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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기사 제대로 읽는 법 - Health Literacy
김양중 지음 / 한겨레출판 / 2009년 2월
평점 :
건강기사 제대로 읽는 법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오래 사는 것만큼이나 사는 동안 잘 먹고 잘 사는 것도 중요하게 여기게 되었다.
날마다 읽는 신문기사이지만 그간 읽어오면서 얼마만큼 객관적으로 정보를 거르고 받아들였는지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는 책이었다.
감기약을 지으러 갔다가 진열된 비타민제를 보고 그걸 먹으면 더 건강해질까 잘 아프지 않게 될까 만지작거리게 되고, 전문적 의약 지식이 없다보니 더욱 그러하기도 하지만 얇은 귀에 수액 주사 한 번 맞으면 앓고 있는 병이 훨씬 수월해지고 단번에 일어날 것 같이 생각되기도 한다.
클로렐라가 좋다고 하면 또 솔깃해지고, 글루코사민이 좋다고 하면 또 거기에 눈이 간다.
건강 기사도 마찬가지이다.
이 기사가 얼마만큼의 객관성을 지니고 보도하고 있는지를 판단하기 이전에 어, 그런가 하고 마음이 먼저 가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건강기사도 과연 어디까지가 진실일까?
신약은 비타민제는 과연 명약일까,
하는 의문점을 품게 되고 제대로 알고 똑바로 옥석을 가릴 줄 아는 힘이 필요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한 책이 이 책이었다.
올해는 주민등록번호 끝자리 홀수번의 건강검진 해라고 한다.
물론 홀수번이라고 해서 다 받는 건 아니고 건강보험공단에서 받으라고 하는 대상은 연령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나이대가 되면 미리 예방하는 차원에서도 받으면 좋지 않나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같은 해 같은 날에 태어난 네 친구 A,B,C,D의 같은 날 같은 질병으로 죽었다고 가정하고 조기 검진으로 죽기 5년 전에 발견한 경우, 증상이 나타나 죽기 2년 전에 발견한 경우, 죽기 6개월 전에 너무 아파 병원에 가서 진단 받은 경우, 마지막까지 아무 것도 모르고 같은 날에 죽은 경우, 어느 경우 삶의 질이 높았을까 하는 예를 읽고 건강검진에 대한 나의 생각을 다른 각도에서 보게 하는 시선을 갖게 되기도 했다.
물론 조기검진으로 병을 일찍 발견해 얼른 치료받아 완쾌 되었다면 이야기는 또 달라지겠지만 어쨌든 건강검진은 그냥 한 번의 검사일 뿐 과신해서는 곤란하다.
감기에 걸려 3주 이상의 항생제 처방을 받았다.
필요하니 처방을 해주었을텐데 항생제를 오래 먹는 것이 좋지 않다고 하던데 하는 생각이 들어 찝찝하기도 했다.
항생제 오남용으로 내성균에 의한 피해는 평소 항생제를 많이 먹지 않은 사람은 물론 누구나 입을 수 있다는 부분에 눈이 동그래졌다.
항생제 오남용을 막기 위해 의사와 환자, 그리고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항생제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야 한다는 글에 오래 시선이 머물렀다.
"어린이 천식환자 급증, 부모가 호흡기건강 관심을."
"비만으로 다리 동맥경화 급증"
등의 건강 관련 기사 제목들을 읽는데 자신의 주변에 그런 질병을 앓거나 하면 더 유심히 보게 되는 게 사실이다.
이 책 속 예방접종 관련 글을 아이가 있는 내가 유심히 지켜보는 것처럼.
그러나 몸에 어느 정도의 이상이 생기고 질병이 진행되어야만 조언해줄 수 있는 의료 전문가들은 독자들의 궁금증에 쉽게 답을 내어놓지 못한다. 대다수의 신문 독자나 방송의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의학적인 상식 수준의 이야기를 해줄 뿐이다.
이처럼 건강기사는 전문가들이 제시할 수 있는 정보의 수준과 독자가 원하는 정보의 기대치가 다르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이 책은 건강에 대해 알려주고자 하는 부분보다 건강 기사의 옥석을 가리며 제대로 판단하며 읽도록 하는데 그 의도가 있다.
건강에 관심이 없는 이가 있을까?
건강기사 제대로 읽는 법, 비판 없이 무조건 수용하고 받아들이는 태도가 모르는 것보다 더 위험할 수 있음을 깨닫게 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