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가 어렵고 부담스럽고 괴로운 아이들에게 이 책을 한 번 권해주고싶다.

베껴라 베껴! 글쓰기 왕 - 글 잘 써야 공부도 잘한다! ㅣ 베껴 쓰는 워크북 시리즈
명로진 지음, 이우일 그림 / 타임주니어 / 2010년 3월

 베껴라 베껴! 글쓰기왕

 

대부분의 아이들이 그럴까. 책 읽는 건 엄청 좋아라 하는데도 글쓰는 건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엄마 마음으로는 여러 가지 독후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글쓰기 실력도 늘이고 좋아하게 되기를 바라는데

의외로 쓰는 걸 부담스러워하고 혼자 쓰라고 하고 두면 한참을 끙끙거리며 오랜 시간 붙잡고 앉는다.

어릴 적엔 연필 잡는 손에 힘이 없어 그렇다손치더라도

학교 들어가서도 계속 그러는 건 왜일까.

오히려 숙제로 나오니 의무감과 부담감이 더해져서인지 더 힘들어하는 것도 같다.

예쁜 글씨 쓰기와 더불어 입에서 줄줄 나오는 말만큼 글도 설득력있고 논리적으로 잘 썼으면 좋겠는데

어떻게 하면 그렇게 되는지 도깨비 방망이라도 가져다주고싶은 심정이다.

 

읽고 쓰라는 책이 아니라 어떤지 한 번 살펴보자며 아이를 살살 꾀었다.

딱 넘기더니 만화라고 얼씨구나 좋아라 하는데 곧 이어지는 만화가 아니어서 살짝 실망한 듯도 보였지만

글밥이 그리 많지 않고 글쓰기를 싫어하는 아이의 마음을 염두에 둔 책이어서 그런지 아이의 마음을 잘 잡아 호감을 계속 가지고 보았다.

맹가와 수비니, 가타, 홈즈 코믹한 캐릭터들의 등장이 글쓰기 방법을 알려주고 연습시키는 책인데도 가볍고 경쾌한 걸음으로

소풍가는 마음으로 읽을 수 있을 거란 예감이 들었다.

높임말과 낮춤말, 같은 뜻을 나타내는 말 빼기, 조사 사용과 의미, 필요없는 군더더기 말 빼기,

너무 긴 문장은 잘라 쓰기 등 글을 쓸 때 알아두면 유용한 정보와 지식, 베껴쓰고 지어쓰는 연습을 시키는데

평소 잘 틀리는 부분, 흔히들 잘못 알고 쓰는 문장 등에 대해 알려주는 점이 좋았다.

 

아이에게 공부가 된 것은 물론 같이 보며 쓰자고 꾀던 나도 많이 배우고 익히게 된 책이다.

바로 생각나는 것을 떠올리고 쓰는 지어쓰기로 들어가지 않고

큰 부담 없이 주어진 짧은 글을 베껴쓰는 연습을 하게 하여 아이도 부담이 적었고,

그렇게 베껴쓰며 알아야 할 문장 쓰기의 문법적인 요소 등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는 점이 좋았다.

네가 쓴 이 글이 이렇게 잘못 되었다는 지적을 하기에 앞서 예문을 통해 어색한 부분을 찾으면서

스스로 평소 쓰는 잘못된 습관을 알게 되고 고쳐야겠다 생각하게 하는 점도 좋았다.

중요한 부분은 꼭 알아둘 것으로 강조하고 단순한 베껴쓰는 글쓰기를 넘어서

추리하고 논리적인 글쓰기와 스스로 생각해서 쓰는 단계로까지 서서히 실력을 키우게 하는 점도 좋았고.

 

부록으로 친구들의 글을 직접 볼 수 있었던 점도 아이에게 좋은 경험이 되리라 생각한다.

마치 이 책을 읽는 아이와 대화하듯 속마음을 들여다보고 이야기하는 친근한 문장들이 글쓰기에 대한 부담감을 내려놓고 편안하게 했다.

글쓰기가 어렵고 부담스럽고 괴로운 아이들에게 이 책을 한 번 권해주고싶다.

베껴라 베껴! 글쓰기의 가장 기본은 좋은 글을 베끼는 훈련에서부터 시작된다하니 열심히 베껴쓰고 익히며 글쓰기 실력을 키워가야겠다.

재미있는 이야기로 공부비법을 배우다

예습벌레 배장희와 노력벌레 계미형 ㅣ 맛있는 책읽기 11
박희정 지음, 조예선 그림 / 파란정원 / 2010년 4월

 예습벌레 배장희와 노력벌레 계미형

 

이 책을 읽다가 떠올랐다.

오래 전에 나도 매번 일등만 하는 저 친구는 과연 어떻게 공부할까 하는 생각이 들어 물어본 적이 있다는 걸.

