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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 먹은 사과 - 지구를 살리는 먹을거리 ㅣ 지구 환경 그림책 1
임덕연 지음, 고순정 그림 / 휴이넘 / 2010년 5월
평점 :
품절
똥 먹은 사과
햄, 콜라, 햄버거, 피자, 학교 앞에서 아이들을 손짓하는 각종 군것질거리들......
되도록이면 먹이지 않으려고 기를 쓰지만 희한하게도 아이들은 몇 번 딱 맛을 보면 바로 그 강하게 끌어당기는 맛을 알아차린다.
태어난지 몇 년 안되는 꼬맹이 녀석도 오늘은 맛있는 거 먹으러 가지? 콜라!를 외쳐댄다.
큰아이 학교 급식에서 나오는 반찬들을 골고루 잘 먹는지 직접 한 번도 보지는 못했지만
오늘 반찬 어땠느냐고 물어보면 돈까스나 아이들 좋아하는 고기 반찬 나오는 날은 저희들 말로는 특식이요,
급식표에 나물 반찬이 많이 나오는 날에는 먹을 것이 없었다고 한다.
우리 아이도 아마 기찬이와 크게 다른 모습은 아닐 것 같다.
급식 시간에 고기 반찬만 쏙 골라 먹고 남은 밥과 반찬들을 먹기 싫어 사랑이에게 떼 넘기던 기찬이는
그걸 받지 않으려는 사랑이와 싸움이 붙고 그 바람에 식판 위의 반찬이 교실로 쏟아져 엉망이 되어버린다.
학교 마치고 나오는 길에 기찬이는 떡꼬치며 말린 문어를 질겅대며 사랑이에게 하나 줄까 묻지만
낮의 일로 화가 난 사랑이는 받지 않고 오히려 기찬이를 불량돼지라고 놀린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드러누워있던 기찬이는 엄마가 오는 소리에 후다닥 일어나 공부하는 척을 하는데
엄마가 저녁 밥 짓기 전 기찬이 간식으로 햄버거와 콜라, 감자 튀김을 내어놓자 얼른 먹어치우고는
잠이 드는데 저녁 먹으라고 깨우자 배는 이미 부르고 밥 맛이 없어 깨적거린다.
사랑이네 할아버지네 사과 농장으로 기찬이네와 사랑이네는 놀러 간다.
기찬이는 사랑이와 다툰 뒤라 썩 내키지 않지만 약속했던 일이라 어쩔 수 없이 따라가는데
달콤한 사과 향기는 멀리서부터 풍겨나오고 먹음직스런 새빨간 사과는 탐스럽게 열렸다.
경운기를 타고가는 기찬이가 아직 익숙하지 않아 엉덩이가 자꾸 미끄러져 내렸다는 부분에서 웃음을 터뜨렸다.
통통한 기찬이가 경운기에 매달려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힘주는 모습이 상상이 가서.
사과 농장에서 맛있어 보이는 사과를 하나 땄지만 똥 섞은 거름으로 키운 것이라는 말에 거름에 기찬이가 들었던 사과를 휙 집어던져버리자
사랑이는 화가 나 또 다투다 기찬이의 간식거리가 몽땅 거름위로 쏟아진다.
거미, 굼벵이, 지렁이 등이 나오는 거름 더미를 보고 주울 생각을 못하고 돌아오는데
저녁 반찬으로 나온 것이 온통 풀과 나물이라 기찬이는 또 몇 번 젓가락질도 안하고 내려놓는다.
밤에 배가 고파 사랑이를 깨워 버린 간식거리를 찾으러 온 기찬이는 사과를 따서 베어물며 그 달콤함에 사로잡힌다.
지금도 시골에 가면 거름 냄새 풀 냄새부터 풍겨온다.
그것이 바로 유기농임을 우리 아이들은 알까?
기찬이 이야기는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닮아 있다.
그래서 더 공감이 가고 와닿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남겨진 음식물이 쓰레기가 되고 패스트푸드가 섬유질은 없이 열량만 많다는 것, 일회용을 쓰면 어떻게 환경이 훼손되는지 등
아이들이 알기 쉽게 느끼고 삼가야겠다고 생각할 수 있도록 말풍선으로 재미있게 풀이되어 있다.
책 뒤쪽 생각을 넓히고 키우는 초록 생각 초록 편지까지 알뜰살뜰 읽으며 정말 행복하게 살기 위해 무엇이 필요하고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아이와 진지하게 이야기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