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사는 게 즐겁냐? 바우솔 그림책 2
김남길 지음, 김별 그림 / 바우솔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얘들아 사는 게 즐겁냐?

 

까만 바탕에 크레파스로 칠한 듯 알록달록 그림이 예뻐 눈길이 먼저 갔던 책이다.

내용도 어쩜 이렇게나 예쁘다니!

박쥐 대왕은 날마다 동굴 속 박쥐들에게 묻는다.

얘들아 사는 게 즐겁냐?

즐겁다고요오오오.

그 중 투덜이 박쥐는 비좁은 공간 속에 살고, 날마다 화장실 가기 위해 긴 줄을 앞다투어 달려가서 서야 하고,

텔레비전도 앞자리가 아니면 보기 어렵고, 프로그램이 끝날 때까지 채널 다툼을 해 자꾸 채널을 바꿔서 눈이 빙빙 도는 그런 현실이

짜증이 난다 한다.

그래서 달랑 반바지 세 개, 칫솔 하나만 싸서 집을 나가겠다 하자 친구들은 만류하는데

투덜이 박쥐의 이야기를 듣던 대왕은 나가도 좋다고 한다.

대신 나가서 살아보고 힘들거들랑 다시 돌아오라고 하며.

처음엔 나가서 사는 게 그저 신나기만 했다.

세상 처음 구경간 영화관에서 새가 아니라 입장할 수 없다는 걸 바득바득 우겨서 들어가고,

거꾸로 매달려 영화를 보며 화면이 거꾸로라며 투덜투덜 불평을 한다.

너른 집을 하나 구하고 그토록 원했던 각종 가전제품들을 사서 천장에 철봉을 다는 공사를 하고 가전 제품들도 천장에 대롱대롱 거꾸로 매단다.

짜장면과 닭다리를 주문해서는 사다리를 놓고 거꾸로 서서 먹기도 하고.

친구들에게 새 집을 구했다며 놀러오라고 하자 즐거운 친구들은 투덜이 박쥐네 새 집으로 놀러오지만

모든 게 거꾸로인 집이 불편하고 위에서 던지며 음식을 받아먹으라고하자 쉽게 입 안으로 들어오지 않는 음식과 모든 것에 싫증을 느낀다.

더 놀다 가라는 만류에도 불구하고 얼른 인사를 하고 가버리자

외로움과 허전함을 느낀 투덜이 박쥐는 예전 복잡하고 줄을 길게 서야만 했던 동굴 속 생활을 그리워한다.

다시 반바지 세 개와 칫솔 하나를 싸서 떠난 투덜이 박쥐는......

까만 바탕에 그려진 투덜이 박쥐의 여행. 한 눈에 쏙 들어오고 더 선명히 부각되는 예쁜 그림이다.

우리 둘째는 따라 그려보고싶다며 까만 종이를 얼른 사달란다.

그림만큼이나 예쁜 내용도 함께 사는 것이 가끔은 복잡하고 힘들고 어려워보이지만 그게 가장 즐겁고 행복한 일이라는 걸 깨닫게 해준다.

책을 함께 읽고 나도 아이들에게 물어보았다.

얘들아 사는 게 즐겁냐? 

아마도 특별한 경험을 한 투덜이 박쥐는 함께 모여 사는 동굴 속 생활이 얼마나 즐거운지 몸소 체험하고 느끼기에 대왕 박쥐의 뒤를 이어 새 대왕박쥐가 되어 얘들아 사는 게 즐겁냐? 즐겁다고요오오오~를 물려주지 않을까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인 캐나다 - 순수한 열정으로 캐나다를 훔쳐버린 당찬 20인의 이야기
임선일 지음 / 라이카미(부즈펌) / 2010년 4월
평점 :
품절


오래전 알던 지인이 캐나다를 다녀왔다.
다녀 온 뒤 캐나다의 풍광이며 자연 환경, 교육환경에 대해 들려주었는데
나는 듣기만 하고도 마치 살다온 것처럼 생생하게 그리며 언젠가 나도 캐나다에 가보고싶단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그런 세상 낙원이 없을 것 같다.
우물 안 개구리는 사계절이 또렷한 정 많은 우리 나라가 그래도 좋다고 생각했었는데-물론 우리나라가 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살기 어렵다는 이야기만은 아니다- 우리 나라가 보고 배워야 할 장점들이 많은 나라 중 하나가 캐나다인 것 같다.

