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엄 1 - 하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밀레니엄 (아르테) 1
스티그 라르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아르테 / 200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서평]밀레니엄1

 

그토록 읽고싶었던 밀레니엄.

입소문으로 먼저 쟁쟁한 격찬을 익히 들어 책을 읽기 전에 이미 다 읽어버린 것처럼 그 대단함을 거머쥐고

너무도 설레이는 마음으로 메마른 입술에 침을 삼키며 책을 펼쳐 들었다.

깊은 밤 홀로 앉아 고요히 책장 넘어가는 소리만 귓가에 살짝 와 파도처럼 부딪히는데

어느덧 그 소리마저 들을 수 없이 깊이 빠져들고야 말았다.

스티그 라르손.

이 대작의 작가가 궁금해졌다.

스웨덴의 기자이자 작가. 공산당 활동. 2차 대전 중 수용소 수감. 12년의 기자 생활.

스웨덴의 민감한 사회문제를 건드리는 잡지 엑스포 창간.

끊임없이 테러의 위협에 시달리며 32년 실제 혼인 관계인 에바와 혼인신고조차 하지 못하고 살다가

밀레니엄 3부작 원고를 넘기고 몇일 뒤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사망.

그 수익금을 에바는 한 푼도 받지 못하고 고스란히 아버지와 남동생에게로.

에바가 우연히 발견한 살아 생전의 유언장은 자신의 전 재산을 민노당에 기증한다 하였으나

이도 공증받은 유서가 아니어서 실효를 거두지 못한다.

그의 삶의 이야기가 이미 한 편의 소설이고 대작이다.

그의 3부작 밀레니엄 그 첫이야기.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과연 유럽 전체가 떠들썩하게 격찬하고, 많은 이들이 앞다투어 호평한 이야기답다.

박진감 넘치는 사건 전개와 묘하게 빠져들수록 헤어나오기 힘든 스토리 구조,

긴장감이 전편에 흘러넘치면서 한시도 시선을 뗄 수 없게 한다.

각각 등장인물들의 독특한 개성과 작품 속 작가가 눈치채지 못하게 만들어 놓은 교묘한 장치들이

소설을 더 재미있게 만드는 것 같다.

다소 잔혹한 부분도 없지는 않지만 작가의 의도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눈감아 줄 만하다.

처음부터 확 빠져드는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앞뒤 맞춰가며 읽다보니 나도 모르게 빠져들고

리베스트의 사건 해결을 함께 풀어가면서부터는 속도감을 잊어버리게 되었다.

읽고 나서 사람들이 호평하는 이유를 공감하며 이미 나온 2부를 읽어봐야겠단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게 되어버렸다.

아!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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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꽃 이야기 꽃 1
박용성 지음 / 살림터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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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에 담긴 이야기는 전설, 성경이야기, 이솝 우화, 탈무드, 불경, 그리스로마신화, 민담, 설화에 이르기까지 교훈적이고 감동적인 이야기들이다.

하나 하나의 이야기가 열두 개의 주제로 각 마당에 열 송이씩 모두 백이십 송이의 이야기꽃을 피워놓았다.

한 송이의 이야기꽃들은 인연을 짓고 관계를 만들고 있다.

날마다 한 가지씩 우리 아이들에게 들려주고픈 이야기들이다.

지혜가 맑은 샘에서 퐁퐁 솟아오르는 이야기들,

용기와 희망이 빛나며 아름답게 피어나는 이야기꽃들

한 송이 한 송이 아이들 가슴 속에 심어놓고 싶다.

한 사람 한 사람 전 대원이 돌려마셨는데도 수통 속에 그대로 남은 물,

시험 중 컨닝을 하는 학생의 필통을 조용히 가져다가 시험 끝나고 돌려주신 선생님의 마음,

한 성인의 이야기에 눈물 흘리는 제자들, 여자의 삶의 흔적이 남은 검은 뼈,

목수 재경의 순수한 열정에서 베토벤의 열정소나타를 떠올리는 이야기,

현재만이 유일한 현실임을 깨우쳐 준 스승,

아팠던 속살에 영롱하게 박혀 있는 진주........

이야기 꽃들이 피어나 마음 속으로 천천히 천천히 읽는 내게로 걸어들어왔다.

