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정원 - 인생의 보물상자를 열어 주는 67가지 이야기
타냐 콘네르트 지음, 안상임 옮김, 예손 그림 / 창작마루결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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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정원
 

생각은 갓 태어난 아이와 같아서 예쁘게 다듬고 곱게 키우면 빛이 나는 아름다움을 지닌다.

반대로 천덕꾸러기처럼 굴리고 구박하고 미워하면 온 마음을 시커멓게 물들이는 어두운 그림자를 지닌다.

생각의 정원은 내게 이런 생각을 떠올리게 한 책이다.

 

방랑자인 걱정이 이리 저리 떠돌다 한 부인의 마음에 들어가 앉았다.

모든 감정들로부터 영양분을 취하고 무럭무럭 커 갔다.

어느 날 거울 앞에서 자신을 들여다보던 부인은 스스로 걱정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리고 걱정은 자신이 떠나야 할 때임을 느꼈다.

사소한 것도 부풀려 걱정하고 고민하는 내 마음에 그 걱정이 찾아와 앉았던 것을 몰랐다.

이 글이 바로 내게는 그 부인의 거울이 되어 자신을 들여다보게 되었다.

이제 내 걱정도 나를 떠날까. 그랬으면 좋겠다. 아마도 그럴 것이다.

 

백지 한 장

누군가 다가와 무언가를 적으려 하면 머릿 속을 하얀 백지로 만들어버렸다.

어린 아이가 백지를 잡고 동그라미 서너 개를 그렸다.

백지는 아무 쓸모 없는 종이가 된 것 같아 슬펐다.

그 아이의 엄마가 다가왔다.

백지는 될 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받아들였는데

아이의 엄마는 중요한 것을 순서대로 적어내려갔다.

순간 종이는 매우 새로운 느낌을 받았는데 그 옆에 그려진 수첩 그림에 큰 감명을 받았다.

 

어찌 보이면 사소한 이야기들, 자그마하지만 우화같기도 하고 단순한 재미있는 이야기 같기도 하다.

그런데 곰곰히 의미를 되씹어 읽어보면 오래도록 감칠맛이 나는 감초처럼 하나씩 한꺼풀씩 새로운 의미를 지니는 이야기들이다.

묵혀놓은 내 생각의 정원에 초록의 씨앗을 새로 뿌리는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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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난 이 옷이 좋아요 - 열두 달 옷 이야기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27
권윤덕 글.그림 / 길벗어린이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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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난 이 옷이 좋아요

 

아들은 남자 아이라 그런지 형들 물려준 옷도 잘 입고 어느 것을 입겠다는 별 투정이 없는데

딸은 유독 오늘은 햇빛 나는 날이니 어떤 옷을 입겠다, 진한 색은 별로고 분홍색이나 밝은 색이 좋고,

프릴이나 레이스 달려 화려하고 퍼진 공주풍 드레스가 좋고 하는 자신의 취향이 분명하다.

그래서 더 좋아하고 재미있어하고 잘 보는 책이 바로 이 책, 엄마 난 이 옷이 좋아요 이다.

 

이 책은 특별하다.

일단 그림에 먼저 눈이 가는데 어찌나 예쁘고 섬세하게 잘 그렸는지 보고 있노라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보고 또 보아도 질리지 않고 오히려 예뻐서 마음 가득 담아두고싶고,

한국적인 정서가 잘 반영되어서인지 친숙하고 정답다.

 

그림도 특별한데 이야기도 남다르다.

일년 열두 달별 옷마다 배어있는 옷 이야기가 따뜻한 봄 단단한 땅을 뚫고 올라오는 새싹처럼 싱그럽다.

솔이 언니가 입던 옷이어서 더 따뜻한 오리털 파카, 토끼대신 사주신 토끼 티셔츠,

물놀이 할 때 입는 꽃무늬 수영복, 가족들끼리만 볼 수 있는 겨울 내복......

