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어린이 동문선 ㅣ 고전을 만나는 기쁨 1
심후섭 엮음, 권문희 그림 / 처음주니어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어린이 동문선
토황소격문, 최치원, 황소를 야단치는 문장......
처음에는 그 뜻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눈 앞의 시험이 급해 단편적인 지식만 암기했었다.
이규보, 이색, 이곡 등 당시의 유명한 문장가들의 이름은 외웠어도 그 글을 직접 대하거나 우리말로 해석해서 뜻을 음미하거나 해보지 못했다.
음식을 두고 눈으로 겉도 훑지 못하고 머릿속으로 음식의 이름만 외우는 셈이었다.
그 맛이 어떤지 전혀 알지 못하고 일러주는 것만 그렇구나 하고 넘어가는 식의.
그래서 나는 이 책이 너무너무 반갑고 고마웠다.
지금이라도 이렇게 뜻을 알고 문장을 읽을 수 있어서 감격하고,
자라는 우리 아이들은 예전 방식으로 음식이름만 외우고 지나가지 않고 직접 문장을 생생하게 마주 대할 수 있어서 너무나 감사하다.
동문선(東文選)은 우리나라 삼국 시대 후반부터 조선 시대 중반까지의 학자와 선비들의 글 가운데에서 가장 훌륭한 것만 가려 뽑아서 엮은 문집이다. 이 책은 조선 성종 임금 때에 서거정과 몇 선비가 왕명을 받아 엮었는데, 모두 154권으로 되어 있는 훌륭한 우리의 문화재라고 한다.
동문선에는 우리나라 훌륭한 옛 문장가들의 글이 모두 다 들어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닙니다. 을지문덕과 같은 고구려의 무장을 비롯하여 최치원, 박인범 등과 같은 통일 신라의 문인, 김부식, 정지상, 이인로, 이제현, 이규보 등과 같은 고려의 문인, 그리고 정도전, 권근, 하륜, 김종직, 김일손, 김수온 등 조선 초기 문인 등 모두 500여 작가의 4천3백여 편의 작품이 실려 있다고한다.
처음주니어의 어린이 동문선에서는 어린이들이 꼭 읽어야 할 26편을 고르고 골라 쉽게 풀어 엮어놓았다.
옛선비들의 글이어서 아이들이 지루해하지 않을까 어려워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는데
그 풀이가 어찌나 자연스러운지 전혀 어렵지 않고 전하는 내용의 의미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다양한 옛 문장들-격문,제문,상소문,비문,일기,기행문-을 담아 놓아 좋은 교과 공부의 배경지식도 얻을 수 있고 무엇보다 안에 담긴 선비들의 정신과 지혜를 얻을 수 있어 더 감명깊은 책이었다.
경회루를 짓고 난 다음, 건축 과정에 일어난 일과 건물 이름에 얽힌 내력을 적은 기록문을 읽고 건물 하나에도 역사와 의미와 조상의 슬기가 담겨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지금 모시고 있는 임금님께 더 옛날의 훌륭한 임금님 이야기를 예로 들어가며 임금도 공부를 해야함을 상소문으로 알렸던 당당함과 용기,
누구에게나 배울 점이 있고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든 그 뜻이 아름다우면 누구나 선비가 될 수 있음을 깨우쳐 주는 문장,
말은 함부로 해서는 안 되는 것이지만 꼭 해야 하는 말은 어떤 위험이 닥쳐도 기개를 굽히지 않고 밝히는 모습,
친구가 준 기러기 그림을 보고 적은 문장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귀한 교훈 등
하나하나의 문장 속에 담긴 깊은 의미와 가치로운 교훈은 읽고 나서도 오래도록 그 뜻을 음미하게 했다.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이 이 글을 읽는다면 우리 역사에 대한 자부심과 조상들의 슬기와 지혜를 배워 마음이 더욱 크고 넓은 아이로 자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