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문화재로 배우는 근대 이야기 - 제중원에서 탑골공원까지
신연호, 백명식 / 주니어김영사 / 2010년 1월
평점 :
문화재로 배우는 근대 이야기
한창 인기를 끄는 드라마 제중원 재방송을 가끔 아이와 함께 본다.
지금은 저희들도 바람을 가르며 씽씽 잘 달리는 자전거를 텔레비전 속에서 다시 보면서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여주인공이 자전거를 타고 달리자 한양 동네 사람들이 모두 신기하다는 듯 보는 장면을
우리 아이는 신기하다며 들여다보았다.
자전거라는 말도 지금과 달리 자행거라 부르는 모습도 신기하단다.
그때 그 시절. 충효를 중시했던 전통 정신은 이어져 내려오지만 부부의 이혼이나 여성이 배우는 것, 긴 머리카락을 잘라내고 전화, 전차가 들어오는 등 전통사회의 특징이 서서히 사라지면서 새로운 변화가 나타난 그 시대.
새롭고 신기한 일들 천지이면서도 우리 민족에게는 커다란 대변혁이요 아픈 시련의 역사였다.
그래서 최초의 서양식 병원 제중원에서 옛 이화여고 심슨 기념관, 배재학당 동관, 옛 러시아 공사관, 서울 역사, 한국 전력 사옥, 탑골 공원 등 곳곳에 남아있는 건물과 문화재 속에는 그 처절했던 시련의 역사가 아프게 새겨져 있다.
책 속 문장이 대화체 문장으로 편안하고 친근감이 느껴져서 좋았다.
또 한편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설명이 쉽고 전하려는 주제를 담은 내용이 그리 길지 않은 점도 좋았고 코믹한 일러스트와 확실한 자료사진을 바로바로 보여주는 점도 좋았다.
건물과 문화재와 관련한 역사 이야기와 인물들, 일화들이 술술 풀려 나오는데 아아! 정말 명성황후 시해 사건과 이후 고종의 아관파천, 러일전쟁, 우리나라 곳곳에서 이득을 챙긴 강대국들의 수탈 아래 우리 국민들이 겪었을 고통을 떠올리니 가슴이 저려왔다.
돌아보면 그리 오래전 일도 아니다.
그런데 얼마전 한일 역사 공동연구회에서 일본은 한일합방은 정당한 행위였으며 태평양 전쟁 당시 강제 징용은 없었다는 망발을 아직도 일삼는다.
아는 것이 힘이라는 말이 있다.
아픈 우리 역사이지만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껴안으며 다시는 되풀이 하지 않으리라 의지를 굳건히 새기며 힘차게 현재를, 우리 후세들의 앞날을 열어가야 할 것이다.
그것이 진정 우리가 역사를 배우고 익히는 이유가 되지 않을까.
아이가 재미있게 잘 읽어주어 고맙고 읽으면서 그저 옛날 일이야 하지 않고 마음 아프다해서 또 고맙다.
처음 학생들을 불러모을 당시 일일이 찾아다녀도 오지 않았던 이화학당도 나중에는 번창하여 유관순, 하란사 등 위인들을 배출해내었다.
읽고 또 읽으며 책 속의 학교에서 앞으로 우리 미래를 이끌어 갈 위인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다시는 창경궁이 식물원 동물원과 같은 놀이시설로 전락하는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