이솝우화의 베짱이와 개미이야기를 연상시키는 두 주인공의 이름이 일단 편안한 느낌이 들게 하는데

맛있는 책읽기 시리즈의 제목처럼 재미있는 동화로 공부하는 방법과 태도, 마음가짐을 삼박자로 갖추게 하는 책이다.

가장 아름다운 작품으로 태어난 미형는 공부도 잘하고 친구도 잘 배려하는 선생님과 친구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는데

헐렁한 바지에 티셔츠에 만화책이나 보고 운동장을 뛰어다니는 장희를 만난 뒤로 그만 1등의 자리를 내주어야 했다.

장희의 뒤를 캐기로 하고 어떻게 해서 공부를 잘하는지 비법을 알아보기로 한다.

베짱이 굴로 들어가기로 결심하고 놀토에 같이 공부하자고 제안했는데 장희는 이모랑 야구장 가기로 했다고하자

중간고사 기간에 왜 야구장을 갈까, 혹시나 이모에게 과외라도 받는게 아닌가 해서 같이 가겠다고 한다.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는 게 아닌가 하는 불안한 마음을 감추고 따라간 야구장.

의외로 신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장희에게 모든 일에는 예습이 필요하다는 엉뚱한 이야기를 듣는다.

그렇게 이야기는 재미있는 줄거리로 이어지고 장희에게 전수받은 비법은 중간 중간

깔끔하게 정리되어 아이들에게 다시 한 번 전달된다.

일부러 공부 잘하는 아이를 붙잡고 물어보고픈 마음을 잘 아는 책이다.

재미있게 이야기로 꾸미고 정리하여 알토란같이 알려주는 고마운 책.

아이가 재미있고 보는 모습이 예쁘고 거기서 스스로 깨닫고 느낀대로 해나갔으면 좋겠다.

최근 몇년간의 핫이슈, 쟁점, 토론, 논술을 위한 책

뚝딱 교양상식 - 하룻밤에 정리하는 한국사회의 14가지 쟁점
오승현 지음 / 다산에듀 / 2009년 12월

뚝딱 교양 상식

서점에 책을 구입하러 갔다 아주 괜찮은 책이라며 눈여겨 봐두었던 책이 있다.

고등학생 대상의 다양한 읽을거리를 제공하며 동시에 읽으면서 생각을 키우고 더불어 쓰고 표현하는 훈련까지를 목적으로 하는 독서평설이라는 책이었는데 상당히 내용도 알차고 괜찮아 보여 기억해놓아야지 했던 책이 있었다.

그 독서평설에 기고했던 원고의 일부라고 하는데 내용이 상당히 시사적이며 토론 논술의 좋은 글감이 되고 있어 그 배경지식을 쌓는 데에도 도움이 될뿐만 아니라 읽고 얻어가는 이의 재량에 따라 그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장과 촛불 집회, 저출산과 고령화의 원인과 대책, 비판과 표현이라는 언론의 양 얼굴, 피의자의 얼굴 공개에 대한 인권과 알 권리, 일본의 독도 도발, 현행 미디어법, 서민 대통령 노무현, 오바마 대통령 당선의 의미와 전망, 신종플루 등 가장 최근의 2008년과 2009년을 뜨겁게 달구었던 핫이슈를 쟁점으로 찬성 반대의 기울어지지 않는 저울 역할을 하는 글을 담고 있다.

따라서 근래 몇 해간의 우리 사회에 있었던 큰 논점을 바탕으로 깊이 있는 배경지식을 쌓을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생각을 펼쳐나가며 논리적으로 쓰고 말하는 표현의 힘을 기를 수 있다.

현대인에게 요구하는 필수 능력 중 한 가지가 논리적으로 말하는 능력이라 한다.

일반적인 시사 교양 상식을 쌓기 위해 가볍게 읽어보아도 좋겠으나 더 나아가 함께 생각하고 토론하며 자신의 주장을 펼쳐 쓰는 훈련을 위해 보아도 좋겠다.

한 권의 책 속에 담긴 뚝딱 교양 상식.

교양을 쌓고싶어하는 일반인들이나 논술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적극 권하고싶다.

취업 달인들의 취업을 위한 각종 노하우를 알려주는 책

합격하셨습니다 - 취업달인들이 전하는 생생 노하우
이현택.유용수.조현우 외 지음 / 북폴리오 / 2010년 2월

합격하셨습니다

겪어본 이들은 알리라. 얼마나 간절히 소망하고 또 소망하는 말이었던가를.

합격하셨습니다

다른 화려한 미사여구없이 단순명료, 통쾌하리만치 가슴 속에 팍 와 꽂히는 제목이다.

각종 취업이나 진학을 위한 면접 시험을 위해 준비는 이들의 필독서이다.

신문 기자와 인사 담당 컨설턴트, 취업카페 스팩업 스탭, 교직원, 인사담당 스탭, 재무전문가, 취업 컨설팅, 대표이사, 이번에 취업한 신임 사원 등

다양한 경력과 이력의 저자들이 공동 집필한 책이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의 경험과 지식을 담았고 그들이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부분은 귀 기울여 들을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을 것이다.