캐나다?
내가 무슨 일을 하든 언제나 박수를 보내고 용기를 주는 곳.
그래서 얼마든지 도전할 수 있고, 절대 후회를 남기지 않고 떠날 수 있는 곳.
워킹 홀리데이 6개월차, 거주 6년차인 20대 젊은 남성, 이민 8년차, 유학 5년차 일본인, 어학연수 1년차, 캐나다의 거리 화가, 16세의 이민 3년차 소녀 등 나이와 국적을 가리지 않는 스무 명이 무엇이 그들의 발길을 캐나다에 머무르게 했는지 생생한 인터뷰로 전한다.

여름인데도 얼음을 볼 수 있는 나라, 아름다운 호수, 웅장한 로키산맥.
사진에서 보던 장면이 실제 눈앞에서 펼쳐진다면?
아무리 사람이 많은 곳이라도 나무와 숲과 공원이 많아 자연과 인간이 함께 어우러지는 느낌으로 사는 곳.
그들이 들려주는 캐나다는 정말 우리와는 많은 다른 모습을 지니고 있었다.
아직 저학년인데도 공부해라, 영어책 펼쳐라를 날마다 주문처럼 외워야 하는데 까칠했던 피부가 놀랍게 매끈해지는 나라에 간 소녀는 한국에서 받던 입시 부담감을 떨쳐버리고 자신이 가장 원하고 잘 할 수 있는 일을 깨닫고 부모를 설득해 꿈을 위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었다.
나라에서 출산 장려를 하고 있지만 육아는 고스란히 부모의 몫이다. 나라나 지자체에서 도와주는 건 언제 바뀔지 모르는 제도가 다인데 약 9개월의 육아 휴직, 그것도 정기 급여의 93%를 고스란히 다 준단다. 캐나다에서는.
한국에서 카이스트에 입학하고 국제중을 목표로 하는 등의 아이들은 이제 정말 자신이 원하는 것 뜻하는 바를 알고 힘차게 달려간다.
캐나다의 맑은 공기,  자연 풍광도 부러웠지만 빡빡한 교육 현실 속 앞뒤도 재지 않고 오로지 등수로 서열을 매기며 공부 공부만 외치는 속의 공부하는 아이를 둔 부모로서 그렇게 자유와 책임을 알고 자신의 길을 열어가는 이들의 이야기가 부러웠다.
캐나다. 꼭 가서 한 번 살아보고싶지만 여건이 허락하지 않는다면 훌쩍 둘러라도 가서 보고오고싶은 곳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자취요리 대작전 - 만화로 따라 하는 자취요리
박성린 지음 / 삼인 / 201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자취요리 대작전