이야기만 읽었더라도 그 감흥은 충분했을텐데 이어 정성스레 맺어주는 관계맺기의 이야기는 앞서 읽은 이야기꽃들을 한층 더 풍성하게 만들었다.

의미를 더하고 뜻을 아로 새겨 한 걸음 더 깊게 만들었다.

오늘밤은 읽은 이야기꽃들을 품어 안고 잠들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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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에게 가는 길
밥 그린 지음, 강주헌 옮김 / 푸른숲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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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아주 오래 전에 읽었던 글에서 인디언 말로 친구란 자신의 등에 진 짊을 함께 짊어지고 가는 자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한창 감수성 예민할 때의 나이인지라 그 글귀가 가슴에 콕 와 박혔다.

친구란......

정말 마음을 나누고 힘들 때 힘이 되고, 기쁠 때 기쁨을 나누고 슬플 때 위안이 되는 친구.

그런 친구를 얻고 싶고, 그런 친구가 되어주고 싶었다.

고맙게도 내게 그런 친구가 있다고 나는 믿는다.

1947년 생인 밥과 잭.

두 사람의 이야기를 읽는데 감정이 왈칵 몰려 올라온다.

뜨끈하고 뜨뜻한.

성공한 작가로, 영향력 있는 언론인으로 잘 나가는 중년의 저자 밥 그린.

어느 날, 그에게 뜻밖의 소식이 온다.

친구 잭이 나을 수 없는 병에 걸렸다는 것이다.

다섯 살에 만나 50년간 우정을 이어 온 소중한 친구.

산다고 바빠 잊고 있었던 친구를 떠올리고는 일정을 취소하고 급히 고향으로 돌아온다.

밥이 가장 힘들고 외로울 때 언제나 친구 잭이 곁에 있었다.

이제 잭의 곁에 밥이 있어주려 한다.

10대 때 그들의 우정의 모습과 20대, 세월이 흘러 50년이 지난 뒤의 지금의 우정의 모습까지 감동적으로 그려져 있다.

각자의 삶의 영역에서 최선을 다하고, 남편을 따라 타 지역으로 이사를 가고, 아이들 어리다고 모이기 힘들어 또 시간이 지나가고, 아이 셋 줄줄이 낳고 키운다고 가끔 안부전화로 살아있음을 확인하곤 했던 나의 그리운 친구들.

울컥하는 뜨거운 기운이 솟구치며 밥과 잭, 내 친구들의 얼굴이 겹쳐 떠오른다.

오늘 전화를 해봐야겠다.

보고싶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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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마타사부로 / 은하철도의 밤 지만지 고전선집 231
미야자와 겐지 지음, 심종숙 옮김 / 지만지고전천줄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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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와 겐지.

어릴 적 보았던 애니메이션 은하철도 999.

커서야 알게 되었던 이름이다.

그리고 막연한 동경으로 남았던 이름.

그 원작이라고 해서 설레임으로 책을 집어들었다.

미야자와 겐지에 대해 이름 정도나 알았을까 동화작가라는 것 말고는 자세히 알지 못하였다.

본 이야기에 들어가기 전에 책에서 작가의 이력에 대해 성실히 서술하여 준 덕에

저자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게 되어 기쁘고

이것이 작품을 읽으면서 그 배경과 바탕을 이해하는데 크게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읽으면서야 알게 되었다.

아마 미리 읽어두지 않았다면 그저 막연히 이해하려고 노력했거나 다소 의아함이 남아있었을 것이다.

바람의 신의 아들 마타사부로.

6학년 한 명, 5학년은 일곱 명, 4학년은 여섯 명, 1,2학년은 열두 명.

이 모두가 전교생인 시골의 한 작은 학교에 빨간 머리의 전학생 다카다 사부로가 전학을 온다.

기이한 모습과 바람과 함께 나타난 듯한 사부로를 아이들은 마타사부로라고 믿는다.

믿는 것과 아는 것에 대해 분별하는 한 아이는 그것을 쉽게 믿지 않지만 나중에는 아이들과 같이 동화되어 간다.

마타사부로의 움직임에 따라 바람이 일어나는 기이한 현상이 반복되고 바람같이 나타난 것처럼

일요일이어서 인사도 하지 못하고 아버지를 따라 다시 다른 학교로 전학가버린 사부로를 아이들은 바람과 같이 사라진 것으로 이해한다.

