

 

  이번에도 역시 원작에 없는 미스 마플이 등장하느라몇 가지 설정이 바뀌었다그 때문에 범인의 정체라든지 동기 등등이 달라졌다원작은 오직 돈 때문에 범죄를 저질렀지만이번에는 복수였다범인이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를 바란 건참으로 오랜만이었다미스 마플의 이야기 끝까지 듣지 말고 그냥 죽이라고선 살인 후 듣기이게 어려워드라마를 보면서 그렇게 열 받기도 또 오랜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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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 기다리며 (2disc)
모홍진 감독, 윤제문 외 출연 /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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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독 - 모홍진

   출연 - 심은경, 윤제문, 김성오, 오태경





  연쇄 살인범을 수사하던 반장이 자신의 생일날 집 앞에서 습격을 받아 사망한다. 그의 어린 딸 ‘희주’만 남기고. 15년이 지나 희주는 아버지의 동료 경찰들의 보살핌 아래 성인으로 컸고, 범인인 ‘기범’이 마침내 출소한다. 그런데 그가 나오자마자, 예전에 그가 저질렀던 범죄와 비슷한 패턴의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경찰은 그가 또 다시 살인을 저질렀다고 하지만, 증거가 없기에 감시만 할 뿐이다. 한편 남들에게 보이는 순진하고 약간은 어수룩한 모습과 달리, 희주는 냉철하게 사건의 패턴을 연구하고 기범을 쫓는데…….



  영화는 중반까지 억울해하는 기범과 그를 쫓는 형사의 모습, 그리고 혼자서 사건을 조사하는 희주를 보여준다. 그러면서 혹시 기범이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간 것은 아닐까하는 의문을 던져준다. 하지만 계속 보다가 문득 비슷한 설정의 외국 작품 몇 개가 주르륵 떠올랐다. 아, 그런 걸까? 그 예상은 맞았다. 사람 사는 곳이 다 비슷할 테니, 살인 사건의 패턴도 비슷할 수 있겠지. 그 부분은 그렇게 넘어가도록 하자.



  그런데 그 과정에서 희주보다 뒤늦게 사건의 패턴을 파악한 경찰들의 모습이 좀 황당했다. 그녀가 프로파일러에 최적화된 천재라면 모를까, 어떻게 그걸 경찰들이 못 알아낼 수 있지? 아! 진짜 희주가 천재였나? 그럴지도 모르겠다. 15년 동안 그녀를 돌봐준 수많은 베테랑 경찰들을 감쪽같이 속여 넘길 정도였으니까.



  중반 이후, 희주와 기범의 본격적인 대결은 무척이나 아슬아슬했다. 희주가 똑똑하다고 하지만, 기범은 연쇄 살인으로 악명을 떨친 숙련된 범죄자였다. 체력적으로나 실전 응용부분에서는 기범이 좀 더 유리했다. 그렇지만 대놓고 영화 ‘양들의 침묵 The Silence Of The Lambs, 1991’을 차용한 장면은 좀 실망이었다. 음, 이건 어쩌면 기범이 그 영화를 인상적으로 봐서 언젠간 따라해 봐야지라고 다짐한 거였을지도 모른다.



  결말을 보면서, 왜 그 사람이 그런 선택을 해야 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을 보면,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복수가 가능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기범이 만약에 유능한 변호인을 구했다면, 그 모든 혐의에 대해 반박이 가능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는 이미 연쇄 살인범으로 복역을 했으니, 아무도 그를 위해 나서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그렇게 어이없이 무너진 걸까? 자기편을 들어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서?



  결말까지 가는 과정에서 좀 길어지는 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또한 희주가 왜 자신의 재능을 숨기면서 살았는지도 드러나지 않았다. 설마 15년 전부터 그런 결심을 하고 살았다는 건가? 그런 거라면 너무 조숙하고 똑똑하다. 하지만 15년 동안 그 머리로 생각해낸 결과가 이거라면 음……. 그 외에도 말이 되지 않는 상황이 몇 개 더 있었다. 어떻게 희주가 기범이 묵는 곳에, 아차 그건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패스! 그리고 경찰이 기범을 찾아가서 시비를 거는 장면은 공권력의 강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밥 먹을 때는 개도 안 건드린다는데, 멀쩡히 밥 먹는 사람 머리를 내리치다니……. 기범이 변호사를 고용해 경찰을 고소해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자신의 무능력에 대한 화풀이를 그런 식으로 하는 건 아니지 않을까?



  찬찬히 따지고 보면 설정에서 어딘지 많이 빈다는 생각이 드는 영화였다. 하지만 중반까지 이리저리 설정을 꼬아서 생각할 여지를 준 건 마음에 들었다.



  아! 기범으로 나온 ‘김성오’는 진짜 범죄자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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