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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엄 : 제 2부 불을 가지고 노는 소녀 - 스웨덴판
다니엘 알프레드손 감독, 미카엘 뉘크비스트 외 출연 / 버즈픽쳐스 / 2012년 6월
평점 :
품절
원제 - Millennium - The Film Part 2 : Flickan Som Lekte Med Elden, 2009
영제 - The Girl Who Played with Fire, 2009
감독 - 다니엘 알프레드슨
출연 - 누미 라파스, 미카엘 뉘크비스트, 레나 엔드레, 소피아 레달프
밀레니엄 잡지사의 직원과 그 애인이 살해당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그는 국제 인신매매 조직에 대한 기사를 쓰기위해 취재 중이었다.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것은 뷰르만의 총. 그는 리스베트의 보호감찰관이기도 하고 그녀를 무참하게 강간한 놈이다. 그런데 그마저 살해당한 채로 발견되고, 세 명의 살인사건에 대해 유력한 용의자로 리스베트가 지목된다.
하지만 미카엘은 그것을 믿지 않고, 독자적으로 사건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여자를 증오하는 남자를 증오하는 그녀가, 인신매매에 대해 취재하는 기자를 죽일 리가 없다는 것이다. 리스베트 역시 누가 자신에게 누명을 씌웠는지 알아내고자 노력한다.
지난 1편이 40년 전에 있었던 나치당원과 얽힌 연쇄 살인을 다뤘다면, 이번 2편은 현재 유럽에서 일어나고 있는 국제적인 범죄조직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그리고 그 와중에 리스베트의 과거와 그녀를 둘러싼 비밀이 조금씩 밝혀진다.
영화를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분명 영화는 스릴러물이다. 국제적인 음모, 조용한 암살자, 비리 정치인과 사회 저명인사를 추적하는 기자, 그를 막으려는 반대파, 누명을 쓴 용의자 그리고 그녀를 잡으려는 경찰. 이 정도 조합이면 긴장에 긴장을 더해서 화장실 갈 시간도 주지 않고 조마조마하게 만들어야 하는 게 아닐까?
하긴 상영시간이 129분이니, 그 시간 내내 조마조마하게 만들면 보는 사람이 죽을 지도 모르겠다. 거기다 1편은 처음에는 둘이 따로 했지만 나중에는 힘을 합쳐서 과거의 일 하나만 따라갔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두 사람이 각자 여러 갈래로 뻗은 길을 가다보니 조금 산만하게 느껴졌을지도 모르겠다. 미카엘은 미카엘대로, 리스베트는 리스베트대로, 경찰은 경찰대로, 암살범은 암살범대로, 조력자들은 조력자대로 가는 길이 많았다.
그래서일까? 산만하기만 할 뿐 역동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꼼꼼히 보면 영상은 긴장감 있게 흘러가는 것 같은데, 전반적인 분위기는 조용한 느낌. 왜 그런지 모르겠다.
영화의 후반부에 리스베트를 함정에 빠트린 배후인물의 정체가 밝혀졌을 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과연 피는 물보다 진할까?
아니다. 영화에서는 피는 물보다 진하지 않았다. 적어도 내가 보기에는 그랬다. 혈육보다 자기 자신이, 돈이, 쾌락이 더 중요했다.
씁쓸했다. 하긴 가족 간의 정이 있었다면 애초에 그런 일을 저지르지도 않았겠지. 1편도 그랬지만, 2편에서도 역시 산산 조각나 다시 붙일 수 없는 유리 같은 가족 관계가 나왔다. 가족마저 소중히 여기지 않는데, 다른 사람을 귀히 여길 리가 없다. 오직 자기 자신만, 내 수중의 돈과 쾌락만 중요하기에, 남을 죽이고 팔아넘기고 그러는 것이다.
주인공들이 잘 되어 해피엔딩이긴 했지만, 한편으로는 뒷맛이 개운치 않은 영화였다. 3편은 어떨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