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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객관동화
무적핑크 글 그림 / 이미지앤노블(코리아하우스콘텐츠)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실질 객관 동화
코리아하우스의 책을 제일 처음 접했던 게 웹툰을 책으로 만들었던 일상날개짓이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여서 그런지 더 와닿고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던 책인데
짤막하면서더 깔끔하고 진한 감동과 여운을 남기는 맛이 진해 오래도록 생각나기도 했다.
실질객관동화 그 첫번째 이야기.
아이가 먼저 보고싶다며 달려든 책인데 원작을 알고 그 의미를 알아야 이 웹툰의 묘미를 알 수 있다는 핑계로 슬그머니 내가 빼돌린 책이다.
식구들 중 어느 누구의 손으로 들어가면 쉽게 나오기 어렵다는 걸 알기에.
좀 다른 시선으로 세상 바라보기.
어릴 적부터 보아왔고 잘 아는 이야기였기에 더 신선한 충격을 주었는지도 모른다.
옛날 같으면 부러진 제비다리를 붙여준 댓가로 얻은 일확천금의 기쁨을 고스란히 누렸을텐데
현대로 오면 이 이야기가 이렇게 바뀐다.33%
일종의 복권과 같으므로 복권의 기타소득세 부과방식을 따라 원천징수액만 일단 따지자면 3억까지는 22% 초과분에는 33%의 세금이 붙고,
지급처는 어디냐, 부부가 함께 박을 탔으니 공동구매이지만 공증 안받았으니 상속세와 증여세 문제가 생긴다.
박을 타기 위해 들었던 톱을 놓기도 전에 찾아와 세금문제를 이야기하는 이, 또 때맞춰 울린 핸드폰 벨소리 엄마네 아저씨에게서 온 전화, 이웃에게 사랑을 하며 모금함을 들고 나타난 이들.....
그랬다고 합니다. 끝에 덧붙인 한 마디.
그 말에 또 한 번 풋 하고 웃음이 난다.
꼭꼭 씹고가는 흥부전에서도 작가의 멋진 철학이 글 속에 남김없이 뿜어져나오는데 허허 하고 웃음이 나면서도 끄덕일 수밖에 없는 묘한 상황이 연출된다.
불로소득을 기대하면 거지꼴 못 면한다는 교훈을 남겨주는 신 잭과 콩나무의 교훈,
목장왕 네로의 파격변신 인터뷰와 조기 교육의 고정관념을 뛰어넘는 BBE 특강(태어나기도 전이 아니라 장래 뭐의 자녀를 가질 25세의 성인에게 행하는 조기교육), 엄마의 편지를 빼돌려 글자를 흉내내어 떠나달라 편지를 쓴 사랑 손님과 어머니의 옥희, 역사 조작의 잠자는 숲속의 공주......
장면 장면 허를 찌르는 신랄한 비판에 혀를 내두를만큼 신선한 충격이었다.
일반 단순 패러디와는 다르다. 한 장 한 장 넘기는 묘미와 충격은 기존 전래동화가 주는 감동과 교훈을 뒤엎는다.
고정관념과 편견을 벗어내고 다시 들여다보는 실질 객관 동화.
어쩜 이런 아이디어를 다 떠올렸을까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