음식, 요리를 주제로 한 만화는 식객, 신의 물방울 정도를 보았다.
이 두 책은 음식, 요리를 주제로 하지만 요리 방법을 알려주는데 집중하기 보다는 
음식, 요리를 가지고 펼쳐지는 갈등, 모험, 시련의 극복, 장인 정신 등에 핵심이 있다.
삼인에서 나온 자취요리 대작전은 새롭게 시도되는 요리서라고 볼 수 있겠다.
그것도 거창한 요리 도구나 재료 없이 생활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전기밥솥과 프라이팬, 냄비, 계란, 콩나물, 김치 등의 재료만으로도 충분히 다양한 요리를 해낼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어찌보면 다양한 정도가 아니라 약장수의 만병통치약처럼 대체 못 만드는 게 뭘까 하는 정도의 생각이 든다.
학창 시절 친구네 자취방에 가면 그야말로 간소화된 살림살이로 요리기기로는 전기밥솥이 하나가 달랑 전부였다.
그런데도 그 친구는 우리가 올 적마다 라면이며 잡채며 떡볶이며 순대볶음이며 가지 가지 요리 솜씨를 자랑하며 내어놓는거다.
겨우 전기밥솥 하나로.
지금 생각해보아도 정녕 달인의 수준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가장 간소하며 가장 부족한 살림 살이를 대표하는 자취 생활.
그 자취생활에서도 먹고싶은 건 남들과 똑같이 떠오른다.
만화를 한 장 한 장 넘기며 볼수록 감탄이 절로 나온다.
우와아! 하고.
돈까스, 김밥, 잡채, 쇠고기무국, 어묵볶음, 콩자반, 두부조림 등의 기본 밑반찬과 국은 기본이요,
짜장면, 각종 전에 생감자칩에, 월남쌈, 탕수육재활라조육, MT 음식 준비에서 집들이 상차림까지 거창하다.
실제로 아줌마인 나도 못해본 요리들도 많다.
어떻게 이게 그 빈약한 살림도구로 가능하단 말인가!
집들이 상차림편을 보면서 감탄은 절정에 이르렀다.
가지 수도 한두 가지가 아니고 그 많은 시간과 정성을 단 두페이지에 완성시킨다.
맞벌이 부부의 경우 하루 아침에 만들 수 없음을 이해하고 미리 갈비는 재어두고 쇠고기무국은 끓여놓고, 샐러드나 해파리 냉채는 소스와 야채를 따로 썰어 준비해두고-미리 섞어두면 물이 생긴다는 조언도 잊지 않는다-, 나물이나 전은 미리 만들어두고, 전은 살짝 익혀두고, 국을 끓이고나면 앞에서 가르쳐준 잡채를 만들고, 후식으로 먹을 과일은 미리 씻어놓거나 껍질을 벗기고 랩으로 싸서 냉장고에 보관해도 좋고.......
정말 부담스럽다면 부담스럽고 어렵다면 어려운 집들이 상차림까지 이렇게나 꼭 필요한 부분을 간추려 그것도 빠지는 부분도 없이 깔끔하고 재미나게 그리고 설명해놓다니.
요리면 요리, 칼 가는 법, 대파 다루는 법 등 각종 조리도구와 재료 손질법, 보관법까지 꼼꼼하게 잊지 않고 챙긴다.
자취요리이기때문에 가장 쉽고 가장 실생활에서 만들어 직접 활용하기 쉽다.
아줌마도 반해버린 자취요리 대작전. 정말 정말 실용적인 만화 요리서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야기 보따리 한국사 역사 친구 1
소와역사연구실 지음, 안지혜 그림 / 소와당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이야기 보따리 한국사

 

가로 세로로 연표를 활용한 것이 인상적이다.

선사시대부터 현대 대한민국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역사를 그 시기별로 나누고 연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이어가는데

주로 주요한 사건을 시대순으로 설명해주고 있다.

글밥이 그리 많지 않아 초등 중학년도 너끈히 읽을 수 있으리라 생각되는데 역사의 흐름을 한 눈에 짚을 수 있고,

연결이 쉬워 이해하며 익히기 좋다는 장점이 있는 책이다.

연표가 글 전개의 큰 축이 되는데 연표 속에 생생한 사진도 싣고 있어 그냥 줄글로만 된 연표보다 시각적인 효과가 뛰어난 것 같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점은 글이 친절하고 다정한 선생님이 직접 일러주는 투로 서술되고 있다는 점이다.

눈으로 읽는데 마치 귀로 듣는 것처럼 느껴지고 시대 속에서 중요한 사건과 인물 이야기를 들려주되 페이지마다 위 아래에서 다시 정리하여 보여주니 더 쏙쏙 들어온다.

뒷부분에 다시 한국사의 주요 나라를 대여섯줄로 정리하고 가장 대표적이고 특징적인 유물 사진을 하나씩 곁들이고 있는 점도 돋보인다.

한국사의 왕(대통령)과 나라별 주요 사건을 시대순으로 찾아보기처럼 나열하고 있으며,

한국사 세계사 통합 연표를 나란히 내어놓아 세계 역사의 흐름 속에서 우리 나라 역사의 물줄기를 훑어볼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지금부터 펼쳐질 이야기는 몇 년부터 몇 년까지 있었던 이야기이며 이 때 일어난 세계적인 역사적인 사건은 무엇이 있었고,

그 영향과 결과는 어떠하다는 들어가기 이야기를 지나면 주요 사건 연표가 나와 한 눈에 쫘악 펼쳐주고,

시대별 연표를 횡으로 종으로 설명하며 역사의 흐름을 한 눈에 담을 수 있다.