 

각양 각색의 옷을 보는 재미와 그 안에 담긴 이야기와 각종 패션 부속품들까지.

어떤 건 변장할 때 입으면 좋겠고 어떤 건 공주 놀이 할 때, 또는 바닷가 갈 때 등

보는 아이의 눈에 행복이 묻어나고 보는 아이 입가에 미소가 피어난다.

조잘조잘 떠들며 책을 들여다보는 아이는 완전 물 만난 고기다.

 

아이와 함께 보며 바쁜 일상 속에 잠시 접어두었던 내 옛 추억도 꺼내보고,

아이가 담아둔 예쁜 이야기 주머니도 담았다.

거기다 또 하나 특별하고 특별한 점은 바로 작가가 직접 그린 종이 인형놀이이다.

참 어릴 적에 많이 했던 놀이인데......

 

어찌나 예쁘고 앙증맞은지 나도 다시 동심으로 돌아가 함께 종이인형놀이를 해보고싶어진다.

한 권의 이야기 속에 담긴 사랑과 정성이 고스란히 아이의 행복으로 돌아오는 책이다.

엄마, 난 이 옷이 좋아요.

특별하고 특별한 옷 이야기, 정말 강추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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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콩,콩사마 수학스쿨 2 - 피타고라스와 함께 떠나는 수학원리 대탐험 콩,콩,콩사마 수학스쿨 2
박소영 글.그림 / 살림어린이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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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콩,콩, 콩사마 수학스쿨2

 

그때 그 시절의 수학시간을 떠올려보면 지금도 가슴이 콩닥거린다.

시작하기 전부터 배앓이를 하듯 뭉근하게 아랫배가 아파오고 가슴은 쉴 새 없이 방망이질 하는 것이 또렷이 느껴지고

정신마저 아찔한 초긴장의 시간이었다.

오늘만 무사히를 빌며 매번 내 번호가 불릴까 걱정하고 못 풀어 고개 떨구고 서있는 친구들의 굽은 목이 안쓰러웠다.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결코 엄하고 무서웠던 수학선생님을 원망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결코 아니다.

그런 경험이 있었기에 오히려 수학을 두려워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어떻게 하면 좀 더 쉽게 좀 더 재미있게 수학을 가까이 할 수 있을까를 늘 고민하게 되었다.

그때 그 선생님도 가르치는 아이들이 수학을 매일 풀고 연습하라고 더 엄격하셨던 건 아닐까 생각된다.

만약 그때 그 시절에 콩, 콩, 콩사마 수학스쿨과 같은 책이 있었더라면 매일같이 들어 더 괴로웠던 수학시간이

그렇게나 긴장되고 두렵기만 하진 않았을 것 같다.

 

피타고라스와 그의 아내와 제자들이 들려주는 수학 이야기.

몸보다 머리가 더 큰 우스꽝스러운 캐릭터 그림은 만화를 더 재미있게 이야기를 더 코믹하게 만들어 주는데

그런 분위기가 책 전반에 흐른다.

사실 수학은 좋아하고 잘 하는 아이들이은 모를까 아마 대부분의 아이들이 어렵고 하기 힘들고 괴로운 학문일지 모른다.

그런데 그런 무거움을 전혀 느낄 수 없도록 유쾌한 만화로 이끌며 만화이기에 지닐 수 있는 장점은 중간 중간 비중있게 다루는 줄글의 에피소드로 보완하고 있다.

수학을 직접 가르치는 선생님이 쓴 이 책은 초등 고학년에서부터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레온 왕자의 초대를 받은 피타고라스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수학을 잘 하면 국가가 부강해지고 개인으로서는 비판력과 논리력, 창의력 등을 지닐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

어릴 적을 생각해보면 시험 공부를 위해 공부를 하면서도 왜 이런 걸 해야하나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만약 우리 아이가 그런 소리를 한다면 당장 이 책을 펼쳐 그 부분을 보어줄 것이다.

