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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 - 최인호 동화집 ㅣ 처음어린이 9
최인호 지음, 이상규 그림 / 처음주니어 / 2010년 2월
평점 :
빨리 어른이 되고싶어
이미 어른이 된 뒤에는 아이 때의 그 여유로움과 천진난만함, 아무 걱정(사실 그때에도 그 나름대로의 걱정 고민이 있었지만)없이 뛰어놀 수 있었던 시절이 그립고 또 그립건만
정작 아이 때에는 나도 얼른 어른이 되고싶단 생각을 했었다.
지금 우리 아이도 빨리 어른이 되고싶단다.
어른이 되면 운전면허를 따서 직접 운전하며 가고싶은 곳도 마음껏 가보고싶고 돈도 많이 벌어 엄마를 호강시켜주고싶단다.
그 말에 웃으며 어른이 되면 할 수 있는 것도 많지만 또 그만큼 해야할 일도 많다고 일러주었는데 아는 듯 모르는 듯
마주보고 웃는 녀석이 귀여웠다.
도단이. 이 책 주인공 이름은 도단이다.
작가 최인호님의 실제 아들 이름이 도단이라고.
작가의 이력을 통해 미리 알고 읽어들어가니 글에 대한 느낌이 또 달랐다.
엄마 아빠에게 칭찬 한 번 더 듣고싶어하는 마음은 도단이나 우리 아이들이나 마찬가지인 것 같다.
그런데도 사실 칭찬보다 켜켜이 내려앉는 줄줄이 잔소리가 더 많았다.
엄마 아빠에게 좋은 소리 듣고싶어 열심히 공부했건만 95점 받았다고 실망스럽게 이야기하는 엄마,
관심을 끌고자 노래도 불러보지만 공부는 했느냐, 숙제는 했느냐는 재촉의 회초리만 돌아온다.
바쁜 아빠와 잔소리꾼 엄마.
우리네 일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
무료해 하던 도단이는 빨리 어른이 되고싶어 하는데.......
아이는 아이의 눈으로 보아야 하는데 매번 어른의 기준으로 잣대로 아이를 흔든다.
아이는 아이일 뿐인데 작은 어른으로 보고 완성되어가는 과정을 이미 완성되어버린 것으로 판단하고 다그친다.
이 책을 읽고 아이는 아이대로 나는 나대로 자신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하면서
보다 아이의 마음을 알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빨리 어른이 되고싶은 아이.
단순히 어른이 되어서 하고픈 일이 많아서만이 아니라 아이로서 지내는 시간이 무료하고 그만큼 즐겁지 않아서라면?
다시 한 번 아이의 눈으로 앉은 걸음으로 아이를 들여다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