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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티스
타리에이 베소스 지음, 정윤희 옮김 / 살림Friends / 2009년 6월
평점 :
품절
마티스
타리에이 베소스. 노르웨이의 국민작가, 북유럽의 거장, 베네치아 국제 문학상 수상 작가, 수차례 노벨 문학상 유력 후보로 꼽혀 온 타리베이 베소스의 마티스를 읽었다.
낯익은 작가는 아니었다.
북유럽의 문화에 대한 호기심과 작가에 대한 호평, 화가 이름가 같은 주인공의 이름, 삼박자의 끌림에 설레임으로 첫장을 넘겼다.
책을 볼 때 표지 앞 뒤와 작가와 옮긴이, 추천사, 에필로그나 머릿말, 옮긴이의 말까지 빠뜨리지 않고 보는 편이다.
감동적이고 오래가도록 책의 향기를 느낄 때 작가의 덧붙이는 말이나 옮긴이의 동기 등은 나의 감상과 함께 어우러져 더 진한 향기를 품게 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작가와 옮긴이의 글이 단 한 줄도 없었다.
아름다운 풍경 속 외딴 오두막집 하나, 멧도요새(읽고나서 멧도요새로구나 짐작하게 되었지만)와 낡은 배 한 척 고즈넉한 느낌의 표지와 넘기자 바로 마티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읽는데 느낌이 좀 이상했다.
은빛 머리카락이 나는 마티스의 누나 헤게는 마흔, 서른일곱의 마티스와 나누는 대화는 일상적이라기보다 몽환적이었다.
한 몸이 되어 함께 껴안고 시들어가는 나무를 두고 사람들이 쉬쉬하며 헤게와 마티스 나무라고 하는 걸 보고 깨달았다.
아!
끈질긴 생활력으로 지적 장애인 나이 많은 동생을 양육하며 결혼도 않고 살아가는 헤게에게 측은함이 느껴졌다.
일을 해야겠다며 나선 농부네 순무밭에서 다른 남자와 연애를 하고 있는 소녀에게 계속 신경을 쓰고, 엉뚱한 생각이 일어나 작업을 헝클고 결국 마티스는 일을 얻지 못한다.
쉽사리 방향을 틀지 않는 멧도요새의 습성에 대해 방향을 바꾸었다는 마티스의 말을 사람들은 제대로 들으려 하지 않지만 마티스는 멧도요새를 계속 본다.
뱃사공이 된 마티스의 첫손님이자 마지막 손님인 에르겐과의 우연한 만남은 헤게에게 미묘한 감정의 변화를 불러오고, 마티스는 그 변화가 두렵다.
다시 예전으로 헤게를 돌려놓으려 하지만 마티스의 바램처럼 불어온 바람이 그냥 지나칠 것 같지는 않다.
마티스의 내면 심리 묘사가 뛰어난 이 작품은 독특하고 애잔하다.
북유럽 거장 작가의 필력을 온전히 느끼지 못하고 처음에 약간 헤매었는데 마티스라는 인물의 특성이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내었다.
자주 접해보지 못한 노르웨이 작가의 대표작 마티스, 표지의 그림이 다 읽고 나니 하나의 풍경화가 아니라 마티스의 마음이 되어 느껴졌다.