 

피타고라스와 킬론, 테아나 등 피타고라스와 관련된 인물들이 주요 인물로 등장하며 그의 생애와 당시 역사 사회 문화적인 배경,

그 속 담긴 피타고라스의 정리와 탈레스의 지팡이와 햇빛을 이용한 입체건물인 피라미드의 높이 구하기, 마라톤의 기원과 관련한 수학 이야기,

황금비와 흥미로운 무리수 에피소드에 이르기까지 수학의 원리를 풀어낸 책이다.

물론 수학적인 이야기가 주 목적이자 테마이긴 하지만 책 속에 담긴 인물과 사회 역사적인 배경지식까지 함께 쌓을 수 있다.

수학 이야기가 어렵고 따분한 아이들에게 이 책을 적극 권해주고싶다.

수학의 원리 이야기이지만 재미있는 만화책을 본다 생각하고 읽으면 그러는 사이 자연스럽게 수학의 원리를 깨칠 수 있을테니

원리를 이해하고나면 암호처럼 외웠던 공식이 머릿 속으로 그림을 그리며 들어오는 것이 느껴질 것이다.

콩, 콩, 콩사마 수학스쿨2. 그 다음편도 나왔으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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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괴물 팍스 선장 3
마르코 이노첸티 지음, 시모네 프라스카 그림, 김희진 옮김 / 세상모든책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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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괴물

 

자그마한 크기에 고급스러운 표지. 멋진 표지 그림이 먼저 눈길을 잡아갔다.

이탈리아 아동 도서 베스트셀러라는 문구에 기대감이 부풀었다.

너무도 궁금해 책소개를 먼저 보고 아이가 좋아하겠다는 생각에 신이 났는데

한창 상상력이 고개 고개를 넘어가는 아이는 해적선 이야기라며 태양을 본 해바라기마냥 얼굴에 웃음이 피었다.

 

아이는 읽고싶은 마음이 급해 바로 내용부터 읽어들어갔는데

아이의 손을 거친 뒤 내게로 온 이 책은 등장인물 소개와 목차 소개도 다른 책과 다른 개성이 있었다.

출간되었던 그리고 출간된 그리고 또 앞으로도 출간될 팍스 선장 이야기의 세 번째 이야기가 지하괴물이다.

그래서 앞의 책을 미처 못 본 아이들을 위해 간략하게 지난 줄거리도 소개해주는 세심함을 보인다.

 

자그마하지만 용감하고 지혜로운 생쥐 리키 랫.

사악한 뱀에 붙잡혀 작은 뗏목에 묶인 채 위험천만한 바다로 떠내려가는데 카멜레온호의 해적들이 발견하고 구출하여 그들과 친구가 된다.

그 인연으로 여러 가지 일을 겪으며 팍스 선장과 선원들과 우정이 돈독해지게 된다.

그리고 가족을 그리워하던 리키는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생쥐 항구를 방문하는데 도착하자마자 알카트래시 감옥에 갇히게 된다.

 

영문도 모른 채 감옥에 갇히게 된 리키 랫.

거기에는 리키, 피라토, 불피리오도 있었으니, 적은 많고 힘도 세고 과연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까.

스릴 만점의 이야기는 읽는 내내 다음 이어질 부분이 궁금해 숨을 삼키는 소리조차 나지 않을만큼 긴장되었다.

악독한 적들과 무시무시한 괴물, 책 속 삽화를 바탕으로 머릿 속으로 그려지는 그림들은 빠른 애니메이션 영화만큼이나 생동감있게 살아움직였다.

 

체구는 작지만 용감무쌍한 리키와 친구들의 우정은 어려움과 모험 속에서 더 두터워지는데

아이들 이야기이지만 참 재미도 있고 감동적이기도 했다.

위험한 상황에서도 언제나 용기를 잃지 않는 팍스 선장과 여유, 자유를 위한 끈질긴 투쟁.

어려움에 처했더라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 질문에 명쾌한 대답이 될 수 있는 인물들이기도 했다.