자기소개서와 면접, 이력서, 어학연수 등 합격을 위해 걸어가야 하는 길 곳곳에서 거쳐야 할 관문들에 대해 제목만큼 명쾌하게 힘차게 중요한 부분은 밝은 노란색으로 눈에 띄게끔 강조하며 일러준다.

취업 달인이 일러주는 합격 면접의 노하우와 집단 토론, 100초 스피치 등 담고 있는 이야기들이 현실적이며 매우 구체적이어서 이 책을 같은 목적으로 집어든 이라면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책이다.

말하기며 쓰기며 자신의 이미지 관리며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 다듬는데 필요한 주옥같은 조언들이 알차게 꿰어져 있어 이미 겪어 온 경험이 있는 나로서는 이 책이 얼마나 좋으며 가치로운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얼마 전 수능을 치른 조카와 취업을 희망하며 이력서를 쓰고 있는 지인의 딸이 내게 면접과 자기소개서 쓰는 법에 대해 물어온 적 있다.

그때에는 이 책을 알기 전이어서 스피치 책과 글쓰기에 관한 책에서 보았던 내용 중 기억나는 것, 내 경험과 관련지어 간략히 이야기를 해주었는데 그들에게 이 책을 건네주었더라면 좋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누가 내게 작은 조언 하나 구한다면 나는 주저없이 이 책을 권하리라.

오래전 들은 이야기로 현대는 자기 PR의 시대라고 한다.

내가 가진 것을 제대로 알리고 내 가치와 존재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도 현대인이 갖추어야 할 하나의 자질이라는 것이다.

늘 찾고 준비하는 자에게 기회는 찾아올 것이니 내 가치를 높이고 알릴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해놓는다면 기회가 왔을 때 행운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아, 이 작은 책에 담긴 감동이란!

마음을 그리는 페인트공 ㅣ 쪽빛문고 12
나시키 가호 지음, 데쿠네 이쿠 그림, 고향옥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10년 1월

마음을 그리는 페인트공
 

이 짧은 이야기 속에 담긴 감동이란!

도장회사에서 페인트 칠하는 일을 배우는 싱야는 페인트공이었던 아버지의 이야기를 어머니께 듣는 걸 좋아한다.

아이가 생긴 걸 알았더라면 떠나지 않았을지도 모르는데 아버지의 꿈을 아는 어머니는 그대로 아버지를 보낸다.

큰 뜻을 품고 프랑스로 건너간 아버지는 한 번도 싱야를 만나보지 못하고 일찍 세상을 떠났는데

그 아버지의 묘비명에 이렇게 쓰여 있단다.

'불세출의 페인트공, 이곳에 잠들다.'

 

같은 회청색이라도 배합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손님들의 구미에 맞게 색을 배합해서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게 칠하는 건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펑펑 울고싶은 마음을 애써 추스리고 있는데 감독이 이야기한다

손님이 정말 좋아하는 색을 느낌으로 알아야 하는 거야. 느낌이 오면 그 색을 페인트로 나타내는 거고.

 

자신에게 페인트칠하는 재능이 없는 것은 아닌지 고민하던 싱야는 아버지의 무덤을 찾아 프랑스로 가는 배에 몸을 싣는다.

싱야가 갑판에서 바라보는 하늘은 정말 시시각각 다른 색으로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는데

싱야가 느끼는 그 감동을 전해주는 책의 그림이 참 좋았다.

그리고 어느 날 오후. 짙은 안개가 자욱한 날 그녀가 찾아왔다.

 

독특한 드레스를 입은 여인은 선장도 아버지도 잘 아는 듯했다.

싱야에게 위트릴로의 흰색으로 이 배를 언젠가 칠해달란다.

기쁨과 슬픔, 들뜬 기분과 쓸쓸한 기분, 분노와 포기의 감정도, 세상의 혼탁함도 아름다움도 덧없음도 모두 포함하는 위트릴로의 흰색.

그리고 어느새 안개 속으로 신비스럽게 사라져버린다.

 

프랑스 마르세유 항구에 도착한 싱야는 아버지의 흔적을 찾아 다니고 돌아가는 배에서 다시 나타난 그 여인은

배 아래쪽 청소도구함 밑에 싱야의 아버지가 썼던 다 낡아빠진 붓 하나를 찾으라고 한다.

무슨 까닭인지 한쪽 끝만 매우 북슬북슬한 붓을.

그리고 돌아온 싱야는 인생의 반려자도 페인트칠로 만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그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색을 싱야는 온 마음으로 느끼고 진정 그에게 맞는 색을 칠해주는데

그 과정의 이야기도 무척 감동적이었다.

그리고 다시 나타난 그 여인, 위트릴로의 흰색......

한 페인트공의 이야기에 인생이 담긴, 생의 철학이 아름답게 그려진 책이었다.

오래도록 나는 이 책을 잊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