바람의 마타사부로는 겐지가 평생 살았던 그의 고향 이와테 현이라는 일본 동북지방의 정서를 간직한 작품이라고 한다.

가을의 풍요로운 농사를 망치는 바람을 미야자와 겐지는 역설적으로 바람을 동경하고 사랑하고 소중한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작가의 생각이 마타사부로로 아이들에게 받아들여지는 이의 대화를 통해 나타나고 있다.

은하철도의 밤을 읽으면서 은하철도 999의 영상들을 떠올리며 그 이미지를 되살리려 노력했다.

한 소년의 성장을 다루는 소설이면서도 작품의 소재가 몽환적이고 환상적이다.

현실에서 은하로 가는 열차를 타고 꿈 속 환상세계를 넘나드는 과정이 매끄럽고

이상하리만큼 묘하게 연결되어 읽는 나까지 혼미해질 지경이었다.

아름다운 세계와 경험해보지 못한 상상의 세계를 맛보는 진귀한 체험이었다.

조반니가 캄파넬라의 죽음을 직면했어도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은 캄파넬라와의 최후의 만남에서 비유를 통해 이미 짐작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캄파넬라의 아버지조차 담담함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분명 아름다우면서도 신비로운 작품이지만 한 번 읽고 덮기에는 뭔가 아쉬움이 남고 긴 여운이 작품 속 은하처럼 마음 깊이 흐른다.

이 작품은 두 번은 더 천천히 음미 하면서 읽어야 제 맛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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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택 선생님이 챙겨 주신 저학년 책가방 동시 - 섬진강 작은 학교
김용택 엮음, 조민정 그림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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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택 선생님의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책 속의 아이들은 푸른 하늘만큼이나 순수하고 투명한 유리창 맑았다.

그런 아이들을 바라보는 김용택 선생님도 참 맑은 분이라고 느껴졌다.

그 분이 챙겨 주신 동시들은 어떤 것들일까?

리듬을 따라 읽는 것이 재미있고 좋은 우리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어졌다.




나는 나는 갈 테야, 연못으로 갈 테야.

동그라미 그리러 연못으로 갈 테야.




나는 나는 갈 테야, 꽃밭으로 갈 테야.

꽃봉오리 만지러 꽃밭으로 갈 테야.




나는 나는 갈 테야. 풀밭으로 갈 테야.

파란 손이 그리워 풀밭으로 갈 테야.




-16쪽 보슬비의 속삭임. 강소천-




아련하게 기억 저편에서 잊고 있었던 음률과 추억이 되살아난다.

언제적 불렀던 노래였을까?




연못으로 가는 보슬비도 아름답고, 꽃밭으로 가는 보슬비도 아름답고, 파란 풀밭으로 풀잎을 만지러 가는 보슬비도 아름답습니다. 무엇보다 그런 비를 바라보는 시인의 눈이 아름답습니다. 초가을, 잔디 위를 날아다니는 잠자리들의 날개에 떨어진 햇살이 눈부십니다. 어린이 여러분도 지금 창밖으로 나무나 풀잎에서 일어나는 일들 중 한 가지를 자세히 보고 그 모습을 글로 써 보세요.

-7쪽에서-




시를 읽고 즐겁고 흥겹게 읊조리고 거기에서 떠오르는 마음의 그림을 글로 옮기게끔 격려하는 김용택선생님의 글이 무척 반갑고 고맙다.

동시를 좋아하는 아이와 읽고 노래부르고 그리기까지는 해봤지만 이렇게 바깥으로 시선을 돌려 아름다운 눈길을 그대로 글로 옮겨 적는 일까지는 아직 해보지 못했다.

이렇게 김용택 선생님은 시를 읽고 느끼고 어루만지고 함께 하게 한다.

저학년 아이들이 읽으면 좋을 동시만 소개하고 풀이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온 마음으로 즐기고 누릴 수 있도록 말이다.

책 뒤쪽에 잊지 않고 수록된 시인들에 대한 소개도 담고 있다.

아이와 함께 읽고 또 읽고 노래하고 즐겨야겠다. 오래도록 저학년 이 시기가 더 행복하고 아름다울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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