 

상대 적의 실수로 인해 바지가 벗겨졌다는 등 장면에서 아이가 재미있다고 깔깔거리며 웃기도 했는데

읽고 나서 재미있다며 다음 권이 얼른 나왔으면 좋겠다는 아이의 반응에

아마 다른 아이들도 재미있어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용도 좋고 흡인력도 있고 재미도 있고 감동도 있는 지하괴물, 사실은 그 다음 권이 나도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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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이는 요술쟁이
전영선 지음, 김홍대 그림 / 책나무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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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글이는 요술쟁이.

큰아이 때에는 주위에서 어디 보낸다 어떤 학습지 한다 하면 우리도 그래야 하나 하는 괜한 불안감이 들었었다.

그나마 다행히 혼자서 수도 한글도 일찍 깨쳐서 학습지 하나 하지 않고도 큰 시름을 덜었었던 터라

둘째고 해서 더 걱정도 별로 안하고 마음의 여유도 생겼었던 것 같다.

큰아이가 깨쳤던 시기가 지나도 계속 읽어달라고만 하지 제 스스로 읽을 생각을 하지 않아

동생 생긴 탓에 샘을 내나보다하며 때가 되면 읽겠지 하고 그냥 두었는데

이젠 정말 알아야 할 때인데 싶은데 아직 한글을 떼지 못해 불안한 마음이 슬며시 일었다.

그래서 한글 책을 펼치고 한글 관련 동화를 읽히고 일부러 큼지막하게 써 주기도 하고

아이가 좋아하는 단어는 손가락으로 짚어가며 되풀이해서 읽어주기도 했다.

 

한글이는 요술쟁이..

한글을 익히게 하기 위해 일부러라도 읽어주고픈 책인데 동화로 되어 있어 아이가 더 좋아하고 먼저 읽어달라고 들고 온 책이다.

한글이의 글자 찾아 떠나는 여행.

으레 동생들이 그렇듯이 따라쟁이 별이도 오빠를 따라나섰다.

커다란 사과나무 가지에 대롱대롱 매달린 ㄱ

별들이 반짝반짝 바람이 살랑살랑 밤하늘의 달님 위에 ㄴ

저어기 담 너머에 무엇이 있을까?

빠꼼 쳐다보니 ㄷ

 

한글이는 요술쟁이...

읽어주는 글자와 동화도 좋아라 하지만 특히 아이들은 일단 눈에 보이는 그림에 먼저 관심이 가나보다.

색감이 곱고 예쁜 수채화를 그린 듯 귀엽고 아기자기하다.

읽는데 때로는 리듬감도 느껴지고 때로는 동시처럼 구르기도 하고, 때로는 글자와 그림을 연관지어 상상도 해 본다.

풀잎 사이 숨어 있는 ㄹ도 재미있고 외나무 다리 가지에 있는 ㅁ을 보기도 한다.

여러 가지 재미있는 상황과 설정이 한글이와 함께 글자를 찾는 우리도 즐겁고 신이 났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숨바꼭질 하듯 튀어나오는 글자들이 느닷없이, 갑자기가 아니라

글자와 연관되어 떠오르는 모양이 서로 관련성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점이다.

아직 글자를 다 깨치지 못한 아이들이 재미있게 읽고 찾으며 관련지어 떠오르는 그림으로 글자를 효과적으로 익힐 수 있도록.

 

한글이는 요술쟁이....

적기가 되면 다 한다고는 하지만 이제는 깨칠 때가 되었는데 이제쯤 혼자 읽기를 해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면

한글이는 요술쟁이로 한글 홈스쿨링을 해보면 어떨까?

단순해보이는 스토리이지만 의외로 아이들의 반응은 무척 좋다.

어른의 눈높이나 잣대보다 아이들의 기준에 맞추어 더 신나고 재미있는 책.

날마다 매일 보며 재미있게 익힐 수 있는 한글놀이 책, 한글이는 요술쟁이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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