~기둥 세 개를 지니고 나왔대요. 임금님이 되었답니다. 보내야 할 지도 몰라요 등의 친근한 글투는

자칫 지식 전달 위주의 빡빡한 설명으로 흐르기 쉬운 역사 이야기를 편안하고 정답게 느끼도록 한다.

율곡 이이 선생의 생애 중 중요한 부분이나 특징적인 부분을 설명하면서 이이의 시를 싣기도 하는 등

마음으로 느끼고 머리로 이해하며 가슴으로 심는 역사가 되도록 다각도로 접근하고 있어

역사를 어려워하는 아이들도 이 책이라면 쉽고 재미있게 읽으며 우리나라 역사의 지도를 머릿 속에 그릴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강물을 건너려거든 물결과 같이 흘러라 - 다시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옛이야기
이강엽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강물을 건너려거든 물결과 같이 흘러라

 

낙엽 지는 것만 보아도 괜시리 눈물이 나고 누가 가다 방귀만 뀌어도 까르르 넘어갈 때가 있었다.

늘 한창이고 청춘일 줄만 알았는데 어느새 인생은 황혼을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달려간다.

무엇을 새로 하기에는 좀 늦은 듯하고 그렇다고 포기하기에는 이른 시각 오후 세 시.

그러나 날이 아직 훤하다.

오후 세 시. 참 공감이 가는 그럴 듯한 표현이다.

 

인생의 오후 세 시를 살고 있는 이들에게 좋은 옛 이야기 한 자락 풀어놓으며 자신의 경험담을 옆에 두고 아직 희망이 있노라 들려준다.

들어봄직한 이야기도 이 책에서 만나니 새롭고 알았던 이야기보다 듣지 못했던 이야기가 더 많다.

아이를 낳아 키우고 시댁 식구들과의 원활한 관계를 위해 애를 쏟는 나이.

회사에서 새로 들어오는 신진 세대와 중견 윗 세대 사이에 끼어 실력을 발휘하려 애를 쓰며 가족을 위한 어깨의 짐이 무거운 나이.

딱 이 나이를 지닌 이들이 읽으면 좋을 이야기이다.

 

결혼 직전 어머니는 자신에게 종교와 같으니 바꾸지 말라 하여 아내에게 대단한 효자인 줄 알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거나 늘 아내들이 물어오는 난감한 질문, 위급한 상황이 생기면 어머니를 구하겠느냐 아내를 먼저 구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한 난처함, 십 수 년 전 어떤 교수와의 학회 뒤풀이 자리에서 간암 말기인 아버지 이야기를 꺼내며 딱히 해 줄 것이 없으니 그저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더 열심히 할 뿐이라고 했던 교수의 이야기를 하며 그 때에는 어릴 적이었노라 회상한다.

그런 자신의 경험담과 생각, 인생관, 처세관 속에 옛 이야기가 하나 둘 아름답게 녹아 있다.

 

100원의 일을 할 수 있는 남편의 기를 죽이면 50원의 일밖에 못한다는 교훈도, 쓸데 없는 걱정보다 지금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라는 은근한 교훈도, 시아버지를 내다 팔기 위해 더 열심히 정성들인 것을 시아버지가 감동하여 며느리의 일을 나서서 돕고 칭찬을 하여 나중에는 시아버지 없이는 안되겠다는 며느리 이야기도, 친구의 배신으로 낭떠러지에 떨어졌지만 덕분에 호랑이밥 신세를 면한 인생지사 새옹지마를 느끼게 하는 이야기도 모두 오후 세 시를 살아가는 이들에 대한 따뜻한 격려요, 희망의 메시지다.

 

한 편 한 편의 이야기들이 어쩜 그리도 와 닿고 고마운지.

아마 지금 딱 오후 세 시를 살아가고 있기에 그럴지도 모르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